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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Chapter 581 - Chapter 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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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윤유나가 말없이 돌아서는 뒷모습에는 왠지 모를 불안함과 초조함이 묻어났다.이해리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평소라면 독설을 퍼붓고도 남았을 윤유나가 왜 오늘은 아무 말도 안 하는 걸까? 혹시 윤유나가 병원에 온 데 다른 목적이라도 있는 걸까?’평소와 전혀 다른 행동을 보니 이해리의 마음속에도 불안감이 피어올랐다.병실로 돌아가던 중 이해리는 문득 방금 윤유나가 병원에서 누군가를 상대로 정보를 알아보는 듯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공항 사건은 온 나라가 떠들썩할 정도로 크게 번졌고 정부 측에서도 공식 발표까지 했다.윤유나 역시 그 소식을 보고 움직인 건 아닐까?그렇다면 지금 병원에 온 목적은 자신을 상대로 뭔가 꾸미기 위해서일지도 몰랐다.그 생각이 들자 이해리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돌아가 정지안에게 이 일을 상의했다.“병원에 있으면 애들이 안전하지 않을 것 같다는 거야?”이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전 그렇게 생각해요. 이유나가 병원에 찾아올 줄은 몰랐어요. 그럼 정도원은요? 다른 사람들이 우리 움직임을 알아내면 또 찾아올 수도 있어요.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미리 대비해 두는 게 좋을 것 같네요.”만에 하나라는 게 있으니까.정지안은 이해리의 말을 들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그건 내가 알아볼게. 그런데 사람들은 어디로 옮길 생각이야?”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순간 정지안은 이해리의 눈에 살짝 찔리는 기색이 떠오른 걸 알아챘다.“설마 너...”이해리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안 돼요?”정지안은 미간을 찌푸렸다.“안 되는 건 아닌데 너무 위험하지 않겠어?”“위험할 것 같아요? 난 오히려 이게 제일 좋은 방법 같거든요.”이해리가 생각한 건 사람들을 집처럼 지낼 수 있는 곳으로 옮겨 요양시키는 것이었다.물론 지금 자신들이 사는 집으로 모두 데려올 수는 없었다.그래서 작은 요양 시설을 따로 알아볼 생각이었다.“다 같이 있어야 관리하기도 편해요. 그래야 나도 한꺼번에 다 볼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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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형부는 우리한테 정말 잘해줘.”정지안이 가져온 과일을 먹던 한 여자 후배가 말했다.“그러니까. 요양원까지 따로 알아봐 줬잖아. 난 사실 이제 멀쩡해. 그냥 좀 놀랐던 것뿐인데 선배랑 형부가 우리를 엄청 걱정해 주는 것 같아.”“두 분 다 좋은 사람이야. 진짜 잘 어울리고. 난 둘이 너무 좋아.”그 말을 듣던 주세훈의 얼굴이 곧바로 굳었다.“정 대표님한테 뭐라도 받았어? 왜 다들 그렇게 칭찬해? 우리를 신경 써준 건 선배야. 선배가 아니었으면 정 대표님은 아무것도 안 했을 거야.”주세훈의 찬물 끼얹는 말에 병실 안에는 금세 적막이 흘렀다.다른 사람들은 그를 한번 흘겨보더니 더는 대꾸하지 않았고 곧 둘씩 모여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렸다.정지안과 이해리는 병실 문 밖에서 그 대화를 전부 듣고 있었다.이해리는 순간 몹시 난처해졌다.주세훈이 정지안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건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말한 건 처음이었다.그가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던 터라 더 난감했다.정지안은 이해리의 미묘한 반응을 지켜봤다.정지안은 처음엔 그 말을 문제 삼으려다가 오히려 이해리의 반응이 묘하다는 생각이 들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가자. 