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을 택한 너에게, 나는 네 라이벌을 택했다》全部章節:第 101 章 - 第 110 章

452 章節

제101화

장순주는 예전과 다름없이 세심하게 채이를 위한 식사를 준비해 두었다.“일어나셨어요? 대표님께서는 오늘 아침 일찍 회사에 회의가 있어서 먼저 나가셨어요.”“사모님께서 일어나시면 뭐라도 꼭 드시고 가시라고 하셨어요. 너무 바빠서 식사를 거르시는 일은 절대 없게 하라고 특별히 당부하셨어요.”준모는 매일 장순주에게 채이를 꼭 잘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준모가 채이를 자기 집으로 데려와 함께 지내게 한 이유도, 결국은 장순주가 채이를 빈틈없이 돌보게 하려는 뜻이 가장 컸다.채이는 지금 일 때문에 정신없이 바쁜 데다 부모님 곁에도 없었다. 혼자 지내게 둔다면, 끼니조차 대충 김밥이나 컵라면으로 때우는 날이 이어질 게 뻔했다.준모는 그런 일만큼은 절대로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네, 감사합니다.”채이의 마음 한구석이 포근하게 데워졌다.식사를 마친 뒤 채이는 설희와 둘만 아는 작은 작업실에서 만나기로 했다. 예전에 둘이 함께 임대해 둔 공간이었는데, 회사를 나온 지금 마침 그곳을 새 회사의 임시 사무실로 쓰기에 알맞았다.원래 그곳은 회사에 있지 않을 때 설희가 따로 나와서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기면 사용하려고 마련해 둔 곳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 보니, 뜻밖에도 제대로 쓰일 자리를 찾은 셈이었다.수안 쪽에서도 연락이 와 있었다. 새로 설립한 채이의 회사가 맡기에 아주 적합한 특허 건이 하나 있다며, 오늘 오후에 만나 이야기하자고 했다.채이가 회사에 도착했을 때, 설희는 이미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상무님, 아니, 대표님. 드디어 오셨네요. 이렇게 여러 날 대표님이 안 보이니까 정말 많이 보고 싶었어요.”“일이 좀 힘들었을 수도 있는데, 저는 하나도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들었어요. 대표님이랑 같이 일하는 느낌이 저는 정말 좋거든요.”“이 프로젝트들은 제가 계속 진행하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꽤 안정적으로 굴러가고 있어요. 대표님 지인분께서 많이 도와주신 덕분이에요.”“집에 돌아가신 뒤로는 다 잘 풀리셨죠? 대표님이 부모님하고 다시 마음을 푸신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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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설희는 단호한 목소리로 그 말을 꺼냈다. 그녀는 채이 곁에 남기로 한 결정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다.가볍게 웃으며 설희를 바라보면서 채이는 설희에게 진심으로 깊이 감사한 마음이었다.모두가 채이에게 등을 돌리고 떠날 생각만 할 때도 설희만은 전혀 망설이지 않고 채이 곁에 남았다.‘끝까지 내 옆을 지켜 준 사람은 결국 설희였어.’얼마 지나지 않아 수안도 밖에서 들어왔다. 채이와 설희가 마주 앉아 있는 모습을 본 수안은 두 사람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자, 이제 설희 씨한테 소개할게. 이쪽은 나하고 친하게 지내는 오빠, 주수안 씨야.”“전에 우리가 맡고 있던 그 두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수안 오빠가 도와주셔서 해결됐거든. 두 사람이 아마 전화로는 이미 통화를 했을 거고.”“수안 오빠, 이쪽은 제 가장 친한 동생이자, 지금 제 비서를 맡고 있는 임설희 씨예요.”채이는 두 사람을 차례로 소개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한 번 바라본 뒤,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대신했다.그런데 설희는 눈앞에 앉은 수안을 보고 나자 왠지 마음이 술렁거렸다. 이유도 없이 조금 들뜨는 기분까지 들었다.아무리 생각해도 수안은 정말 잘생겼다. 드라마에 나오는 남자 배우들보다도 더 눈길이 갔다.‘와, 진짜 너무 잘생겼잖아.’하지만 설희도 알고 있었다. 