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공작님, 부인께서 이혼을 요구하셨습니다!: บทที่ 771 - บทที่ 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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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1장. 황제의 머리

렉산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그 움직임은 다급하지 않았지만, 이전과는 무언가 달랐다. 그의 주변 공기마저 팽팽하게 긴장시키는 듯한 기세가 느껴졌고, 지금까지 그의 얼굴에 걸려 있던 옅은 미소는 조금씩 희미해지더니 이내 완전히 사라졌다.그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 고정되었다.군중 사이에 서 있는 남자였다. 그의 주변에는 마치 조각상처럼 말없이 움직이지 않는 검은 그림자들이 서 있었다.디리안.아직 그의 이름이 입 밖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의 존재만으로도 이곳의 분위기 전체를 바꾸기에 충분했다.한편 알리저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꼿꼿하고 위엄 있는 자세는 여전했지만, 그의 눈빛에서는 더 이상 여유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눈앞의 남자를 날카롭게 바라보며,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를 읽어 내려는 듯한 시선을 보냈다.“누구냐?”그가 차갑게 물었다.그 질문은 허공에 매달렸다.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바로 그 순간 셀렌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심장이 더욱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빠르게 뛰었다. 주변에서 들려오던 목소리들이 서서히 희미해지는 것 같았고, 마치 세상이 천천히 그녀에게서 멀어지면서 그녀의 의식을 가득 채우는 단 하나의 것만 남겨 두는 것처럼 느껴졌다.그 사람.흔들림 없이 꼿꼿하게 서 있는 모습.망설임 하나 없이 정면을 바라보는 눈빛.그리고 자신을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관심을 두지 않는 태도.디리안.그동안 억눌러 왔던 감정이, 말없이 깊숙이 묻어 두었던 감정이 이제는 그녀의 의지로는 막을 수 없을 만큼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냈다.한편 모든 사람의 관심이 집중된 남자는 조금도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알리저에게도 시선을 향하지 않았고, 불안한 기색으로 뒤로 물러나기 시작한 귀족들에게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제 조용히 전투를 준비하고 있는 경비병들에게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그의 시선은 오직 하나에만 고정되어 있었다.셀렌의 손을 움켜쥔 렉산의 손.침묵이 천천히 내려앉았다.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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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장. 쿠데타

속삭임은 한 지점에서 조용히, 거의 형태조차 갖추지 못한 채 시작되어 고요한 수면 위로 번지는 물결처럼 서서히 퍼져 나갔다.처음에는 목소리가 하나뿐이었다.그리고 두 개.이윽고 수십 개가 되었다.불과 몇 초 만에 대연회장 전체가 서로 겹쳐지는 웅성거림으로 가득 찼고, 그 미세한 소음은 방 안 구석구석까지 스며들며 잔잔한 웅웅거림을 만들어 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우아하고 당당한 자세로 서 있던 귀족들은 이제 더 이상 평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었다.속삭임은 더 이상 단순한 소리가 아니었다.그것은 걷잡을 수 없는 거센 흐름으로 변해 귀족들의 행렬 사이를 파고들었고, 마치 죽음의 소식을 전하는 차가운 바람처럼 사람들 사이를 빠르게 휘돌았다.“맙소사… 저건 정말…”“머리… 황제의 머리…?”“말도 안 돼… 그럴 리가…”목소리들은 끊어지고 흐트러진 채 흘러나왔으며, 저마다의 두려움에 목이 막힌 듯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누구도 그 말을 온전히 입 밖으로 내뱉을 용기를 내지 못했다. 마치 문장을 끝까지 완성해서 말하는 순간, 그것이 더욱 현실적인 것이 되어 더욱 끔찍한 사실로 다가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한 귀부인이 들고 있던 부채를 떨어뜨렸다. 부채는 바닥에 가볍게 부딪혔지만, 팽팽한 침묵 속에서는 그 작은 소리조차 지나치게 크게 울려 퍼지는 것처럼 느껴졌다.그녀의 손이 떨렸다.“대체 누가 이런 짓을…?” 그녀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속삭였다.대연회장 반대편에서는 한 노인이 두 걸음 뒤로 물러났고, 손에 쥔 지팡이가 덜덜 떨리고 있었다.“이건… 이건 반역이야… 반란이고… 이건…”그러나 그의 말은 끝내 이어지지 못한 채 허공에 매달렸다. 입술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시선은 바닥에 놓인 머리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자신이 알고 있던 세상이 눈앞에서 한순간에 무너지는 광경을 방금 목격한 사람처럼 보였다.몇몇 젊은 귀족들은 서로 가까이 몸을 붙인 채 더욱 빠르고 다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황제가 이미 죽었다면… 그럼 누가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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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3장. 살려두지 않겠다

