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목소리는 결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차가운 새벽 공기를 단숨에 가를 만큼은 충분히 또렷했다. 그 말 속에는 애원도 없었고, 망설임도 없었다. 오직 이미 굳게 내려진 하나의 결심만이 담겨 있었다.그때 뒤늦게 일라드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녀의 뒤를 따라 도착했다.“부인, 너무 위험합니다!”“나도 함께 가겠어요.”셀렌은 조금 전보다 더욱 단호한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그녀의 시선은 한순간도 흔들리지 않은 채 정면만을 향하고 있었다.“이번만큼은 더 이상 뒤에서 기다리기만 하지 않겠어.”라미나는 마치 그녀가 내뱉은 말보다 훨씬 더 깊은 곳을 들여다보려는 사람처럼 오랫동안 말없이 셀렌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 속에는 두려움도 있었고, 사랑도 있었으며,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던 악몽 끝에서 비로소 태어난 굳은 결심까지 모두 담겨 있었다.제이는 길게 숨을 들이마셨다. 쉽게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무거운 고민을 끝없이 저울질하는 사람처럼 한동안 침묵하던 그는, 마침내 낮지만 단단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 말에는 수없이 고민한 끝에 내린 씁쓸한 판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부인… 부인께서 함께 가신다면, 이곳에 남아서 아이들을 지킬 사람은 누구입니까?”그 한마디는 차가운 아침 공기 속에 무겁게 내려앉았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만큼 깊숙이 모두의 가슴을 찌르는 질문이었다.셀렌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녀의 시선은 천천히 사람들의 얼굴을 훑어갔다. 제이, 라미나, 뵤른, 그리고 여러 장군들까지, 모두가 어딘가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치 제이의 말이 처음부터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 것처럼, 그 누구도 셀렌의 눈을 오래 바라보지 못했다.제이는 더욱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단 한마디만 잘못 꺼내도 셀렌이 완전히 무너져 내릴 것만 같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처럼, 그의 목소리는 끝까지 신중했다.“라미나는 저희와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아이레와 루나 역시 라미나를 도울 예정입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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