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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Chapter 571 - Chapter 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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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화

정지안은 이 웃음거리를 세상 사람들 모두가 알 수 있도록 더 비참하고 우스꽝스럽게 만들 작정이었다.이해리는 한동안 댓글을 보다가 금세 흥미를 잃고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반면, 집으로 돌아온 정도원의 기분은 최악이었다.정지안이 판을 짠 덕분에 이 망신스러운 사건은 온 인터넷에 퍼져 나갔다.특히 윤유나라는 이름까지 대중에 낱낱이 파헤쳐지면서, 두 사람은 그야말로 한배를 탄 사이가 되어 함께 추락하고 있었다.정도원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면 윤유나 역시 무사할 리 없었다.경찰서에서 막 돌아온 정도원은 안 그래도 짜증이 잔뜩 난 상태였다.그런데 집에 들어서자 윤유나가 달려들었다.“정도원, 말해 봐. 왜 이해리 실험실 밖에서 그렇게 수상하게 서성거렸어? 게다가 이해리랑 닮은 여자까지 따라갔다며.”윤유나는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그녀는 정도원의 옷깃을 움켜쥐었다.“말해. 너 아직도 이해리 못 잊은 거지.”정도원 역시 속에 화가 잔뜩 쌓여 있었다.경찰서에서 막 돌아와 쉬지도 못했는데 윤유나의 고함부터 맞닥뜨리자 인내심이 바닥났다.그는 짜증스럽게 윤유나를 노려봤다.“뭐 하는 거야? 나 지금 막 경찰서에서 나왔어. 꼭 지금 이 얘기를 해야겠어?”윤유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지금 이 얘기를 해야겠냐고 물었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왜 나한테 숨겨? 며칠 전에 우리 약속했잖아. 이해리한테 딱 한 번만 더 복수하고 나면 아무도 우리를 모르는 데로 가서 살기로.”그 순간 윤유나가 정도원에게 품었던 마지막 기대마저 산산조각 났다.그녀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주먹으로 정도원의 몸을 마구 두드렸다.처음에 정도원은 상대하지 않으려 했다.겨우 돌아왔으니 빨리 쉬고 싶었을 뿐이었다.하지만 윤유나는 끝까지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그녀의 끝없는 히스테리에 정도원 역시 폭발했다.그는 손을 높이 치켜들더니 그대로 윤유나의 뺨을 후려쳤다.정도원은 전혀 힘을 빼지 않고 내리쳤다. 윤유나의 얼굴이 세게 옆으로 돌아갔다.볼을 감싸 쥐고 돌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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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이해리는 짐짓 뒤로 물러나며 웃었지만, 정지안의 눈빛이 순식간에 짙어지는 것을 보고 흠칫했다. 오늘 밤도 평범하게 넘어가긴 글렀다는 직감이 들었다.정지안이 한 걸음씩 다가왔다. 조금 전의 질투와 불만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이해리를 향한 노골적인 욕망만이 그의 눈동자에 가득했다.이해리가 다급히 외쳤다.“아참, 오늘 고양이 밥을 아직 안 줬어요. 내가 가서...”하지만 정지안은 이미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걱정하지 마. 너부터 챙겨 줄게.”말과 함께 뜨거운 입맞춤이 쏟아졌다. 이해리는 피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그녀는 손을 남자의 등 뒤로 천천히 옮겨 상처 난 부위를 더듬었다.“등은 이제 괜찮아요?”잠시 입술이 떨어진 틈을 타 이해리가 물었다.정지안은 잠깐 멈칫하더니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그 웃음에 이해리가 발끈했다.“왜 그러세요? 대답 한마디 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요?”“아직 등이 아팠으면 내가 지금 이러고 있겠어?”그 말을 마치자 정지안의 움직임은 오히려 더 거칠어졌다.