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全部章節:第 411 章 - 第 420 章

562 章節

제411화

한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유호가 가만히 있지 않는 왕단영에게 경고하기 위해, 몰래 사람을 시켜 왕단영의 아들 문승에게 손을 썼다는 사실을.그래도 문승은 한원랑이 맡긴 일을 제법 빈틈없이 처리했기에, 장례 절차는 체면을 잃지 않을 만큼 잘 갖춰졌다.해인은 눈을 내리깐 채 말했다.“유호 씨가 어디 있는지 저도 몰라요.”“아니, 그 녀석이 어떻게...”이소정이 무언가 더 말하려 했지만, 고민건이 옆에서 이소정의 팔을 잡아당겼다.지금은 그런 일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고민건은 아내가 이런 자리에서 괜한 말을 꺼내 문제를 만들지 않길 바랐다.어쨌든 해인은 이미 결혼한 몸이었다. 지금은 한씨 가문 사람이었고, 예전처럼 고씨 가문에서 의지할 곳 없이 지내던 고아 소녀가 아니었다. 고민건과 이소정이 한때 해인을 거둬 키웠다고 해도, 지금의 해인은 한씨 가문의 사모님이었다. 아무 말이나 꺼내기에는 부적절한 자리였다.고민건이 눈짓을 보내자, 이소정은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물었다.하지만 해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소정은 예전에 해인을 두고 뒤에서 수군댔던 일도 잠시 잊은 채 가슴 한쪽이 짠해졌다.어쨌든 해인은 이소정이 지켜보며 자란 아이였다.“태겸이도 우리랑 같이 왔어. 필요한 일 있으면 태겸이한테 시켜. 내가 태겸이는 여기 두고 갈게.”예전에 해인 아버지 장례는 고씨 가문이 도와 치렀다. 당시 태겸은 아직 나이가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장례식 내내 꽤 많은 일을 거들었다.고민건은 이소정이 태겸을 남겨 두는 일이 마뜩잖았다. 그래도 태겸과 해인은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사이였다. 예전의 남녀 감정이야 지금 같은 생사의 문제 앞에서는 따질 일이 아니었다. 고민건은 더 말하지 않기로 했다....“아들, 이건 네 아버지 앞에서 제대로 보일 좋은 기회야. 유호가 이렇게 책임감 없이 굴잖아. 자기 장모 장례에도 안 나타나다니.” “네 아버지가 집에서 얼마나 유호 욕을 했는지 몰라. 네가 이번에 잘하면, 어쩌면 KH그룹에 들어가 일할
閱讀更多

제412화

해인이 떠나는 모습을 태겸은 눈으로 붙잡고 있었다. 시선은 오래도록 해인의 뒷모습을 따라갔다.문승은 그 모습을 보고 있다가 문득 태겸 앞을 막아섰다. 태겸의 시야를 가로막듯 막아 버렸다.문승의 경계를 모를 리 없는 태겸이 차갑게 비웃었다.“이름도 명분도 없는 가사도우미 아들 주제에 한유호를 그렇게 도와? 한유호가 고마워하기는 하냐?”틀린 말은 아니었다. 한원랑은 왕단영의 신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었다. 그러니 문승의 처지도 자연히 애매할 수밖에 없었다.이번에도 문승은 김 집사의 후임이라는 명목으로 해인의 장례 일을 돕고 있었다. 한원랑이 왕단영을 정식 아내 자리에 올릴 생각이 없다는 뜻이 너무도 분명했다. 바깥에서 왕단영은 여전히 한씨 가문의 가사도우미였고, 문승은 결국 가사도우미의 아들이었다.문승은 웃기만 할 뿐 조금도 마음에 담아 두지 않는 듯했다.“존귀하신 고 대표님. 깨진 거울은 다시 붙여도 금이 남고,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잖아.” “나 같은 가사도우미 아들도 아는 걸, 왜 고 대표님은 우리 제수씨한테 차인지 이렇게 오래됐는데 아직도 몰라?”말을 마친 문승은 더 머물지 않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자리를 떠났다.태겸의 안색이 시퍼렇게 굳어졌다.‘한씨 가문에서 제대로 대접받지도 못하는 놈 따위에게 이런 모욕을 당하다니.’...해인은 차씨 가문에서 조문객이 올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생물학적 아버지를 바라보는 해인의 마음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처음 보는 낯선 사람을 마주한 듯했다.반면 차장섭의 마음은 복잡했다. 태어나서 한 번도 곁에서 키워 보지 못한 딸이었다. 출생을 지켜보지도 못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늘 해인을 떠올리고 있었다.해인은 예를 갖춰 조문 온 사람에게 고개를 숙였다.차장섭은 분향을 마친 뒤, 애틋한 눈으로 해인을 바라보았다.하지만 해인은 고개도 들지 않았고, 차장섭과 눈을 마주치지도 않았다.차장섭은 더 말하지 않았다. 잠시 뒤, 차장섭의 비서가 해인 쪽으로 다가와 작은 목
閱讀更多

