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리가요. 저희 부총괄님께서는 부하 직원을 굉장히 아끼시는 분이라 배려해 주신 거예요. 제가 차를 다시 우려서 내올 테니 말씀 나누세요.”강하율은 몸을 돌려 차를 우리러 갔다. 그녀가 찻잎을 찾는 동안 등 뒤에서 간간이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김혜은이 말했다.“소정아, 난 저 강하율이라는 사람은 못 믿겠어.”기소정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엄마, 제 결혼식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조익현이 곧장 거들었다.“어머님, 저는 소정이 말에 따를게요.”정다인도 맞장구쳤다.“사모님, 걱정하지 마세요. 강하율 씨는 저희 쪽에서 유능하기로 손꼽히는 직원이에요.”강하율은 미묘하게 눈살을 찌푸렸다. 김혜은은 노골적으로 그녀를 경계하고 있었고 처음 마주쳤을 때의 반응도 이상했다.그래서 강하율은 김혜은이 자신을 알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강하율이 생각에 잠겨 있던 그때, 익숙한 이름이 들려왔다.“정다인 씨가 윤제 씨 여자 친구라면, 혹시 배윤호 대표님을 초대해 주실 수 있을까요? 그분은 사적인 자리에 거의 안 나오신다고 들었지만, 익현 씨를 한번 그분께 소개해 드리고 싶거든요. 익현 씨가 그분이랑 윤제 씨를 정말 존경하거든요.”말한 사람은 기소정이었다. 그녀는 웃으면서 팔꿈치로 조익현을 툭 쳤고 조익현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배씨 가문의 도련님들은 모두 재계의 거물이잖아요. 제가 존경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죠.”남자 친구가 칭찬을 받자 정다인은 자기도 모르게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어요.”그러나 정다인의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아 보였다.배윤호가 누구인가.배씨 가문의 집안 어른들조차 자리에서 일어나 맞이해야 하는 인물 아닌가?그가 과연 정다인의 부탁을 받고 사적인 행사에 참석할까?물이 끓은 뒤 강하율은 다시 차를 우렸고 자리로 돌아와 사람들에게 차를 따라 주었다.기소정은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더니 미간을 찌푸렸다.“강하율 씨, 제가 어떤 차를 우려달라고 미처 말씀드리지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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