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정부자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마음이 정말 아팠다. 자신에게 이제 살아갈 희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살아갈 의미도 흐려진 듯했다. 어차피 해야 할 말은 모두 해 두었고, 준모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 설령 자신이 떠난다 해도, 준모라면 회사 일을 잘 처리할 것이다. 준모 혼자서도 배호철과 서지효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터였다.“할머니, 저한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할머니가 병원에 가 주기만 하면, 제가 약속할게요. 회사는 제가 반드시 더 잘 키울 거예요.”“무슨 일이 있어도 회사는 아무에게나 넘기지 않을 거고요. 하지만 저는 할머니가 분명히 좋아질 수 있다고 믿어요.”“그러니까 저랑 병원에 한 번만 더 가요. 이번에도 정말 희망이 없다고 하면, 그때는 저도 다시는 억지로 병원에 가자고 하지 않을게요.”준모는 아직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정부자가 집에서 이렇게 고통을 견디게 둘 수도 없었다. 준모는 이번 한 번만 더 병원에 가면, 분명 정부자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지금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면 정부자의 몸 상태는 분명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다. 이렇게 버티기만 해서는 끝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정부자의 몸만 더 나빠질 뿐이었다.준모도 정부자의 마음을 이해했다. 정부자가 치료를 포기하려는 이유는 살아남아도 더는 의미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너무 깊이 실망했기 때문일 것이다.그래서 준모는 정부자의 살아 보려는 마음을 다시 붙잡고 싶었다. 정부자는 원래 강한 사람이었다. 살아야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분명히 이겨 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포기하게 둘 수 없었다.준모의 간절한 설득 끝에, 정부자는 결국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할미는 안다. 네가 다 나를 위해서 이러는 거라는 걸. 그런데 준모야, 내 꼴을 봐라. 내가 병원에 간다고 무슨 의미가 있겠니?”“그래도 네가 이렇게까지 말하니, 할미가 이번 한 번은 네 말 들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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