렉산이 셀렌의 손목을 움켜쥔 힘이 더욱 강해졌다. 마치 이 여자가 자신의 손아귀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못하도록 확실히 붙잡아 두려는 듯했고, 그의 손가락은 망설임 하나 없이 살을 파고들었다. 손에 든 단검 끝은 등불 아래에서 차갑게 번뜩이며 셀렌의 목에 바짝 닿아 있어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숨을 삼킬 만큼 아슬아슬한 거리였다.“저 자식은.” 렉산이 낮게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나지막했지만 숨길 생각조차 없는 조롱이 가득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내가 저놈의 약점을 쥐고 있으니까.”그 말이 숨 막히는 침묵 속으로 떨어졌다.그리고 순식간에 홀 전체가 다시 긴장으로 가득 찼다.더 이상 누구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조금 전까지 속삭이던 귀족들조차 완전히 침묵한 채, 누군가 단 한마디라도 내뱉는 순간 훨씬 더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만 같다는 듯 숨을 죽이고 있었다. 그들의 시선은 천천히 움직여 셀렌에게로, 그녀의 목에 닿은 단검으로,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조금도 표정을 바꾸지 않은 디리안에게로 향했다.셀렌 역시 움직이지 않았다.몸은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었고 숨도 얕게 멈춰 있었지만, 그녀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시선은 여전히 들어 올린 채 곧장 디리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다. 그러나 그 어떤 말도 그녀의 입술을 빠져나오지 못했다.한편 디리안은 가만히 서 있었다.너무나도 가만히.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도 않았고 성급한 반응을 보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그의 존재감은 더욱 짓누르듯 강하게 느껴졌다. 붉은 눈동자는 셀렌의 목에 닿아 있는 단검의 한 지점에 완전히 고정되어 있었고,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대연회장 한쪽에서는 뵤른이 이제 완전히 전투에 나설 준비를 갖춘 채 서 있었다. 조금 전까지 그저 기다리고 있었다면, 이제는 이미 그 단계를 넘어선 상태였다.날카로운 시선과 일정한 호흡, 그리고 언제든 움직일 수 있도록 완전히 긴장된 몸으로 그는 홀의 구석구석과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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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4장. 막을 수 없다

한편 성의 다른 쪽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사라는 시그와 피터를 양옆에 둔 채 어둑한 좁은 복도를 빠르게 걸어가고 있었다. 아직 호흡이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지만 그녀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허비하는 매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죽음을 의미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그들의 뒤에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불안한 기색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창백한 얼굴과 망설이는 발걸음, 그리고 공포에 질린 시선이 비밀 통로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들은 지금까지 성 안에 갇혀 있던 사람들이었다. 모두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지금이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사실만큼은 알고 있었다.시그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의 표정이 확연하게 변했다.“세상에…”그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채 낮게 중얼거렸다. “이렇게나 많다고?”피터 역시 잠시 말을 잃은 채 뒤에서 계속 이어지는 사람들의 행렬을 바라보았다.“얼마나 오랫동안 이 사람들을 여기에 가둬 둔 거야…”그가 누구에게 묻기보다는 혼잣말처럼 낮게 말했다.시그가 사라를 돌아보았다.“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설명해 줄 수는 없어?”사라는 걸음을 늦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일단 이 사람들부터 밖으로 내보내는 게 먼저야.” 그녀는 아직 숨이 거칠었지만 목소리만큼은 단호했다. “그 다음에… 내가 전부 설명할게.”지금은 논쟁할 시간이 없었다.시그와 피터는 서로 시선을 주고받은 뒤 고개를 끄덕였고, 다시 하나의 목표에 집중했다. 이 사람들을 모두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것이었다.복도는 좁고 어두운 데다 여러 갈래로 구불구불 이어져 있었다. 몇 개의 작은 횃불만이 길을 비추고 있었고, 그 불빛이 돌벽 위로 움직이는 그림자를 만들어 냈다. 발걸음 소리가 희미하게 메아리쳤고, 그 사이로 긴장된 호흡과 두려움에 찬 속삭임이 뒤섞여 들려왔다.그럼에도 그들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굽이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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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5장. 그것은 너의 약점이 아니다

