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열린 오늘의 연회는 레벤티스 성에서 지금껏 열렸던 어떤 연회보다도 훨씬 성대하게 펼쳐졌다. 대연회장은 수백 개의 크리스탈 촛대에서 피어난 불빛으로 환하게 밝혀졌고, 황금빛으로 반사된 빛은 석조 벽면을 눈부시게 물들였다. 부드러운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은은하게 홀 안을 감싸는 가운데, 귀족들의 웃음소리는 와인잔이 부딪히는 청아한 소리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오늘 밤에는 제국의 유력 귀족들이 거의 모두 참석했으며, 황제와 왕비까지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주최 측에게 더없는 영광인 동시에, 감당해야 할 막중한 부담이기도 했다.제이레스와 루시언은 젊은 귀족들의 무리 한가운데에서 자연스럽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겉으로는 편안한 분위기였지만, 두 사람 모두 주변을 예의주시하며 조금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한편 다른 영주들과 귀부인들은 저마다 작은 무리를 이루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이런 연회에서 빠질 수 없는 정치적인 암투와 공허한 찬사가 이곳저곳에서 끊임없이 오갔다.그 무렵, 연회장 반대편에서는 모로 백작 사일러가 당당하고 흔들림 없는 걸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팔짱을 낀 모나는 온몸을 잔뜩 굳힌 채 함께 걸었고, 맞잡은 두 손은 마치 무엇인가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다는 듯 굳게 맞물려 있었다. 그녀는 수많은 시선이 자신에게 꽂히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호기심으로 가득한 눈빛과 일부러 숨기려 하지도 않는 수군거림이 사방에서 끊임없이 들려왔다.그녀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셀렌 공작 부인의 전속 시녀였고, 언제나 셀렌의 그림자 뒤에 조용히 서 있던 여인. 그런 그녀가 이제는 제국에서도 손꼽히는 대귀족의 공식적인 동반자가 되어 이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모나는 애써 어깨를 곧게 펴 보려 했지만, 그날 밤 그녀가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패는 끝까지 침묵을 지키는 것뿐이었다.한편 연회장의 번잡함에서 조금 떨어진 구석에서는 디리안이 와인잔 하나를 손에 든 채 조용히 서 있었다. 그는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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