제413화

차장섭은 말문이 막혔다.해인은 인사를 하고 그대로 돌아서서 나갔다.차장섭은 그런 해인의 모습에 깊은 무력감을 느꼈다.그는 줄곧 희정이 너무 제멋대로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해인은 희정보다 더 달래기 어려운 아이였다.지금의 차장섭은 어디를 가든 수많은 시선이 따라붙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장례식장에 오래 머물지 않았고, 곧 차에 올라 떠났다.차장섭은 며칠 뒤 해인의 마음이 조금 가라앉으면, 다시 기회를 찾아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 볼 생각이었다....“우리 아빠는요?”이른 아침 차장섭의 집무실에 찾아온 희정은, 차장섭이 보이지 않자 이상하게 여겼다.비서가 말했다.“시장님께서는 지인분 장례식에 참석하러 가셨습니다.”“장례식요? 누가 죽었는데요?”말을 끝낸 희정은 문득 뭔가를 떠올리면서 표정이 확 굳어졌다.주여진의 죽음은 비밀이 아니었다.‘아빠가... 설마 주여진을 조문하러 간 걸까?’차갑게 굳은 얼굴로 시장실을 나선 희정은 곧장 시청 청사 안뜰에 세워 둔 차에 올라탔다.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색 대형 의전 차량 한 대가 들어와 희정의 차 옆에 멈춰 섰다.차 문이 열리고, 차장섭이 내렸다.희정의 차는 선명한 붉은색이라 눈에 잘 띄었다. 희정의 생일에 차장섭이 선물해 준 차이기도 했다.그런데 차장섭은 바로 옆에 세워진 희정의 차를 보지 못했다.희정은 차 안에서 차장섭이 곁에 있던 비서에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해인이가 뭘 좋아하는지 알아봐. 좋은 걸로 골라서 네가 직접 보내고. 해인이가 받지 않으면... 더 귀찮게 하지 말고, 억지로 권하지도 마.”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청사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희정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아빠... 방금 정말 강해인을 만나러 갔어!’‘게다가 비서에게 강해인의 취향까지 알아보라고 했어!’‘...’지난 세월 동안 해인은 차장섭 곁에서 살지 않았기에, 두 사람 사이에는 교류도 쌓인 정도 없었다. 그런데도 차장섭의 마음 한구석에는 늘 해인이 있었던 것이다.그 사실을
閱讀更多

