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사모님 생신은 잘 치르셨어요? 제가 사모님 드리려고 준비한 선물, 오빠가 대신 전해주셨어요?]예주가 이소정을 위해 준비한 건 브로치였다.급여가 많지 않은 예주에게는 반년치 저축을 몽땅 써야 살 수 있는 물건이었다.물론 그 선물은 전해지지 않았다.이소정은 애초에 예주를 탐탁지 않게 여겼고, 예주의 선물을 받을 리도 없었다.태겸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너 임신했어?”전화기 너머에서 예주는 잠깐 멈칫하는 기색이었다.[해인 언니가 오빠한테 말했어요?]태겸의 목소리가 단단히 가라앉았다.“너 임신했냐고. 누구 애야. 전화로 똑바로 말해. 내 명예 더럽히지 말고.”잠시 침묵이 흘렀다.예주는 해인이 바로 옆에 있다는 걸 눈치챘다.[오빠, 그때 기억 안 나요? 오빠 신혼집에서요. 오빠가 많이 취했고... 우리 그때... 그 뒤로 얼마 안 돼서 임신한 걸 알았어요. 애는 당연히 오빠 애예요.]태겸의 얼굴이 굳어졌다.“그게 언제였는데?”‘말도 안 돼.’‘내가 하예주랑 그런 일이 있었으면, 내가 모를 리가 없잖아.’그 말을 들은 해인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역시 그 집에... 하예주는 한 번만 간 게 아니었네.’[최근요. 오빠, 지금 어디예요? 보고 싶어요. 제가 오빠한테 가면 안 돼요?]최근이라면, 한 달 전이었다.태겸과 해인이 가장 심하게 부딪히던 때.해인이 신혼집을 팔자고 소리쳤고 둘은 크게 다퉜다.그날 밤, 태겸은 술집에서 만취했다.바텐더가 예주에게 전화를 걸어 데려가 달라고 했고,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예주는 신혼집에 있었고 태겸에게 죽을 끓여 주고 있었다.태겸은 주먹으로 핸들을 세게 쳤다. 표정은 무거웠고 생각은 복잡했다.‘그럴 리가 없어.’‘기억이 전혀 없는데, 내가 어떻게 하예주랑...’[오빠, 운전 중이에요?]경적 소리를 들은 예주가 걱정스레 말했다.[이제 아빠가 될 사람이잖아요.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저랑 아기한테도...]태겸은 끝까지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었다.해인은 뒷좌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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