들어가서 애들 보자.”정지안이 먼저 말하자 이해리는 오히려 어쩔 줄 몰랐다.방금 정지안을 좋지 않게 말하는 소리를 들었는데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건가?그래도 이해리는 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정지안과 함께 문을 열었다.방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은 두 사람이 들어오자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주세훈도 이해리 옆에 서 있는 정지안을 발견했다.그의 얼굴은 곧 더 어두워졌다.‘선배도 분명 나와 같은 마음인데 왜 계속 정 대표님과 함께 있는 거야? 분명 정 대표님이 선배를 위협했거나, 뭔가 꼬투리를 잡은 게 틀림없어.’주세훈은 질투하고 원망 어린 시선으로 정지안을 바라봤다. 그 눈빛에도 불복과 못마땅함이 가득했다.정지안은 그 시선을 느끼자 속으로 살짝 긴장했다.주세훈이 실험실을 위해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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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그럼 간병은...”정지안이 곧바로 답했다.“내가 할게.”“지안 씨, 요즘 회사 일이 안 바빠요?”“별로 안 바빠. 그동안에도 계속 너 따라 여기저기 다녔잖아.”그 말을 들은 이해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정말 괜찮겠어요? 그래도 다들 아직 요양 중이고 특히...”이해리는 주세훈이 정지안의 말을 잘 듣지 않을까 봐 걱정됐다.하지만 정지안은 걱정할 필요 없다고 잘라 말했다.“할 수 있어. 난 그냥 네가 더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여기서 계속 시간을 쓰면 나중에 처리해야 할 일이 그만큼 더 쌓일 거잖아.”생각해 보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나중에 밀린 일 때문에 불안해하며 밤새 몰아서 처리하느니 정지안에게 맡기는 게 나을지도 몰랐다.하지만 이해리는 여전히 마음이 쓰였다.“정말 괜찮겠어요? 지금 나한테는 이 일도, 실험실 일도 다 중요하단 말이에요.”“당연하지. 네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할 시간을 만들어 주려는 거야.”정지안의 목소리는 한없이 차분했다.그의 품은 따뜻하고 든든했다. 덕분에 이해리의 마음도 조금씩 가라앉았다.“알겠어요.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올게요.”“내 실력 못 믿어? 응?”정지안은 웃으며 이해리의 입술에 뜨겁게 입을 맞췄다.두 사람은 서로를 단단히 끌어안았다.다음 날부터 이해리는 다시 일에 복귀했고, 정지안이 대신 요양원에서 사람들을 챙겼다.그다음 날 아침에도 정지안은 필요한 물건들을 들고 사람들을 찾아갔다.주세훈은 또 다른 사람들이 정지안을 칭찬하는 걸 들으며 속으로 못마땅해했다.그때 복도에서 인기척이 들리자 곧바로 고개를 들었다.‘선배가 왔을 거야. 한 사람의 발소리만 들리는 걸 보아 오늘은 정 대표님이 같이 오지 않은 건가?’주세훈은 기뻐하며 문 쪽으로 나갔다.하지만 나타난 사람은 정지안이었다.병실 문은 열려 있었다.정지안은 자신을 보자마자 주세훈의 표정이 싸늘해지는 걸 보고 방 안을 한번 흘끗 바라봤다.다른 사람들은 아직 문가의 상황을 눈치채지 못했다.주세훈은 문을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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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그 말에 정지안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서로 사랑한다고? 그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고 하는 소리야?”정지안의 태연한 반응에 주세훈은 더욱 화가 났다.“당연히 알죠. 며칠 전에도 선배는 계속 병원에 와서 저를 돌봐 줬어요. 선배가 저를 신경 쓰니까 그런 거잖아요. 아니면 왜 밤새 제 옆에 있어 줬겠어요? 밤낮으로 저를 간호해 줬는데 그게 대표님과의 감정보다 못하다고요?”그러다 주세훈은 최근 실험실에서 이해리와 함께 일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확고한 눈빛으로 정지안을 바라봤다.