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동생을 택한 너에게, 나는 네 라이벌을 택했다: Chapter 361 - Chapter 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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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1화

“할머니, 저도 그동안 아버지가 할머니 곁에서 모시지 못한 건 아버지 잘못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괜찮아요. 앞으로 저희가 함께 조금씩 갚아가면 되니까요.”“할머니가 원하시면 제가 곁에 남아 있을게요. 하지만 할머니가 불편하시다면 억지로 곁에 있지는 않을 거예요. 저는 할머니가 편하고 기쁘시면 그걸로 충분해요.”찬하는 사려 깊은 사람처럼 굴면서 하는 말마다 정부자를 먼저 생각하는 듯했다. 마치 준모처럼 세심하고 다정해 보이기까지 했다.정부자는 찬하의 말에서 진심이 느껴지는 듯하자, 손자를 한동안 자세히 바라보았다.“어른들 일을 아이한테까지 끌고 가지는 않을 거다. 오늘 이렇게 나를 보러 와줘서 고맙구나. 다만 내가 지금은 좀 피곤해서, 혼자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정부자는 마침내 입을 열고 담담하게 말했다.사실 정부자는 이 일이 너무 갑작스러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 갑자기 나타난 손자를 어떤 마음으로 마주해야 할지도 막막했다.마음 깊은 곳에서는 이 손자와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정부자는 아직 망설이고 있었다. 찬하라는 손자도 낯설었고, 어떤 식으로 대해야 할지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찬하야, 할머니 쉬셔야 한다. 우리 먼저 나가자.”갑자기 철이 든 사람처럼 구는 배호창의 말투와 태도에도 제법 이해심이 있어 보였다. 예전의 배호창과는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병실을 나설 때 준모와 채이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부자가 쉬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정부자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도 두 사람은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준모와 채이는 배호창과 찬하에게 말을 걸 생각이 없었기에 그대로 병원을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돌아서자 찬하가 준모와 채이를 불러 세웠다.“형, 형수님. 아버지께 두 분 이야기를 들었어요. 오랫동안 형이 회사를 맡아왔다는 것도 알고 있고요.”“저는 정말 형을 존경해요. 회사를 그렇게 잘 이끌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형은 제 롤모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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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채이는 결국 의견을 보탤 수밖에 없었다. 나름대로 자신의 생각을 말한 것이었다. 하지만 채이도 알고 있었다. 배호창이 지금 찬하를 불러들인 목적은 하나뿐이었다. 정부자가 이 손자를 받아들이게 만들고, 결국 회사를 찬하에게 맡기게 하려는 것이었다.“채이 씨, 지금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 거예요. 제 눈에는 아버지가 일부러 데려온 걸로 보여요.” “배찬하가 저렇게 말 잘하고 착하게 구는 것도 전부 아버지가 시킨 거겠죠.”“배찬하가 정말 할머니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면, 진작에 돌아왔어야 해요. 왜 하필 지금 돌아왔겠어요? 다만 저도 이제 그런 일까지 신경 쓰고 싶지는 않아요.”준모는 사실 이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더 이상 관여하고 싶지도 않았다. 정부자가 정말 찬하에게 회사를 맡기고 싶어 한다면, 준모는 굳이 반대할 생각이 없었다.준모는 애초에 회사에 큰 욕심이 없었다. 언젠가 정말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준모는 자신만의 회사를 세울 생각도 있었다. 그러니 정부자의 뜻을 존중할 수 있었다.게다가 찬하가 정부자 앞에서 좋은 사람처럼 보이려고 한다면, 당분간은 정부자에게 정말 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정부자도 기뻐할 것이다. 