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허윤아와 진려준이 이혼했을 무렵, 누군가 진려준에게 물었다. “정말 이렇게 끝낼 거야? 후회 안 해?” 블랙 셔츠에 슬랙스 차림의 진려준은 양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나른하고 산만한 어조로 대꾸했다. “애초에 집안끼리 맺어진 정략결혼이었어. 후회하고 말고 할 것도 없지.” 하지만 얼마 뒤 열린 연회에서 누군가 목격했다. 진려준이 술기운을 빌려 허윤아를 호텔 발코니 벽으로 밀어붙인 채 갈구하듯 입을 맞추는 광경을. 그의 커다란 손이 허윤아의 가느다란 허리선을 타고 내려가 그녀의 긴 다리를 제 허리에 감게 유도하며 낮게 속삭였다. “윤아야, 우리 재결합하면 안 될까?”
Lihat lebih banyak진려준의 문자를 확인한 허윤아는 읽고 나서도 답장을 하지 않은 채, 검지 손가락으로 휴대폰 옆면을 쓸어 화면을 껐다.옆에 있던 윤보라는 허윤아의 작은 동작을 눈치채지 못하고 눈을 흘기며 낮게 투덜거렸다.“인터뷰 원고에 문제가 생긴 걸 알았으면 어제 왜 우리한테 연락을 안 했대요? 진 대표님이랑 그 정도로 가까운 사이면 뒷구멍으로 원고 하나 따내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아주 거저먹으려고 작정을 했다니까.”식사를 마친 세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허윤아는 손목시계를 훑어보고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오후 3시 비행기로 예약할 건데, 두 사람 다 괜찮아?”윤보라가 활기차게 대답했다.“좋아요! 마침 오전엔 좀 돌아다닐 수 있겠네요.”고건우도 거들었다.“전 상관없습니다, 팀장님. 일정대로 따를게요.”“그래. 그럼 오후 세 시 비행기로 예약할게. 점심 12시에 호텔에서 출발해서 점심은 공항 가서 먹자.”스케줄이 정해지자 세 사람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각자 할 일을 하러 갔다.방으로 돌아온 허윤아는 곧장 최문석에게 전화를 걸었다.아침 회의가 끝나 최문석이 가장 한가할 시간을 딱 맞춘 전화였다.신호음이 몇 번 울리더니 전화가 연결되었고 최문석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허 팀장.”허윤아는 책상으로 다가가 아침에 마신 커피 컵을 쓰레기통에 던지며 말했다.“편집장님, 진 대표님 인터뷰 원고 해결했습니다.”최문석이 되물었다.“해결했다고?”“네.”허윤아가 짧게 긍정하자 최문석은 정말로 해결했을 줄은, 그것도 이렇게 빨리해낼 줄은 몰랐던 것인지 잠시 멈칫하다가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잘됐군. 정말 잘됐어.”“돌아가서 편집 작업 끝내면 바로 보내드릴게요.”“그래그래.”최문석은 만족스러운 듯 허윤아에게 찬사를 쏟아냈다.하지만 허윤아는 그 말을 들으면서도 별 감흥이 없었다.사람을 다스리는 데 능한 상사들이란 대개 이런 식이다. 너무 우쭐해지지 않게 누르면서도 무시당한다는 기분은 들지 않게 만드는 법이니까.비판을 해
심백현은 일부러 부채질하듯 말을 이었다.“지금 업계에 소문 쫙 퍼졌어. 너랑 허윤아가 아직 이혼 전인데 허윤아는 벌써 함진우랑 혼담이 오가고 있다는 거 말이야.”진려준은 혀끝으로 볼 안쪽을 툭 밀어냈다.“그래?”심백현이 의미심장하게 덧붙였다.“그런데 둘이 속도가 너무 빠른 거 아니야? 이거 혹시...”그 뒷말에 심백현은 묘한 여운을 남기며 상상력을 자극했다.진려준은 그게 무슨 뜻인지 단번에 알아차렸다.허윤아와 함진우가 진작부터 깊은 사이였다는 암시였다.“너 요즘 심심하냐?”진려준의 물음에 심백현이 장난스럽게 대답했다.“어. 나 요즘 저염식 한다고 좀 심심해.”다음 날.허윤아는 전날 새벽 3시까지 야근을 했음에도 아침 7시가 되자 생체 시계에 맞춰 눈을 떴다.하지만 밤을 새운 탓에 몸은 천근만근이었다.그녀는 씻으며 휴대폰으로 아이스 커피를 주문했다.씻고 나오니 마침 배달이 도착했고 그녀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커피를 마시며 노트북을 켜 인터뷰 초고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창을 닫으려다 문득 생각난 듯 가방에서 USB를 꺼내 초고를 복사해 넣었다.그러고는 노트북에 있던 원본과 휴지통까지 깨끗이 비운 뒤, 바탕화면에는 대충 만든 폐기용 원고 하나를 올려두었다.모든 준비를 마친 그녀는 단톡방에 문자를 보냈다.[밥 먹으러 갈래?]윤보라와 고건우는 기다렸다는 듯 바로 답장했다.윤보라:[OK.]고건우:[네, 팀장님.]10분 후 호텔 1층 식당에서 만난 세 사람은 카드키로 조식 뷔페에 들어갔다.음식을 고르던 중 윤보라는 허윤아의 퀭한 눈가를 보며 안쓰럽게 물었다.“팀장님, 밤새우신 거죠?”“어.”허윤아는 덤덤하게 대답했다.그러자 윤보라는 속상해하며 말했다.“저도 어차피 늦게 잤는데 왜 혼자 다 하셨어요.”사실 그녀는 일이 잘못된 것 같아 죄책감 때문에 밤새 잠을 설쳤던 것이었다.허윤아는 그런 윤보라를 힐끗 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그렇게 많은 양은 아니라서 안 불렀어.”“팀장님...”윤
