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건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진이 말을 끊었다. [야, 너 뭐 하는 짓이야? 희정한테 왜 전화했어?]건훈은 서진이 희정의 전화를 받았다는 걸 알아차리자 갑자기 웃었다.[형, 오늘은 밭에 잡초 뽑으러 안 갔어?]서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건훈의 말에는 분명 비꼬는 기색이 있었다.그런데 자신은 건훈에게 산속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었다. ‘내가 하는 일을... 어떻게 알고 있어?’서진의 마음에 의심이 생겼다. “내 질문에 대답 안 했어. 희정이한테 왜 전화했냐고.”건훈 쪽에서 사과를 씹는 소리가 들렸다. [며칠 전에 보내 준 고기 맛있었냐고 물어보려고 했지. 형이랑 형수 먹게 좀 더 보내 줄까?]서진의 눈꺼풀이 움찔했다. 머릿속에서 흩어져 있던 조각이 비로소 맞춰졌다.“그 음식 네가 보낸 거야?”건훈이 웃었다. [왜? 형수가 말 안 했어?]건훈은 일부러 혀를 차며 말했다. [이야, 둘 사이에 나한테도 말 못 할 비밀이 있나 보네.]그 말투가 서진의 신경을 긁었다.“뭐 보내고 싶으면 나한테 연락해. 앞으로 희정이한테 직접 전화하지 마.”서진은 건훈이 평소 여자를 가볍게 만나는 사람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희정에게 따로 연락하며 귀찮게 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문득 희정이 건훈이 보낸 거라는 사실을 숨긴 것도, 자신이 걱정할까 봐 그랬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건훈은 곧 서진의 속뜻을 알아채고 웃었다. [형, 뭐가 그렇게 무서워? 형수가 나 따라갈까 봐?]서진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건훈아!”건훈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농담인데 왜 그렇게 흥분해?]통화를 끝내고 방으로 돌아온 서진은 핸드폰을 다시 희정의 베개 옆에 내려놨다.십여 분 뒤에야 희정이 잠에서 깼다. 눈을 뜨자마자 곁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서진을 발견한 희정은 두 팔을 벌려 남자의 목을 끌어안았다.“자기야, 언제 일어났어? 왜 그렇게 보고 있어?”이곳에서 오직 서진만 곁에 남은 뒤 희정은 전보다 훨씬 더 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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