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을 내려가는 유호의 뒷모습을 보던 대현은 뒤늦게 뭔가를 깨달았다.“야, 한유호! 설마 제수씨가 나 칭찬해서 질투한 거야? 근데 너 어디 가!”유호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내 아내도 갔는데 내가 남자들끼리 앉아서 뭐 하겠냐? 나도 간다.”유호가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던 대현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유호가 해인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는 이런 데서도 드러났다. 해인이 다른 남자를 칭찬했다는 말만 들어도 바로 질투할 정도였다.이쪽은 웃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어두운 곳에 숨어 있던 한 쌍의 눈은 싸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남자의 눈에는 광기 어린 기색이 번뜩였다. 눈앞의 장면은 보기 좋고 행복해 보였다. 그래서 더 처참하게 망가뜨리고 싶었다....해인이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때 유호가 다가왔다.조수석 문을 연 유호가 몸을 숙이면서 앉았다. “여보, 오늘은 멋진 대표님이 운전해 주는 차 한번 타 보자.”업무상 운전할 일이 많아진 해인은 얼마 전 막 운전면허를 땄다.아버지와 두 오빠 모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탓에 해인은 운전 자체를 본능적으로 꺼렸다.하지만 일을 하려면 꼭 필요한 능력이었다. 유호는 일부러 보름 정도 일정을 비우고, 해인 옆에 붙어서 처음부터 하나씩 운전을 가르쳐 줬다.해인이 운전을 배우기 시작한 첫날부터 유호는 늘 곁에 있었다.유호가 말없이 지지해 주지 않았다면, 해인은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했을 가능성이 컸다.운전대를 잡기만 하면 오래전 사고 현장에서 피투성이가 된 아버지와 오빠들을 봤던 기억이 자꾸 떠올랐기 때문이다.다행히 지금은 그 두려움을 거의 이겨 냈고, 사흘 전에는 정식으로 운전면허까지 받았다.해인이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전벨트 매.”유호가 입꼬리를 올렸다. “알았어.”차는 도로 위를 안정적으로 달렸다. 해인의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옆자리에서 유호가 뜨거운 눈으로 자신을 계속 바라보는 건 느낄 수 있었다.해인이 의아하게 물었다. “왜? 내 얼굴에 뭐 묻었어?”유호가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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