“저랑 선배는 최고의 파트너예요. 서로의 연구를 이해하고 같은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사이라고요.”자신만만하게 늘어놓는 주세훈의 말을 들으며 정지안은 미간을 찌푸렸으나 그의 말을 자르지 않았다.그게 정지안이 지금 보여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예의였다.“네 말대로 해리가 매일 병원에 오긴 했어. 그런데 이건 널 돌본 게 아니라 모든 후배를 똑같이 챙긴 거야. 그동안 나도 계속 같이 병원에 있었고.”정지안은 주세훈의 표정을 유심히 살폈다.그 얼굴이 점점 굳어지는 걸 보자 오히려 더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그날 밤에도 해리는 세 병실을 오가며 너희들을 살폈어. 마지막에 우연히 네 병실에 들렀으니까 네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옆에 있었던 것뿐이야.”그 말을 들은 순간 주세훈의 마음속에 부풀어 있던 기대가 한꺼번에 꺼졌다.“그러니까 그날 밤 선배가 계속 제 옆에 있었던 게 아니라고요?”“아니야.”정지안은 다시 말했다.“그리고 너는 둘이 같은 일을 하니까 서로를 이해한다고 했지. 그런데 이해리 회사랑 지금 실험실이 국내로 들어올 수 있게 도운 사람이 누군지 알아? 나야. 그 전에 해리가 회사를 시작할 때도 내가 옆에서 도왔어.”이해리와 함께 겪어 온 일들을 하나씩 되짚다 보니 정지안 자신도 잊고 있던 일들이 많았다.두 사람은 생각보다 정말 많은 시간을 함께 지나왔다.돌이켜 보니 정지안 역시 감회가 새로웠다.그래서 말을 이어갈수록 목소리에도 자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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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그런데 그날 이후 주세훈은 완전히 풀이 죽어 버렸다.정지안이 오든 이해리가 오든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다른 사람들 말로는 요양원에서 먼저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 일이 거의 없다고 했다.대체 무슨 충격을 받은 건지 알 수 없었다.이해리 역시 속으로는 조금 의아했다.정지안에게 물어보고 싶었지만 정지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일은 두 남자만 아는 비밀로 남겨 두기로 한 듯했다.이해리도 오래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지금 그녀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바로 다음 날 세바스찬이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이해리를 견제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이해리가 과거에 그에게 약을 먹였던 일 때문에 결국 복수를 시작한 모양이다.세바스찬의 공세는 치졸하면서도 집요했다.이해리를 상대하겠다며 해외에 새 실험실을 세웠다.목적은 명백했다. 이해리의 경쟁자가 되려는 것이었다.세바스찬이 직접 움직이기 시작하자 이해리도 금세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처음에는 그저 여러 실험실을 열겠다는 소식을 흘리는 정도였다.하지만 실험실의 주제나 연구 프로젝트를 보면 이해리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게 너무 분명했다.게다가 그 후에도 세바스찬은 계속 여러 움직임을 보였다.이해리는 그 일을 처리하면서도 실험실 사람들의 상태를 계속 확인했다.그날 집에 돌아오니 마침 정지안이 있었다.이해리는 요양원에 있는 사람들 이야기를 물었다.“요즘 애들 상태는 어때요?”정지안은 이해리를 자기 품으로 끌어당기며 낮게 말했다.“내가 있는데도 걱정돼? 다들 잘 있어.”“회복은 잘하고 있어요? 특히 많이 다친...”이해리는 정지안의 눈치를 보며 차마 주세훈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못했다. 정지안은 잠깐 생각했다.주세훈이 저렇게 풀이 죽은 건 자신과 나눈 대화 때문이 분명했다.하지만 그 사실을 이해리에게 말하면 자신이 몰래 주세훈과 담판을 지었다는 일까지 전부 알려지게 된다.애초에 이해리 몰래 찾아간 일이었다.