이해리는 그제야 자신이 쓸모없는 질문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그날 그렇게 차갑게 거절했던 사람이, 상처가 쑤셨다면 오늘 같은 행동을 할 리가 없으니까.긴 밤이 끝나고 녹초가 된 이해리는 정지안의 품에 안겨 욕실로 향했다. 정지안의 손길은 아주 부드러웠다.너무 편안해서 이해리는 금방이라도 잠들 것 같았다.그러다 욕조 안에 앉혀지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남자의 기척을 느낀 이해리가 눈을 번쩍 떴다.“뭐 하세요?”‘조금 전에 이미 몇 번이나 했는데 또?’정지안의 움직임에는 질투와 불안이 섞여 있었다.이해리도 그의 마음을 알기에 맞춰주려 했지만 지금은 정말 한계였다.그러나 정지안은 귓가에 노골적인 말을 속삭이며 그녀를 몰아붙였다.이해리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그만 해요. 벌써 몇 번이나...”하지만 정지안의 큰 손은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붙잡았다.그는 이해리의 몸을 돌려 자신의 품에 가뒀다.정지안은 낮은 목소리로 달래듯 속삭이며 이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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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이해리는 눈앞의 여자를 담담히 살폈다.윤유나의 뺨에 남은 손자국과 팔에 난 상처들을 보면 가정폭력을 당한 게 분명했다.이해리는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가 먼저 물었다.“이거 다 정도원이 그런 거야?”윤유나는 대답하기 싫다는 듯 얼굴을 돌렸으나 몸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그 반응만으로도 이해리는 답을 알 수 있었다.그래도 정도원이 윤유나에게까지 손을 댈 줄은 몰랐다.예전에 있었던 일들이 떠오르자 이해리는 저도 모르게 마음 한구석에 연민이 생겼다.“굳이 정도원 옆에서 계속 버틸 필요 없어. 정도원은 믿을 만한 남자가 아니야. 그렇게 오래 옆에 있었는데도 유나 씨는 아직 원하는 걸 얻지 못했잖아. 그런데도 미련이 남았어?”이것이 이해리가 윤유나에게 베풀 수 있는 최대한의 선의였다.하지만 윤유나는 고개를 들어 이해리를 바라보며 마치 자신 앞에서 우쭐대는 사람을 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충고해? 내가 지금 이렇게 된 건 다 네 탓이야.”“그때 해리 씨가 끝까지 도원 씨하고 이혼을 안 하겠다고 버티지만 않았어도, 해리 씨가 계속 나를 괴롭히지만 않았어도 내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됐겠어.”처음 윤유나는 이해리 대신 옆에 둔 대체품에 불과했다.그때만 해도 정도원은 분명 자신을 좋아했다. 만약 이해리가 일부러 시간을 끌며 정도원과 이혼하지 않았더라면...윤유나는 자신이 겪은 모든 불행을 이해리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이해리는 어이가 없어 눈이 휘둥그레졌다.“내가 지금 잘난 척하려고 이렇게 말하는 줄 알아?”“아니면 뭔데? 해리 씨가 그렇게 착한 사람일 리가 없잖아.”윤유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자기 뺨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예전에 내가 정도원 옆에 있을 때는 죽어라 우리를 괴롭혔잖아. 그때는 왜 이런 말을 안 했는데? 지금은 내가 너보다 못살고 내가 행복해지지 못했으니까 네가 우월감 느끼면서 훈계하는 거잖아.”윤유나의 마음은 이미 완전히 뒤틀려 있었다.그 말을 듣고 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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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윤유나는 통화하면서도 멀어지는 쪽을 한번 바라봤다.이해리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윤유나는 자신의 계획이 곧 성공할 거라 확신했다.그녀는 몸을 돌려 전화기 너머의 남자에게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난 그냥 당신 일에 대해 조금 물어본 것뿐인데 그것 때문에 날 피한 거예요? 그럴 줄 알았으면 아예 안 물어봤죠.”전화기 너머의 남자는 줄곧 연구실과 학교만 오가던 사람이었다. 이번에 이해리의 실험실을 따라 귀국했지만 여태껏 연애 경험은 거의 없었다.