제이레스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움직이는 그림자로 점점 가득 차기 시작한 복도를 천천히 훑어보았다. 발걸음 소리와 무기가 스치는 소리, 그리고 멀리서 희미하게 울려오는 충돌음이 한데 뒤섞이면서 이제는 더 이상 평온하다고 부를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아무래도…” 제이레스가 혼잣말하듯 낮게 말했다. “정말 전쟁이 되어 버린 것 같군.”이번에는 그의 목소리에 농담기가 전혀 없었다. 그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목소리뿐이었다.그의 곁에서 루시언은 여전히 꼿꼿하게 서 있었다. 표정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고, 시선은 곧장 앞을 향하고 있었다. 성을 뒤덮기 시작한 혼란으로도 자신의 통제력을 흔들 수 없다는 듯 차분한 모습이었다.“아직은 아니야.”루시언이 짧게 대답했다.제이레스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돌아보았다.루시언은 여전히 평평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이 모든 일이 아직 성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동안에는… 전쟁이라고 부를 수 없어.”그는 잠시 말을 멈추며 자신의 말이 상대에게 충분히 스며들도록 했다.“밖으로 번지지 않는다면.” 그가 낮게 덧붙였다. “그저… 숙청에 불과할 테니까.”제이레스는 입을 다물었다.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앞을 바라보며 그 말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던 그는 이내 작게 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입가에 떠오른 미소는 눈까지 닿지 않았다.“확실한 건.”그가 말했다. “공작이 더 이상 미친 짓을 벌이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는 거죠.”그는 조금 고개를 저었다. 앞서 벌어진 일을 떠올리는 듯했다.“다른 사람들의 목을 베어 버린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루시언은 대답하지 않았다.그러나 그가 돌려준 침묵은 무겁게 느껴졌다. 마치 그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고, 어쩌면 그보다 더 먼 곳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그때 뒤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다급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무게가 실려 있어 두 사람의 시선을 끌 만한 발걸음이었다.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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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6장. 이해하지 못한 책임

눈 깜짝할 사이, 웅장하던 대연회장은 살아 있는 지옥으로 변해 버렸다.더 이상 질서도, 우아함도 없었다. 남은 것은 오직 공포와 혼란뿐이었다.기둥 근처에 서 있던 한 여인의 입에서 첫 번째 비명이 터져 나왔고, 곧이어 또 다른 비명이 뒤따랐다. 불과 몇 초 만에 비명소리가 대연회장 전체를 가득 메웠으며, 사방에서 정신없이 달아나는 발소리와 무기들이 부딪히는 요란한 금속음이 뒤엉켜 귀를 찢을 듯 울려 퍼졌다.“무… 무슨 일이야!”“문을 열어! 빨리 문을 열라고!”“여기서 나가야 해!”조금 전까지만 해도 위엄을 잃지 않고 서 있던 귀족들은 이제 모든 것을 잃은 듯 서로를 밀쳐 내며 문으로 달려갔다. 테이블에 부딪혀 넘어뜨리고 의자를 쓰러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만 있다면 다른 사람을 밟는 것조차 개의치 않았다.하지만 이미 늦었다.검은 그림자들이 먼저 움직인 뒤였다.디리안의 부하들이 빠르게 흩어져 모든 출구를 틀어막았다. 그들은 별다른 말도 하지 않은 채 도망치려는 자들을 붙잡아 다시 끌어당겼고, 그대로 바닥에 내팽개친 뒤 조금의 자비도 없이 제압했다.“놔줘!”“나는 귀족이야! 네가 감히 이럴 권리가 어디 있어!”“조용히 해라.”그 한마디면 충분했다.그 뒤로 들려온 것은 몸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소리뿐이었고, 혼란이 휩쓸고 지나가는 가운데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비명은 흐느낌으로 변했고, 공포는 절망으로 변해 갔다. 그 와중에도 대연회장 한가운데에는 렉산이 여전히 서 있었다.그의 호흡은 이미 고르지 못했다. 잘려 나간 손목에서는 계속 피가 떨어졌고, 그가 움직일 때마다 바닥에는 붉은 흔적이 남았다. 그럼에도 그의 눈빛만큼은 여전히 거칠게 살아 있었으며, 증오로 가득 찬 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었다.그는 부하 중 한 명에게서 검을 빼앗아 들더니,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공격을 막아 내기 위해 거칠게 휘둘렀다.“나한테서 떨어져!”그러나 누구도 물러서지 않았다. 뵤른이 이미 먼저 움직이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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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7장. 공작을 돕다