허윤아는 진려준이 갑자기 키스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놀라움에 굳었다가 발버둥 쳤지만 결국 꼼짝없이 붙잡혀 그가 이끄는 대로 맡겨야 했다.키스가 끝나자 진려준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허윤아의 이마에 머리를 대고 그녀를 내려다보았다.허윤아의 눈가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고 눈꼬리는 정욕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내가 잘못했어.”진려준의 목소리는 낮고 그윽하게 깔렸다.허윤아는 그의 어깨를 밀어내느라 손가락을 잔뜩 웅크려 손끝이 그의 어깨 살을 파고들 정도였다.실랑이 끝에 그의 가운이 헐거워져 있었는데 그 모습이 나른하고 방탕해 보이면서도 묘하게 위험한 느낌을 풍겼다.허윤아가 말했다.“이거 놔.”허윤아의 말에 진려준은 거칠게 다뤄져 붉어진 그녀의 입술을 바라보며 뒷목을 쥔 손을 풀기는커녕 더 꽉 쥐고는 뻔뻔하게 말했다.“사과할게. 인터뷰해, 제대로 대답할 테니.”허윤아는 기가 막혀 가슴을 들썩였다.다음 순간 진려준의 시선이 그녀의 붉은 입술에서 아래로 내려갔다.그 시선을 느낀 허윤아는 숨이 턱 막혔다.허윤아의 몸이 굳은 것을 눈치챈 진려준은 눈을 들어 올리며 목덜미를 잡았던 손을 풀고 뒤로 기대앉아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인터뷰 계속할 거야?”“진려준, 난 네가 이렇게 뻔뻔한 줄 미처 몰랐어.”진려준은 대수롭지 않게 담배 케이스를 집어 들어 한 개비를 입에 물고는 불도 붙이지 않은 채 비아냥거렸다.“몰랐어? 생각보다 눈이 삐었네.”허윤아는 말문이 막혔다.묘한 기류 속에 두 사람은 십 분 넘게 대치 상태였지만 진려준은 그녀의 허리를 쥔 손을 절대 풀지 않았다.한참 뒤 허윤아가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열었다.“진성 그룹이 올해 부동산 쪽에 진출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이야?”진려준이 입꼬리를 비틀며 대답했다.“가짜야.”“그럼 올해 진성그룹의 계획은 뭐지?“뼈대 있는 가문들 회사 몇 곳을 합병할 생각이야.”그 말에 허윤아의 미간이 미세하게 구겨졌다.진려준이 묵직한 웃음소리를 냈다.“왜? 내 대답이 마음에 안 들어?”허윤아는
밤 10시 정각, 허윤아는 진려준의 방문을 두드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안쪽에서 나른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곧 문이 열리고 갓 씻고 나온 진려준이 나타났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허윤아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그녀의 눈에 서린 경계심을 읽은 진려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문틀에 기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왜? 내가 덮치기라도 할까 봐 겁나?”진려준이 비아냥거렸다.부탁하러 온 처지이면서도 매사 방어적인 태도가 참 그녀다웠다.허윤아가 시선을 들어 물었다.“진 대표가 그럴 사람인가?”진려준이 되물었다.“글쎄, 어떨 것 같아?”허윤아는 담담하게 대꾸했다.“그러려면 얼마나 저질이어야겠어.”진려준은 할 말을 잃었다.문 앞에서 벌어진 첫 대결은 진려준의 완패였다.거실로 들어온 진려준은 생수 한 병을 건네고는 소파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말해 봐, 인터뷰할 내용이 뭐야.”허윤아는 태블릿을 집어 들었다.“이목을 끌 만한 것부터 물어볼게요.”그래야만 이 인터뷰 기사가 퇴짜 맞지 않고 통과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거듭된 문제 발생 끝에 최종 기사마저 이목을 끌지 못한다면 TR 측에서는 그녀의 전문성을 의심할 게 뻔했다.진려준은 조소 섞인 미소를 띠며 물었다.“왜? 또 내 연애사라도 물어보려고?”허윤아는 대꾸 없이 자세를 바로잡았다.“비밀스러운 걸 좀 물을게요.”진려준이 입꼬리를 올렸다.“물어봐.”허윤아가 질문을 던졌다.“진성 그룹이 올해 부동산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인가요?”진려준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가워졌으나 이내 나른하게 웃으며 소파 팔걸이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렸다.“아주 내 밑천까지 다 털어낼 작정이군.”허윤아도 이 질문이 금기라는 걸 알고 있었다. 회사마다 비밀이 있는 법이고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것들은 대개 가짜이거나 미끼일 뿐이었다.하지만 직업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허윤아는 공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사과했다.“진 대표님, 죄송합니다. 그럼 화제를 바꾸죠.”진려준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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