윤유나가 몇 마디 다정하게 떠보자 금세 경계심을 풀고 이런저런 일을 털어놓았다.이해리가 뭔가 준비하고 있다는 걸 알아낸 윤유나는 전화를 끊고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오늘 이해리가 자신 앞에서 잘난 척한 것에 복수할 절호의 기회였다.윤유나는 휴대폰을 넣은 뒤 다시 머릿속으로 계획을 굴렸고 마침내 꽤 괜찮은 방법을 하나 떠올렸다.3일 뒤.이해리는 갑작스러운 소식을 들었다.며칠 전부터 해외 쪽 사람들이 국내로 들어와 실험실 직원들에게 갖은 회유와 협박을 하며 해외로 돌아오라고 압박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그런데 이 정보가 대체 어디서 새어 나간 걸까?소식을 들은 이해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그들은 이미 국내로 돌아온 지 꽤 됐다.정부 역시 이해리에게 관련 문제는 도와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이해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누가 정보를 넘겼는지 알아?”주세훈은 고개를 저었다.“저도 이런 움직임이 있는 걸 알아채고 바로 선배한테 온 거예요. 누군지는 아직 모르겠어요.”사실 주세훈은 전에 한 동료를 의심한 적이 있었다.하지만 최근에는 그 사람이 얌전히 지내고 있었기에 함부로 범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었다.그런데 이해리가 난처해하는 모습을 보자 주세훈이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선배, 제가 전에 말했던 거 기억나요?”이해리는 지금 해외 당국의 움직임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했다.그들이 화가 난 이유는 실험실 인원이 통째로 빠져나왔기 때문이었다.처음에는 장비를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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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어제까지만 해도 주세훈은 자신이 좀 더 알아본 후 오늘 결과를 알려 주겠다고 했다.그런데 오늘은 연락조차 되지 않았다.이해리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설마 세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직접 확인하러 가고 싶었지만 어디로 연락해야 할지도 막막했다.그때 사무실 문이 벌컥 열렸다.후배 한 명이 다급한 얼굴로 뛰어 들어왔다.“선배, 큰일 났어요. 세훈 선배가 그 사람들한테 강제로 끌려간 것 같아요.”“그 사람들이라니? 설마 해외에서 따라온 사람들이야?”이해리는 책상을 짚고 벌떡 일어섰다. 역시 말로 설득할 수 없다는 걸 깨닫자 강제로 데려가려는 것이었다.이해리는 억지로 정신을 가다듬었다.“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그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주세훈이었다.전화를 받자 건너편에서는 온갖 소음이 들렸다.“선배, 이 사람들이 억지로 저를 데리고 가려고 해요.”현장은 몹시 혼란스러웠고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렸다.‘정말 강제로 밀어붙이겠다는 건가?’이해리가 가만있을 리 없었다.“너희는 일단 최대한 같이 붙어 있으며 시간부터 끌어. 내가 지금 바로 갈게.”자신이 데리고 돌아온 후배들이었다. 어떻게든 책임져야 했다.전화를 끊은 이해리는 다른 사람에게 말했다.“넌 먼저 돌아가서 애들을 진정시켜. 오늘은 일단 쉬게 하고. 실험실에 무슨 움직임이 있으면 바로 나한테 알려 줘.”말을 마친 이해리는 정지안에게 전화를 걸면서 공항으로 향했다.그녀는 정지안과 함께 상황을 수습하러 가려 했다. 소식을 들은 정지안은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엑셀을 끝까지 밟으며 제일 빠른 속도로 공항을 향해 달렸다.차 안에서도 이해리는 불안한 마음을 누르지 못하고 국내 관련 부처에 전화를 걸었다.“이번엔 일이 너무 커졌어요. 저는 이미 여러분과 협력하기로 약속했어요. 그렇다면 이번에는 여러분께서 저희를 지켜 주셔야 합니다.”이해리는 최대한 침착하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설명했다.갑자기 이런 일이 터져 관련 부처에도 부담이 된다는 건 알고 있었다.