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동생을 택한 너에게, 나는 네 라이벌을 택했다: Chapter 241 - Chapter 250

452 Chapters

제241화

요즘 프로젝트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편이었다. 그래서 채이는 설희가 며칠쯤은 조금 느긋하게 쉬었으면 했다. 설희는 늘 묵묵하게 자기 몫을 다했고, 불평 한마디 없이 바쁘게 움직였다. 그런 설희가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채이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럴 때라도 좀 쉬어야 하는데.’“대표님, 어차피 집에 있어도 딱히 할 일은 없어서요. 그래서 그냥 일찍 나왔어요. 무슨 일 생기면 바로 같이 처리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사실... 오늘 꼭 말씀드리고 싶었던 게 하나 있었어요.”설희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제가 전에 확인한 게 있는데요. 오늘이 주 대표님 생일이더라고요. 사실 제가... 주 대표님께 선물을 하나 드리고 싶었어요.”“그런데 뭘 드려야 할지도 모르겠고요. 주 대표님이야 사실 이런 선물 하나쯤 전혀 아쉬울 분도 아니시잖아요.”“그래도 그냥 제 마음이라도 전하고 싶긴 한데, 막상 그러려니까 용기도 안 나고... 제가 드리는 걸 주 대표님이 탐탁치 않게 여기실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설희는 꽤 오래전부터 이 문제를 붙들고 고민해 왔다. 그런데도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선물을 고르는 일보다도, 그 마음을 어떻게 건네야 할지가 더 어려웠다. ‘괜히 혼자 의미만 두는 것 같으면 어떡하지.’“설희 씨가 말 안 했으면 나도 몰랐을 거야. 설희 씨 진짜 이런 건 세심하게 잘 챙긴다.”채이는 설희를 보며 작게 웃었다.“그런데 나도 수안 오빠를 오래 알긴 했어도, 딱히 선물을 챙겨 준 적은 없어서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네. 차라리 오늘 저녁에 같이 식사하는 건 어때?”채이는 바로 생각을 정리했다. 회사 일로 둘만 따로 만나 식사하는 자리는 오히려 더 어색할 수 있었다. 그러니 자기가 함께 가는 게 자연스럽다고 판단했다. 그래야 이유도 충분했고, 분위기도 한결 편해질 수 있었다. ‘셋이 같이 보면 설희도 덜 부담스럽겠지.’“좋아요, 대표님. 대표님만 시간이 괜찮으시면 진짜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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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전화를 끊고 나자 설희의 기분은 갑자기 한결 가벼워졌다. 수안과 마주할 기회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괜히 마음이 들떴다. ‘이렇게라도 자꾸 마주치다 보면, 언젠가는 조금 더 자연스러워질 수 있을까?’“기회는 내가 만들어 줬으니까, 오늘 저녁에는 설희 씨가 잘해야 해. 그리고 수안 오빠 앞에서 너무 얼어 있을 필요 없어.”“그냥 좀 더 편하게 대해. 친구 대하듯 자연스럽게 보면, 둘 사이도 훨씬 편해질 거야.”채이는 설희를 보며 몇 마디를 덧붙였다. 설희는 수안만 보면 이상할 만큼 몸이 굳어졌다. 괜히 더 신경을 쓰고, 말 한마디에도 의미를 두려는 기색이 뚜렷했다. 채이가 보기에는 그럴수록 오히려 더 어색해질 뿐이었다. ‘너무 애쓰니까 더 힘들어지는 거야.’“알겠어요, 대표님. 대표님 말씀이 맞는 것도 저도 알아요. 그런데 가끔은 제가 저를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저도 그냥 다른 사람들처럼 편하게 말하고 싶고, 주 대표님을 그냥 상사처럼 대하고 싶은데, 막상 앞에 계시면 자꾸 긴장돼요...”설희는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자기 자신이 제일 답답했다. 왜 이리도 자연스럽지 못한지,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덜 떨 수 있는지조차 감이 오지 않았다. 연애를 제대로 해 본 적도 없었고, 누군가를 이만큼 좋아해 본 적도 처음이었다. 그러니 이런 감정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설희는 자기가 언제부터 수안에게 마음이 기울었는지도 또렷하게 기억하지 못했다. 다만 언제부터인지 수안을 보면 괜히 얼굴이 달아올랐고, 자꾸 한 번 더 쳐다보게 됐다. 그러다 보면 또 스스로 민망해졌다. ‘정말 너무 티가 나는 거 아니야?’“그렇게까지 긴장할 필요 없다니까. 너희 하루 이틀 본 사이도 아니잖아.” “수안 오빠도 원래 사람을 편하게 해 주는 스타일이야. 설희 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어려운 사람 아니야.”채이는 웃음이 나올 듯 말 듯한 얼굴로 말했다. 설희는 워낙 진지한 성격이라, 이런 감정 앞에서도 더 힘을 주고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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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그러면 우리 둘 다 훨씬 숨 돌릴 수 있겠지.”