ログイン유호도 처음부터 이번 일이 단순하지 않다고 보고 있었다.천하솜이 경찰에 자수하면서 이선보는 손발처럼 쓰던 사람을 잃었다. 그렇다고 그대로 물러설 인물도 아니었다.한원랑의 낙상은 시작일 수도 있었고, 경고일 수도 있었다.검사를 마친 한원랑이 병실로 돌아왔다. 유호가 아직도 남아 있을 줄은 몰랐는지 한원랑의 눈썹이 구겨졌다.“아직 여기서 뭐 해?”해인은 회사에서 처리할 일이 생겨 먼저 자리를 뜬 뒤였다.유호는 한원랑을 바라보며 바로 물었다. “이선보가 아버지 연적이었습니까?”이름을 듣자 한원랑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유호를 오래 바라본 뒤 물었다. “네가 이선보를 알아? 따로 만난 적이라도 있어?”한원랑의 시선에는 유호의 표정에서 뭔가를 읽어 내려는 기색이 역력했다.“모릅니다. 그냥 물어본 겁니다.”한원랑이 냉소했다. 눈에는 대놓고 경멸이 어려 있었다. “내 연적이 되고 싶다고 다 되는 줄 알아? 그런 하찮은 놈은 자격도 없어.”한원랑은 이선보를 뼛속부터 얕잡아봤다. 연적은커녕 자신과 나란히 비교되는 것조차 못마땅해할 정도였다.“네 어머니가 예전에 그런 놈을 만났다는 것 자체가 수치야.”유호는 두 사람의 과거사에 별 관심이 없었다.다만 한마디는 해 줬다. “이번에 아버지가 넘어진 일, 이선보와 관련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사람을 시켜서 확인해 보세요.”그 정도까지 듣자, 한원랑도 유호가 자신에게 경고해 주는 것임을 알아차렸다.유호는 더 머물지 않았다. 해야 할 말을 마치자 곧바로 병실을 나갔다.한원랑은 홀로 생각에 잠겼다. 처음에는 오늘 넘어진 일을 단순한 사고라고 여겼다. 하지만 유호의 말을 듣고 보니 마음에 걸리는 구석이 생겼다.한원랑은 문밖의 경호원을 불렀다. “오늘 행사 주최가 어디인지, 이선보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아봐.”이선보가 흔적을 대놓고 남길 리는 없었다. 그렇다고 한원랑 곁의 사람들이 호락호락한 것도 아니었다. 드러낼 수 없는 일에는 드러낼 수 없는 방식의 조사법이 있는 법이었다.반나절쯤 뒤 경
한원랑은 더 말하지 않았지만 표정은 눈에 띄게 누그러져 있었다.반면 유호는 어이가 없었다. 차 안 히터가 너무 강한 바람에 더워서, 내리면서 정장 재킷을 차에 두고 온 것뿐이었다.‘해인이 말하니까 내가 아버지를 얼마나 걱정해서 뛰어온 사람처럼 됐네.’잠시 뒤 간호사가 들어와 한원랑에게 기본 검사를 받으러 가면 된다고 알렸다.간병인이 휠체어를 밀고 한원랑을 데리고 나가자, 유호가 해인을 바라봤다. “너는 내가 아버지랑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어?”부자 사이에 생긴 골은 하루이틀 쌓인 것이 아니었다. 오랜 세월 몸에 떨어진 매질은 유호의 마음에도 짙은 그림자를 남겼고, 두 사람의 관계를 붙잡아 두는 매듭이 되어 있었다.해인이 조용히 말했다. “아버님한테 상처받은 사람은 당신이야. 내가 대신 용서해 줄 수도 없고, 사랑이니 가족이니 하는 말로 당신한테 용서를 강요할 생각도 없어.”“다만 관계가 더 나빠지는 것보다, 내가 한마디 보태서 아버님 생각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다면 당신한테 손해될 건 없잖아. 그럼 내가 말을 안 할 이유가 없지.”실제로 해인이 그렇게 말한 뒤 한원랑의 화는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유호도 해인이 자신을 위해 나섰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한원랑이 이유 없이 아들인 자신을 몰아세우는 걸 해인은 그저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결국 해인은 유호가 상처받을까 봐 마음을 쓰고 있었다.그 사실을 깨닫자 유호는 해인의 손을 잡아 가볍게 품에 끌어안았다. 입술이 무심코 해인의 머리카락을 스쳤다. “여보... 너랑 결혼한 건 진짜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야. 전생에 덕을 얼마나 쌓았길래 네가 나한테 왔을까?”해인이 고개를 들었다. “그럼 제일 먼저 할머니께 감사해야겠네.”그날 해인이 절에 갔다가 우연히 권영자를 마주치지 않았다면, 권영자가 자기 손자를 온갖 말로 칭찬하지 않았다면, 해인은 그 황당한 초고속 결혼에 발을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이제 와 떠올리면 우습기도 하고 한 편의 에피소드 같기도 했다.‘하필 유호 씨였네. 그래도