설희가 수안에게 아무리 호감을 느낀다 해도 수안과 설희가 이어질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 두 사람의 처지나 서 있는 자리부터 차이가 너무 컸다.‘괜한 생각은 하지 말자. 그런 쪽으로 신경을 쓰면 나만 더 피곤해져.’“설희 씨, 앞으로 우리가 조명그룹이랑 같이 진행할 프로젝트가 두 개 있어.” “두 사람이 미리 얼굴을 익혔으면 해서, 오늘 설희 씨까지 부른 거야. 앞으로 일하다 보면 두 사람이 마주칠 일도 많아질 테니까.”“설희 씨와 수안 오빠 둘 다 나한테는 소중한 사람들이거든. 그래서 두 사람이 앞으로도 편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채이는 차분한 목소리로 하나씩 짚어 가며 말했다.“알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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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사실 수안은 원래 채이를 데려다 주고 싶었다. 수안의 마음은 좀처럼 정리가 되지 않았다. ‘도대체 왜 아무 이유도 없이 채이가 다른 남자랑 함께 있게 된 거지?’‘왜 나한테는 기회도 한 번 안 주는 거야.’ 그런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그래서 수안은 채이에게 일부러라도 가까이 다가가려고 했다. 아직 채이가 그 남자와 약혼한 것도 아니니까. 정말 약혼을 하게 되면, 그때는 수안도 완전히 마음을 접을 수 있을 것 같았다.돌아가는 길에 수안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임 비서가 계속 채이 곁에 있었어?”“네. 대표님은 요즘 정말 많은 일을 겪으셨어요. 믿었던 사람한테 배신도 당하셨고, 대표님 손으로 키운 회사가 파산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어요.”“그동안은 제가 대표님 곁을 계속 지켰어요. 대표님은 원래 정말 강한 분이세요.”“대신 약한 모습은 늘 혼자 숨기려고 하고, 누구한테도 드러내려고 하지 않으세요.” “가끔은 저도 대표님이 너무 안쓰러워요. 이렇게 힘든데도 끝까지 혼자 버티려고만 하시니까요.”그 말을 꺼내는 설희의 마음은 무거웠다. ‘우리 대표님은 왜 늘 혼자 다 감당하려고만 하실까?’ 설희는 채이가 안쓰러워서 가슴이 아팠다.수안의 표정에도 금세 쓸쓸한 기색이 배어났다. 채이가 겪은 고통을 대신 나눠 짊어지고 싶었다. 하지만 수안은 그동안 그런 일을 전혀 알지 못했다. 채이와 연락이 끊긴 지도 이미 오래였다.‘알고만 있었어도 내가 직접 나섰을 텐데...’‘그 개자식이 채이를 그렇게 함부로 대하도록 절대 두지 않았을 텐데.’“임 비서는 진 대표랑 친하잖아. 내가 보기에도 임 비서가 계속 진 대표 도우려고 애쓰는 게 보였어.”“특허 건도 진 대표가 얼마나 쉽지 않은 기회인지 잘 알고 있을 거야. 임 비서랑 진 대표 사이가 좋지 않았으면, 우리도 아마 결국 협력까지는 못 갔겠지.”“저희 대표님도 늘 이 기회가 쉽게 온 게 아니라고 말씀하세요. 꼭 잘 붙잡아야 한다고, 이 프로젝트도 제대로 해내야 한다고요.”“그래도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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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괜찮아. 일이든 생활이든 혹시 내가 도와줄 수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수안은 마지막으로 설희와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앞으로 함께 일할 때 편하게 지내자는 뜻이었다. 그렇게 필요한 이야기까지 마친 뒤에야 수안은 차를 돌렸다....한편, 채이는 그곳에서 집으로 돌아온 뒤, 준모의 차가 뜻밖에도 집 앞에 세워져 있는 걸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오늘은 이렇게 일찍 들어왔어?’채이는 선뜻 믿기지 않았다. 평소 준모는 집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고, 들어오더라도 늘 한참 늦은 시간에야 돌아오곤 했다.‘왜 이렇게 일찍 온 거지?’채이는 걸음을 더 재촉해 문을 열고 들어섰다.안으로 들어간 채이는 준모가 소파에 앉아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마치 채이를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처럼 보였다.“오늘 왜 이렇게 일찍 들어왔어요?”