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희는 자기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작은 호감 때문에 괜히 다른 사람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원래도 두 사람이 맡은 프로젝트가 겨우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참이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채이의 집안에서 이런저런 일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채이는 매일 그 일들에 치여서 정신없이 버텨 왔다. 이제야 겨우 한숨 돌릴 만해졌는데, 설희는 자기 문제로 채이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대표님도 이제야 조금 한숨 돌리게 됐는데...’‘내가 괜한 말 꺼내서 더 복잡하게 만들면 안 되지.’“괜찮아. 수안 오빠는 그런 거 따지는 사람 아니야. 수안 오빠는 자기 생각도 분명하고 성격도 뚜렷해.”“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이고, 자기랑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집안이나 배경 같은 건 크게 신경 안 써.”채이는 설희를 안심시키듯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그리고 당장은 이런 얘기를 수안 오빠한테 할 생각도 없어.” “둘이 먼저 자연스럽게 지내보면서, 성격이랑 가치관이 잘 맞는지부터 보면 되잖아. 그다음에 내가 말해도 늦지 않아.”채이는 진심으로 자기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바랐다. 설희는 오랫동안 채이 곁을 지켜 준 사람이었고, 성격도 반듯한 데다 일도 잘했다. 채이가 보기에 설희는 참 괜찮은 사람이었다.‘설희는 충분히 좋은 사람인데. 정말 잘 맞는 사람 만나면 좋겠어.’“감사합니다, 대표님.”설희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마음 한편은 여전히 조심스러웠다.바로 그때, 수안이 밖에서 안으로 들어왔다.“두 사람 뭐 얘기해? 분위기 엄청 좋네.”수안은 채이와 설희가 한결 편안해 보이는 걸 보고 자연스럽게 물었다. 두 사람의 표정도 꽤 밝아 보여서, 무슨 즐거운 이야기라도 나누고 있던 것처럼 느껴졌다.“별거 아니에요. 그냥 수다 좀 몇 마디 떤 거예요.”채이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는 곧 본론으로 들어갔다.“오빠, 제가 지금 맡고 있는 다른 프로젝트가 몇 개 더 있거든요. 내일부터는 이쪽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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