채이는 회사를 더 크게 키우고 싶었다. 사람도 더 모으고, 자기 손으로 제대로 세운 일을 더 탄탄하게 만들고 싶었다. 거창한 꿈이 따로 있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꽤 벅찼다. “좋죠. 가끔은 저희 둘 다 일하느라 너무 지칠 때도 있잖아요. 그래도 하나 끝내고 나면 기분이 진짜 좋아요. 뿌듯하기도 하고, 내가 뭔가 해냈다는 느낌도 들고요.”설희는 진심으로 그렇게 말했다.“대표님, 저는 대표님을 만난 게 정말 행운 같아요. 대표님이 저를 곁에 두고 계속 데리고 가 주신 것도 그렇고요. 가끔은 제가 진짜 행복하다는 생각까지 해요.”설희는 속으로 한 가지를 더 삼켰다. 자기가 바라는 사랑까지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텐데, 그건 늘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오히려 생각할수록 버거워질 때가 많았다. “나도 처음엔 정말 쉽지 않았어. 그때 설희 씨가 내 옆에서 계속 도와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야.”“그러니까 내가 더 고맙지. 내가 예전부터 계속 말했잖아. 설희 씨한테 절대 실망 안 시킬 거라고. 나 따라온 게 틀리지 않았다는 거, 꼭 보여 줄 거라고.”채이는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법이 없었다. 누구 하나 헛되이 부려 먹은 적도 없었다. 회사 프로젝트 두 개가 자리를 잡은 뒤에는 설희에게 적지 않은 돈도 챙겨 줬다. 그래서 두 사람 관계는 더 단단해졌다.사실 채이와 설희는 처음부터 결이 잘 맞았다. 함께 일하기 전에도 서로를 꽤 편하게 여겼고, 마음도 잘 통했다. 이후 같은 방향을 보고 뛰기 시작하면서 사이가 더 가까워졌다. 둘 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쪽이라서 일이 힘들어도 관계가 틀어지지 않았다. 저녁이 되자 채이와 설희는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 수안과 만나기로 한 자리였다.설희는 오는 내내 잔뜩 긴장해 있었다. 첫마디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머릿속으로 몇 번이나 연습했다. 그런데 막상 수안을 마주하자, 준비했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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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주 대표님, 지난번에 같이 식사했을 때 제가 술을 좀 마시는 바람에 나중에는 완전히 정신을 놓아 버렸잖아요.”“그때 주 대표님께 괜한 폐만 끼친 것 같아서 아직도 너무 민망해요. 그래서 오늘은 술을 안 마시려고요. 괜히 또 주 대표님 앞에서 민망한 꼴 보이고 싶지 않아서요.”“오늘은 차로 대신해서 제가 한잔 올릴게요. 그동안 회사에서 저를 많이 챙겨 주셔서 감사했고요. 생일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제가 주 대표님 생일을 같이 챙기는 건 오늘이 처음이잖아요. 그래서 앞으로 일도 다 잘 풀리고, 하시는 일마다 다 잘 되시면 좋겠어요.”설희는 오기 전에 할 말을 몇 번이나 머릿속으로 되뇌었다. 그래도 막상 수안 앞에 앉으니 준비했던 문장들이 자꾸만 흩어졌다. 방금 꺼낸 말도 거의 억지로 밀어 올리듯 겨우 내뱉은 것이었다. ‘왜 이렇게 떨리지. 그냥 준비한 대로만 말하면 되는데.’수안은 설희를 보면서 살짝 웃었다. 조금 뜻밖이라는 기색도 스쳤다.“그렇게까지 거창하게 안 해도 돼. 나는 원래 생일 같은 거 안 챙기는 사람이거든. 아까도 너희한테 한 말은 그냥 장난처럼 한 거야.”“그래도 임 비서가 준 선물은 잘 받을게. 이건 내가 제대로 기억해 둘 거고.”수안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원래 수안은 자기 생일을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이런 날에 굳이 무슨 의미를 붙이거나, 형식적으로 챙기는 쪽도 아니었다. 남자 혼자 산다고 해서 꼭 무심해져야 하는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수안은 이런 기념일에 크게 기대를 거는 사람이 아니었다. “수안 오빠, 그렇게 말하면 안 되죠.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희 둘 다 너무 허탈해져요.”“저희가 마음 써서 생일 챙겨 드리려고,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같이 밥 먹자고 한 건데, 오빠가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말하면 너무 서운하잖아요.”채이가 곧바로 받아쳤다. 채이는 여자들 마음을 잘 아는 편이었다. 특히 누군가 진심을 담아 준비한 자리를 가볍게 넘기는 말이 얼마나 사람 마음을 싸늘하게 만드는지도 잘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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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괜찮아. 그래도 내가 데려다 줄게. 