채이가 의아한 눈으로 묻자, 준모는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오늘 일정을 그렇게 빽빽하게 잡지 않았어요. 그래서 조금 일찍 들어왔어요.”말을 마친 준모는 손으로 미간을 천천히 눌렀다. 차갑게 가라앉은 준모의 인상 한편에 피곤이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대표님, 부탁하신 레몬수 나왔어요.”장순주는 주방에서 컵을 들고 나왔다.채이가 준모 곁으로 다가가자, 코끝으로 옅지 않은 술 냄새가 훅 스며들었다.준모가 술을 마신 게 분명했다.채이는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 준모가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술을 마시는 일 자체는 이상할 게 없었다. 그런 자리가 생기면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일이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평소보다 훨씬 많이 마신 듯했다.‘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채이는 자신도 모르게 걱정이 치밀어 오르면서, 표정도 점점 굳어졌다.‘이 정도로 마실 사람은 아닌데. 정말 무슨 일이 있었나 봐.’채이는 장순주를 돌아보며 물었다.“이모님, 대표님이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셨어요?”채이의 물음에 장순주는 목소리를 낮추고 조심스럽게 대답했다.“대표님은 원래 이렇게까지 많이 드시는 분은 아닌데, 저도 오늘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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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도대체 얼마나 힘겨운 일이기에 준모까지 이렇게 지치게 만드는지, 채이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푹 쉬어요. 어디 불편한 게 있으면 저 부르면 돼요. 오늘은 저도 안 가고 여기 있을 테니까요. 바로 옆 소파에서 잘게요.”채이는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다만 준모가 이미 잠든 건 아닌지, 이 말을 제대로 듣고 있는 건 아닌지 알 수 없었다.말을 마친 채이는 그대로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그런데 채이가 자리에서 일어서려던 바로 그때, 준모가 다시 채이의 손을 붙잡았다.“가지 말아요.”“남아요. 제 옆에 있어요.”나지막한 준모의 목소리는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 늘 서늘하게 느껴지던 결은 사라지고, 묵직한 울림만 남아 있었다.채이는 그대로 멈춰 섰다. 이런 식의 가까움은 채이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몸은 거부하지 않았다. 마음보다 먼저 반응하는 감각은 숨길 수 없는 법이었다.‘왜 도망치고 싶지 않지?’“그래요.”채이는 다시 몸을 숙이면서 준모의 곁에 앉았다. 누런 조명이 은은하게 번지는 방 안에서 채이는 말없이 준모를 바라봤다.이렇게 가까이에서 이렇게 오래 준모를 들여다본 적은 처음이었다. 준모의 이목구비는 뚜렷했고, 잘 다듬어진 듯한 윤곽에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정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준모는 한눈에 마음을 빼앗길 만큼 눈에 띄게 잘생긴 사람이었다.채이는 한참 동안 준모를 바라봤다. 시선이 자꾸 머물렀고,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이렇게 보니까 더 반칙 같아.’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른 채, 채이는 어느새 준모 앞에 기대듯 엎드린 채 잠이 들어 버렸다. 낮 동안 밖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바쁘게 돌아다닌 탓에 채이도 적잖이 지쳐 있었던 모양이었다.다음 날 다시 눈을 떴을 때, 채이는 믿기지 않는 광경 앞에서 숨이 턱 막혔다.채이는 어느새 준모의 침대 위에 누워 있었고, 그것도 모자라 준모를 꼭 끌어안은 채 잠들어 있었다. 