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동생을 택한 너에게, 나는 네 라이벌을 택했다: Chapter 331 - Chapter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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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걱정하지 마세요, 아버지. 앞으로 저희 둘이 자주 와서 두 분 곁에 있을게요. 세미도 같이 와서 어머니랑 이야기 많이 나누게 할게요.”도성은 김유미가 저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부모님이 세미를 마음에 들어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김유미의 표정이 저렇게 부드러울 리 없었다.“엄마, 사실 저 요즘 정말 행복해요. 엄마랑 아빠가 늘 제 곁에서 저를 지지해 주고, 이해해 주고, 사랑해 주잖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는 저도 정말 잘 살 거예요. 다시는 엄마 아빠 속 썩이는 일 안 만들게요.”채이는 지나간 일들을 떠올리며 부모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부모님은 채이와 도성에게 가장 좋은 것만 내어 주었는데, 채이는 한때 자기 세계에 갇혀 있었다. 예전의 채이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찾았다고 믿었고, 부모님을 포기하면서까지 그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자신이 우습기까지 했다. ‘내가 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저질렀을까?’채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한 가지뿐이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부모님 곁에 더 자주 머물고, 예전에 놓쳐 버린 시간들을 조금씩 메우는 것. 바로 부모님을 더 많이 사랑하고, 앞으로의 날들이 조금이라도 편안해지게 해 드리는 것이다.“다음에 네가 돌아올 때 손자나 손녀까지 데려오면 더 좋겠구나. 그러면 우리 집도 완전히 꽉 찬 느낌이 들 텐데.”“네 오빠랑 새언니도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엄마가 너희 둘 아이를 다 봐 줄 수도 있잖니. 물론 너희가 동시에 아이를 맡기면 엄마가 정신이 없긴 하겠다.”채이는 미간을 찌푸렸다. 부모님이 이렇게 갑자기 아이 이야기를 꺼낼 줄은 전혀 몰랐다. 심지어 도성과 세미의 결혼까지 함께 재촉하는 듯해, 채이는 괜히 억울한 마음까지 들었다.“엄마, 저희는 이제 막 약혼했잖아요. 아직 제대로 결혼식을 올린 것도 아니고요.” “물론 저희가 결혼식은 안 하기로 했지만, 그래도 그런 일은 마음만 급하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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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너희 둘이 대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엄마가 모르겠고, 아무튼 어른들 생각은 다 같아. 너희는 되도록 빨리 아이를 가져야 해.”“그래야 우리도 아직 기운이 있을 때 너희 아이를 봐 줄 수 있지. 우리가 더 나이 들고 나서 집에 사람을 들인다 해도, 어떻게 마음을 놓겠니?”“아이는 원래 가족이 함께 키워야 하는 거야. 엄마랑 아버지도 요즘 집에만 있으려니 하루가 심심하단 말이야.”“너희가 지금 일 때문에 바쁜 것도 알아. 커리어가 중요한 시기라는 것도 알고. 하지만 그런 건 너희한테 핑계가 될 수 없어.”김유미는 이 이야기를 꺼내자 표정까지 진지해졌다. 장난이 아니라는 듯, 아주 정식으로 채이에게 말했다. 채이와 준모가 되도록 빨리 주변 일을 정리하고, 아이 문제도 서둘러 생각해 보길 바라는 마음이었다.“알았어요, 엄마. 제가 잘 생각해 볼게요. 준모 씨하고도 같이 의논해 볼게요.”“아이가 저 혼자 마음먹는다고 생기는 일은 아니잖아요. 저희 둘이 같이 계획을 세워야죠.”채이는 결국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김유미가 이런 이야기를 꺼낼 줄 알았다면, 차라리 도성과 세미를 따라오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혼자 회사에 남아 밀린 일을 처리하는 편이 훨씬 나았을 것이다.세미는 채이를 바라보다가 살짝 웃었다. 채이가 이렇게 당황하는 모습은 왠지 귀엽기도 했고 동시에 부럽기도 했다. 채이는 엄마 앞에서는 언제까지나 아이처럼 굴 수 있었다.세미는 이 집에 들어온 뒤부터 이곳이 정말 따뜻한 집이라는 걸 느꼈다. 가족들은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다. 서로를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었다. 피로 이어진 가족들이 마음을 다해 서로를 아끼고 있었다.세미는 어릴 때부터 이런 가정을 부러워했다. 집이 가난하든 부유하든, 마음이 같은 곳에 있으면 그 집은 행복한 집이었다. 세미에게는 그런 집이 평생 바라기만 했던 꿈이었다.‘나도 이런 집에서 자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무엇보다 김유미는 무척 다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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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오빠 정말 너무해!’