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점에 정도원이 굳이 파티에 참석하려 한다면, 이해리로서는 절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지난번 정도원이 주다정의 뺨을 때린 일에 대해서도 아직 제대로 대가를 치르게 하지 못했다.이해리는 즉시 생각을 바꿔 협력사 측에 연락해 이번 크루즈 파티에 참석하겠다고 답했다.그날 밤, 이해리는 검은색 드레스 차림으로 크루즈 만찬에 참석했다.하이힐을 신고 갑판에 막 올라섰을 때, 마침 멀지 않은 곳에서 정도원을 발견했다.결국 정도원은 어떻게든 수를 써서 행사장에 들어온 모양이었다.말끔한 정장을 차려입고 있었지만, 어딘가 아첨하고 비위를 맞추려는 분위기가 늘 배어 있었다.회사에 문제가 생긴 뒤로 그는 업계 내 입지가 크게 추락했다.예전 같으면 이런 자리에서 사람들이 오히려 그에게 협력을 부탁했겠지만, 지금은 돈까지 써 가며 줄을 대야 겨우 들어올 수 있는 처지였다.정도원은 한 투자자와 열심히 협력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우리 예전에도 얘기 나눈 적 있었잖아요. 그때도 협력하기로 했었고요...”“중간에 일이 생겨서 미뤄졌을 뿐인데 그 제안을 다시 살려 볼 수 없을까요?”정도원이 열정적으로 설명하던 바로 그때,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그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이해리를 발견했다. 게다가 그녀는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사실 조금 전부터 이해리는 정도원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가 여기저기 투자자들에게 굽실거리며 접근하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비웃음을 참고 있었다.이해리는 태연하게 다가와 정도원을 바라보며 일부러 놀란 척했다.“어머, 네가 왜 여기 있어? 내가 알기로 이번 파티 초대 명단에는 네 이름이 없던데?”원래 이해리는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정도원을 망신 주는 성격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정말 참을 수 없었다.특히 정도원이 이유도 제대로 따지지 않은 채 인재를 빼가려 하고, 심지어 주다정의 뺨까지 때렸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더욱 그랬다.이해리는 미소를 공손하게 지은 채 전혀 사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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