마치 커다란 쿠션이라도 되는 것처럼 두 팔로 준모를 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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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방에서 나온 뒤, 채이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야 간신히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방금 전의 장면이 머릿속에서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왜 자꾸 생각나는 거야.’ 채이는 애써 고개를 저었지만, 좀 전의 일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채이가 잠에서 깬 뒤 밖으로 나왔을 때, 장순주는 이미 두 사람 몫의 식사를 차려 두고 기다리고 있었다. 채이가 준모의 방에서 나오는 모습을 본 장순주는 안도한 듯 잔잔하게 웃었다.“일어나셨어요? 식사는 다 준비해 뒀으니 얼른 와서 드세요.”“감사해요.”채이는 장순주에게도 늘 예의를 갖췄다.얼마 지나지 않아 준모도 방에서 나왔다. 검은 셔츠로 갈아입은 걸 보니, 금방이라도 나갈 모양이었다.“대표님, 앉으세요.”장순주는 웃으면서 말했다.준모와 채이는 함께 식탁에 앉아 식사를 했다.아직 다 먹지도 않았는데, 채이의 핸드폰이 울렸다.수안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채이야, 여기서 협업안 하나 정리해 뒀어. 시간 괜찮으면 나한테 와. 우리 둘이 같이 보면서 다시 맞춰 보자.][그리고 오늘은 네가 좋아하는 디저트도 준비해 놨어. 오면 깜짝 놀랄 거야.]수안의 목소리는 수화기 너머에서도 크게 들렸다. 수안이 하는 말이 이쪽에도 고스란히 들릴 정도였다.준모의 표정이 바로 굳어지더니 금세 싸늘하게 가라앉았다.채이와 수안 사이에 정말 아무 일도 없을지 모른다. 그래도 준모는 마음이 불편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거슬렸다.비록 두 사람이 일 때문에 만나는 것이고,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였다.준모도 같은 남자였다. 상대가 채이를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 그 정도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준모는 그 말을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다. ‘내가 무슨 자격으로 그걸 묻지?’ 준모는 괜히 물잔만 손에 쥐었다.“네, 알겠어요. 기다려요. 저 간단히 준비하고 설희랑 같이 갈게요.”채이가 그렇게 대답했다.‘임 비서도 같이 간다고?’설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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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설희가 바깥에서 허둥지둥 뛰어 들어오며 미안한 기색으로 말했다.그 모습을 본 채이는 저도 모르게 웃었다.“괜찮아. 그렇게까지 급하게 올 필요 없어. 우리도 아직 일 얘기한 건 없고, 그냥 여기서 뭐 좀 먹고 있었어.”채이는 옆에 놓여 있던 디저트 하나를 들어 설희에게 내밀었다.“일단 물부터 좀 마시고, 이것도 하나 먹어.”하지만 설희는 선뜻 손을 뻗지 못했다. 협력사 대표 앞에서 뭘 먹는다는 게 아무래도 부담스러웠다.“괜찮습니다. 대표님, 저는 오기 전에 식사하고 왔어요. 제가 할 일이 있으면 바로 말씀만 주세요.”“그렇게 급하게 굴지 않아도 돼. 다들 아는 사이인데, 주 대표 앞이라고 그렇게까지 긴장할 필요 없어.”채이는 설희를 보며 다시 웃었다. 저렇게까지 잔뜩 굳어 있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다. ‘우리 설희 씨는 왜 수안 오빠 앞에만 서면 더 긴장할까?’“알겠습니다, 대표님.”하지만 채이가 그렇게 말할수록 설희는 더 어색해졌다. 유독 수안 앞에만 서면 몸이 더 굳는 기분이었다. 설희 자신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왜 이분 앞에서는 자꾸 더 조심하게 되지?’“임 비서, 그렇게까지 예의 차릴 필요 없어.”수안도 그게 이상하다는 듯 설희를 바라보며 말했다.“나는 진 대표랑 몇 년씩 알고 지낸 사이야. 임 비서도 앞으로 계속 자주 볼 텐데, 나한테 그렇게까지 딱딱할 게 뭐 있어.”“알겠습니다, 주 대표님.”일을 마무리하고 나니 제법 늦은 시간이 되어 있었다.수안이 시간을 한번 확인한 뒤 입을 열었다.