병원.한원랑은 병상에 누운 채 싸늘하게 굳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반평생을 살면서 이렇게 체면을 구긴 적은 처음이었다.경매가 끝난 뒤 화장실에 다녀오던 한원랑은 물기가 남아 미끄러운 출입구 앞에서 그만 세게 넘어지고 말았다.하필 경매가 끝나 사람들이 한꺼번에 빠져나오던 때라, 오가는 이들이 한원랑의 처참한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봤다.그것만으로도 속이 뒤집히는데, 평소 체력만큼은 자신 있던 한원랑이 팔까지 골절된 데다가 자칫하면 앞니까지 부러질 뻔했다.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오는 내내 한원랑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내가 살면서 잃을 체면을 오늘 다 잃었군.’의사가 막 한원랑의 팔에 깁스를 마친 참이었다. 병실을 짓누르는 위압감에 간호사들마저 숨을 죽였다. 괜히 눈에 띄었다간 불호령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유호가 병실로 들어왔을 때 마주한 것도 한원랑의 잔뜩 굳은 표정이었다.유호를 보자마자 한원랑이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왜 이제 와? 차라리 내가 죽고 나서 오지 그랬냐?”KH그룹에서 이 병원까지는 차를 탈 필요도 없이 걸어서 오 분이면 닿는 거리였다.한원랑이 구급차에 실려왔을 때 유호도 이미 연락을 받았을 터였다. 그런데 의사가 깁스를 다 하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유호가 모습을 드러냈다.유호는 한원랑을 담담히 바라봤다. “저도 그러고 싶긴 한데, 당분간은 안 돌아가실 것 같은데요.”“너...” 한원랑은 가슴을 움켜쥐었다. 유호의 한마디에 제대로 열이 오른 모양이었다.부자의 관계는 지난번 유호가 해외에서 큰 고비를 넘긴 뒤로 전보다 조금 누그러져 있었다.다만 수십 년 묵은 냉기가 쉽게 사라질 리 없었다. 둘만 남으면 여전히 어색하고 날 선 기류가 흘렀다.유호도 한원랑에게 무조건 맞춰 줄 생각은 없었다. 어린 시절 한원랑이 휘두른 매질은 실제로 유호의 몸에 상처를 남겼다. 누구라도 그런 일을 아무렇지 않게 넘기기는 어려웠다.한원랑이 성을 내며 말했다. “됐으니까 당장 나가. 안 보면 속이라도 편하지, 여기서 사람 열받게 하지 말고
나중에 떠올려 보면 해인의 스물다섯 번째 생일은 잊기 어려운 날일 것이다. 다만 목이 좀 혹사당했다는 게 문제였다....다음 날.잠에서 깬 해인은 목 안이 타는 것처럼 바싹 말라 있는 걸 느꼈다. 고개를 돌리자 침대 옆 테이블에 따뜻한 물 한 잔이 놓여 있었다. 해인의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유호가 준비해 둔 물이었다. 아직 온기가 남아 있었다.해인은 단숨에 물을 마시고 나서야 목이 한결 편해졌다.주방에서는 가사도우미가 전날 먹고 남은 샤브샤브와 그릇을 정리하고 있었다.거의 정리가 끝날 즈음 해인이 내려오자 가사도우미가 웃었다.“사모님, 아침 드시겠어요? 제가 바로 준비해 드릴게요.”가사도우미는 하던 일을 내려놓고 냉장고 문을 열었다.“어머.”냉장고 가득 들어찬 꽃을 보자, 가사도우미의 뺨이 괜히 붉어지면서 놀란 목소리가 터졌다.“이런 이벤트를 다 준비하셨네요. 제가 다 설렐 정도예요. 대표님께 이런 로맨틱한 면이 있으신 줄은 몰랐어요.”누가 봐도 유호가 해인을 기쁘게 해 주려고 준비한 것이었다.가사도우미는 이 집에서 오래 일했지만 유호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유호는 원래 말수도 적고 늘 무뚝뚝했다. 오랫동안 집안일을 해 온 가사도우미와도 몇 마디 나누지 않을 정도였는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이렇게 정성까지 들였다.가사도우미로서는 새삼 놀랄 수밖에 없었다.해인의 뺨에 옅은 홍조가 번졌다.가사도우미의 눈꼬리가 휘면서 웃었다. “젊은 부부가 사이 좋은 게 제일이지요. 보기 좋습니다.”시간이 빠듯해 해인은 회사로 서둘러 출발했다.아직 YD그룹 업무를 익히는 중이었다. 오늘은 공장에 들어온 새 원자재를 직접 확인할 예정이었다.YD그룹은 제조업 비중이 큰 만큼 공장 운영이 핵심이었다. 당분간 해인은 공장을 자주 오가며 생산 과정과 현장 업무를 익혀야 했다.막 도착했을 때 권영자에게서 전화가 왔다.[해인아, 얼른 좀 봐. 네 시아버지가 아침에 넘어져서 뼈를 다친 것 같아. 유호한테 전화했는데 안 받네. 유호는