채이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오빠, 여기서 그렇게 남 일처럼 말하지 않는 게 좋을 텐데. 오빠랑 세미 언니 결혼하고 나면 나도 똑같이 갚아 줄 거야.”“그리고 오빠가 나보다 나이도 많잖아. 이제 사랑하는 여자도 찾았으니까, 결혼하면 되는 거 아니야?”채이는 도성의 사정을 조금도 봐주지 않았다. 어차피 서로 찌르는 상황인데, 누가 누구를 무서워하겠는가? 게다가 도성과 세미는 채이보다 나이도 더 많았다. 그러니 도성과 세미도 결혼을 생각해야 했다.두 사람이 막 다시 시작한 사이이기는 했지만, 지금 모습을 보면 도성과 세미 모두 결국 결혼을 향해 가는 사람들처럼 보였다.세미는 한때 결혼에 대한 기대를 잃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다시 도성과 함께하기로 했다는 건, 그만큼 도성을 마음 깊이 생각한다는 뜻이었다. 끝까지 갈 마음이 없었다면, 세미도 쉽게 도성과 다시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엄마가 너희 속을 모를 줄 아니? 너희 둘 다 서둘러야 해. 엄마가 아직 기운 있을 때 아이도 봐 줄 수 있지.”“너희도 정신 차리고 빨리 움직여. 아이를 시터한테 맡기는 건 엄마가 제일 마음이 안 놓여. 우리 집 아이를 어떻게 남한테 맡기니!”김유미는 이 문제에 오래전부터 마음을 쓰고 있었다. 채이와 도성 모두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결정을 내리길 바랐다.“알았어요, 엄마. 엄마가 저희를 생각해서 그러는 것도 알아요.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그런 일들은 저희가 잘 생각해 볼게요.”“오늘은 오빠가 세미 언니를 처음 집에 데려온 날이잖아요. 우리 그냥 밥 먹으면서 이야기해요. 그 이야기는 그만하고요.”채이는 전에는 이런 문제를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김유미가 갑자기 말을 꺼내자, 마음 한구석이 어지러워졌다. 채이와 준모는 한 번도 아이 문제를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두 사람의 관계도 여전히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였다. 채이는 아직도 준모가 자신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 확신하지 못했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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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진해강은 자식들 앞에서 듣기 좋은 말을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래도 도성에게 세미를 꼭 잘 대해 주라고 당부했다. 세미가 얼마나 쉽지 않게 살아왔는지 알고 있었고, 눈앞의 세미는 누가 봐도 괜찮은 사람이었다. 이런 좋은 사람을 만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사실 진해강과 김유미는 채이의 일을 겪은 뒤로 마음을 많이 내려놓았다. 두 사람은 이미 서로 이야기를 끝낸 상태였다. 앞으로 도성과 채이가 어떤 사람을 만나든, 아이들의 감정에 함부로 끼어들지 않기로 했다.억지로 막아 봐야 결국 모두가 상처받을 뿐이었다. 채이가 이제는 정신을 차리고 지난 일을 제때 끊어 냈지만, 그 과정에서 채이가 얼마나 아파했는지 진해강과 김유미는 잘 알고 있었다. 그 몇 년 동안 서로 연락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고, 채이는 혼자 모든 일을 감당했다. 그 사실이 부모인 두 사람의 마음을 오래 아프게 했다.진해강과 김유미가 채이와 준모의 혼사를 받아들였던 것도, 준모가 믿고 딸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준모라면 채이를 맡겨도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두 사람이 약혼한 뒤 이렇게 많은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다만 이번에도 채이가 원하지 않았다면, 진해강과 김유미는 채이에게 준모와 계속 함께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번 일로 이미 충분히 배웠기 때문이다.“걱정하지 마세요, 아버지. 세미는 제가 선택한 여자친구예요. 제가 직접 고른 가족이고요. 앞으로 저는 세미한테 정말 잘할 거예요.”“절대 세미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고, 부모님이 저한테 기대하시는 마음도 저버리지 않을게요. 저희 정말 행복하게 지낼 거예요.”“또 아버지, 어머니, 채이한테도 고마워요. 제 여자친구를 받아들여 주고, 진심으로 대해 줘서요. 이제 저희는 한 가족이에요.”도성은 이곳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걱정이 많았다. 부모님이 세미를 인정해 줄지, 혹시 또 예전 같은 일이 생기지는 않을지 마음 한쪽이 무거웠다.하지만 지금 보니 진해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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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네가 평소에 일이 많다는 거 알아. 요즘은 집안에도 일이 많았잖니? 바쁜 건 당연한 거야.” “앞으로 우리 가족이 함께 모일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테니까, 그렇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엄마는 정말 이해해.”김유미는 준모에게 너그러웠다. 