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제국 황궁 앞뜰에서 열린 작별의 자리는 여느 때보다 떠들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묵직한 감정이 감도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맑은 하늘이 머리 위로 드넓게 펼쳐져 있었고,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은 정원에 피어난 꽃향기를 실어 날랐다. 수많은 사람이 가지런히 줄을 지어 정문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그들은 누군가를 맞이하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었다. 떠나는 이들을 배웅하기 위해 이곳에 모인 것이었다.갑옷을 갖춰 입은 병사들부터 화려한 옷차림을 한 귀족들, 그리고 바깥뜰에 들어올 수 있도록 허락받은 백성들까지, 모두가 경건한 침묵 속에 서 있었다.그날, 그들은 제국을 구한 사람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있었다.디리안은 평소처럼 차분한 모습으로 셀렌의 곁에 서 있었고, 그리고리와 일행은 그들로부터 멀지 않은 뒤편에 자리했다. 디리안의 얼굴에는 자부심도, 공기 속에 은근히 가득 퍼진 찬사를 즐기려는 기색도 드러나지 않았다.그러나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었다. 그가 없었다면 남부 제국은 이미 오래전에 무너졌을 것이라는 사실을.이제 황제가 된 알덴이 앞으로 나섰다. 바람에 예복 자락이 부드럽게 흔들렸고, 그의 자세는 꼿꼿했다.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처음 만났던 그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남부 제국을 대표하여.” 알덴이 앞뜰에 울려 퍼질 만큼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잠시 침묵이 흘렀다.짧은 말이었지만, 결코 갚을 수 없는 은혜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내기에는 충분히 무거운 한마디였다.디리안은 그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최선을 다해.”그는 더 이상 말을 보태지 않았다. 오히려 그랬기에 그 한마디가 더욱 깊은 의미로 다가왔다.알덴이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그 말, 잊지 않겠다.”다른 한쪽에는 라제 대공이 사라와 어린 딸을 데리고 서 있었다. 지나치게 격식을 차리지는 않았고, 그저 서로 의미심장한 시선을 주고받았을 뿐이었다. 그 시선에는 존경이 담겨 있었고, 어쩌면… 지나간 과거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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