진 대표가 한 말이 맞아.” “이 시간에 여자 혼자 택시 타고 가는 건 아무래도 불안하잖아. 나도 마음이 안 놓이고.”수안은 단호하게 말하면서, 설희가 더 거절할 틈도 주지 않고 자기 차에 태웠다.앞에는 기사가 앉아 있었지만, 뒷좌석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어색함이 감돌았다. 설희는 고개를 돌려 창밖만 바라봤다. 수안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끝까지 혼자 간다고 우길 걸 그랬나.’수안도 차에 오르자마자 휴대전화를 들여다봤다. 회사 일 때문인지 메시지와 전화가 계속 들어오고 있었다.원래 오늘은 수안에게 꽤 중요한 회의가 잡혀 있었다. 그런데 채이 쪽에서 직접 전화를 걸어 같이 식사하자고 했고, 수안은 결국 그 일들을 잠시 미뤄 두고 나왔다. 수안에게는 결국 채이가 먼저였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설희가 사는 오피스텔은 그리 멀지 않았다. 차로 15분 정도 달리자 금방 도착했다.“주 대표님, 오늘 집까지 데려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들어가시는 길 조심하시고요. 저는 먼저 올라가 볼게요.”설희는 얼른 차 문을 열고 내리고 싶었다. 사실 설희는 수안을 만나기 전마다 늘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오늘은 이렇게 말해야지, 오늘은 조금 더 자연스럽게 굴어야지.’그런데 막상 수안을 눈앞에 두면, 그것도 둘만 있는 상황이 되면 머릿속이 하얘졌다. 하려고 했던 말도 다 사라졌고, 분위기를 이어 갈 만한 화제도 자꾸 끊겨 버렸다. “별말을 다 하네. 얼른 올라가서 쉬어.”수안은 짧게 대답했다.돌아서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설희의 뒷모습을 보는 수안의 마음은 꽤 복잡했다. 앞으로 이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어디까지 모른 척해야 할지 이제는 정말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았다.다른 사람이었다면 수안은 훨씬 단호했을 것이다. 애매하게 끌지 않고, 선을 분명하게 그었을 가능성이 컸다. 그런데 설희는 달랐다. 설희는 채이 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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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오빠, 설희 씨 정말 괜찮은 여자예요. 저도 잘 알아요. 그리고 오빠가 누군가를 만난다고 해서 그 사람 배경이나 집안부터 보는 스타일이 아닌 것도 알고요.]채이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상대가 평범한 사람이든 아니든, 오빠는 결국 마음이 통하면 만날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설희도 조금만 더 봐 줬으면 좋겠어요.][진짜 성실하고 사람도 괜찮고, 일도 얼마나 똑 부러지게 하는데요. 내가 아무나 그렇게 오래 곁에 두고 일시키는 사람 아닌 거 오빠도 알잖아요.]채이가 이런 말을 꺼내는 건, 설희를 아끼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수안 역시 채이에게는 오래된 친한 지인이었고, 사람 됨됨이를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더 이런 말을 할 수 있었다. ‘두 사람 다 괜찮은데, 정말 조금만 더 가까이 보면 안 되나.’하지만 수안의 마음속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 누군가를 새로 받아들일 생각이 생기지 않았다.“설희 씨 좋은 사람인 거 알아. 그런데 우리 둘은 안 돼.”수안은 단호하게 말했다.“내가 무슨 배경을 보고 안 된다고 하는 게 아니야. 그냥 우리 둘은 애초에 안 맞아. 나는 그렇게 생각해.”말투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더 이야기해 봐도 바뀔 여지가 없다는 게 목소리만으로도 느껴졌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애초에 가능성이 없다고, 수안은 이미 결론 내린 사람처럼 말했다. [왜요? 아직 아무 기회도 안 줘 놓고 어떻게 그렇게 단정해요?]채이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채이는 문득 자기와 준모를 떠올렸다. 처음에는 그저 낯선 사람 같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처럼 가까워졌다.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조금씩 관심을 두다 보면 달라질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채이는 더 설희 쪽에 한 번쯤은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처음부터 안 된다고 선 그어 버리면, 시작도 못 해 보잖아.’“안 맞는 건 안 맞는 거야. 그리고 나는 연애할 생각도 없어. 괜히 사람 마음 받아 놓고 상처 주고 싶지도 않고.” “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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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수안은 사실 요즘 하루하루가 편하지 않았다. 