진심으로 준모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었다. 원래 김유미와 준모의 어머니는 아주 가까운 사이라서, 김유미는 준모를 자기 아들처럼 대했다.이제 채이와 준모가 한 가족이 되었으니, 김유미는 이런 일로 서운한 생각은 전혀 없었다.“오빠는 세미 언니 데리고 먼저 갔어요. 내일 세미 언니한테 중요한 공연이 있대요. 저희도 이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회사에도 내일 처리해야 할 일이 있고요.”채이는 이번 방문이 너무 짧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는 해결해야 할 일이 아직 많았다. 어쩔 수 없이 오늘은 돌아가야 했다.“딸, 벌써 가려고? 며칠만 엄마 곁에 더 있다 가면 안 되겠니? 엄마랑 아빠도 해외에서 돌아온 뒤로는 딱히 할 일이 없어서, 집에만 있으면 심심하단 말이야.”김유미는 채이를 이렇게 쉽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채이는 겨우 집에서 두 끼를 먹었을 뿐이었다. 김유미는 아직 딸에게 제대로 솜씨를 보여 주지도 못했다.“엄마, 이 일들 정리되면 제가 꼭 집에 와서 며칠 있을게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채이도 김유미 곁에 남아 있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가 없었다. 회사에는 아직 처리할 일이 많았고, 준모도 요즘 너무 바빴다. 준모가 계속 채이 곁에만 있어 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도 채이는 알고 있었다.“그래. 그럼 너희는 돌아가서 일 봐라. 대신 시간 나면 꼭 며칠 와서 지내야 한다. 나중에는 엄마가 너희 있는 곳으로 가도 되고.”도성과 채이가 같은 도시에 지내고 있으니, 김유미와 진해강이 그쪽으로 가면 두 사람을 한꺼번에 볼 수도 있었다. 김유미는 그것도 괜찮은 생각이라고 여겼다. 다만 진해강과 김유미는 이 도시에서 오래 산 까닭에, 다른 도시로 가면 어쩐지 익숙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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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채이는 마음속 생각을 끝내 꺼내지 않았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가끔 채이는 자신이 괜히 혼자 예민하게 굴고 있는 건 아닐까 싶었다. 이런 문제를 두고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제대로 짚어 내지 못하는 것 같았다.무엇보다 채이는 말한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질지 알 수 없었다. 준모와 채이의 관계는 늘 이런 식이었다. 처음부터 크게 달라진 적이 없었다. 설령 말로 꺼낸다고 해도, 준모가 채이를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았다.“그럼 이유가 뭐예요? 저는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으면 말로 꺼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숨기면서 참을 필요 없어요.”“더구나 저는 채이 씨가 이렇게 기분 안 좋아하는 걸 원하지 않아요. 문제가 있으면 제때 같이 해결하고 싶어요. 저는 채이 씨가 매일 웃으면서 지냈으면 좋겠어요.”준모는 채이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분명히 느꼈다. 채이에게 무언가 마음에 걸리는 일이 생긴 게 틀림없었다. 그렇지 않다면 채이가 이렇게까지 조용할 리 없었다.어쩌면 두 사람이 함께한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채이가 기분이 좋은지 아닌지, 준모는 이제 거의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런데 준모는 자신이 딱히 잘못한 일도 떠올리지 못했다. 그래서 채이가 왜 이렇게 기분이 가라앉았는지 더 신경이 쓰였다.“준모 씨, 사실 제가 전부터 묻고 싶은 게 하나 있었어요. 그런데 이걸 물어봐도 되는 건지 몰라서 계속 망설였어요.”채이는 준모가 계속 기다리는 모습을 보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하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여전히 쉽지 않았다.“어떤 문제든 저한테 말해도 돼요. 걱정하지 말아요. 저는 우리 사이에 어떤 비밀도 없었으면 해요.” “마음에 불편한 게 있으면 바로 말해 줘요. 혼자 숨기고 있으면 힘든 건 결국 채이뿐이에요.”준모는 사랑하는 채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채이가 지금처럼 혼자 감정을 삼키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무슨 말이든 털어놓으면, 두 사람이 함께 마주하고 해결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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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준모는 깊은 자책감에 빠져들었다. 준모는 자신이 요즘 너무 바빴다는 것도, 채이를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채이가 자신을 이렇게 느끼고 있을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요즘 회사 일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채이 씨를 조금 소홀히 한 건 맞아요. 