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이 18살이 되던 해, 그렇게 오래 억눌러 온 마음은 더는 감출 수 없을 만큼 커져 있었다.결국 해인의 성년을 축하하는 날, 태겸은 처음으로 정식 고백을 했다. 그날을 위해 수없이 준비했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해인이라는 사실을 세상 모두가 알았으면 싶었다. 외곽의 대형 정원까지 통째로 빌려서 해인을 위해 꽃을 가득 피워 놓았다.지금 온 도시를 향해 해인과 결혼한다고 알리는 유호처럼.한때 분명 자신의 곁에 있었던 사람인데, 이제 태겸은 완전히 잃었다.거의 반년 만에 보는 해인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예전에는 여리고 약한 인상이 강했지만, 지금은 눈매와 표정에 자신감과 단단함이 묻어났다.여전히 같은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다만 어느새 누군가에게 기대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힘으로 서는 여자로 성장해 있었다.최근 해인 주변에서 벌어진 일은 태겸도 모두 알고 있었다.전에 태겸이 YD그룹을 대신 관리했을 때부터, 오기홍이 상대하기 까다로운 인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공장 운영의 기반을 흔들고 싶지 않아서 태겸은 어느 정도 모른 척 넘어갔다. 그룹 전체로 보면, 오기홍 같은 사람 하나 때문에 굳이 건드려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그런데 해인은 YD그룹을 정식으로 맡자마자 오기홍부터 손을 댔다. 애매하게 건드린 것도 아니었다. 가장 치명적인 약점을 정확히 겨냥해서 단번에 무너뜨렸다.결국 해인은 해냈다. 태겸조차 함부로 건드리지 못했던 사람을 상대로, 냉정하게 허점을 찾아 승부를 끝냈다.지금의 해인은 태겸이 낯설게 느낄 정도로 성장해 있었다. 얼굴도 사람도 그대로인데, 일을 처리하는 방식은 훨씬 성숙하고 단호하게 변했다. 어쩌면 자신보다도 나았다.그런 변화의 곁을 지켜주고, 해인이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함께 걸어온 사람은... 바로 유호였다.태겸의 마음은 복잡했다. 인정하기 싫어도 눈앞의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배우자로서 유호는 자신보다 훨씬 더 해인에게 잘해 주는 사람이었다.신호가 녹색으로 바뀐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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