제414화

차를 한참이나 몰던 희정은, 사람 하나 지나갈 것 같지 않은 길가에 멈춰 세웠다.희정의 눈가는 붉게 물들어 있었고, 표정에는 억울함과 분노가 가득했다.‘주여진이 죽은 지 얼마나 됐다고...’‘강해인이 벌써 차씨 가문으로 돌아와 내 것을 빼앗으려 해? 어림도 없어.’‘차씨 가문의 유일한 딸은 나 차희정이야. 누구도 내 자리를 대신할 수 없어!’희정은 한참 동안 마음을 가라앉힌 뒤에야 핸드폰을 집어 들고 전화를 걸었다. 눈빛은 더없이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일은 성공했어?”수화기 너머에서 서진의 목소리가 들렸다.“거의 된 것 같아.”“다행이네.”희정은 입꼬리를 휘어 웃었다. 그제야 가슴에 맺힌 답답함이 조금은 풀리는 듯했다....장례가 끝난 뒤, 해인은 심한 감기에 걸렸다.머리가 깨질 듯 아팠지만, 임신 중이라 함부로 약을 먹을 수도 없었다. 해인은 침대에 누워서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해인이 집에서 혼자 지내다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이 된 권영자가 직접 해인을 한씨 가문 본가로 데려와 쉬게 했다.권영자는 자신의 곁을 오래 지킨 가사도우미를 붙여서, 해인 곁에서 하루 종일 떨어지지 않고 보살피게 했다. 해인이 먹는 음식도 따로 조리했고, 식사 전에는 가정의가 먼저 확인하게 했다.권영자의 태도는 한씨 가문 사람들에게 분명한 메시지였다.해인의 뱃속 아이는 한씨 가문에서 가장 귀하게 지켜야 할 존재였다. 작은 문제도 생기게 둘 수 없었고, 누구도 함부로 손댈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었다.왕단영과 천하솜은 속으로야 달갑지 않았지만, 유호의 보복이 두려웠다. 얼마 전 두 여자의 아들들이 유호에게 이미 ‘경고’를 받은 터였다.두 사람은 본래 한씨 가문에서 이름도 자리도 없는 처지였다. 뒤에서 불평을 늘어놓을 수는 있어도 겉으로 감히 티를 낼 수는 없었다.권영자는 침대에 누워 병색이 완연한 해인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팠다.“유호도 참... 귀국했으면 집에 와야지, 이게 무슨 막된 짓이야.”해인은 막 가까운 가족을 잃었다. 정신
閱讀更多

제415화

“시장 비서실 쪽 비서네.”권영자는 명함을 한 번 내려다본 뒤, 다시 해인을 돌아보았다.“해인아, 네가 아는 사람이니? 안으로 들이라고 할까?”해인의 출생에 얽힌 일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었다. 한씨 가문 사람들은 그 사정을 알지 못했다.해인의 눈빛은 담담했다. 조용한 목소리로 해인이 말했다.“모르는 사람이에요. 저 집에 없다고 전하고, 돌아가시라고 해주세요.”경비실 직원은 내려갔다. 잠시 뒤, 정갈하게 포장된 오미자편 몇 상자를 들고 다시 돌아왔다.“그분께서 떠나시기 전에 맡기고 가셨습니다. 작은 사모님께서 좋아하시는 거라며 꼭 전해 달라고 하셨습니다.”해인은 겉포장만 보고도 금세 알아차렸다. 어릴 적 자신이 가장 좋아하던 전통과자점의 오미자편이었다.우연일 리 없었다. 차장섭이 곁에 있는 사람에게 해인의 취향을 알아보게 한 게 분명했다.하지만 해인은 이제 고작 오미자편 몇 상자로 달랠 수 있는 어린아이가 아니었다.권영자는 오미자편 상자를 바라보며 마음속에 작은 의심을 품었다.해인은 시장 비서와 모르는 사이라고 했다. 그런데 상대는 해인이 가장 좋아한다는 과자를 들고 왔다.그 안에는 남들이 모르는 사정이 있는 게 분명했다.한씨 가문과 차씨 가문은 어느 정도 왕래가 있었다. 한씨 가문은 사업을 하는 집안라서, 정부 쪽 인사들과도 자연스럽게 부딪힐 일이 있었다.하지만 두 집안이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오히려 희정이 어릴 때부터 한씨 가문에 자주 드나들었다. 누가 봐도 유호에게 마음이 있는 모습이었다.권영자는 그런 희정을 좋게 보지 않았다. 희정의 집안 배경 때문에 유호가 시장 집안의 힘을 빌려 재계에서 자리를 잡았다는 말을 듣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한씨 가문은 그런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는 집안이었다.그래서 희정이 몇 번이나 은근하게 때로는 대놓고 권영자에게 두 사람을 이어 달라는 뜻을 보였지만, 권영자는 끝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권영자는 희정과 몇 차례 마주친 적이 있어서 희정의 성격도 조금은 알고 있
閱讀更多