사실 저는 우리 감정이 늘 안정적이라고 생각했어요.”“어쩌면 그게 제 문제였던 것 같아요. 채이 씨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될 줄 정말 몰랐어요. 미안해요. 제가 채이 씨를 매일 행복하게 해 주지 못했어요.”준모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세심하게 챙기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이 놓친 부분이 이렇게 많았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채이에게 이런 오해와 허전함을 남겼다는 사실이 준모를 몹시 답답하게 만들었다. 준모는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쉽게 떠올리지 못했다.준모는 감정 문제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었다. 어떤 때는 이 관계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도 잘 몰랐다. 무엇보다 채이와 준모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큰 다툼 없이 지내 왔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마음속으로 늘 서로를 신경 쓰고 있었다.“저도 우리가 함께한 뒤로 준모 씨가 저한테 잘해 줬다는 거 알아요. 늘 저를 챙겨 줬고, 제가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같이 해결하려고 했어요.”“그런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저는 가끔 우리가 부모님 뜻에 따라 부부가 되어 가는 것 같아요. 우리 사이가 그렇게 행복한 것 같지도 않고요.”“사실 저는 매일 준모 씨를 대할 때, 가족을 대하는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그 가족이 누군가가 정해 준 사람 같아요.”“저는 준모 씨를 걱정하고, 잘해 줘야 하고, 세심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느껴요.”“어떤 때는 그런 마음이 버겁기도 해요. 우리 관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르겠고요.”“가끔은 생각해요. 우리가 정말 이렇게 평생 살아야 하는 걸까? 이렇게 평범하고 조용하게, 서로 사이에 뚜렷한 감정도 없는 채로요.” “그런데 나중에는 또 이렇게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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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준모는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었다. 요즘 준모는 매일 여러 가지 일에 쫓기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사랑하는 채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채이에게 마음을 묻는 일도, 채이를 아끼는 표현도 자꾸 놓치고 있었다. 두 사람이 함께한 지 이렇게 오래되었는데도, 준모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제대로 된 선물 하나 준비한 적이 없었다.반면 채이는 늘 준모의 뒤에서 조용히 준모를 지지해 주고, 곁을 지켜 준 사람이었다. 준모는 이제야 그 사실을 똑똑히 깨달았다.“준모 씨, 제가 오늘 말한 건 제 마음속에 있던 솔직한 생각이에요. 사실 준모 씨한테 꼭 뭔가를 바꾸라고 요구하는 건 아니에요.” “준모 씨가 저를 어떤 마음으로 대하는지 알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해요.”채이는 사실 이런 감정에 늘 안정감을 느끼지 못했다. 어쩌면 실패한 감정을 한 번 겪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그 뒤로 채이는 어떤 남자를 대하든 자연스럽게 경계하게 되었고, 마음 한쪽에는 거리를 두게 되었다.하지만 어쨌든 지금 채이와 준모의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두 사람의 관계도 점점 안정되어 가고 있었다. 다만 서로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제대로 나눈 적이 거의 없었을 뿐이다.“채이 씨, 저는 오히려 우리 사이가 더 솔직해졌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무슨 일이 있든 서로 의논하고, 마음속 가장 진짜 생각을 말할 수 있었으면 해요.”준모는 두 사람이 제때 대화하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방식이 마음에 들기도 했다. 무슨 일이 생겨도, 제대로 이야기하면 함께 해결할 수 있을 테니까.“네. 저도 그냥 제 마음속 이야기를 한 거예요. 그러니까 준모 씨가 꼭 뭔가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돼요.”채이는 이 일에 누가 옳고 그른지 따질 문제는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준모가 이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생각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준모가 이렇게 마음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 채이도 마음이 움직였다. 적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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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사모님, 일어나셨네요. 