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상황에 이해리와 정지안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정지안은 저도 모르게 한 걸음 앞으로 나서 이해리 앞을 막았다.“정도원, 지금 뭐 하는 거야?”아까 정도원이 나타난 순간부터 상태가 이상해 보였다.정지안은 아직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는 몰랐다. 하지만 그는 정도원의 이런 태도가 오늘 그들이 발견한 수상한 변화와 밀접히 연관돼 있음을 느꼈다.이해리는 조금 전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전부 바뀌었다는 걸 알아챘다.그런데 지금 정도원이 달려와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정도원은 앞뒤도 가리지 않고 계속 고함쳤다.“너희가 감히 우리 엄마를 보러 와? 엄마가 이렇게 된 게 다 너희들 때문이야.”정도원은 그럴듯한 말을 늘어놓으며 모든 책임을 이해리와 정지안에게 돌렸다.“왜 아직도 여기 서 있어? 당장 나가. 우리 엄마한테 방해하는 거 못 봐.”정도원이 병실 밖에서 대기하던 간호사들에게 눈짓을 보내자, 그들은 망설임 없이 정지안과 이해리를 밀어내기 시작했다.변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강압적인 분위기였다.정지안이 참지 못하고 폭발하려는 찰나, 이해리가 그의 손을 꽉 쥐어 진정시켰다.“참아요. 정도원은 어머님의 친아들이니까, 병원 측에서도 그쪽 편을 들 수밖에 없을 거예요.”정말 법적인 문제로 가더라도 정도원이 출생증명이나 가족관계 서류를 내밀면 그쪽이 훨씬 유리했다.두 사람이 함께 알아본 요양원이라고 해도 병원 측이 법적 책임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들과 부딪치려 하지는 않을 터였다.이해리는 답답한 마음을 꾹 누르며 정지안을 달랬다.“일단 돌아가요. 요양원 일은 나중에 다시 알아보는 게 어때요?”정지안은 아직 화가 가라앉지 않았지만 이해리의 말을 듣고 더는 따지지 않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아직도 머릿속으로 방금 벌어진 일을 생각했다.하지만 차에 올라탄 뒤 이해리는 곧바로 진지한 얼굴로 정지안을 바라봤다.“지안 씨, 아까 요양원에 있던 그 사람들은 분명 정도원이 심어놓은 인물들이에요. 상황이 생각보다 복잡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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