원래라면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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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이해리는 생각에 잠겨 자기 손가락만 내려다보았다.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오늘 일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었다.정지안은 오히려 이렇게까지 침착한 이해리가 신기한 듯 바라봤다.이해리는 씁쓸하게 웃었다.“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사실은 정말 아무 생각이 안 나요. 어떻게 해야 할지...”달리 뭘 할 수 있겠는가? 여기까지 온 이상 이를 악물고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그 시각 공항은 이미 난장판이었다.실험실 사람들이 하나둘 끌려가는 걸 보며 주세훈의 눈에는 분노가 가득했다.“저는 절대 같이 안 가요.”주세훈은 다른 후배들을 돌아보며 소리쳤다.“우리가 선배한테 뭐라고 약속했는지 잊었어? 지금 이 사람들 따라 돌아가면 국내 실험실은 어떻게 해? 그리고 애초에 저 사람들이 떳떳하면 왜 이런 식으로 강제로 사람을 끌고 가겠어? 저쪽도 자기들 방법이 잘못됐다는 걸 아니까 이런 비열한 수를 쓰는 거잖아.”주세훈은 앞장서서 소란을 일으키며 상대가 사람들을 데려가지 못하게 막으려 했다.사람들로 붐비는 공항에서 그가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하자 상황은 순식간에 통제할 수 없게 됐다.그는 애초에 억지로 끌려온 상황이었기에 더욱 격렬하게 저항했다.비행기 출발 시간이 다가오자 그들을 데려가려던 사람들이 초조해졌다.“이봐, 앞장서서 우리 일 망치지 마.”그들은 다급해지자 그대로 주세훈에게 달려들었다.“우리가 굴복할 것 같아?”주세훈이 외치며 달려들었고, 그대로 두 사람은 뒤엉켜 싸우기 시작했다.망설이던 다른 연구원들도 싸움이 시작되자 어쩔 줄 몰라 눈치만 살폈다.주세훈 혼자 여러 사람을 상대할 수는 없었다.게다가 그는 연구와 공부만 하던 사람이라 이런 상황에 익숙할 리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두 사람에게 짓눌리다시피 두들겨 맞았다.코피가 터졌다. 주세훈은 얼굴의 피를 훔치며 다시 말했다.“여기서 나를 때려죽여도 당신들 따라 안 가.”상대는 더욱 흥분해 그의 배에 발길질했다.공항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됐다.얼마 지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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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다른 사람들도 정지안의 침착한 말을 듣고 겨우 정신을 차렸다.“네, 알겠습니다. 말씀대로 할게요.”정지안은 비서에게 현장을 맡기고 곧바로 이해리를 병원으로 데려가 검사를 받게 했다.이해리는 거의 정신을 잃은 상태라 똑바로 서기도 힘들었다.의식은 남아 있어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는 알았지만, 말하거나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했다.다행히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큰 문제는 없었다.의사는 갑작스럽게 심한 충격을 받아 일시적으로 쓰러진 것뿐이라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이해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신을 차렸다.침대 옆을 지키고 있는 정지안을 보자 미안한 마음부터 들었다.“또 지안 씨한테 폐 끼쳤네요.”“그런 말 하지 마.”정지안은 고개를 저으며 이해리의 손을 잡았다.“알잖아.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네 옆에 있을 거야.”이해리는 감동할 겨를도 없이 공항 일을 떠올렸다.“공항 쪽은요? 다들 괜찮아요?”“괜찮아. 주세훈도 괜찮고. 그중에서는 제일 심하게 다쳤지만 이미 병원으로 옮겼어.”그 말을 듣자 이해리는 겨우 마음을 놓았다.하지만 정지안과 눈이 마주친 순간 갑자기 코끝이 시큰해졌다.무너지는 건 한순간이었다.이해리는 갑자기 손을 빼 얼굴을 감싸고 울기 시작했다.“공항으로 가는 내내 계속 생각했어요. 