배씨 집안도 잠시나마 조용해질지 몰랐다.그렇게 해서 정부자가 웃을 수만 있다면, 준모는 그 일에 굳이 끼어들지 않을 생각이었다. 자신까지 얽혀들 필요도 없었다.“준모 씨 말도 틀린 건 아니에요. 사실 저는 준모 씨가 배씨 집안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어요. 이 집안을 떠나야 우리도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준모 씨는 능력이 있으니까 어디에 있어도 잘할 거예요. 저는 준모 씨가 자기 회사를 세우면, 더 잘해낼 수 있다고 믿어요.”채이는 준모가 매일 이렇게 지쳐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준모가 온 힘을 다해 버티고 있는데도, 결국 누구 하나 준모의 노력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저도 오래전부터 이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다만 할머니 때문에 그럴 수 없었죠. 이제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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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일이 꽤 크게 진전된 것처럼 느껴지자, 배호창은 잔뜩 들떠 있었다. 회사는 반드시 배씨 집안 사람의 차지가 되어야 했다. 절대 남에게 넘어가게 둘 수는 없었다.“당연하지. 어쨌든 찬하는 우리 집안 아이잖아. 어머니가 입 밖으로는 말을 안 꺼내도, 준모는 결국 우리 핏줄도 아닌 남이야.” “너는 어머니가 속으로 정말 회사를 준모한테 넘길 생각이라고 보냐?”“우리가 그동안 어머니 마음을 많이 상하게 한 건 맞을 거야. 그래서 어머니가 우리한테 회사를 안 넘기려는 거겠지.”“그런데 이제 찬하가 있잖아. 찬하가 이렇게 괜찮은 애니까, 어머니도 깊이 생각하게 될 거야!”배호철은 한껏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 배호철과 배호창은 이 일을 두고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 배호창이 이번에 급히 해외로 나간 것도 전부 찬하 때문이었다.“호창아, 네가 나한테 약속한 지분은 절대 잊으면 안 된다. 찬하가 회사를 맡게 되더라도, 회사에는 반드시 내 몫이 있어야 해.” “내가 없었다면, 찬하가 가만히 앉아서 회사를 손에 넣을 수 있겠어?”배호철은 이런 말은 미리 확실히 해두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형제 사이에 틈이 생기면 곤란했다. 이 모든 일을 벌이는 이유도 결국 회사 지분 때문이었다.언젠가 정부자가 정말 세상을 떠났을 때, 회사가 남의 손에 넘어가기라도 하면 배호철 부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사람은 언제나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법이다. 배호철 부부는 이미 원하는 것을 얼마든지 누릴 수 있을 만큼 풍족하게 살고 있었다. 그런데도 욕심을 접은 적이 없었고, 결국 원하는 건 언제나 회사였다.사실 배호철은 직접 회사를 운영할 생각은 한 번도 없었다. 변변치 못한 아들을 회사에 앉혀 대표 자리를 맡길 생각도 없었다. 바라는 건 회사 지분을 손에 넣은 뒤, 월급을 주는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는 일이었다.배호철 자신도 능력이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동안 회사 일에 제대로 관여한 적도 없었다. 예전에는 모든 일을 정부자 혼자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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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4화

“당연하지. 찬하는 우리 집안 아이잖아. 어쨌든 회사는 집안 아이한테 맡겨야 마음이 놓이지.”“다른 사람한테 맡긴다면 나는 절대 못 믿어. 하물며 그 회사를 남한테 넘기는 건 말도 안 되고.”“어머니가 나이가 드셔서 가끔 이런 일을 제대로 못 보시는 거야.” “나중에 정신 차리고 보면 회사는 이미 남의 손에 넘어가 있을 텐데, 그때 후회해봐야 우리만 손해지.”배호철은 그럴듯하게 말을 꾸몄다. 스스로도 회사를 운영할 능력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 차라리 회사를 찬하에게 맡기는 편이 나았다. 그렇게 되면 자신도 회사 지분 일부는 손에 넣을 수 있었다.정부자가 진작 두 아들에게 지분을 나눠줬다면, 배호철이 이렇게 조급해질 일도 없었을 것이다.“형, 나는 어머니가 판단이 흐려지신 게 아니라 애초에 우리한테 회사를 넘길 생각이 없었던 거라고 봐.” “형도 알잖아. 