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원이 또다시 그들에게 못 할 짓을 한다면, 정지안도 이번만큼은 절대 그를 용서하지 않을 터였다.하지만 정지안의 부하들이 조사를 계속하면서, 이해리는 과거의 일이 정말로 정도원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게다가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정도원이 심여진의 사고를 직접 일으킨 원흉일 가능성까지 있었다.그 사실은 정지안에게도 큰 충격이었다.그동안 그들이 계속 양보했던 것은, 정도원이 정말로 그런 짓을 했다고 믿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그러나 모든 사실이 하나둘 명확해진 지금, 정지안은 정도원이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 비뚤어져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아니, 뿌리부터 썩어 버려 이미 구제할 길이 없는 사람일지도 몰랐다.부하들이 점점 더 많은 증거를 가져올수록, 정지안은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이 일은 정지안의 기분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이후 한동안 그는 업무를 거의 처리하지 못했다.심지어 몇몇 일은 이해리에게 대신 맡기기까지 했다.이해리는 정지안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의 새 회사에서도 많은 일을 도왔다.한편 정지안은 병원에 가서 실험실 사람들을 살피는 일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다.실험실에서 다친 사람들도 차례로 퇴원하기 시작했다.이해리는 정지안이 의기소침해진 것을 크게 개의치 않았다.그의 마음이 온갖 감정과 고민으로 무겁게 짓눌려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자신의 부모님이 사고를 당했을 때, 이해리 역시 정지안처럼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방황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정도원이 그 틈을 파고들지도 못했을 것이다.그 생각에 이해리는 씁쓸하게 웃고는, 다시 실험실로 가 다음 프로젝트 일정을 조율했다.모든 일은 차근차근 진행됐다. 실험실 사람들은 속속 퇴원해 업무에 복귀했고, 이해리는 새로운 발표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공항 사건 이후 정부와 관계 부처의 도움을 받게 되어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관계 기관의 공식적인 약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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