제416화

해인은 잠시 멍해졌다.유호가 며칠 동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연락 한 번 없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주헌을 따돌리고, 몰래 차희정을 찾아간 거야?’해인의 미간이 깊게 좁아졌다.“내 남편 바꿔.”[싫은데? 내가 왜? 내가 네 심부름꾼인 줄 알아?]희정의 목소리는 몹시 기세등등했다.[강해인, 유호가 왜 네 양어머니 장례식에 안 갔는지 알아? 네가 엄마 잃고 미쳐 가고 있을 때, 유호는 나랑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거든. 하하...]해인은 입술을 살짝 벌렸다. 뭔가 말하려고 하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전화를 끊었다.희정은 해인이 이렇게 갑자기 전화를 끊을 줄 몰랐다.희정은 한창 우쭐해져 있었다. 전화 너머로 해인이 울부짖고, 고통에 무너져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듣고 싶었다. 그런데 해인의 반응이 이렇게까지 차분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희정은 가슴속에 뭔가 답답하게 걸린 듯했다. 삼킬 수도, 토해 낼 수도 없는 기분이었다. 분명 유리한 쪽은 희정 자신인데, 조금도 통쾌하지 않았다.희정은 재미없다는 듯 핸드폰을 옆으로 던져 버렸다.해인은 전화를 끊은 뒤, 까맣게 꺼진 핸드폰 화면을 잠시 동안 바라보았다. 이어 표정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유호가 희정과 함께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해인은 분명 화가 났다.하지만 해인은 곧 예전에 유호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유호는 해인한테 시간을 좀 주라고 당부했다.이 기간 동안 자신이 희정과 어떻게 보이든, 해인에게 믿지 말라고 강조했다.유호가 자신이 일을 다 처리하고 나면, 전부 솔직하게 해인한테 말해주겠다고 약속했다.희정보다 유호를 믿는 쪽을... 해인은 당연히 선택했다.해인은 마음속으로 스스로에게 말했다.‘쓸데없는 생각 하지 말자.’‘유호 씨를 만나면, 분명히 납득할 만한 설명을 다 해줄 거야.’...해인은 병원으로 갔다.주여진의 장례가 끝난 지 사흘이 지났다. 그동안 예철진은 계속 병을 핑계로 경찰 조사
閱讀更多

제417화

예철진은 차갑게 웃었다.“그동안 나한테서 챙겨 간 것도 적지 않으면서, 이제 일이 터지니까 나를 내쫓겠다? 세상에 그렇게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 “내가 아직 살아 있는데 벌써 내 회사를 나눠 가지려고 해? 꿈도 꾸지 마.”예철진이 이토록 조금도 물러서지 않자, 사람들도 더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세상의 관계란 거대한 이익의 사슬과도 같았다. 정말 의리와 정으로 버티는 사람은 드물었다.마른 체격의 키 큰 남자가 한쪽에 조용히 서 있던 태상을 힐끗 보았다. 남자의 눈이 번뜩였다.“태상아, 너도 네 아버지 좀 설득해 봐라.”태상이 입을 열기도 전에 예철진이 말을 끊었다.“예씨 집안 회사인데, 내 아들한테 나를 설득해서 너희한테 넘기라고?”“형님, 말씀을 그렇게 하시면 안 되죠. 형님이 살인범으로 확정되면 회사는 어차피 내리막길을 걷게 됩니다.” “형님이 감옥에 들어가고 나면, 태상이가 형님 대신 막대한 빚을 떠안게 될 수도 있습니다.”“맞습니다. 아드님은 명문대 출신에 원래 앞길이 창창한 사람 아닙니까? 살인범 아버지를 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불행한데, 나중에 형님 빚까지 갚아야 한다면, 참...”남자는 뒤의 말은 굳이 잇지 않았다.태상은 그동안 해외에서 연구를 해 왔다. 갑자기 귀국한 이유는 예철진이 태상을 후계자로 세우려고 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태상이 제대로 후계자가 되기도 전에 이런 일이 터지고 말았다.마른 체격의 키 큰 남자가 말했다.“형님, 오늘은 더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천천히 다시 생각해 보십시오.”고개를 돌리던 남자는 문밖에 한참 동안 말없이 서 있던 해인을 보았다. 곧 다른 사람들에게 눈짓을 보내자, 서로 눈치를 보았다. 해인이 찾아온 이상 좋은 일이 생길 리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사람들은 서둘러 병실을 빠져나갔다.“해인 씨...”태상이 멈칫하며 해인 쪽으로 걸어갔다.며칠 전 장례식 때, 태상은 조문을 하러 가서 향을 올리려고 했다. 그러나 경비원이 태상을 막아섰다. 위에서 지시가 내려왔다
閱讀更多