지금 와서 전부 말하면 그때 굳이 조용히 처리한 의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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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그 생각을 한 윤유나는 곧바로 성명욱에게 전화를 걸었다.“명욱 씨, 얼마 전에 해외로 나간다고 했던 것 같은데 왜 요 며칠 연락 한 번이 없어요? 해외 나가더니 벌써 나 잊은 거예요?”성명욱은 이해리의 실험실 소속 연구원 중 한 명이었다.윤유나는 처음 그에게 접근했을 때부터 계속 이 남자를 이용해 이해리의 소식을 캐내고 있었다.그런데 오늘따라 성명욱의 태도는 냉랭하기 짝이 없었고 윤유나와 대화할 마음이 전혀 없어 보였다.불안해진 윤유나는 가슴이 순간 철렁해지며 다급히 물었다.“왜 그래요? 명욱 씨. 며칠 연락 안 했다고 벌써 나 잊은 거예요?”전화기 너머에서 주변 소음이 들렸다.곧 성명욱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윤유나 씨, 왜 이러세요? 지난번에도 말했잖아요. 이제 저한테 전화하면 안 된다고.”“왜요? 귀국할 때 일이 생겨서 그래요? 나도 다 들었어요. 이번 일로 명욱 씨도 다쳤다면서요. 그런데도 계속 이해리 밑에서 일할 거예요?”전화기 너머로 남자의 격양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런 말 좀 하지 마세요. 누가 들으면 제가 실험실에 안 돌아갈 사람처럼 생각하잖아요.”“하지만 전에 나한테는 분명 다시 그쪽으로 돌아갈 거라고...”성명욱이 거칠게 말을 끊었다.“됐어요. 더는 그런 얘기하지 마세요. 전 이제 이해리 선배 쪽에서 제대로 일하기로 했어요. 다시는 선배를 배신할 생각도 없고 이 실험실을 떠날 생각도 없어요.”전에 윤유나와 사적으로 연락하던 때, 주세훈의 충고를 받고 나서 성명욱은 점점 이 일이 수상하다는 걸 느꼈다.실험실의 기밀이 자꾸 외부로 유출되던 것도 윤유나와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주세훈은 이해리를 노리는 사람이 많고 국내에서도 실험실을 탐내거나 견제하는 세력이 적지 않으니 조심하라고 성명욱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누군가 뒤에서 판을 짜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었다.지금 윤유나의 전화를 받으니 성명욱은 더욱 확신이 들었다.어쩌면 이 모든 일에 윤유나가 관련돼 있을지도 몰랐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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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고개를 돌린 윤유나는 눈앞의 정도원을 보고 흠칫했다.“어머? 도원 씨가 왜 여기에 있어요?”그 말은 정도원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너야말로 먼저 설명해. 왜 다른 남자랑 그렇게 웃으면서 얘기하고 있었어? 난 우리 회사를 살리려고 이 고생을 하고 있는데 넌 다른 남자랑 붙어 있어? 나한테 이래도 돼?”정도원은 윤유나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확신했다.최근 두 사람은 대화도 거의 하지 않았고 서로에게 말을 거는 일도 드물었다.지난번 정도원에게 뺨을 맞은 뒤 윤유나는 며칠 조용히 지냈다. 하지만 정도원은 그녀가 뒤에서 뭔가를 꾸미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알고 보니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었던 거였다.윤유나는 주변을 한번 둘러봤다. 윤유나는 사람들이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자 당황했다. 그녀는 이 일을 사람들 앞에서 떠벌리고 싶지도, 정도원을 더 화나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지금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정도원뿐이었다.두 사람 사이가 아무리 망가졌다고 해도 해외 쪽 일이 어떻게 될지 확실해지기 전까지 윤유나는 여전히 정도원에게 기대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생각을 정리한 윤유나는 정도원의 손을 붙잡았다.“여기서 이 얘기 안 하면 안 돼요? 사실 당신한테 숨긴 건 중요한 이유가 있어서예요. 나가서 얘기할까요?”