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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8장. 죽음만을 기다리며

Author: 라이사
셀렌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결국 그녀에게 다가가려는 본능적인 마음이 망설임보다 앞섰다.

그러나 셀렌이 제대로 다가가기도 전에 제이의 손이 재빨리 뻗어 나와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부인, 안 됩니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호했다. 단순한 경고가 아니었다.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걱정이 그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셀렌은 걸음을 멈췄다.

팔을 빼내는 대신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제이를 바라보았다. 얼굴에는 차분함이 어려 있었지만, 그 안에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깃들어 있었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 굳은 의지였다.

철창 안에서 비베니에가 고개를 조금 들어 올렸다.

움직임은 더뎠다. 얼굴을 드는 사소한 동작조차 얼마 남지 않은 힘을 거의 전부 쏟아부어야 할 만큼 버거운 듯했다.

갈라지고 상처투성이인 입술이 달싹이더니, 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위태로운 미소였다. 미소라고 부르기조차 어려울 만큼 희미했다.

“다시… 여기서 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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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렌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결국 그녀에게 다가가려는 본능적인 마음이 망설임보다 앞섰다.그러나 셀렌이 제대로 다가가기도 전에 제이의 손이 재빨리 뻗어 나와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부인, 안 됩니다.”목소리는 낮았지만 단호했다. 단순한 경고가 아니었다.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걱정이 그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셀렌은 걸음을 멈췄다. 팔을 빼내는 대신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제이를 바라보았다. 얼굴에는 차분함이 어려 있었지만, 그 안에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깃들어 있었다. 쉽게 흔들리지 않는 굳은 의지였다.철창 안에서 비베니에가 고개를 조금 들어 올렸다. 움직임은 더뎠다. 얼굴을 드는 사소한 동작조차 얼마 남지 않은 힘을 거의 전부 쏟아부어야 할 만큼 버거운 듯했다. 갈라지고 상처투성이인 입술이 달싹이더니, 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위태로운 미소였다. 미소라고 부르기조차 어려울 만큼 희미했다.“다시… 여기서 널 보니 기쁘네.”비베니에가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목소리는 쉰 데다 말끝마다 끊겼다. 마치 더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몸에서 억지로 말을 짜내는 것 같았다.셀렌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시선을 비베니에에게 고정한 채 그녀의 몸에 일어난 변화를 하나하나 살폈다. 한때는 정성껏 가꾸었던 얼굴이 이제는 홀쭉하게 여위어 있었고, 피부에서는 생기가 사라졌으며, 머리카락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탓에 엉키고 빠져 있었다.그리고 눈동자.한때 오만함으로 가득했던 그 눈은 이제 텅 비어 있었다.셀렌은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 뒤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비베니에를 밖으로 데리고 나와요. 의사를 부르세요.”제이의 몸이 즉시 굳었다.“부인, 하지만…”“디리안은 내가 알아서 할게요.”셀렌이 목소리를 높이지 않은 채 그의 말을 끊었다.“진찰받게 해야 해요.”목소리는 거칠지 않았다. 그러나 반박할 여지는 조금도 남겨 두지 않았다.제이는 입을 다물었다. 턱에 힘이 들어갔지만, 곧바로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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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몸은 이미 망가졌습니다. 독이 신체의 기능을 파괴했어요. 설령 살아남는다 해도… 평범한 사람처럼 살아갈 수는 없을 겁니다.”침묵이 다시 내려앉았다. 이전보다 한층 더 무거운 침묵이었다.라제는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났다.“아쉽군.” 그는 감추지 못한 실망감을 담아 중얼거렸다. “내 손으로 직접 고문할 수 있기를 바랐는데.”그러나 분위기가 더 어두운 방향으로 흘러가기 전에 그리고리가 앞으로 나섰다.“저자는 마땅히 받아야 할 대가를 이미 치렀습니다.”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하지만 그 한마디만으로도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의 이목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그리고리는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꼿꼿하게 선 채 앞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마치 자신이 하려는 말을 굳이 감출 이유가 없다는 듯한 태도였다.“렉산은 다른 사람들의 삶을 망가뜨리며 살아왔습니다. 남의 것을 빼앗고,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자신이 남긴 것이 무엇인지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제멋대로 자신의 뜻을 강요했지요.”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자신의 말이 사람들에게 스며들도록 했다.“이제는… 망가진 몸으로 살아가야만 합니다.” 그의 목소리는 한층 낮아졌지만, 오히려 말에 담긴 무게는 더욱 깊어졌다.“이건 단순한 처벌이 아닙니다.” 그는 다시 한번 렉산을 바라보았다.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응보입니다.”제국 전체를 뒤흔들었던 혼란은 서서히 가라앉았지만, 그 흔적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러나 폐허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는 핏자국 속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싹트기 시작했다.알리스톤 황제의 사망 소식은 건기가 찾아온 대지에 번지는 불길처럼 빠르게 퍼져 나갔다. 수도에서 가장 외딴 마을에 이르기까지, 거의 동시에 모든 사람이 그 소식을 듣게 되었다.그리고 그 뒤에 찾아온 것은… 슬픔이 아니었다.기쁨이었다.거리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애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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