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교수, 허윤아의 은사님으로 성함은 진덕원이었다.허윤아의 은사이기도 했지만, 진려준과 문정현의 은사이기도 했다.다른 점이 있다면, 허윤아는 모종의 이유로 진 교수 댁에서 한동안 얹혀산 적이 있어 스승의 은혜 외에도 남다른 은혜를 입었다는 것이었다.계산속이 뻔히 보이는 문정현의 눈을 보며 허윤아는 담담하게 말했다.“주소 찍어줘.”문정현이 물었다.“같이 안 가게?”“난 택시 타고 갈게.”문정현은 아쉬운 척했지만 문자를 보낼 때 눈빛은 음흉하게 번뜩였다.“그래.”그러고는 허윤아가 안 갈까 봐 고개를 들어 쐐기를 박았다.“교수님이 너 많이 보고 싶어 하시더라, 사모님도 그렇고.”휴대폰 알림음이 울리고 허윤아는 문자를 확인했다.“고마워.”문정현에게 감사를 표한 뒤, 허윤아는 윤보라와 고건우에게 먼저 호텔로 가서 자료를 정리하라고 일러두었다.문정현은 훤칠한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김이 샜는지 대충 인사하고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문정현이 멀어지자 윤보라가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했다.“팀장님, 진짜 가시게요?”허윤아는 옅게 웃으며 말했다.“응, 진 교수님은 내 은사님이셔.”“그런데 왠지 저 여자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아요.”허윤아는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호텔 가서 자료 정리 잘하고, 문제 생기면 바로 연락해.”“네.”윤보라와 고건우를 보낸 뒤, 허윤아는 택시를 잡아 문정현이 보내준 주소로 향했다.가는 길에 허윤아는 한세연에게 전화를 걸었다.허윤아가 진 교수님을 뵈러 가는데, 그것도 진려준, 문정현과 같이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세연은 콧방귀를 뀌었다.“족제비가 닭한테 세배한다더니, 속셈이 뻔하네.”허윤아는 한 손으로 전화기를 들고 다른 손으로 차창 유리를 쓸며 말했다.“나도 알고 있어.”문정현의 얄팍한 속셈 따위 그녀 눈에는 훤히 보였다.한세연은 기가 막히면서도 웃음이 나와 말했다.“뻔히 알면서 거길 간다고?”허윤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걔가 무슨 짓을 하는지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선생님 내외분이 보고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