두 사람은 단 한 번의 호흡만큼 짧은 순간 서로에게서 떨어졌다. 그러나 그 짧은 틈만으로도 흐름은 달라졌고, 알덴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올랐다.하지만 이번에는 그 미소에 조롱이 담겨 있었다.“책임?” 알덴이 낮게 되물었다. “마치 자신이 그것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군.”그가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하지만…” 그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 “형은 그저 우연히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지.”다음 충돌은 더욱 거셌고, 두 사람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졌다.두 사람의 검이 서로 맞물린 채 버티고 있었고, 얼굴과 얼굴 사이의 거리는 불과 몇 센티미터에 지나지 않았다. 서로의 시선이 맞부딪쳤지만, 이제 그들은 단순한 적이 아니었다. 같은 과거를 짊어지고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한 두 사람이었다.“그럼 너는?” 알리저가 받아쳤다. 그의 목소리는 거의 속삭임에 가까웠지만, 그 안에는 강한 압박감이 실려 있었다. “네게는 증오 말고 무엇이 남아 있지?”알덴이 낮게 웃었다.“나?” 그가 말했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무너뜨릴 이유가 있지.”그가 강하게 밀어붙이자 맞물려 있던 두 사람의 검이 깨지듯 떨어져 나갔고, 알덴은 곧바로 연속 공격을 퍼부었다. 이번에는 움직임이 더욱 거칠고 예측하기 어려웠기에 알리저는 빠르게 흐름에 맞춰 대응해야 했다.주변에서는 병사들이 끊임없이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검과 검이 부딪치고 몸과 몸이 충돌했으며, 명령을 외치는 목소리 사이로 고통에 찬 신음이 뒤섞여 울려 퍼졌다.“놈들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해!”“전하를 지켜라!”그러나 사방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음에도 그 누구도 감히 두 사람의 싸움 한가운데까지 깊숙이 개입하려 하지는 않았다. 그들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 싸움은 자신들의 것이 아니었다.다시 대연회장 중앙으로 시선을 돌리면, 어느새 피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알리저의 팔에는 가느다란 상처가 생겨 있었고, 알덴의 어깨에도 얕은 상처가 남았다. 치명상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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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8장. 그들이 저지른 일의 결말

성 밖의 밤공기는 훨씬 더 차갑게 느껴졌다. 하지만 숨을 무겁게 만드는 것은 차가운 공기가 아니라, 그들이 방금 성 안에 남겨두고 나온 것이었다.제이는 거의 한순간도 쉬지 않고 빠르게 걸어갔고, 한 손으로 셀렌의 팔을 단단히 붙잡아 아직까지 성 외곽의 정원까지 번지고 있는 혼란 속에서 그녀가 뒤처지지 않도록 했다. 그들이 지나가는 길 곳곳에는 사람들이 쓰러져 있었다. 일부는 묶인 채였고 일부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으며, 그 모든 모습이 이제 이 성이 더 이상 누구의 통제 아래에도 있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멈춰 설 시간도 없었고, 뒤를 돌아볼 시간도 없었다.“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제이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걸음을 늦추지 않고 있는데도 그의 호흡은 여전히 안정되어 있었다.셀렌은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의 뒤를 따라 빠르게 걸었다. 단호한 발걸음에는 마치 스스로 짐이 되기를 거부하기라도 하듯 망설임이 없었다.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목적지에 도착했다.성의 높은 벽이 드리운 그림자 아래, 바깥 정원에는 이미 몇 마리의 말이 준비되어 있었고, 그곳에는 아까부터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 채 서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루시언이었다.제이가 돌로 된 통로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루시언의 시선이 곧바로 그들에게 향했다. 그의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없었고, 그저 상황을 확인하고 판단하며 이해하려는 듯 날카로운 관찰만이 담겨 있었다.제이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공작 부인을 데려가십시오.”짧은 말과 동시에 루시언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섰다.그는 조심스럽게 손을 들어 셀렌에게 다가갔다. 거칠지도, 서두르지도 않은 동작으로 그녀에게 다가간 그는 익숙한 몸놀림으로 그녀를 말 위에 태웠다.“꽉 잡으십시오.”셀렌은 그의 말에 따랐다. 하지만 그녀가 제대로 자세를 잡기도 전에, 제이는 마치 자신의 임무는 끝났다는 듯이 이미 몸을 돌리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아직 모든 것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처럼.그리고 바로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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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9장. 그녀는 내 아내다

