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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Chapter 601 - Chapter 610

621 Chapters

제601화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어머니가 모든 기억을 한꺼번에 떠올리지는 못할 수도 있어. 하지만 어머니가 의식을 잃기 직전의 기억은 바로 그날에 멈춰 있지 않은가?’그 생각이 들자 정도원은 가슴이 조여 왔다. 실시간 검색어를 보며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낮게 으르렁거리던 그는 곧바로 자신의 계정에 반대 입장을 올렸다.이해리와 정지안도 그날 소식이 발표된 지 한 시간 만에 정도원의 반응을 확인했다.정도원은 공개적으로 동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저는 어머니가 출처도 불분명한 치료를 받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이런 임상시험 자체가 과학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시판할 수 있을지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약을 왜 제 어머니에게 실험하려는 겁니까?]정도원의 격렬한 반응은 온라인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특히 정지안과 이해리가 약물을 주사해 심여진을 자극하고 깨어나게 하겠다고 밝힌 일은 처음부터 일부 열성 네티즌의 반대에 부딪혔다. 인체에 해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었다.하지만 이해리는 이미 이런 상황을 예상하였다.그녀는 자신 있게 미리 준비해 둔 자료와 그들이 확보한 CCTV 영상, 그리고 관련 증언을 꺼냈다.이해리는 일부러 생방송을 열어 모든 사실을 대중에게 공개했다.“저희는 전부터 정도원이 베르겐까지 간 이유가 자신의 친어머니를 협박하기 위해서였다고 의심했습니다. 심여진 여사님은 제게 친근하고 소중한 어른입니다. 저희가 그분을 해외로 모신 것은 편안하게 지내시게 하기 위해서였지만, 정도원은 해외까지 따라갔습니다... 저희는 심지어 그날 정도원이 심여진 여사님에게 손을 댔고, 저와 정지안이 함께하는 것을 막으라고 강요했을 가능성도 합리적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이해리는 거기까지 말하고 잠시 멈췄다.자신의 사생활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일은 원래 이해리가 가장하고 싶지 않았던 일이었다.너무 역겹고 굴욕적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정도원이 계속 몰아붙이며 체면조차 내던지고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이해리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저희는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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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이제 실험실 사람들도 분명 자신의 과거를 모두 알게 됐을 것이다.이해리는 원래 과거의 일들을 이번 사건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사람들에게 모두 알려지고 말았다.그녀는 깊이 미간을 찌푸린 채 몸 옆으로 늘어뜨린 손가락이 가볍게 떨렸다.이해리의 걱정을 알아챈 정지안이 다정하게 위로했다.“어떻게 보더라도 네 잘못은 아니야. 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자신을 벌주지 마.”이해리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속 불안은 여전히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정지안은 물 한 잔을 가져와 이해리의 책상 옆에 내려놓았다.“왜 그래? 아직도 실시간 검색어 때문에 마음이 불안해?”정신을 차린 이해리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요즘 일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이번 검색어는 유난히 힘드네요... 제 사생활이 순식간에 모두에게 드러나고, 사람들이 멋대로 추측하고 의심하는 것 같아요. 이런 위험은 감당하기 어려워요.”실험실 사람들이 알게 된 것이든, 전혀 모르는 네티즌들이 알게 된 것이든 마찬가지였다.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은 여전히 이해리를 괴롭게 했다.“정도원과 결혼했을 때는 언젠가 제가 수많은 사람의 공격 대상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네 잘못이 아니야.”정지안은 말을 신중하게 고르며 이해리의 곁으로 다가가 의자를 빼고 앉았다.그는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겪어 온 모든 일을 떠올리며, 이해리를 바라보는 눈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다른 사람의 잘못으로 너 자신을 벌주지 마.”“그런 게 아니에요...”이해리는 한숨을 쉬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그저 부모님이 하늘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되신다면, 분명 저 때문에 마음 아파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그녀는 원래 부모님을 안심시키고 싶어서 결혼을 선택했다.