제418화

“해인아, 할 말이 있으면 나한테 해. 왜 내 아들 태상을 다치게 해!”예철진은 태상의 손가락이 이상하게 꺾인 것을 보았다. 손가락 뼈를 다친 게 분명해 보였다.부모 된 사람이라면, 어느 누가 자신의 자식을 망치고 싶겠는가?예철진의 눈에는 걱정이 가득했다.“태상아, 빨리 의사한테 가서 봐라. 지금 가면 다시 붙일 수 있을지도 몰라!”해인도 자신이 태상의 손을 찍게 될 줄은 몰랐다.태상이 스스로 예철진 앞을 막아선 것이었다.해인은 미간을 찌푸린 채 태상을 바라보았다. 태상은 힘없이 웃었다.“해인 씨, 이제 조금 진정이 되셨습니까? 일단 도끼부터 내려놓으세요. 해인 씨가 다치면 안 됩니다. 괜찮겠습니까?”태상은 먼저 해인이 다칠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그리고 멀쩡한 손을 뻗어 해인이 쥐고 있던 도끼를 잡으려고 했다.해인은 그제서야 손을 놓았다.태상은 비로소 안도하듯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급히 도끼를 아래로 던져 두고,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로 해인에게 말했다.“이제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저를 의사에게 데려다 주실 수 있습니까?”태상의 감정은 너무도 안정되어 있었다. 해인이 태상을 다치게 했는데도, 화를 내는 기색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갑작스럽고 어색한 부탁을 들은 사람처럼.“설마 저 혼자 의사를 찾아가라고 하시는 겁니까?”태상은 창백한 낯으로 웃었다. 눈빛은 맑게 빛났다.“그러면 제가 너무 불쌍하지 않습니까? 해인 씨가 미워하는 사람은 제 아버지지, 저는 아니잖습니까. 맞죠?”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는 이성을 잃고 충동적으로 움직이기 쉽다.태상은 해인이 예철진과 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해인이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서게 두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태상은 반드시 해인이 이 병실을 떠나는 것을 직접 자신의 눈으로 봐야 했다. 그래야 해인이 완전히 진정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무고한 사람까지 다치게 하고 싶지는 않았는지, 해인은 결국 태상과 함께 예철진의 병실을 나섰다.예
閱讀更多

