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는 이 일에 대해서 더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게 분명했다.한숙미는 실망한 눈으로 수아를 바라봤다. “수아야, 네가 어떻게 이렇게 됐니...”한숙미는 자신이 아파 입원해 있는 동안, 수아가 사람을 죽이는 일에까지 가담했을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그런데 수아에게는 잘못을 뉘우치는 기색조차 없었다. 사람 목숨을 별것 아닌 일처럼 여기는 태도였다.살아 있던 한 사람의 목숨이었다. 그런데 수아는 생명에 대한 두려움도 죄책감도 전혀 없는 걸까?한숙미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깊은 실망이 한숙미의 마음을 채웠다. 놀라고 가슴이 무너진 뒤에는 혼란까지 밀려왔다. “수아야,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변한 거니? 내가 잘못 키운 걸까? 내가 너무 오냐오냐했나 봐... 그래서 네가 이렇게 아무것도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이 된 거야?”수아가 짜증스럽게 한숙미를 바라보며 드물게 변명했다. “내가 죽인 거 아니야! 나도 속았어!”그 일을 떠올리자 수아의 짜증이 더 거세졌다. “나도 당한 거야. 그 늙은이가 날 이용했다고! 그 인간도 일처리를 왜 그렇게 못해? 경찰에 단서나 흘리고!” “자살로 위장도 하나 제대로 못 해? 괜히 나까지 이렇게 큰일에 끌어들이고!”한숙미는 수아의 변명만 듣다가 눈을 감았다.‘너무 무서워.'상황이 이렇게까지 됐는데도 수아는 잘못을 뉘우치는 마음이 조금도 없었다.눈앞의 수아는 이제 어린 시절의 그 착하고 철들었던 아이가 아니었다. 한숙미가 하루 종일 돌봐 주고 밤에 동화책까지 읽어 준 날이면, ‘엄마, 오늘도 고생했어’라고 말하던 그 아이와 너무 달라져 있었다.수아는 제멋대로고 이기적인 데다가, 다른 사람의 아픔을 조금도 헤아리지 못하는 파렴치한 인간이 되어 버렸다.눈물 한 방울이 한숙미의 뺨을 타고 흘렀다. 다시 눈을 뜬 한숙미가 유호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한 대표님.”수아는 기대에 찬 눈으로 한숙미를 바라봤다. 역시 한숙미가 친딸을 정말 감옥에 보내도록 내버려 두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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