하지만 하필 정도원 같은 최악의 인간을 골랐다.두 사람의 관계가 이어지는 동안 정도원은 줄곧 바람을 피우고 거짓말을 했으며, 이해리 집안의 유산까지 모조리 차지했다.이해리는 전에는 이 일을 진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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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그해 이해리가 학교를 마친 날, 부모님은 조금 늦게 데리러 오셨다.당시 이해리는 혼자 학교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실수로 골목길에 들어섰고, 하마터면 유괴당할 뻔했다.그때 한 소년이 달려와 조심스럽게 그녀를 감싸고는 인신매매범에게 이미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인신매매범은 욕설을 퍼부으며 소년을 몇 번 밀친 뒤 자리를 떠났다.이해리는 당시 자신이 지니고 있던 물건 하나를 그에게 건넸다.“그게 지안 씨였군요...”그 기억은 오래전부터 이해리의 머릿속 깊이 봉인돼 있었다. 정지안이 갑자기 말하지 않았다면 정말 조금도 떠올리지 못했을 것이다.이해리는 조심스럽게 펜던트를 받아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그때는 이런 물건이 많아서 잘 기억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지안 씨도 나중에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잖아요.”이해리는 당시 정지안에게 자신의 이름과 주소까지 일부러 알려 주며 나중에 꼭 찾아오라고 했던 것을 기억했다.하지만 어째서인지 정지안은 이후 단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게다가 그날 정지안은 이해리에게 자기 이름조차 알려 주지 않았다.그 일을 떠올린 이해리는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왜 저를 찾아오지 않았어요?”그 뒤로... 너무 많은 일을 겪으면서 이해리는 이 일 자체를 완전히 잊었다.정지안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때 나는 내가 그분들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막 알게 됐어.”당시 이해리는 겨우 다섯 살이나 여섯 살에 불과했다.정지안도 그녀보다 고작 두 살 많았을 뿐이었다.하지만 그 어린 정지안은 이미 자신이 그 집안에서 훗날 정도원의 성장을 돕기 위한 장기 말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이해리를 만나 운명을 바꿀 기회를 붙잡았음에도 정지안은 그녀를 찾아가지 않았다.자신의 불행으로 다른 사람의 행복까지 더럽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래도 나는 계속 너를 기억했어. 나중에는 네가 누구인지도 알게 됐고... 몰래 너를 지켜봤어.”정지안의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과거의 모든 장면이 한 폭의 그림처럼 이해리의 눈앞에 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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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당시 이해리의 집안 형편은 손에 꼽힐 만큼 좋았고, 부모님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에는 막대한 유산도 남았다.다른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유혹이 아닐 수 없었다.정도원이 오랜 세월 끈질기게 이해리를 쫓아다녔고, 집안 형편도 원래 나쁘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해리도 그의 말에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그 생각을 하자 이해리는 눈을 내리깔았다.어쩌면 모든 일이 가장 좋은 방향으로 흘러온 것인지도 몰랐다. 과거에는 정지안과 함께하지 못했지만 이제 그가 마침내 마음을 밝혔다. 이해리는 웃고 싶었지만, 곧 거대한 상실감이 밀려왔다.“부모님이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언젠가는 용기를 내서 저를 찾아왔을까요?”이해리의 집안에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부모님께 떳떳한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이해리는 애초에 정도원과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다.당시 그녀는 정도원을 사랑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돌아갈 곳 하나를 만들고 싶었을 뿐이었다.두 사람의 대화가 여기까지 이어지자 이해리는 모든 사실을 깨달았다.과거 열정적으로 자신을 쫓아다닌 사람은 정도원이었지만, 흔들림 없이 자신을 사랑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자신만을 선택한 사람은 정지안이었다.이해리는 입을 열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정지안은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이 모든 이야기가 너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걸 알아... 내가 말한 건 무언가를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야. 우리가 이렇게 많은 일을 겪은 뒤에, 네가 갑자기 밀려오는 감정에 다시 휘둘리지 않았으면 해서야.”정지안은 진지하게 이해리에게 말했다.