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수희의 결정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희정은 도수희에게 너무 차갑게 굴었다. 아픈 몸을 이끌고 결혼식까지 찾아가서 직접 면사포를 씌워 주려고 했는데, 고마워하기는커녕 수많은 하객 앞에서 도수희를 내쫓았다.도수희가 아무리 정성을 쏟아도 희정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산을 일부 남겨 줘도 감사하다는 말은커녕 쓸데없이 참견한다고 여길 사람이었다....다음 날 아침, 해인이 아직 잠든 사이 도수희가 먼저 눈을 떴다.이상하게도 눈을 뜬 뒤 몇 번이나 차장섭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메시지를 보내도 답이 없었다. ‘아침부터 급한 공무라도 생긴 건가?’‘하지만 무슨 일이기에 아침 6시부터 연락 한 번 할 틈도 없을까?’도수희는 좀 불안해졌다.30분쯤 지난 뒤 해인이 눈을 떴다.간호사가 들어와 도수희에게 수액을 연결했다. 해인이 깨어난 걸 본 도수희가 물었다. “어젯밤에 내가 코 골아서 시끄럽지 않았어?”잠을 푹 잔 해인이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네 아빠 어디 갔는지 알아? 왜 전화를 안 받지? 설마 내 핸드폰이 잘못된 건가?”도수희는 핸드폰을 해인에게 내밀며 봐 달라고 했다.해인의 눈빛이 조금 어두워졌다.차장섭과 도수희의 금실이 좋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겨우 반나절 떨어져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찾을 줄은 몰랐다.“핸드폰은 괜찮아요. 전화를 못 받으신 건 아마 일이 있어서 바쁜가 봐요.”해인은 일단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끌 수밖에 없었다.도수희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크게 의심하지는 않았다. 어젯밤 일은 그저 꿈일 뿐이었다.차장섭은 매일 업무를 마치면 병원에 들렀고, 일이 한가한 날에는 중간중간 전화도 했다.저녁이면 남편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에 도수희는 조급해하지 않았다.그래서 간병인에게 TV를 켜 달라고 했다. 병원에 있는 동안 대부분 TV를 보며 시간을 보냈고, 제대로 보지 않더라도 소리라도 들려야 덜 적적했다.해인이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일부러 말했다. “TV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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