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나의 장례는 너무도 초라했다.최수나의 사망 소식을 들은 한원랑은 적잖이 놀란 눈치였지만, 그 반응도 오래가지 않았다. 경매장에서 곧장 병원으로 온 한원랑은 최수나를 한 번 훑어보고는, 짧게 한숨을 내쉰 뒤 김 집사에게 최수나의 뒤처리를 서둘러 끝내라고 지시했다.최수나는 줄곧 한씨 가문에서 이름도 지위도 없는 사람이었다.그래서 한원랑은 최수나를 한씨 가문 선산에 묻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한때 거의 10년 가까이 곁에 두고 아꼈던 여자가 땅에 묻히는 날에도 한원랑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이른 아침 병원으로 달려갔던 해인은, 그제야 최수나가 이미 밤사이 김 집사의 손에 이끌려 장지로 떠났다는 걸 알게 됐다.고작 하룻밤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최수나는 어느새 한 줌 재가 되어 흙 속에 묻혀 있었다.차가운 묘지를 바라보는 해인의 눈에서는 비처럼 눈물이 쏟아졌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숨 쉬고 웃고 말하던 사람이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동시에 해인은 한원랑의 매정함이 사무치게 원망스러웠다. 결국 한원랑에게 최수나는 죽은 아내가 그리울 때, 기억을 붙들어 두는 그림자에 지나지 않았던 셈이었다.한씨 가문의 태도는 너무도 선명했다.최수나의 넋 앞에 향 한 자루 올리러 오는 사람조차 없었다.해인은 가지고 온 향과 초에 불을 붙였다.최수나의 영전에 향 세 자루를 가지런히 꽂은 뒤, 동현이 예전에 몸에 지니고 다니던 반쪽 펜던트도 묘 앞에 함께 내려놓았다.최수나가 원래 가지고 있던 반쪽과 마침내 맞물리자, 둘은 비로소 하나의 온전한 펜던트가 되었다.묘원을 나서면서, 해인은 온몸의 기운이 모조리 빠져나간 사람처럼 휘청거렸다.해인은 코끝을 한 번 훔친 뒤, 주여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엄마, 잠깐 뵐 수 있으세요?”주여진은 아마 부엌에 있었던 모양이었다.전화기 너머로 환풍기 돌아가는 소리와 음식을 만드는 소리가 함께 들려왔다. 가스렌지 불을 끈 주여진이 손끝에 묻은 물기를 행주로 닦으면서 물었다.[이쪽에 와서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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