“벌써 이렇게 늦었네. 오늘 우리 진 대표와 임 비서도 정말 고생 많았어. 프로젝트도 이렇게 순조롭게 굴러가는 게 다 진 대표와 임 비서 덕분이잖아요. 내가 저녁 살게. 같이 나가서 밥 먹죠.”“좋아요. 우리 함께 식사해요.”채이도 별생각 없이 답했다. 이 시간에 집에 들어가 봐야 어차피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준모는 대개 늦게까지 약속이 있거나 일 때문에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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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준모가 오늘 여기까지 온 이유는 하나였다. 채이가 자기 여자라는 걸 분명히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이다.준모는 느낄 수 있었다. 수안이 오래전부터 채이 곁을 지키며 친구라는 이름으로 함께해 왔지만, 그 감정이 단순한 우정만은 아니라는 걸.채이가 수안을 남자로 의식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수안이 채이를 마음에 두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또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저 사람은 채이를 그냥 친구로만 보는 게 아니야.’ 준모는 말하지 않았지만, 이미 그렇게 확신하고 있었다.“오빠, 오늘은 제가 미안해요. 다음에 시간 되면 제가 밥 살게요.”채이는 결국 준모와 함께 돌아가기로 했다.“그래, 알았어.”수안은 속으로는 씁쓸했지만, 겉으로는 조금도 티 내지 않고 끝까지 예의를 갖춘 태도를 유지했다.아무리 아쉽더라도 준모는 채이의 약혼자였다. 그런 두 사람 사이에서 채이가 준모를 택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 그게 맞는 거지.’ 수안은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였다.돌아가는 길에 채이는 조수석에 앉았다. 차 안에서 대화는 많지 않았다. 두 사람은 아직 서로에게 익숙하지 않았고 함께한 시간도 길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채이는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쉽게 정하지 못했다. ‘이럴 때는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채이는 창밖만 가만히 바라봤다.그때, 날카로운 벨소리가 울리며 차 안의 정적을 갈랐다.준모가 전화를 받았다.[오빠, 빨리 좀 와 줘. 내가 집에서 넘어졌는데 지금 일어날 수가 없어. 와서 좀 도와줘!]수화기 너머로 여자 목소리가 다급하게 흘러나왔다. 힘이 잔뜩 빠진 목소리였고, 어딘가 의지할 곳을 찾는 듯한 울먹임도 섞여 있었다.“가만히 있어. 지금 갈게.”준모의 눈매가 차갑게 가라앉았다.채이는 그 목소리를 알고 있었다. 예전에 준모의 집에 갔을 때 들었던 바로 그 여자였다. 그리고 채이는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다. 준모와 그 여자의 관계가 결코 가벼운 사이는 아니라는 걸.하지만 그때는 굳이 묻지 않았다. 자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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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준모 오빠, 이제 나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게 되는 거야? 왜 하필 나야... 나... 정말 쓸모없는 사람 같아.”미래는 점점 더 서럽게 울었다.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자, 미래는 감각조차 없는 두 다리를 있는 힘껏 내리쳤다. 준모는 급히 그런 미래를 막았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이미 해외에서 제일 잘 본다는 교수들한테 연락해 놨어. 너무 걱정하지 마.”“곧 와서 같이 상태 보고 재활 치료 방향도 잡아 줄 거야. 선생님들도 다 말했어. 넌 아직 어리잖아. 상태가 좀 심하긴 해도 다시 걸을 수 있게 할 수 있다고.”준모는 숨을 고르지도 못한 채 곧바로 말을 이었다.“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돼. 