애들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럼 난 교수님 볼 면목이 없어요. 교수님이 나를 얼마나 믿었는데요. 아픈 와중에도 모든 걸 나한테 맡긴 건 그만큼 날 믿어서였잖아요.”그 생각을 하니 이해리는 더 무너졌다.“만약 애들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으면, 만약...”정지안은 그런 이해리를 잠깐 바라보다 곧 품에 끌어안고 머리와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달랬다.“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지금은 다들 무사하잖아.”하지만 이해리는 생각할수록 공포가 밀려왔다.정말 큰 일이라도 났다면 어쩔까? 교수님을 어떻게 볼 수 있겠는가.자신이 데려온 연구원들을 볼 면목도 없었을 것이다.실험실 전체를 국내로 옮기겠다고 결정한 건 자신이었다.누구 하나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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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주세훈이 이해리를 향한 감정은 더욱 거세졌다.이해리는 그의 감정 변화를 알아채지 못했지만 주세훈의 표정 변화를 보며 어렴풋이 짐작했다.이해리는 일부러 그 얘기를 피해 다른 말을 꺼냈다.“지금 몸이 많이 약해져 있어. 당분간은 푹 쉬어야 해.”“실험실은요?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하죠?”이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지. 그건 걱정하지 마.”그 말을 듣고서야 주세훈도 안심했다.“선배 혼자 너무 많은 걸 짊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꼭 불러 주세요.”그 말까지 듣자 이해리는 더욱 주세훈의 마음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다.하지만 주세훈이 몇 마디 더 하기도 전에 이해리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정부 측에서 온 전화였다.이해리는 전화를 받아 업무 이야기를 하러 밖으로 나갔다.주세훈은 이해리가 일부러 자신을 피한다고 느꼈다.하지만 그녀가 마음이 복잡하고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부끄러워하는 거라고 멋대로 해석했다.그는 혼자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그러다 정지안이 떠오르자 얼굴의 웃음이 금세 사라졌다.실험실 직원들이 다친 일은 이해리를 완전히 화나게 했다.이해리는 전화를 받은 채 복도로 나가 상대에게 자신의 요구를 분명하게 전달했다.“전에 말씀드렸듯이 제가 여러분과 협력하기로 한 이유는 실험실과 직원들을 지키기 위해서였어요. 그런데 이번에 이렇게 큰 사고가 터졌다는 건 심각한 허점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물론 저희도 이런 상황에 경험이 없으니 그 부분까지 탓하지는 않겠지만...”하지만 해외에서 들어와 사람들을 강제로 데려가려 한 자들, 그리고 내부 정보를 흘려 그들에게 넘긴 배신자는 반드시 찾아내야 했다.이해리는 자기 생각과 요구를 하나도 빠짐없이 전달했다.실험실 구성원들에 대한 보상도 필요했고 해외 인력들이 저지른 문제에 대해서도 끝까지 책임을 물을 생각이었다.더 나아가 정부가 공식 입장을 발표해 이 일에 대해 책임 있게 대응해 주기를 원했다.그래야 해외 쪽과 뒤에서 수작 부리는 사람들이 이해리의 실험실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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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여기까지 온 이상 윤유나도 자신이 나라까지 등지고 이익을 좇는 짓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인제 와서는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역시나 상대는 윤유나가 실험실을 망가뜨리겠다고 하자 비로소 관심을 보였다.“정말 그 실험실을 망가뜨릴 수 있어요?”윤유나는 이를 악물었다.이 선을 넘는 순간 정말 돌아갈 수 없게 된다.하지만 국내에서 책임을 추궁하기 시작했고 공식 발표까지 나온 지금, 윤유나는 국내에서의 삶마저 완전히 무너질까 두려웠다.