윤유나의 간절한 눈빛에 정도원은 분노를 억누르고 그녀를 밖으로 끌고 나갔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구경거리가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문밖으로 나온 뒤 정도원은 그녀의 손을 거칠게 놓았다.“말해. 대체 무슨 일이야?”“내가 말하면 화내지 않을 수 있어요? 사실 내가 이러는 건 전부 당신 때문이에요. 우리 앞날을 위해 그런 거예요.”윤유나는 말하다가 저도 모르게 뺨을 감쌌다.“지난번에 당신이 날 때리긴 했지만 그래도 우린 오래 함께했어요. 난 당신이 왜 복수하고 싶어 하는지도 알고 지금은 잠깐 일이 안 풀리는 것뿐이라는 것도 알아요. 그런데 이 모든 게 다 이해리 때문이잖아요.”이해리의 이름이 나오자 정도원의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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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그 말을 들은 윤유나는 그대로 굳었다.“뭐라고요?”“그러니까 이미 여기까지 했잖아. 그럼 그냥 계속...”윤유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내가 바람피우는 것 같다면서 나랑 못 만나겠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이해리랑 관련된 일이라니까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아요?”정도원도 그제야 윤유나의 감정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고 무언가 더 말하려 했다.하지만 윤유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알았어요.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할게요.”그 말에 정도원이 다시 설명하려 하자 윤유나가 말을 이었다.“대신 이 일이 끝나면 우리 둘은 더는 함께 할 수 없어요. 그래도 상관없어요?”정도원은 마음에도 없는 말을 했다.“그럴 리가 있겠어? 내가 널 버릴 리 없잖아. 난 그냥 이해리를 무너뜨리고 싶었을 뿐이야. 마침 너도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잖아.”“우리 둘이 앞으로 잘 지낼 수만 있다면 상관없어. 그저 이해리를 겨냥하는 과정에서 조금 희생할 뿐이지.”그렇게 말하며 정도원은 윤유나를 집으로 데려갔다.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윤유나의 마음은 완전히 식어 버렸다.그녀는 줄곧 정도원이 좋아하는 사람이 이해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처음에 자신을 곁에 둔 것도 그저 이해리의 대타로 삼았기 때문이었다.이제 이해리가 더 나은 길로 나아가는 걸 보고 정도원은 후회하고 있었다.하지만 인제 와서 지난 일을 후회한들 소용없었다.윤유나는 더 이상 정도원에게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마음은 완전히 식어 버렸고 이번 일만 끝나면 떠나기로 결심했다.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그렇게 결심하니 윤유나의 마음은 오히려 차갑게 가라앉았다.하지만 정도원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다.방을 나가면서도 윤유나에게 다시 당부했다.“내가 한 말 잊지 마. 지금 우리한테 제일 중요한 건 이해리한테 복수하는 거야. 나머지는 나중에 내가 다 보상해 줄게.”윤유나의 얼굴에는 차가운 웃음만 남았다.정도원이 보지 못하는 각도에서 그녀는 씁쓸하게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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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회사 건물 밖, 정지안의 세심한 배려에 이해리는 깜짝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웬일이에요? 여기는 어떻게 왔어요?”“오늘 회사 일이 일찍 끝났어. 이 시간까지 퇴근 못 했을 것 같아서 데리러 왔지.”정지안의 말을 들은 이해리는 눈을 깜빡이다가 곧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래서 일부러 퇴근하는 나를 데리러 온 거예요?”“그럼 이 건물에 내가 데리러 올 사람이 또 있어?”두 사람은 가볍게 웃고 이야기하며 차 쪽으로 걸어갔다.차에 올라타자 훈훈한 온기가 이해리의 몸을 감쌌다.