생일 선물을 받은 해인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다.해인이 다이아몬드에 시선을 빼앗긴 사이 유호가 몸을 숙여 입술에 살짝 입을 맞췄다.예고 없는 키스에 해인이 놀라 눈을 들었다. 유호는 그대로 해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아까 배고프다며. 밥 먹자. 먹고 나서 할 일도 있고.”둘만 남은 시간이 어렵게 생긴 만큼 유호는 이 시간을 아끼고 싶었다.해인은 그 말을 듣자 뺨이 붉어졌다. 예쁜 눈으로 유호를 흘겨봤다.“좀 얌전히 있어.”“내가 뭘 했다고?”유호는 해인의 손을 잡은 채 무심코 손끝에 입을 맞추면서 소리없이 웃었다.“내가 말한 할 일은 불꽃놀이야. 너는 무슨 생각 했는데?”해인은 채소를 샤브샤브 냄비에 넣으며 이 남자가 일부러 그러는 걸 알아차렸다. “나 밥 먹을 거야. 당신이랑 말 안 해.”식사 내내 유호의 시선은 해인의 얼굴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눈빛에는 짙은 애정이 배어 있었다.저녁을 다 먹은 뒤 두 사람은 남은 음식과 그릇을 주방으로 옮겨 정리했다. 내일 아침 가사도우미가 와서 마저 치울 수 있게 해 두었다.해인이 손까지 씻고 나오려는데, 유호가 손목을 붙잡으면서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허리를 감싼 뒤 한 팔로 해인을 번쩍 들어 올렸다.갑자기 몸이 높이 들리자 해인이 놀라 유호의 목을 끌어안았다. “당신 뭐 해?”유호는 오랫동안 군에서 단련한 탓에 넓은 어깨와 잘록한 허리, 탄탄한 잔근육을 갖고 있었다. 시선을 붙들 수밖에 없는 단단한 몸이었다.해인을 한 팔로 들어 올리고도 힘든 기색 하나 없이 여유로웠다.둘뿐인 넓은 집 안에 유호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울렸다. 평소보다 유난히 야릇하게 들렸다.유호는 해인의 귓가에 입술을 가까이 대고 말했다. “방으로 데려가려고.”“불꽃놀이 보기로 했잖아.”균형을 잡으려고 해인은 유호의 목을 더 단단히 감쌌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내려다보니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빨라졌다. 부드러운 몸은 유호의 단단한 몸에 빈틈없이 맞닿아 있었다.유호는 두 팔로 해인을 받쳐 안
해인은 잠시 멍해졌다. ‘오늘이 내 생일이었나?’최근에는 일이 너무 많았다. YD그룹에 가서 회사 업무를 익히는 한편 병원에 있는 도수희를 찾아갔다. 거기다 차장섭의 장례까지 치르느라 정작 자기 생일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유호의 단단한 팔이 해인의 허리를 감쌌다. 코끝에는 해인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은은한 향이 닿았다. “여보, 그동안 고생 많았어.”해인은 유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았다. 임신 기간 동안 유호가 곁에서 도와주기는커녕 본의 아니게 해인에게 차갑게 굴었던 일을 말하는 것이었다.해인이 유호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붉은 장미와 냉장고 안쪽의 부드러운 조명이 두 사람을 함께 비췄다.유호는 해인이 고생했다고 했지만 유호라고 편했던 것은 아니었다.불과 반년 사이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고, 해외에서 벌어진 폭발 사고로 목숨까지 잃을 뻔했다.해인은 유호를 원망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두 사람이 이렇게 살아 다시 마주 보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했다.가까운 사람들을 연이어 잃고 나서, 해인은 살아 있다는 것보다 소중한 건 없다는 사실을 절실히 알게 됐다.