“네가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으면 해. 나는 줄곧 너를 좋아했어. 자신을 하찮게 여기지도 말고, 이런 일 때문에 불안해하지도 마.”지금까지 함께 지내면서 이해리는 정지안이 자신에게 말하는 방식이 점점 어린아이를 달래는 것처럼 변했다는 것을 느꼈다.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한없이 다정했다.그는 모든 감정을 하나하나 풀어 설명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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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요 며칠 이 일이 온라인에서 큰 파문을 일으킨 데다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었기에, 경찰서에 도착한 이해리는 자신이 찾아온 이유를 설명했다.“저희는 어머님이 쓰러진 일도 정도원이 저지른 것으로 의심해요. 그래서 어머님이 깨어나는 것을 그토록 두려워하는 거죠.”정지안과 이해리는 사건의 전후 사정을 빠짐없이 분명하게 설명했다.경찰도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최근 온라인에서 시끄럽게 떠돌던 검색어와 사건을 종합해 조사에 착수했다.하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기에 우선 조사하겠다는 공지만 발표했다.온라인은 다시 한번 크게 들끓었다.전부터 정도원이 일부러 자신의 어머니를 해치려 한 것 아니냐고 추측하던 사람들은 이제 그의 속셈을 더욱 강하게 의심했다.댓글 창에 원래 정도원을 지지하던 사람들도 거의 사라졌다. 모두 그가 일부러 그런 일을 벌인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저런 사람은 정말 무섭다! 사람이 맞기는 한 거야?][글쎄, 아무튼 나는 저 사람이 완전히 썩었다고 봐! 자기 엄마까지 해치려 하잖아!][이제 관심도 주지 말자. 저런 사람은 관심을 받을수록 더 충격적인 일을 벌일 것 같아.]순식간에 정도원을 두둔하던 사람은 완전히 사라지고, 남은 것은 정도원을 향한 욕설뿐이었다.그러나 온라인 여론이 점점 뜨거워지는 동안에도 경찰은 관련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그들이 가진 것은 정지안과 이해리의 추측, 그리고 흐릿한 CCTV 영상뿐이었다.그 밖의 증거는 거의 찾을 수 없었다. 따라서 다음 조사를 어떻게 이어 가야 할지도, 정말 정도원을 용의자로 특정해야 할지도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경찰이 조사 결과를 정지안과 이해리에게 알릴 때도 몹시 난처한 기색이었다.결국 법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사회였다.실질적인 증거가 없는 이상 정도원을 풀어 줄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사건이 갑작스럽게 마무리됐어도 정지안과 이해리는 추적을 포기하지 않았다.이해리는 잠시 생각한 뒤 정지안에게 말했다.“증거는 확보하지 못했지만, 이번 일들로 정도원은 이미 대중의 신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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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정지안은 자신에게 정말 생각할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말했다.하지만 바로 그날 요양원에서 연락이 왔다.심여진이 오랫동안 의식을 찾지 못하면서 정맥혈전 등 여러 합병증이 생겼다는 소식이었다.요양원에서 전해진 소식에 정지안은 다시 침묵에 빠졌다.그의 갈등을 알아챈 이해리가 조용히 말했다.“사실 이 일이 여기까지 오고 나니 지안 씨도 걱정되는 거죠. 계속 약을 쓰면 다른 사고가 생기지는 않을까 하고...”하지만 이해리의 말은 절반도 이어지지 못한 채 정지안에게 끊겼다.정지안은 갑자기 이를 악물고 이해리에게 말했다.“약을 쓰자.”“뭐라고요?”이해리는 깜짝 놀라 몸을 돌렸다.“정말 결정한 거예요?”“응, 결정했어.”정지안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듣기 좋은 말은 아니지만 지금 상황에는 딱 맞는 것 같아. 지푸라기라도 잡아 봐야지.”그 말을 들은 이해리도 잠시 침묵했다.“무슨 일이 있어도 어머니가 더는 그렇게 많은 고통을 견디게 하고 싶지 않아. 계속 의식이 없으면 이런 합병증까지 생긴다니, 차라리 한 번 시도해 보는 게 낫겠어.”하지만 이해리는 이 결정을 내린 뒤에도 정지안이 마음속에서 엄청난 갈등과 압박을 견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해리는 그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저도 최선을 다할게요. 약의 부작용을 최대한 낮추겠어요.”정지안도 미소를 지었다.“난 너를 믿어.”마지막 결과가 성공이든 실패든, 이해리는 이미 이 일에 너무나 많은 것을 쏟아부었다.정지안은 그저 자신의 양어머니가 더는 고통받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정지안과 이야기를 마친 이해리는 곧장 실험실로 가 사람들을 모아 회의를 열기로 했다.이번 신약은 그들의 실험실이 제작을 맡았기에 이해리도 모든 내용을 알 권리가 있었다.그리고 이해리는 전 과정을 직접 책임질 생각이었다.“이번 일은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어요. 약을 투여하는 것 자체가 큰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니, 어떤 이유로든 실패하는 상황은 원하지 않아요. 