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원은 숨조차 크게 쉬지 못한 채 윤유나를 붙잡고 한쪽에 서 있었다. 그는 심여진이 언제라도 그날 있었던 일을 폭로할까 두려웠다.심여진이 갑자기 깨어나자 병실에 있던 모든 사람이 얼어붙었다.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정지안이 급히 밖으로 나가 의사와 간호사를 불렀다.심여진의 검사가 끝난 뒤 모두가 병실을 지켰다.정도원과 윤유나의 온몸에는 식은땀이 흘렀다.심여진이 깨어났다는 것은 그들이 과거에 벌인 일이 폭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었다.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막 깨어난 심여진을 긴장한 얼굴로 바라봤다.정지안과 이해리도 병실의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챘다.하지만 이해리는 심여진 앞에서 곧바로 과거의 일을 꺼내면 몸과 마음에 자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도 과거의 일에는 결국 결론이 필요했기에, 이해리는 먼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어머님, 저를 기억하세요?”심여진은 오랫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지만 다행히 몸만 쇠약해졌을 뿐, 사고와 기억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이해리를 바라보던 심여진은 숨소리조차 희미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알지. 너는 이해리잖니.”이해리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정도원과 윤유나의 얼굴에 시선을 멈췄다.그리고 다시 심여진을 바라보며 물었다.“어머님, 의식을 잃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세요?”이해리가 그 질문을 꺼내자 정도원은 하마터면 버럭 화를 낼 뻔했다.하지만 자신이 지금 끼어들면 오히려 심여진의 기억을 자극할 수도 있었다. 그는 고개를 돌리고 최대한 존재감을 감추려 했다.그러나 병상에 누운 심여진은 이미 입을 열었다.“내가 의식을 잃기 전에... 정도원이 나를 찾아왔어.”모든 기억이 한꺼번에 그녀의 머릿속으로 밀려들었다.심여진은 그날 있었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빠짐없이 이야기했다.정도원이 직접 자신을 밀쳐 넘어뜨렸고 그 때문에 의식을 잃었다는 심여진의 말을 듣자, 정지안도 드물게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정도원,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 친어머니인데 어떻게 그런 짓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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