내가 외국에서 혼자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나도 그곳에서 혼자 버티며 자리 잡으려고 애썼어. 힘들 때도 집에 손 벌린 적도 없었고.”“그러니까 나도 정말 쉽지 않았다고. 그런데 왜 어머니는 내 처지를 조금도 이해해주지 않는 걸까?”배호창은 오래전부터 납득하지 못했다. 정부자의 마음이 왜 그렇게 굳어 있는지 알 수 없었다.“어머니가 준모한테 무슨 바람이라도 든 건지 모르겠다. 나도 어머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솔직히 우리 둘이 회사를 맡았어도 잘 이끌 수 있었을지 누가 알아? 어쨌든 우리 집안 기업이잖아.”“됐다. 기분 나쁜 얘기는 그만하자. 어쨌든 이제 적당한 사람을 찾았고, 어머니가 네 아들을 괜찮게 본 것 같으니 나는 그걸로 마음이 놓인다.”배호철은 자신이 꽤 옳은 선택을 했다고 믿었기에 아주 자신만만했다. 이제 정부자가 회사를 찬하에게 맡기기만 하면, 배호철이 바라는 이익도 하나 빠짐없이 손에 들어올 터였다.“서방님은 외국에 오래 계셨잖아요. 제 생각엔 어머님이 서방님을 그렇게까지 미워하시지는 않는 것 같아요.”“그러니까 서방님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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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5화

배호철은 자신의 판단을 굳게 믿었기에 말투도 단호했다. 이 일은 반드시 배호철 뜻대로 흘러가야 했고, 정부자는 반드시 회사를 찬하에게 넘겨야 했다.“괜히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 일이 성사되고 나면, 내 말이 맞았는지 아닌지 그때 가서 보라고.”배호철은 서지효의 부정적인 말 따위는 듣고 싶지 않았다. 서지효가 그런 표정을 짓는 것도 보고 싶지 않았다.“형수님. 이제 형이랑 그만 다투세요. 일이라는 게 한 번에 해결되는 건 아니잖아요. 차근차근 풀어가야죠.”“지금 우리가 조급하게 굴어도 달라질 건 없어요. 어머니가 찬하를 받아들이는 것도 시간이 필요한 일이니까요. 급하게 몰아붙여봐야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으니 다들 조금만 진정하세요. 안에서부터 뭉쳐야 밖에 있는 사람과도 맞설 수 있습니다.”지금 셋은 마치 준모를 공공의 적처럼 여기고 있었다. 어떻게든 준모를 밀어내기 위해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배호창은 배호철과 서지효가 날마다 이렇게 다투는 모습을 보며 머리가 지끈거렸다.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도 몰랐다.“맞아. 우리끼리 먼저 뭉쳐야 밖에 있는 사람을 상대하지. 당신이 매일 나랑 이렇게 싸워서 뭐가 달라지는데?” “다른 좋은 방법이라도 생각해낼 수 있어? 없으면 여기서 쓸데없는 말 좀 하지 마.”배호철은 사실 오래전부터 지쳐 있었다. 서지효와 자신은 지난 세월 이익이라는 끈에 묶여 억지로 함께 살아온 사이였다. 누구도 쉽게 갈라설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이미 이 생활에 질릴 대로 질렸지만, 어쩔 수 없었다.예전에 정부자는 배호철과 서지효에게 분명히 말한 적이 있었다. 두 사람이 이혼하면 정부자의 재산은 단 한 푼도 받을 생각을 하지 말라고 했다. 그 말 한마디로 두 사람의 돈줄은 막힌 셈이었다.둘째 아들 배호창의 결혼 생활이 행복하지 않았고, 해외에서 새로 가정을 꾸렸다는 사실도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 일 때문에 정부자가 몹시 체면을 구겼다는 것도 주변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그래서 정부자는 큰아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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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6화

채이는 정부자를 찾아가는 일 외에는 여전히 회사로 출근해서 일을 처리했다. 지금 회사에는 채이 혼자만 있는 거나 다름없었고, 손에 쥔 두 개의 프로젝트도 중요한 단계에 들어서 있었다.그래서 채이는 요즘 야근까지 해가며 업무를 해내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약속한 기한 안에 프로젝트를 협력사에 넘길 수 없었다.그런데 회사에 도착하자, 뜻밖에도 설희가 사무실에 나와 있었다. 설희는 이미 책상 앞에 앉아서 업무 준비를 하고 있었다.“설희 씨, 왜 벌써 돌아왔어? 미리 말도 안 하고. 주 대표 쪽은 어때? 퇴원한 거야? 병원에 남아서 돌봐줘야 하는 거 아니었어?”채이는 요즘 너무 바빴다. 설희와 수안이 어떻게 지내는지 신경 쓸 여유도 없었고, 두 사람의 일도 따로 묻지 못했다.“대표님, 저희 요즘 꽤 잘 지냈어요. 주 대표님은 수술도 무사히 끝났고, 지금은 집으로 돌아가서 회복 중이세요.”