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모가 자리를 떠난 뒤, 테이블에는 다시 두 사람만 남았다.이상하게도 채이는 마음 한쪽이 자꾸 불편했다. 뭐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었지만, 묘하게 걸리는 기분이 남아 있었다.고작 이틀 정도 못 봤을 뿐인데, 준모의 태도가 왜 그렇게 달라진 것처럼 느껴졌는지 채이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정말 내가 괜히 예민하게 느낀 건가?’“채이야, 그런데 나는 정말 몰랐어. 네가 결혼하게 될 사람이 하필 그 사람일 줄은...”수안도 마음이 복잡한 듯 말했다.사실 수안은 채이가 그 남자와 완전히 끝난 뒤에는, 자신에게도 조금은 기회가 생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두 사람 사이가 예전보다 더 가까워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도 아주 없었던 건 아니었다.그런데 결국 수안은 한발 늦었다.“사실 저도 이런 방향으로 갈 줄은 생각 못 했어요. 저도 가끔 제 자신한테 물어봐요. 정말 이렇게 누군가를 만나 바로 약혼해도 되는 건가 하고요.”“그래도 이건 가족들이 정해 주신 일이잖아요. 저는 부모님이 저한테 해가 되는 선택을 하실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분명 저한테 가장 잘 맞는 사람을 골라 주셨을 거예요.”채이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예전에는 사랑하는 사람이랑 같이 있어야 행복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요. 아무리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해도, 정작 그 사람이 내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그 말을 하는 채이의 눈빛에는 쓸쓸함이 묻어났다. 머릿속으로는 자꾸 예전에 있었던 일들이 떠올랐다.채이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가진 것도, 줄 수 있는 것도 전부 다 내주었다. 그렇게 진심으로 대하면, 상대의 진심도 돌아올 거라고 믿었다.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채이야, 너는 지금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있어. 너 아직 어리잖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도 얼마든지 더 있고. 가족들 때문에 네 평생의 행복을 걸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해.”수안은 채이를 바라보며 진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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