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자는 가슴을 움켜쥔 채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안색은 눈에 띄게 나빠져 있었다. 채이 역시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한 상태였다. 방금 서지효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너무 갑작스러웠고 너무 파괴적이었다. 이건 단순히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이 집안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일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할머니, 괜찮으세요?”채이는 정부자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아차리자마자 다가갔다. 채이는 곧바로 정부자 곁에 앉아 등을 받쳐 준 뒤, 서둘러 약부터 꺼냈다. 손끝이 조금 떨렸지만, 지금은 놀랄 틈조차 없었다. 가장 먼저 정부자부터 진정시켜야 했다. 정부자는 비상약을 입에 넣고 천천히 삼켰다. 그리고 한참 숨을 가다듬은 뒤, 겨우 입을 열었다.“괜찮다. 다들 나는 신경 쓰지 마라. 지금은 내가 마음을 좀 가라앉혀야겠다.”말은 그렇게 했지만, 정부자의 손은 여전히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수십 년을 버텨 온 사람이었고, 웬만한 일에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던 정부자였지만, 오늘만큼은 달랐다. “어머님, 오늘 제가 이걸 알아내지 못했으면 어머님도, 여기 있는 사람들도 끝까지 다 속고 살았을 거예요.”서지효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제가 지금 말씀드린 건 이미 다 확인한 사실이에요. 이렇게 되면 우리 집 재산도, 회사도 전부 외부인의 손에 넘어간 셈이잖아요.” “그러니까 이제는 우리 그이가 회사를 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서지효는 태연했다. 애초에 서지효가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도 분명했다. 결국 회사에 다시 발을 들이고 싶었던 것이다. 이번 일을 빌미로 준모 쪽 사람들을 몰아내고, 자기 식구들 쪽으로 판을 다시 짜고 싶어 하는 마음이 너무 뻔하게 보였다. ‘결국 노린 건 회사였구나.’ 채이는 서지효를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서지효가 이 사실을 알게 된 경위도 우연에 가까웠다. 예전 고향 쪽 사정을 안다는 지인에게서, 강혜원이 지금 남편과 결혼하기 전부터 누군가와 얽혀 있었다는 말을 전해 들은 뒤부터 서지효는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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