“그런데 제가 여자 혼자 그 집까지 따라가서 계속 있는 건 좀 불편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회사 일이 많이 밀렸다고 핑계를 대고 출근했어요.”“퇴근한 뒤에 제가 가서 식사도 챙겨드릴 거예요. 직접 먹을 것도 만들어 드리려고요.”“다만 회사 일이 이렇게 바쁜데, 대표님 혼자 회사에 남겨두는 건 도저히 못 하겠더라고요.”“원래 제 일이기도 하고요. 대표님이 저를 봐주신다고 해서 제가 계속 선을 넘을 수는 없잖아요.”설희는 정말 괜찮은 비서였다. 채이가 자신에게 너그러운 이유가 평소 설희가 성실하게 일했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상사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일을 채이에게 떠넘길 수는 없었다.설희는 수안 앞에 서면 아직도 조금 긴장했다. 수안의 눈을 마주칠 때마다 괜히 부끄러워졌다. 설희도 그런 자신이 답답했지만, 마음처럼 쉽게 고쳐지지는 않았다.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자꾸만 수줍어졌다. 어떤 때는 수안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도 못하기도 했다.“사실 나는 설희 씨가 더 이상 주 대표를 돌보러 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 그렇게까지 챙기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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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일단 너무 조급해하지 마. 설희 씨가 이미 그렇게 많이 애썼고, 주 대표도 설희 씨 마음을 모를 리 없잖아. 이제는 설희 씨가 솔직하게 말해봐도 된다고 생각해.”“사귀든 아니든, 적어도 둘 사이에 답은 나올 거야. 그래야 설희 씨도 매일 이렇게 마음 졸이지 않을 수 있고.”채이는 설희를 바라보며 마음이 무거워졌다. 자신의 비서가 이렇게 힘들어하는데도, 채이는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요즘 집안일 때문에 정신없이 바빠서, 설희와 수안 사이의 일까지 챙길 여유가 없었다.하지만 처음에 설희에게 수안을 돌봐 주라고 조언한 사람은 채이였다. 일이 이렇게까지 흘러갈 줄 알았다면, 그때 설희에게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지도 몰랐다.두 사람에게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지도 않았을 것이다. 설희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해버렸다. 그런데 상대는 그 모든 배려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 같았다. 설희의 마음을 제대로 봐주지 않는 듯했다.그렇다고 채이가 아는 수안이 그렇게 무책임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런데 왜 설희에게 이런 태도를 보이는지 알 수 없었다.“설희 씨, 내가 이런 말까지 하기는 그렇지만, 평소에는 똑똑하고 일할 때도 그렇게 야무진 사람이 왜 연애만 들어가면 바보처럼 구는 거야?”채이는 참지 못하고 몇 마디 더 했다. 자신의 비서가 답답하기도 했고, 안쓰러워서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대표님, 저도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게 아니에요. 그런데 일이 벌써 여기까지 와버렸잖아요. 요즘 대표님 집안에 일도 많다는 거 알고 있어요.”“가끔은 대표님께 조언을 구하고 싶었는데, 괜히 방해될까 봐 말을 못 했어요. 그래서 혼자 끙끙 앓고 있었어요.”“저도 제 자신이 답답하다는 거 알아요. 이런 일도 제대로 못 처리하고요. 그래도 저 좀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저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주 대표님은 대표님 친구분이시잖아요. 대표님이 주 대표님께 한번 물어봐 주시면 안 돼요? 주 대표님이 저를 대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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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밖으로 나온 채이는 곧장 수안에게 전화를 걸었다.두 사람은 오랜 세월 알고 지낸 사이였고, 서로를 꽤 잘 아는 편이었다. 그래서 채이는 굳이 돌려 말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바로 본론부터 꺼냈다.“오빠, 대체 무슨 생각이에요? 