비베니에는 지금 이 순간, 디리안의 바로 앞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얼굴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에는 이상할 정도의 자신감이 어려 있었고, 마치 이미 승산이 있다는 것을 알고 움직이는 사람처럼 여유까지 담겨 있었다.“말해.”디리안이 짧고 빠르게 대답했다.“선물을 원해.”비베니에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디리안의 미간이 천천히 구겨졌다.“뭐라고?”“전부 다.”“이름만 말해. 스벤이 가져다줄…”“그런 방식은 싫어.”비베니에가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그의 말을 끊었다.디리안은 아무 말없이 그녀를 바라봤다. 더 말해보라는 의미여다.“예전에 당신이 했던 방식으로.”비베니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당신이 날 사랑하게 만들려고 애썼을 때처럼 말이야. 매일같이 선물을 보내고, 직접 내게 전달되게 하고... 그때처럼 똑같이.”디리안의 턱선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나는 보상을 해주겠다고 했지, 네 멋대로 나를 휘두르게 두겠다고 한 적은 없다.”비베니에는 작게 웃음을 흘렸다.“디리안… 물론 거절해도 돼. 하지만 당신이 거절하면…”그녀는 몸을 조금 앞으로 기울이며 디리안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당신이랑 셀렌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릴 거야.”순간, 침묵이 얼어붙은 듯 무겁게 가라앉았다.디리안은 자리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협박도 없었다.거친 말도 없었다.분노 어린 눈빛조차 드러나지 않았다.그는 그저 아무 말없이 몸을 돌려 그대로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비베니에는 멀어져 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완벽한 승리는 아니었다.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정확한 약점을 건드렸다는 확신만큼은 충분했다.“디리안.”그녀가 나른하게 그를 부르자, 디리안이 아주 조금 고개를 돌렸다.“당신은 결국 다시 날 찾아오게 될 거야.”비베니에는 달콤하게 웃었다. 위험할 정도로 아름다운 미소였다.디리안은 더 이상 그녀를 돌아보지 않은 채 레스토랑 밖으로 걸어 나갔다. 걸음은 평온했고, 분위기는 싸늘했으며, 그의 머릿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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