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가 목소리를 낮췄다. [한 대표님, 저는 강해인 씨가 아니라 수아예요. 전화를 잘못 거셨어요.]수화기 너머가 잠깐 조용해졌다. 유호의 취기도 조금은 가신 듯했다.방금 전 해인으로 착각했을 때와는 딴판이었다. 유호의 말투가 금세 차가워졌다. “아, 너였어?”그 짧은 한마디에 수아의 마음은 날카롭게 베인 듯한 기분이었다.그때 전화 너머에서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유호야, 제수씨랑 통화 중이냐? 얼른 나오라고 해. 우리는 다 파트너 데려왔는데 너만 혼자잖아.” “너희는 결혼한 지 얼마 안 됐으면 지금쯤 붙어 다녀도 모자랄 판에, 혹시 싸웠냐?”유호가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대면서 대꾸했다. “우리 와이프는 바빠. 시간 없어.”“야, 그래도 너무하네. 요즘 누가 옛날처럼 남자는 바깥일, 여자는 집안일 따지겠냐마는, 아무리 일이 바빠도 신혼인 남편을 이렇게 혼자 두면 안 되는 거 아니냐? 결혼식 올린 지도 얼마 안 됐잖아.”유호는 굳이 반박하지 않았다.수아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취한 유호가 조금 전 자신에게 했던 말을 떠올리고, 저도 모르게 허리를 곧게 세웠다. [한 대표님, 듣고 계세요?]“응.”유호가 나지막하게 대답했다.술기운이 섞인 목소리가 지나치게 매력적이라 수아는 저도 모르게 가슴을 눌렀다.아까 그 남자가 다시 말했다. “유호야, 내가 여자 한 명 불러 줄까? 이제 게임할 건데 너희 쪽만 한 명 비잖아. 이러다 우리가 이겨도 불공평하겠다.”“됐어.” 유호가 단호하게 잘랐다.“어? 제수씨는 바쁘다면서 그럼 누구랑 통화하는 건데? 유호야, 설마 밖에 따로 여자가 생긴 거야?”“생겨도 이상할 건 없지. 유호가 누군데 이렇게 찬밥 취급을 받아? 제수씨가 복에 겨운 거지.”“그럼 통화하는 여자를 오늘 네 파트너로 부르든가. 걱정 마. 우리 아무도 제수씨한테 말 안 해.”그 말을 듣자 수아의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빨라졌다. 유호가 친구들에게 뭐라고 대답할지 기대까지 됐다.유호가 어울리는 사람들은 수아가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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