아침 준비해 뒀습니다. 조금이라도 드시고 회사 가세요.” “대표님께서 나가시기 전에 꼭 사모님 식사하시는 것까지 확인하고 보내라고 특별히 말씀하셨어요.”장순주는 이미 아침상을 차려 두었다. 준모가 집을 나서기 전에 직접 당부한 일이기도 했다. 사실 준모는 매일 비슷한 방식으로 채이를 챙겼다. 아주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섬세한 마음으로 채이를 대했다.어쩌면 채이와 준모 사이에는 불처럼 뜨겁고 격한 사랑은 없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준모는 사소한 일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챙겼고, 준모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채이가 자리하고 있었다.배씨 집안에 일이 생긴 뒤로, 채이는 거의 매일 준모 곁에 있었다. 준모가 마주해야 하는 문제들을 함께 견뎌 주었고, 혼자 버티지 않도록 옆에서 힘이 되어 주었다. 준모는 그 사실에 깊이 감동했고, 이미 채이를 자신의 사람으로 완전히 받아들였다. 채이가 자신을 떠나지 않을 사람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다만 준모는 자신이 해 온 것들이 채이에게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채이가 마음 깊은 곳에서 바라는 것은 단순히 이런 배려만이 아니었을지도 몰랐다.준모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확실히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달랐다. 아마 그것이 채이의 마음에 허전함을 남긴 이유일지도 몰랐다. 그래서 준모는 밤새 자신을 돌아보았다. 채이와의 관계를 앞으로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오래 생각했다.“고마워요.”채이의 마음 한쪽이 따뜻해졌다. 준모가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해서 해 주고 있다는 것도, 준모의 마음 안에 여전히 자신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사실 준모는 채이에게 이미 충분히 잘해 주고 있었다. 매번 빠짐없이 챙겼고, 배려도 세심했다. 다만 두 사람 사이에는 확실히 사랑이라는 이름의 설렘이 조금 부족한 것 같았다. 준모가 채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직접적으로 보여 준 적도 많지 않았다. 그래서 채이가 때때로 안정감을 느끼지 못했는지도 몰랐다.그래도 준모가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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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채이는 설희와 수안이 실제로 가까이 지내게 된다면,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어느 정도 관심을 갖게 될 가능성이 컸다. 설희가 매일 수안 곁에서 수안을 돌보다 보면, 수안도 설희가 가진 좋은 점들을 알아차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설희는 원래 선하고 긍정적인 데다가, 자기 일에 성실한 사람이었다. 무엇보다 세심했고 사람을 챙기는 법을 잘 알았다. 수안과 설희가 함께하게 된다면, 두 사람은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을 것 같았다.수안은 채이의 오랜 친구라서, 수안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수안은 평소에 털털한 편이었고, 웬만한 일은 마음에 오래 담아 두지 않았다. 어떤 문제를 대할 때도 분명하게 선을 긋기보다는 조금 흐리릿하게 넘길 때가 많았다.하지만 설희는 달랐다. 설희는 곁에 있는 사람과 일에 아주 세심했다. 늘 상대가 조금이라도 더 편하고 기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 했다.그래서 채이는 두 사람이 정말 잘 맞는다고 느꼈다. 예전의 수안은 왜 그랬는지, 곁에 누군가가 다가오는 일을 유난히 밀어냈다. 입으로는 늘 마음속에 다른 사람이 있다며, 다시는 누구와도 함께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달라 보였다.[대표님, 제가 지금 너무 적극적인 걸까요? 매일 병원에서 주 대표님을 돌보는 게 너무 조심성 없어 보이진 않을까요?][사실 저도 가끔은 제 마음을 잘 못 다스리겠어요. 매번 제 자신한테 주 대표님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말하는데, 막상 주 대표님을 마주하면 제 마음이 자꾸 앞서요.]아마 마음속으로 너무 소중히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설희는 이 날을 오래 기다려 왔다. 그래서 진심으로 좋아하는 남자를 마주할 때마다, 마음을 차분히 붙잡는 일이 쉽지 않았다.설희와 수안은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오래 지내본 적이 없었다. 두 사람이 이렇게 긴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도 처음이었다.“왜 그렇게 생각해. 이런 일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두면 돼. 두 사람은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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