제419화

주여진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죽은 사람은 내 남편이랑 두 아들이야. 예철진, 너 같은 인간은 마음이 없으니까 내 심정을 이해할 리 없지.”‘마음이 없다고?’‘마음이 없었다면, 난 네가 우리 집안 모두를 해치려 했다는 걸 알고도 목숨만은 살려 뒀겠어?’“여진아, 내가 너를 좋아했던 건 진심이야. 네가 나를 떠나지 않겠다고 한마디만 해. 그럼 지난 일은 다 묻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잘 살아 보자.”예철진은 그렇게 말하며 몸을 숙였다. 주여진의 이마에 입을 맞추려고 했다.주여진은 깨어난 지 오래되지 않았다. 안색은 창백했지만, 예철진의 말과 행동에 자극을 받은 탓인지 정신은 오히려 또렷해 보였다.주여진은 온몸의 힘을 끌어모아 예철진을 밀어냈다. 예철진의 손길이 역겹다는 듯, 예철진이 가까이 다가오자 참지 못하고 헛구역질까지 했다.예철진은 주여진의 눈빛에 어린 혐오와 경멸을 보았다. 예철진의 시선이 차갑게 가라앉았다.“그렇게 내가 싫어? 그럼 지난 10년 가까운 세월은 어떻게 나랑 살았어?”“코 막고 역겨운 거 참고 산 거지. 설마 사랑이라고 생각했어?”그 말에 자극받은 예철진이 주여진의 목을 움켜쥐었다. 다만 손바닥에는 힘이 제대로 들어가 있지 않았다. 위협에 가까웠다.“내가 너한테 어디가 부족했어? 네 전남편보다 내가 뭐가 못났는데? 너는 거의 10년이나 나를 속였어.”“넌 어디 하나 우리 그이보다 나은 데가 없어. 예철진, 너는 겁쟁이야. 할 수 있으면 날 죽여 봐. 힘을 줘! 내 목을 조르라고!”주여진은 일부러 예철진을 더 몰아붙였다.“나를 떠나지 못하게 하고 싶다며? 그럼 날 죽여서 예씨 집안 선산에 묻어. 아니면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너는 절대 편하게 못 살아!”“지난 세월 동안 내가 너한테 보인 건 전부 거짓이었어. 네 앞에 있을 때마다 나는 늘 생각했어. 넌 왜 아직도 죽지 않았을까 하고.”예철진은 끝내 이성을 잃고 손에 힘을 주었다.실수였다.예철진은 주여진의 몸이 그렇게까지 약해져 있을 줄
閱讀更多

제420화

해인은 태상을 데리고 정형외과 의사에게 갔다.의사가 태상의 손을 검사하는 동안, 해인은 옆에 선 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눈동자는 흐릿했고, 마음은 눈앞의 남자에게 전혀 가 있지 않은 듯했다.태상의 시선은 줄곧 해인의 창백한 얼굴에 머물렀다.며칠 보지 못했을 뿐인데, 해인은 훨씬 말라 보였다. 듣기로는 며칠 전에는 몸살까지 앓았다고 했다. 지금의 해인은 작은 바람에도 쓰러질 것처럼 약해 보였다.태상은 입술을 움직이면서, 몇 번이나 해인에게 무슨 말이라도 건네고 싶었다. 하지만 해인이 자신과 말을 섞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태상은 자조하듯 웃었다.그럴 만도 했다. 태상은 해인의 어머니를 죽인 원수의 아들이었다. 해인이 태상에게 험한 말을 퍼붓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두 집안 사이에는 이제 깊은 원한만 있다고 해도 과하지 않았다.검사를 마친 의사가 말했다.“골절입니다. 그래도 다행히 빨리 오셔서 뼈는 맞출 수 있습니다. 이후 일상생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겁니다. 다만...”의사는 태상의 직업이 외과 의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말을 단정적으로 끝내지는 않았다.“이후 재활까지 해 보고 판단해야겠습니다.”해인은 의사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그때 문득 뭔가를 떠올리자 해인의 속눈썹이 가볍게 떨렸다.‘이상해... 병실을 나올 때, 예철진의 상태가 어딘가 이상했어.’해인은 진료실 문을 열고 급히 밖으로 나갔다.“해인 씨?”태상은 순간 멈칫했다. 해인이 갑자기 자리를 떠날 줄은 몰랐다.그는 급히 뒤따라가려 했지만 뒤에서 의사의 목소리가 들렸다.“잠깐만요. 분쇄골절입니다. 환자분도 의사시니 이게 무슨 뜻인지 아시잖습니까?”“골든타임이 몇십 분밖에 안 됩니다. 지금 바로 맞추지 않으면, 앞으로 수술칼을 잡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그 말을 듣고 태상의 발걸음이 멈췄다.어떤 외과 의사든, 더는 수술칼을 잡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괴롭지 않을 수는 없었다.하지만 태상은 곧 감정을
閱讀更多
上一章
1
...
4041424344
...
57
掃碼在 APP 閱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