그래서 투약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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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이해리가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자, 주세훈은 그녀의 눈에 담긴 감정을 알아챘다.주세훈은 씁쓸한 마음을 억누르고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 일도 아니라는 뜻이었다.“그럼 가서 일해. 이 문제는 더 고민하지 말고.”이해리는 다시 고개를 숙여 업무를 처리하며 주세훈의 말에는 더는 반응하지 않았다.예상대로 그날 정도원은 풀려나자마자 정지안과 이해리가 약을 투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심여진이 깨어날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자 정도원은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일들이 떠올라 식은땀을 흘렸다.그 순간 그는 다른 것은 아무것도 신경 쓸 수 없었다. 오직 이 일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하지만 정도원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심여진에게 약이 투여된 뒤였다.정지안과 이해리는 모두 병원에 있었다. 정도원이 황급히 달려오는 것을 보고도 두 사람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특히 이해리는 더했다. 이번에 심여진에게 약을 투여하는 일은 이해리가 직접 주도했다. 정도원을 한 번 떠보기 위해서였다.병원에 도착한 정도원은 원래 기회를 틈타 난동을 부릴 생각이었다.하지만 두 사람이 너무나 태연한 모습을 보이자 생각을 바꿨다.“벌써 어머니께 약을 쓴 거야?”“당연하지. 다만 아직 특별한 반응은 없어.”그 말을 하는 이해리의 표정은 지극히 담담했다. 마치 평범한 일을 말하는 것 같았다.옆에 있는 정지안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그는 눈을 내리깔고 발끝과 바닥만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모습이었다.하지만 정도원은 지금 그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챘다. 운이 좋았다는 안도감과 기쁨이 저절로 마음속에서 번져 나왔다.정도원은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기는커녕, 오히려 좋은 기회를 잡은 것일지도 모른다고 여겼다.어쩌면 그 약은 애초에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을 진정시킨 정도원은 가식적인 목소리로 물었다.“약효는 어때? 어머니가 정말 깨어날 수 있어?”정지안과 이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금 정도원이 얼마나 위선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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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그렇게 말한 정도원은 휴지를 꺼내 눈가를 가볍게 닦기까지 했다.“왜 일부 사람들이 이 모든 일을 엉뚱한 방향으로 왜곡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너무나 슬프고 실망스럽습니다.”카메라를 향해 말하는 동안 정도원은 자기 자신마저 속일 듯했다.“저는 아주 어릴 때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어머니는 온갖 고생을 하며 저를 키우셨고, 집안에 저와 피가 섞이지 않은 형이 있었어도 저는 한 번도 두 분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제가 어떻게 어머니를 해칠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은 모두 속고 있는 겁니다. 모든 보도가 그 사람들 입장만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있으니, 여러분이 보고 있는 것은 진실이 아닙니다!”정도원의 이번 기자회견은 실제로 이전까지의 여론을 어느 정도 뒤집었다.병원에서도 아직 그들에게 유리한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기에 온라인은 다시 한번 크게 들끓었다.기자회견을 본 이해리는 차갑게 웃고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그녀는 옆에서 눈 밑에 옅은 그늘이 드리운 남자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달랬다.“어머님은 아직 반응이 없으니 지안 씨는 먼저 돌아가 쉬어요. 갈아입을 옷도 챙겨 오고요. 내가 여기 지키고 있을게요.”정지안은 입을 열어 거절하려 했지만, 지금 자신의 체력이 정말 좋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는 요 며칠 양어머니에게 약을 쓸지 고민하느라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그럼 집에 한 번 다녀올게. 조금 쉬었다가 바로 올 거야.”정지안은 회사에서 처리해야 할 일도 남아 있었기에 실제로 잠시 나갈 필요가 있었다.이해리는 다정하게 웃었다.“다녀와요. 지안 씨 일부터 처리해요.”정지안이 떠난 뒤 이해리는 다시 병상 곁을 지켰다.약을 투여했지만 심여진에게는 여전히 깨어날 기미가 전혀 없었다.병상 곁에 앉아 있던 이해리의 생각은 점점 멀리 흘러갔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병실 문이 열렸다.이해리는 깜짝 놀랐다. 정도원이 다시 돌아와 심여진을 해치려는 줄 알았다.