힘겹게 지켜 낸 지금의 시간이니 더 아끼고 소중히 해야 했다.해인은 몸을 돌려 유호의 단단한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러니까 이제 당신은 무조건 무사해야 해. 또 다치면 안 돼.”유호가 웃었다. “당연하지. 이제 나 혼자가 아니잖아. 아내도 있고 아이도 있는데 오래오래 살아서 너희 챙겨야지.”유호가 목숨까지 바치겠다는 식의 말을 덧붙이려고 하자, 해인이 얼른 손바닥으로 입을 막았다.“그런 말 하지 마.”유호의 눈매가 부드럽게 휘었다. 해인의 손등을 붙잡고 손바닥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간지러운 감각이 손바닥에 퍼졌다. 해인이 빼내려고 했지만 유호가 놓아주지 않았다.해인은 빠져나오지 못하자 아예 반격했다. 남은 손으로 유호의 옆구리를 콕콕 찔렀다.유호는 결국 웃음을 참지 못했다.그러다 연달아 장난을 받던 유호가 갑자기 멈춰 서더니 더는 피하지 않았다.해인이 의아한 눈으로 올려다봤다
예주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미묘한 빛이 스쳤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오빠가 해인 언니한테 너무 잘해 주는 거죠. 언니가 그걸 몰라주는 거예요.”그 말에 태겸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예주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아까 그 진주 목걸이 말이에요...”태겸은 대답하지 않고 해인 옆자리에 앉았다.곧 첫 번째 경매 물품이 무대 위에 올려졌다.진주 목걸이였다.윤기 좋은 진주들이 조명 아래에서 은은한 빛을 내고 있었다.해인은 한눈에 마음이 갔다.시작가는 4억 원. 해인은 망설임 없이 패들을
이소정의 안색이 단번에 굳어졌다.“사설탐정? 사설탐정을 써서 태겸이를 조사했다는 거야? 해인아, 그런 건 하면 안 되지. 부부 사이에 상처만 남겨.”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소란이 서재 안까지 전해졌다.문이 열리며 고민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해인을 보자 자연스럽게 음성이 누그러졌다.“해인이, 왔구나.”고민건을 바라보던 해인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우리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지금쯤은 저분처럼 머리가 희끗해졌을까?’그해, 두 회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던 대형 프로젝트가 있었다. 원래는 고민건이 직접 협력사와 만나기로 되어
밖에서 차가 멈추는 소리가 들려왔다.해인은 더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잠시 뒤, 현관문이 열리며 태겸이 들어왔다.실내로 스며든 발소리는 조심스러웠고, 점점 가까워지다가 해인 등 뒤에서 멈췄다.이어 단단한 남자의 팔이 해인 뒤에서 감겨 왔다.해인의 허리가 갑자기 조여 들었다.“여보...”태겸의 입술이 머리칼 위로 내려앉았다.낮고 거친 숨이 섞인 남자의 목소리였다.“여보, 나 진짜 보고 싶었어.”밤공기를 머금은 태겸의 체온이 전해지자 해인의 몸이 본능적으로 움츠러들었다.해인은 그대로 굳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달빛이 서늘하게 식어 있었다.버려진 제약 공장 안, 강해인의 몸은 거칠게 꼬인 밧줄에 묶여 있었다.차갑고 단단한 콘크리트 벽에 기댄 채, 여자의 가느다란 손목은 높이 들어 올려진 채 벽에 고정돼 있었다.그리고 뒤에서 다가온 남자가 해인의 허리를 움켜쥐었다. 얇은 여자의 허리가 남자의 손아귀 안에서 움츠러들었고, 남자의 입가에는 음습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강해인 씨. 아무도 몸값을 들고 안 오면, 그땐 미안하지만 말이야.”해인의 뒤쪽에서 벨트를 푸는 소리가 울렸다. 그 소리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차리는 순간, 해인의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