늘 마음 한구석이 뒤틀린 채로 지내는 기분이었다. 뭘 해도 개운하지 않았고, 생각은 자꾸만 복잡해졌다. ‘이러고 있는 내가 더 답답하네.’[됐어요. 제가 보기엔 오빠 마음속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제 비서랑은 만나고 싶지 않은 거잖아요.][그런데 오빠가 그렇게까지 부담 가질 필요는 없어요. 저하고 오빠 사이는 저희 사이고, 오빠랑 설희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결국 두 사람 문제잖아요.] [저도 거기까지 끼어들 생각은 없어요.]채이는 차분하게 말했다.[제가 자꾸 둘 사이에 자리 만들어 준 건, 그냥 한번 편하게 부딪혀 보라는 뜻이었어요.] [그래서 그랬던 거지, 오빠한테 부담 주려고 한 건 아니에요. 그러니까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마세요.]원래 채이는 이런 문제까지 일일이 나서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설희 일만 되면 자꾸 손이 갔다. “그만해. 이런 얘기 더 해 봐야 소용없으니까.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대신 네 비서한테는 네가 빨리 말해 주는 게 좋겠다.”“나는 괜히 사람 마음을 끌고 싶지 않아. 감정을 낭비하게 만들고 싶지도 않고.”수안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 없었다. 설희를 만나 볼 마음도, 그쪽으로 감정을 열어 둘 생각도 없었다. [오빠가 그렇게까지 말하면 저도 더 할 말은 없네요. 뭐, 그냥 될 일은 되고 안 될 일은 안 되겠죠. 자연스럽게 두는 수밖에요.]채이는 말끝을 흐리며 대답했다. 속으로는 조금 아쉬웠다. 채이 눈에는 두 사람이 제법 잘 어울려 보였기 때문이다. ‘둘 다 괜찮은 사람인데, 왜 이렇게 안 풀리지.’수안은 미간을 살짝 좁혔다. 채이가 말한 자연스럽게라는 말조차 수안에게는 달갑지 않았다. 수안은 설희와 더 얽히고 싶지 않았다. 괜히 시간을 끌수록 서로만 더 피곤해질 게 뻔했다. [수안 오빠.]채이가 문득 입을 열었다.[저는 아직도 좀 궁금해요. 대체 어떤 사람이어야 오빠랑 진짜로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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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아, 그런 거였구나.’채이는 그제야 조금 이해가 갔다. 예전만 해도 준모와 도성 사이에 딱히 일로 얽힐 일은 없었던 걸로 기억했다. 그런데 회사 쪽에서 일이 터지고 나서 오히려 두 사람이 같이 움직이게 됐다는 게 이상하긴 했다. ‘원래는 따로 볼 일도 많지 않았는데, 하필 이런 때에 같이 일하게 됐네.’사실 오늘 도성이 이 집에 온 건 준모가 먼저 부른 게 아니었다. 오히려 도성이 먼저 찾아온 쪽이었다. 회사 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여기저기서 말이 도는 걸 듣고, 준모 혼자 그걸 다 감당하고 있을 걸 생각하니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것이다. 혹시라도 준모가 너무 몰려서 무너지기라도 할까 봐, 도성은 직접 와서 뭐라도 도울 게 있는지 보려 했다.그런데 막상 와서 상황을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지금 준모 회사는 적잖이 흔들리고 있었다. 기존 거래처들 가운데는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쪽도 있었고, 이미 이탈한 큰 고객도 여럿 있었다. 최근 배씨 집안에서 벌어진 일들 때문에, 바깥에서는 준모와 회사 자체를 선뜻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었다. 준모가 배씨 가문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로는 더 그랬다. 사람들은 언제든 정부자가 마음을 바꿔 준모를 집안에서 완전히 밀어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진행되던 프로젝트들은 어떻게 되는가?이사회 이사들이 믿고 계약한 건 단순히 회사 이름만이 아니었다. 준모라는 사람과, 그 사람이 이끄는 회사 두 가지를 함께 보고 결정한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둘 사이에 조금이라도 균열이 생기면, 프로젝트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지금 많은 쪽에서는 준모와 계속 함께 가야 할지, 한발 물러서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 불안이 쌓일수록 회사의 주가도 계속 내려가고 있었다.도성도 처음에는 그 이야기를 반쯤은 의심했다. 주변에서 너무 많이 떠들어 대니까 괜히 부풀려진 말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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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그래서 채이는 더 망설여졌다. 어떻게 말해야 덜 상처가 될지, 어디까지 솔직해야 하는지 쉽게 판단이 서지 않았다. 