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의 사람들을 훑어본 그녀가 차갑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여러분은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전혀 없나요? 남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다 믿는 겁니까?”그때 뒤쪽에서 소란스러운 기척이 들렸다. 이해리는 에드워드를 만나러 함께 왔던 학생들이 따라 나온 것임을 알았다.에드워드에게 이해리는 믿을 수 있는 제자였고, 후배들에게는 책임감 있는 선배였다. 그러니 언론 앞에서 그녀는 같은 연구실 사람들을 반드시 보호해야 했다.원래 기자들의 질문을 무시하고 떠나려 했던 이해리는 후배들을 위해 가장 윗선배다운 태도로 당당히 자리를 지켰다.사실 연구실 사람들을 데리고 귀국할 때부터 수많은 의심을 받았고, 모두가 이해리의 결정을 지지한 것도 아니었다. 지금 기자들 앞은 자신의 권위를 확실히 세울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였다.기자들은 미처 반응하지 못한 채 이해리를 바라보다 서로 얼굴을 마주 봤다.이해리가 진지하게 말했다.“제가 해외에서 무엇을 겪었고 이 연구실을 위해 무엇을 희생했는지는 조금도 관심이 없군요. 남의 말만 듣고 이 모든 일이 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면 묻겠습니다. 연구실이 해외에서 잘 운영되고 있었는데, 제가 왜 굳이 국내로 옮겼을까요?”말을 마친 이해리는 차가운 시선으로 사람들을 훑었다. 뒤따라온 학생들도 그녀의 말을 들으며 서로를 바라봤다.대부분은 그 이유를 알고 있었지만, 선배가 기자들에게 말하는 내용을 듣자 마음속에 작은 의문이 떠올랐다.‘우리가 귀국한 이유가 정말 이해리의 설명처럼 단순한 것일까? 아니면 이해리가 우리에게 다른 중요한 사실을 숨긴 것일까?’사람들이 의심하는 사이 이해리는 기자들을 향해 거침없이 말을 이었다.“우선 국내에서 조성 중인 제 연구 단지는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출 예정입니다. 해외 보도처럼 수준이 떨어지는 곳이 아니에요. 이번에 연구실을 옮긴 것도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입니다.”이해리는 단지 조성 계획뿐 아니라 관련 실험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곧 기자들은 해외의 실시간 검색어가 단순한 여론몰이였다는 사실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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