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 저택의 분위기는 더없이 숙연했다.저녁 하늘은 웅장한 저택 위로 잿빛으로 드리워져 있었고, 마치 아침부터 끊임없이 찾아오는 사람들과 함께 애도하고 있는 듯했다. 대리석 기둥에는 검은 천이 둘러져 있었으며, 저택 앞 계단에는 조화와 헌화용 꽃다발이 가득 놓여 있었다.장례식은 내일 치러질 예정이었다.하지만 오늘부터 이미 모로 가문의 저택에는 손님들이 가득했다.고급 마차들이 커다란 정문 앞에 하나둘씩 멈춰 섰다. 귀족들은 온통 어두운 색의 옷을 차려입은 채 마차에서 내렸고, 얼굴에는 예의 바른 조의의 표정을 띠고 있었다. 고위 관료들도 있었고, 영향력 있는 귀족 가문들도 있었으며, 심지어 이런 자리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들까지 몇 명이나 모습을 보였다.사실 모두가 알고 있었다. 죽은 사람은 그저 평범한 평민 출신의 소녀일 뿐이라는 것을.하녀였던 소녀.그러나 그 소녀는 모나였다.사일러 모로의 약혼녀.모로 가문이 지닌 영향력과 명성이 워낙 컸기에, 누구도 이 일을 외면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오늘 저택을 찾아오는 것은 단순히 조의를 표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토록 영향력 있는 가문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일이기도 했다.계속해서 도착하는 마차들 사이로 검은색 마차 한 대가 천천히 저택 앞에 멈춰 섰다.마차 문이 열렸다.디리안이 그 안에서 내렸다.그는 단정하면서도 간소한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다. 얼굴은 평소처럼 침착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좀처럼 짐작하기 어려운 표정이었다.입구 근처에 서 있던 몇몇 귀족들은 그를 발견하자마자 곧바로 예를 갖춰 인사를 건넸다.디리안은 짧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했지만, 사실 그는 그들에게 제대로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천천히 주변을 훑으며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셀렌.그는 손님들로 가득한 넓은 홀을 지나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의 대화 소리는 낮게 들려왔고, 마치 슬픔에 잠긴 집에서 무례하게 들리지 않도록 서로 조심스럽게 속삭이는 것 같았다.몇몇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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