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정은 서둘러 건훈을 밀어냈다.“이제 그만해. 서진이 곧 돌아올 거야.”빨리 집으로 돌아가서 씻고 몸에 남은 흔적을 처리해야 했다. 오늘 밤 서진이 자신에게 손대지 못하도록 핑계도 마련해야 했다.불륜을 들키면 희정도 천씨 집안에 더는 머물 수 없었다.건훈은 대수롭지 않게 웃었다.“쫄기는. 알았어, 가. 앞으로 기회는 많으니까. 형수님, 다음에도 또 놀러 와.”건훈은 희정의 엉덩이를 세게 한 번 때렸다.‘형수님’이라는 호칭에 희정의 얼굴이 붉어졌다.침대에서도 건훈은 몇 번이나 같은 호칭을 불렀다. 몰래 관계를 맺는 데서 오는 자극을 즐기는 듯했다.희정은 맨발로 침대에서 내려왔다.그제야 건훈이 자신의 옷을 가운데부터 두 동강 내서 다시 입을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개를 돌린 희정이 건훈을 매섭게 노려봤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서 건훈의 옷장에서 흰 셔츠 한 장을 꺼내 몸에 걸쳤다.하의는 아무것도 입지 못했지만 셔츠가 충분히 길어서 몸이 드러나지는 않았다.단지 가장 안쪽에 자리한 이곳에는 이 두 채의 집만 있어서, 평소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이 모습으로 나가도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을 것 같았다.건훈의 집 문을 조심스럽게 연 희정은 마치 죄를 지은 사람처럼 주변을 살피며 옆 집으로 돌아갔다.지문으로 잠금을 풀고 문을 열려는데, 뒤에서 믿을 수 없다는 차장섭의 목소리가 들렸다.“희정아, 너... 어디에서 나온 거야?”차장섭은 희정의 신혼집에서 멀지 않은 벤치에 계속 앉아 있었다. 희정이 건훈의 집에서 수상한 모습으로 나온 뒤 몰래 제 집 문을 여는 광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다.누가 보더라도 희정이 방금 떳떳하지 못한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는 모습이었다.차장섭의 목소리를 듣자 곧바로 희정의 몸이 굳어지면서, 등줄기를 따라 식은땀이 솟았다.몸을 돌리자 분노로 가득한 차장섭의 눈이 보였다.“아빠, 왜 여기 왔어?”희정은 남자 셔츠 한 장만 걸쳐 하얀 허벅지를 모두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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