그 침묵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무언가라기보다 폭풍이 지나간 뒤 안개가 서서히 스며들듯 천천히 내려앉아, 모든 틈새를 하나씩 채워 나갔다.더 이상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도, 명령을 외치는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남은 것은 거친 숨소리와 끈을 당겨 묶는 소리, 그리고 부상을 입은 사람들에게서 간간이 흘러나오는 낮은 신음뿐이었다.그러나 그 침묵이 평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저항이 끝났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제 운명이 어느 한쪽의 편에 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의미에 가까웠다.그리고 이제부터 무슨 일이 일어나든… 피할 수 없으리라는 것까지도 알고 있었다.시그가 길게 숨을 들이켰다. 가슴이 천천히 오르내렸다. 아직 몸속에서 맥박처럼 뛰고 있는 전투의 아드레날린을 가라앉히려는 듯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고, 이제 무릎을 꿇은 포로들과 경계를 서고 있는 병사들, 그리고 여전히 돌바닥에 얼룩으로 남아 있는 피가 그의 눈에 들어오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황자.”목소리는 단호했고 망설임은 없었다. 그는 손을 들어 주변의 병사들에게 짧지만 분명한 신호를 보냈다.“놈들을 붙잡아라! 전부 묶고, 한 놈도 도망치게 하지 마라!”그 명령은 곧바로 파도처럼 퍼져 나갔다. 빠르고 질서정연했으며, 틈 하나 없이 움직임이 이어졌다.몇몇 병사들이 앞으로 나서 허리춤에서 밧줄을 꺼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검을 움켜쥐고 있던 손이 이제는 강제로 등 뒤로 끌려갔고, 저항할 틈조차 주지 않은 채 거칠게 묶였다.“놓으라고 했…!”한 남자가 몸부림치며 풀려나려 했다. 그러나 거칠게 밀쳐진 순간 다시 무릎을 꿇었고, 무릎이 바닥에 세게 부딪치면서 잠시 숨이 막힌 듯 호흡을 멈췄다.“제발… 난 명령을 따랐을 뿐이야… 아무것도 모른다고…”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전보다 힘이 없었고 훨씬 더 절박했지만, 아무도 멈추지 않았고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다. 묶인 한 여자가 고개를 숙인 채 어깨를 떨었다.“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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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장. 넌 살아야 해

충돌은 한 치의 틈도 없이 이어졌다.제이는 전투의 중심에서 멀리 튕겨 나가 바닥에 거칠게 내동댕이쳐졌고, 그의 등이 짓누른 돌이 부서지는 소리가 희미하게 울려 퍼졌다. 충격으로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잠시 숨이 멎었고, 허공으로 솟아오른 먼지가 천천히 가라앉자 그 아래로는 여전히 몸을 움직이려 애쓰는 그의 모습이 드러났다.몇몇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앞으로 나서려 했지만 곧바로 제지당했다. 루시언의 병사들이 재빠르게 움직여 전투가 벌어지는 구역과 다른 사람들을 갈라놓는 선을 만들었고, 도움을 주려는 사람이든 그저 가까이에서 지켜보려는 사람이든 다가오려는 이들을 모조리 막아섰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제이와 카엘의 주변은 텅 비었고, 마치 두 사람이 자신들만의 세계에 들어간 것처럼 고립된 공간이 만들어졌다.그 대열 가까이에서 알렉스가 루시언을 돌아보았다. 그의 시선은 여전히 몸을 일으키려 애쓰는 제이에게 향해 있었지만, 얼굴에는 여전히 망설임이 남아 있었다.“전하… 장군을 도와야 하는 것 아닙니까?”루시언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그의 시선은 여전히 앞쪽에 고정된 채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모든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었으며, 그 태도에는 불안이라고는 조금도 없고 차가울 만큼 침착한 기색만이 어려 있었다. 마치 이 싸움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는 듯했다.“그럴 필요 없다.”마침내 나온 대답은 짧았지만 단호했고, 그 한마디만으로도 개입하려던 모든 가능성을 단숨에 끊어버리기에 충분했다.알렉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전장으로 시선을 돌렸다.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는 셀렌이 여전히 말 위에 올라타 있었다. 그녀는 꼿꼿하게 몸을 세운 채 손으로 안장을 움켜쥐고 있었지만 표정은 평온했고, 단 한순간도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눈은 제이의 모든 움직임을 쫓고 있었으며, 제이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 고통을 견뎌낸 뒤 마치 앞으로 나아가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는 듯 다시 일어서는 모습까지 하나하나 지켜보고 있었다.그 앞에서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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