몸을 돌린 순간 병실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주세훈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후배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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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하지만 이제는 생각을 정리했어요. 제 감정을 내세워 선배를 강요하거나 붙잡지 않을 거예요. 선배에게는 이미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이 있다는 걸 알아요.”주세훈이 원하는 것은 그저 조용히 이해리를 도와 작은 일이라도 해 주는 것이었다.이해리가 몇 번이나 말렸지만 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결국 이해리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그렇게 나를 돕고 싶다면 여기 있어. 나는 실험실에 한 번 가 봐야 하니까...”병원을 나서며 주세훈이 방금 한 말을 떠올린 이해리는, 어쩌면 그가 이미 마음을 내려놓았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집에 돌아간 뒤 정지안에게도 이 일을 언급했다.“주세훈이 많이 철든 것 같아요. 앞으로 병원에서든 실험실에서든 우리가 좀 더 챙겨 줘요.”정지안은 주세훈이라는 사람을 거의 잊고 있다가 그 말을 듣고 갑자기 경계심을 세웠다.정지안은 원래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고개를 돌리자 이해리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 보였다.마치 방금 한 말이 그저 대수롭지 않은 한마디에 불과한 듯했다.정지안은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졌다.‘내가 너무 많이 생각한 걸까?’그가 고민하고 있을 때 이해리가 다시 말했다.“약을 쓴 뒤에도 어머님은 아직 반응이 없는 것 같아요. 병원에 무슨 상황이 생기면 바로 연락해 달라고 후배에게 말해 뒀어요.”두 사람이 따로 연락한다는 말을 들으니 정지안은 더욱 기분이 상했다.하지만 이해리의 앞에서 그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대신 속으로 그날 주세훈에게 한 말이 충분히 분명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생각했다.‘요 며칠 이해리가 실험실을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주세훈의 마음속에 남아 있던 호감이 다시 살아난 것은 아닐까?’정말 그렇다면 정지안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때 물건을 정리하던 이해리는 갑자기 뒤에서 정지안에게 안겼다.이해리는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왜 그래요? 다 큰 남자가 왜 매일 저한테 어리광을 부려요?”정지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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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마음이 가라앉지 않을 것 같았다.그러나 이해리는 아무것도 알아차리지 못한 듯했다.정지안의 마음속에는 이미 한 가지 계획이 생겼다.다음 날 정지안이 이해리에게 말했다.“요 며칠 너도 매우 힘들었잖아. 오늘은 집에서 하루 쉬어.”“오늘은 실험실에 가야 해요.”이해리는 그렇게 말하며 기지개를 켰다.“오늘 아침에도 후배가 연락했어요. 오늘은 자기가 대신 어머님 곁을 지키겠대요. 요 며칠이 마침 휴가 기간이기도 하고요.”사실 이해리는 원래 거절하려 했다. 후배에게 이러는 것이 미안했기 때문이다.주세훈에게는 사실상 휴일 근무나 마찬가지였다.하지만 주세훈이 끝까지 고집하는 바람에 이해리가 계속 사양하면 오히려 지나치게 의식하는 사람처럼 보일 지경이었다.그 말을 들은 정지안은 아무 표정 없이 말했다.“도와주고 싶다니 그냥 지키게 둬. 너도 요 며칠 피곤했으니 오늘은 집에서 쉬어. 나는 회사에 가서 처리할 일이 좀 있어.”이해리는 조금 실망했다. 오늘은 집에서 정지안과 시간을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다.하지만 요즘 두 사람 모두 바빴다는 것을 생각하고는 웃으며 말했다.“알겠어요. 가서 일 봐요. 저녁에는 뭐 먹고 싶어요? 제가 미리 사 둘게요.”오랜만에 두 사람이 집에서 함께 식사할 수 있는 날이었다.정지안은 저녁에 돌아와 이해리를 데리고 외식하겠다고 웃으며 말한 뒤 집을 나섰다.하지만 그는 회사가 아니라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어머니는 계속 의식을 찾지 못했고 약효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주세훈까지 나타나자 정지안은 더욱 불안해졌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마음속 응어리가 계속 남아 있을 것 같았다.그래서 병원에 도착해 병실 안의 주세훈을 본 순간, 정지안의 가슴속에서 분노가 치밀었다.“네가 왜 여기 있어?”정지안을 본 주세훈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는 병상에 누워 있는 사람이 정지안의 양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두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면 주세훈이 이곳을 지키고 있는 모습은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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