그래도 한참을 고민한 끝에, 차라리 지금 분명하게 말해 주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수안 오빠가 설희 씨 마음을 어느 정도 눈치챈 것 같아. 방금도 나한테 진지하게 물어봤어.” “그런데... 오빠는 설희 씨한테 마음이 있는 게 아니래. 그게 아니라, 이미 마음속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어.”채이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사실 나도 궁금했어. 오빠 같은 사람이 대체 어떤 여자를 좋아하길래 그렇게 단호한 건지. 그래서 몇 번 더 물어봤는데, 끝까지 말은 안 하더라.”결국 채이는 설희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이렇게라도 알려 주는 게, 차라리 길게 아파하는 것보다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긴 고통보다는 짧고 선명한 아픔이 차라리 덜 잔인할 수도 있었다. 그런 생각이 스쳤지만, 채이는 끝내 말을 삼키지 않았다.설희는 그 말을 듣는 동안 가슴이 꽉 죄어드는 걸 느꼈다.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으면서,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예상하지 못한 말은 아니었다. 어쩌면 이미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막상 입 밖으로 확인되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역시... 그렇구나.’[대표님, 주 대표님 뜻은 알겠어요. 사실 처음부터 이렇게 되는 게 맞았는지도 몰라요.] [그런데도 제가 혼자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네요. 제가 괜히 혼자 의미를 크게 둔 거였나 봐요.]설희는 애써 담담하게 말했지만, 목소리에는 금이 가 있었다.설희도 사실은 알고 있었다. 자기와 수안은 애초에 너무 다른 세상에 서 있는 사람들이었다. 어울린다고 보기 어려운 조합이라는 것도, 시작부터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왜 그렇게 오랫동안 수안을 놓지 못했는지 스스로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설희는 문득 더 선명하게 깨달았다. 수안의 마음속 그 사람이 누구인지.채이였다.그 사실은 사실 오래전부터 아주 희미하게 드러나 있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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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채이야, 너는 왜 그렇게 남 일까지 다 끌어안으려고 해. 감정이라는 게 네가 애쓴다고 다 되는 건 아니야.”“사람 마음은 억지로 붙일 수도 없고, 억지로 떼어낼 수도 없는 거잖아.”도성은 조금 전 채이가 설희와 통화하던 내용을 얼핏 다 들었다. 그래서 더더욱 이 일에 채이가 깊이 발을 들이는 걸 반기지 않았다. 나중에 일이 틀어지면, 정작 아무도 채이가 애쓴 마음은 기억해 주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도성도 알고 있었다. 채이가 어떤 성격인지. 곁에 있는 사람 일, 자기 비서 일, 친구 일이라고 하면 절대 모른 척하지 못하는 사람이 채이였다. 그러니 설희 일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것도 너무 잘 알았다.“알아, 오빠. 나도 그게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건 아는데, 설희가 너무 진심인 게 보이니까 가끔은 그냥 못 본 척하기가 힘들어.”채이는 천천히 말했다. 마음 한구석이 계속 무거웠다.설희 일로 채이는 이미 꽤 오랜 시간 마음을 썼다. 둘이 정말 잘될 수 있을지, 아니면 아닐지, 적어도 한번은 부딪혀 보고 결론이 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끝내 이어지지 않더라도, 적어도 아무 시도도 못 해 본 채 끝나는 건 아니었으면 했다. “형님, 됐어. 채이 씨가 마음먹은 일은 누가 말려도 잘 안 멈추잖아. 그러니까 하고 싶으면 하게 놔 둬.”준모가 조용히 말했다.“그런데 채이 씨, 제 생각에도 두 사람은 잘 맞는 쪽은 아닌 것 같아요. 애초에 사는 결이 많이 다르잖아요.”“설령 정말 시작한다고 해도, 나중에는 서로 더 크게 다칠 수도 있어요.”준모는 말을 잇기 전에 잠깐 생각을 고르는 듯했다.“오히려 지금 선에서 설희 씨가 마음 정리하는 게 덜 아플 수도 있죠.” “만약 두 사람이 실제로 시작했다가 결국 끝까지 못 가면,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깊게 상처를 받게 될 거예요.”준모는 감정 문제를 쉽게 단정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래도 바깥에서 지켜본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 다른 두 사람이 억지로 이어질 때 어떤 식으로 무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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