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인과 허지연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마치 정체불명의 남자를 불러들인 범인이 강하율이라도 되는 양 몰아세웠다.허지연이 비아냥거리며 쐐기를 박았다.“어쩐지 요즘 주야장천 숙소에 들락거린다 했더니, 사람을 숨겨뒀을 줄이야.”강하율은 당황하기는커녕 허지연을 차분히 응시하며 되물었다.“그럼 그 남자가 내 방으로 들어가는 걸 직접 봤다는 거예요? 그런데 왜 아까는 진작 말 안 하고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어요? 오히려 허지연 씨가 나보다 더 시간을 끄는 것 같은데?”모두 시선이 일제히 허지연에게 꽂혔다.“어디서 생사람을 잡아요!”허지연은 허둥대며 목소리를 높였다.“동료니까 스스로 자백할 기회를 주려고 했던 건데, 끝까지 발뺌하니까 사실대로 말하는 거잖아요.”이내 사람들을 향해 돌아서더니 강하율의 방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당당하게 외쳤다.“여러분, 제가 똑똑히 봤어요. 그 남자, 강하율 씨 방으로 들어갔어요.”“확실해요?”강하율이 무덤덤하게 물었다.허지연은 그녀를 노려보더니 다시 한번 큰 소리로 쏘아붙였다.“네!”강하율이 다시 입을 열려던 찰나, 정다인이 마치 중재자라도 된 듯 다가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자자, 동료끼리 그만들 싸워요.”“지연아, 하율 씨한테 분명 그럴 만한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을 거야.”“하율 씨, 여자 숙소에 남자를 들인 건 엄연한 규정 위반이에요. 지금이라도 그 사람 나오게 해요. 윤제 씨도 여기 계시니까 내가 잘 말해서 이번 일은 조용히 넘어가게끔 어떻게든 설득해 볼게요.”강하율은 어이가 없었다.온갖 좋은 말 나쁜 말은 정다인이 혼자 다 해 먹고 있었다.그런데 이제 와서 변명해봤자 무슨 소용이겠는가.“남자 같은 거 없어요.”강하율이 딱 잘라 부정했다.“하율 씨...!”정다인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더니 억울한 표정으로 배윤제를 바라보았다.“전 그저 하율 씨를 생각해서 설득해 보려던 건데, 끝까지 그 남자를 감싸기만 하네요. 설마 일이 커져서 호텔 명성에 먹칠이라도 해야 정신을 차리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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