절대 포기하지 마. 매일 이런 식으로 너 자신을 괴롭히지도 말고.”준모도 다급했다. 준모는 미래를 소파에 앉혔다. 미래의 몸은 물에 흠뻑 젖어 있었다. 준모는 곧바로 갈아입을 옷을 찾아 미래 앞에 가져왔다.“옷 갈아입어. 나는 식탁에서 기다릴게. 뭐라도 좀 해 줄 테니까.”준모는 곧바로 주방으로 들어가 미래가 먹을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오빠, 가지 마. 나 혼자 있기 싫어. 지금은 밥도 먹기 싫어. 그냥 오빠가 내 옆에 있어 줬으면 좋겠어.”미래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표정으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준모는 발걸음을 멈춘 채 미래를 돌아봤다.“오늘 아직 아무것도 안 먹었지? 내가 뭐라도 만들어 줄게. 무슨 일이 있어도 끼니는 거르면 안 돼.”준모의 목소리에는 단호함이 서려 있었다.“지금 네 몸 상태가 어떤지, 너도 잘 알잖아. 사실 네가 끝까지 버티기만 하면 반드시 다시 일어설 수 있어.”“내 말 믿고 너 자신한테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나한테도 한 번만 더 기회를 주고.”준모는 미래의 일을 누구보다 마음에 두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미래에게도 끝까지 인내심을 잃지 않았다. 준모는 미래가 하루라도 빨리 좋아지기만 바랐다. 하지만 미래는 고개를 저었다.“아니, 나 지금은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 먹어도 안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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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아직까지 준모가 직접 해 준 밥을 먹어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미래가 처음이었다.“따뜻할 때 먹어.”준모의 말투는 담담했다. 목소리에는 별다른 기복도 없었다.준모는 미래를 바라봤다. 준모의 표정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오빠가 해 준 국수 진짜 맛있어. 앞으로도 오빠가 계속 내 곁에 있어 주면 좋겠어. 나 정말 행복해.” “오빠가 내 옆에 있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놓이는데, 나 혼자 있으면 너무 막막해.”미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내가 지금 오빠한테 너무 의지하는 거지? 이제 오빠 없이는 안 될 것 같아. 이게 내 문제라는 건 나도 알아. 어떻게든 고쳐야 하는 것도 알고 있는데, 근데 나는...”미래는 힘없이 그 말을 내뱉고는 끝내 고개를 숙였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 “내가 계속 네 옆에만 있을 수는 없어. 나도 내 일이 있거든. 그래도 네가 나를 필요로 할 때는 언제든 올게.”준모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최고의 교수님들도 최대한 빨리 알아봐 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준모는 미래에게 어떤 약속도 쉽게 해 줄 수 없었다. 그는 미래와의 거리도 줄곧 의식적으로 지키고 있었다. 그 말을 듣는 동안 미래의 눈가에는 서운함이 스쳤다.“나도 알아. 오빠 곧 약혼하잖아. 오빠한테 약혼녀가 생기면 지금처럼 매일 내 곁에 있어 주기는 어려울 거라는 것도 알아.”“사실 나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어. 그래도 마음 한쪽이 자꾸 아파.”미래는 애써 웃어 보이려 했지만, 눈에는 물기가 맺혀 있었다.“걱정하지 마. 나 오빠한테 계속 매달리지는 않을 거야. 오빠 약혼녀도 예전에 있었던 일 때문에 불편해할 수 있잖아.”“나도 선은 지킬 거야. 절대로 오빠한테 짐이 되거나 곤란하게 만들지 않을게.”입으로는 준모를 생각하는 척 말하고 있었지만, 미래의 모습은 가엾고 절박해 보였다. 눈물도 계속 눈가에 맺혀 있었다. 준모는 가볍게 웃었다.“나는 예전부터 너를 친동생처럼 생각했어. 나중에 내가 결혼을 하든 약혼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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