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지 마세요, 아버지. 앞으로 저희 둘이 자주 와서 두 분 곁에 있을게요. 세미도 같이 와서 어머니랑 이야기 많이 나누게 할게요.”도성은 김유미가 저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부모님이 세미를 마음에 들어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김유미의 표정이 저렇게 부드러울 리 없었다.“엄마, 사실 저 요즘 정말 행복해요. 엄마랑 아빠가 늘 제 곁에서 저를 지지해 주고, 이해해 주고, 사랑해 주잖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는 저도 정말 잘 살 거예요. 다시는 엄마 아빠 속 썩이는 일 안 만들게요.”채이는 지나간 일들을 떠올리며 부모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부모님은 채이와 도성에게 가장 좋은 것만 내어 주었는데, 채이는 한때 자기 세계에 갇혀 있었다. 예전의 채이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찾았다고 믿었고, 부모님을 포기하면서까지 그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지금 돌아보면 그때의 자신이 우습기까지 했다. ‘내가 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저질렀을까?’채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한 가지뿐이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부모님 곁에 더 자주 머물고, 예전에 놓쳐 버린 시간들을 조금씩 메우는 것. 바로 부모님을 더 많이 사랑하고, 앞으로의 날들이 조금이라도 편안해지게 해 드리는 것이다.“다음에 네가 돌아올 때 손자나 손녀까지 데려오면 더 좋겠구나. 그러면 우리 집도 완전히 꽉 찬 느낌이 들 텐데.”“네 오빠랑 새언니도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엄마가 너희 둘 아이를 다 봐 줄 수도 있잖니. 물론 너희가 동시에 아이를 맡기면 엄마가 정신이 없긴 하겠다.”채이는 미간을 찌푸렸다. 부모님이 이렇게 갑자기 아이 이야기를 꺼낼 줄은 전혀 몰랐다. 심지어 도성과 세미의 결혼까지 함께 재촉하는 듯해, 채이는 괜히 억울한 마음까지 들었다.“엄마, 저희는 이제 막 약혼했잖아요. 아직 제대로 결혼식을 올린 것도 아니고요.” “물론 저희가 결혼식은 안 하기로 했지만, 그래도 그런 일은 마음만 급하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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