정도원과의 관계도 이미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지 몰랐다. 이제 윤유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이 살아남는 일이었다.그녀는 몇 초간 침묵을 지키다가 단호하게 말했다.“네. 필요한 조건만 마련해 주세요. 이해리의 실험실을 무너뜨리는 데 협조할게요.”이번 공항 사건으로 이해리 측과 해외 세력은 사실상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됐다.그래서 윤유나가 해외 쪽과 얘기하자 상대도 그녀를 도와주겠다고 했다.한편 이해리는 아직 사건의 배후가 윤유나라는 걸 모르고 있었다.이미 정부와 이 문제를 계속 협의하고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진짜 배후는 잡히지 않았다.정부는 이해리의 실험실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지원하고 있었다.“최근 다들 많이 힘드셨다는 걸 알고 있어요. 특히 실험실 구성원들은 큰 충격을 받았죠. 이해리 씨도 이번 일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해 주셨고요.”정부 관계자는 말을 이어 이해리에게 또 하나의 소식을 전했다.위로와 보상의 의미로 최상급 연구 자원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사실 이런 자원은 전부터 지원하는 방향을 검토했습니다. 다만 아직 계약이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고 한 번에 너무 많이 지원하면 이후 계획에 지장이 있을까 우려했는데 이번 일도 있었으니...”상대가 말을 이어가려 하자 이해리가 끊었다.“불쾌했던 일은 인제 그만 이야기하죠. 지원해 주시는 자원은 감사히 받겠습니다.”논의를 끝낸 뒤 이해리는 그나마 한숨을 돌렸다.실험실 사람들은 매우 놀란 상태라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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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이해리는 배달 봉투를 들고 병실로 돌아오며 답답한 듯 이마를 두드렸다.그 모습을 본 주세훈이 급히 물었다.“선배, 제가 애들 먹으라고 시킨 밀크티인데 왜 선배가 들고 왔어요?”“이거 네가 시킨 거였어?”이해리는 곧바로 미간을 찌푸렸다.“지금은 선생님의 지시를 따라야 해. 배달 음식이나 밀크티는 절대 먹으면 안 돼. 앞으로는 이런 거 시키지 마. 나 방금 간호사한테 한참 혼났잖아.”그 말을 들은 주세훈은 고개를 푹 숙였다.그 장면을 마침 병실로 들어오던 정지안이 목격했다.며칠째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며 다친 후배들을 돌보는 이해리를 보며 정지안의 속은 말이 아니었다.마침 꼬투리를 잡자 곧바로 이해리 옆으로 와 한마디 얹었다.“자기가 환자인 건 알고 있나? 몸 상태 생각도 안 하고 배달 음식까지 시켜?”주세훈은 입을 열었다가 정지안의 얼굴을 보고 다시 다물었다.사실 그는 이해리가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게 너무 힘들어 보여 자신도 뭔가 해 주고 싶었을 뿐이었다.그런데 정작 일을 더 만들 줄은 몰랐다.이해리는 정지안의 날 선 태도를 눈치채고는 그를 향해 눈을 흘겼다.“그만 해요. 주세훈한테 너무 뭐라고 하지 마세요. 며칠 동안 내가 병원에서 동분서주하는 게 안쓰러워서 뭐라도 돕고 싶었나 봐요.”이해리가 주세훈을 바라보며 물었다.“내 말이 맞지?”정지안 앞에서 이해리가 자신을 감싸 주자 주세훈은 금세 눈빛이 반짝거렸다.그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네. 선배, 고마워요.”‘역시 선배는 내 편이야. 어쩌면 정 대표님보다 나를 더 챙겨 주는 것 같네.’그렇게 생각하자 주세훈은 마음이 꿀을 먹은 것처럼 달콤해졌다.한편 윤유나는 해외 쪽 사람들의 지시대로 실험실 구성원들에게 손을 댈 방법을 찾고 있었다.정부가 조사를 시작한 이상 이해리에게 직접 접근하기는 어려웠다.그렇다면 공항에서 다친 사람들을 노리는 게 나았다.윤유나는 몰래 정보를 알아보다가 부상자들이 아직 병원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곧 그녀는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요 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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