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아가 한참 대답을 하지 못하자 대현이 다시 말했다. [아직 결정 못 했어도 괜찮아. 충분히 생각한 끝에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해도, 난 사실 네가 낳았으면 좋겠지만 네 결정을 존중할게.] [병원에 갈 때도, 네 몸이 힘들 때도 내가 계속 옆에 있을 거야.][네가 어떤 결정을 해도 내 마음은 안 변해. 우리 그냥 잘 만나자. 너도 천천히 나를 더 겪어봐.]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되면 그때 결혼하고, 나중에 아이도 다시 생각하면 돼.][딱 하나는 싫어. 임신했다는 이유로 네가 나랑 헤어지는 건 안 돼. 우리 계속 같이 지내면서, 문제가 생기면 둘이 이야기해서 가장 나은 방법을 찾자.]옆에서 듣고 있던 해인은 대현에게 박수라도 쳐 주고 싶은 마음이었다.말 하나하나가 빠짐없이 승아를 존중하고 있었다.평소에는 그렇게 가벼워 보이더니 정작 중요한 데서는 생각이 분명했다.‘유호 씨랑 오래 어울린 친구인데, 사람 마음을 막 다루는 타입일 리는 없지.’해인도 승아를 대신해 마음을 놓았다. 그리고 승아가 적어도 며칠은 고민할 줄 알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승아가 말했다. “그래, 나 첫 번째로 할래. 우리 혼인신고하고 결혼하자.”그 말을 듣고 대현만 놀란 게 아니었다. 승아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던 해인도 눈을 크게 떴다.대현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다. [진짜 다 생각한 거야?]승아는 늘 털털했고 결혼 이야기만 나오면 질색하는 편이었다. 대현도 승아가 이런 생각을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태도가 너무 크게 바뀌어서 오히려 현실감이 없을 정도였다.승아가 조용히 대답했다. “응. 생각 다 했어.”통화를 끝낸 해인이 승아의 팔을 끼며 웃었다. “야, 너도 이렇게 빨리 결혼하는 거야?”승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부모님도 계속 결혼하라고 하잖아. 원래는 대현 씨가 좀 못 미더웠는데, 방금 얘기하는 거 들으니까 생각보다 어른스럽더라. 우리 둘, 한번 해 봐도 될 것 같아.”게다가 대현의 집안 형편은 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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