야근과 찬바람에 얼어붙었던 마음도 조금씩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이해리는 정지안의 겉옷을 몸에 둘둘 감은 채 차 안에서 꾸벅꾸벅 졸았다.그러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마침 신호에 걸려 차가 멈추자 이해리가 옆을 바라보며 물었다.“지안 씨, 우리 어머님 안 뵌 지 꽤 됐죠?”핸들을 잡고 있던 정지안의 손이 순간 굳었다.“어머니 말씀인가?”“네. 그동안 나 실험실 일 때문에 당신이랑 계속 붙어 다녔잖아요. 당신도 어머니 못 뵌 지 꽤 오래됐죠?”맞는 말이었다. 최근 정지안은 이해리의 곁을 지키느라 정작 자신의 일상을 모두 뒷전으로 미뤄두고 있었다. 정지안은 어깨를 으쓱하며 덤덤하게 대꾸했다.“간병인을 따로 고용해서 관리하고 있으니까 괜찮아.”“그래도 직접 뵙는 거랑은 다르잖아요. 우리 시간 내서 한번 찾아가 볼까요?”정지안은 오히려 이해리가 걱정됐다.“지금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잖아. 야근까지 하는데, 정말 나랑 가도 괜찮겠어?”“이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아무리 바빠도 그건 가야죠.”게다가 그동안 정지안이 자신의 모든 문제를 대신 처리해 주느라 고생한 것을 알기에 이해리는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심여진이 비록 과거에 잘못을 저지르긴 했어도, 정지안의 양어머니라는 사실은 변함없었다.길러 준 은혜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었다.이해리는 정지안이 나중에 후회할 만한 일을 남기지 않았으면 했다.세상에는 두 사람의 사랑보다 중요한 것도 분명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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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해리와 정지안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정지안은 저도 모르게 한 걸음 앞으로 나서 이해리 앞을 막았다.“정도원, 지금 뭐 하는 거야?”아까 정도원이 나타난 순간부터 상태가 이상해 보였다.정지안은 아직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는 몰랐다. 하지만 그는 정도원의 이런 태도가 오늘 그들이 발견한 수상한 변화와 밀접히 연관돼 있음을 느꼈다.이해리는 조금 전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전부 바뀌었다는 걸 알아챘다.그런데 지금 정도원이 달려와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정도원은 앞뒤도 가리지 않고 계속 고함쳤다.“너희가 감히 우리 엄마를 보러 와? 엄마가 이렇게 된 게 다 너희들 때문이야.”정도원은 그럴듯한 말을 늘어놓으며 모든 책임을 이해리와 정지안에게 돌렸다.“왜 아직도 여기 서 있어? 당장 나가. 우리 엄마한테 방해하는 거 못 봐.”정도원이 병실 밖에서 대기하던 간호사들에게 눈짓을 보내자, 그들은 망설임 없이 정지안과 이해리를 밀어내기 시작했다.변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강압적인 분위기였다.정지안이 참지 못하고 폭발하려는 찰나, 이해리가 그의 손을 꽉 쥐어 진정시켰다.“참아요. 정도원은 어머님의 친아들이니까, 병원 측에서도 그쪽 편을 들 수밖에 없을 거예요.”정말 법적인 문제로 가더라도 정도원이 출생증명이나 가족관계 서류를 내밀면 그쪽이 훨씬 유리했다.두 사람이 함께 알아본 요양원이라고 해도 병원 측이 법적 책임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들과 부딪치려 하지는 않을 터였다.이해리는 답답한 마음을 꾹 누르며 정지안을 달랬다.“일단 돌아가요. 요양원 일은 나중에 다시 알아보는 게 어때요?”정지안은 아직 화가 가라앉지 않았지만 이해리의 말을 듣고 더는 따지지 않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아직도 머릿속으로 방금 벌어진 일을 생각했다.하지만 차에 올라탄 뒤 이해리는 곧바로 진지한 얼굴로 정지안을 바라봤다.“지안 씨, 아까 요양원에 있던 그 사람들은 분명 정도원이 심어놓은 인물들이에요. 상황이 생각보다 복잡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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