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호는 분명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도, 건드리면 안 될 사람이라는 기운이 복도 전체를 짓눌렀다.유호가 불쑥 모습을 드러내자, 예철진마저 순간 굳어 버렸다.유호의 눈매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고, 차가운 얼굴에는 싸늘한 기색이 배어 있었다. 눈동자에는 얼음장 같은 기색이 깔려 있었다.유호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누군가의 심장 끝을 짓밟는 듯한 압박감이 번졌다.유호는 해인 앞까지 다가오더니, 별안간 경호원의 손목을 움켜쥐었다.해인을 붙잡고 있던 경호원은 그 즉시 고통에 몸부림치면서, 표정마저 보기 흉하게 뒤틀렸다.유호의 차가운 목소리에는 어떤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어디서 굴러먹던 더러운 손으로 감히 내 아내를 건드려? 내가 장식품으로 보여?”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우드득’ 하는 소리가 복도에 울렸다. 경호원의 손목은 그대로 으스러지더니 기괴하게 꺾인 자세로 뒤틀렸다.병원 복도에는 돼지 멱따는 듯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가장 가까이 서 있던 해인은 귀가 먹먹해질 지경이었다.유호는 재빨리 손을 들고 해인의 한쪽 귀와 뺨을 감싸면서 막아 주었다.유호의 시선은 부드러웠다. 방금 경호원에게 잔혹하게 손을 쓴 사람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유호는 해인의 머리를 자신의 가슴팍 쪽으로 끌어안았다. 사람을 사로잡는 나지막한 목소리가 목 안쪽에서 흘러나왔다.“조용히 해. 내 아내를 놀라게 하면, 이 정도로는 끝나지 않을 테니까.”경호원은 겁을 집어먹었다. 통증 때문에 덩치 큰 몸을 잔뜩 웅크린 채, 비명조차 마음대로 지르지 못했다. 이를 악물고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경호원의 얼굴은 터질 듯 붉게 달아올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호원은 의료진에 의해 끌려가듯 옮겨졌다. 유호의 시선은 다시 예철진에게로 향했다.날카로운 눈빛에는 숨 막히는 위압감이 서려 있었다. 복도는 삽시간에 죽은 듯 조용해졌다.유호가 한 걸음씩 예철진 쪽으로 다가오자, 예철진은 저도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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