오빠랑 제 비서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설희 씨가 병원에서 그렇게 오래 오빠를 돌봤잖아요. 설희 씨한테 마음이 있는 거예요, 없는 거예요? 두 사람이 이제는 확실히 이야기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설희 씨한테 마음이 있으면 남자답게 조금 더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나서면 되잖아요.” “정말 아무 마음도 없다면 처음부터 분명하게 말했어야죠. 그런데 왜 설희 씨를 병원에 그렇게 오래 붙잡아둔 거예요!”말이 이어질수록 채이는 점점 화가 났다. 설희가 억울한 일을 당한 것 같아 그냥 넘길 수 없었다.이 일은 수안의 잘못이 분명했다. 남자로서 이렇게까지 아무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태도는 채이로서도 이해하기 어려웠다.[네 비서가 또 너한테 뭐라고 했어? 사실 병원에 있을 때 나는 이미 충분히 티를 냈어. 나는 네 비서한테 그런 마음 없다고.] [그런데 네 비서가 계속 내 병실에 남아서 안 나가는데, 내가 뭘 어떻게 하냐.][나중에는 나도 정말 방법이 없더라. 그래서 일부러 네 비서가 나를 돌보게 놔뒀어. 나는 아무 말도 안 했고.] [그렇게 하면 네 비서도 지쳐서 알아서 떠날 줄 알았어. 그런데 설희 씨가 끝까지 병원에 남아서 나를 돌볼 줄은 몰랐지.][임 비서가 나를 잘 챙겨준 건 인정해. 세심하게 돌봐준 것도 알아. 임 비서의 마음이 어떤지도 알고 있고.][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간병인을 들여서 매일 나를 챙기게 할 수는 없잖아. 내가 원하는 건 나와 함께 인생을 살아갈 사람이고,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야.]수안은 이렇게 말하면서, 무슨 말을 더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답답한 심정이었다.수안도 채이의 시댁에 최근 많은 일이 생겼다는 걸 알고 있었다. 채이가 회사 일조차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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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화

수안이 그동안 이렇게까지 받아준 것도 결국 설희가 채이의 비서였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수안은 절대 이렇게 오래 끌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부터 분명하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을 터였다.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수안에게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채이는 수안의 말을 들으면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설희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했다. 하지만 수안은 이미 충분히 분명하게 말하고 있었다. 채이가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감정이라는 건 억지로 밀어붙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오빠, 사실 저는 계속 궁금했어요. 오빠 마음속에 있는 사람이 대체 누구예요?”“예전에는 오빠를 그냥 가볍게 사람을 만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한 사람만 오래 마음에 두고 있을 줄은 몰랐어요.”“우리 둘이 알고 지낸 시간이 이렇게 긴데, 저한테도 말 못 해요? 오빠 마음속에 있는 사람이 누구예요?” “제가 여러 번 물어봤던 것 같은데, 오빠는 한 번도 말해준 적 없잖아요. 그 일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야기해준 적 없고요.”채이는 정말 궁금했다. 수안의 마음속에 그렇게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사람이 대체 누구인지, 계속 생각해왔었다.[내가 절대 가질 수 없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누구냐고는 묻지 마. 너랑도 상관없는 일이야.] [아마 그 사람과 나는 평생 함께할 수 없겠지. 그렇다고 해서 내 마음속에 있는 자리가 사라지는 건 아니야.][사실 나는... 감정에는 꽤 한결같은 편이야. 그 사람 말고는 내 곁에 누가 있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 [어차피 그 사람과 함께할 수 없다면, 나는 이대로 살아도 괜찮아. 다른 사람을 굳이 찾고 싶지도 않아.][네 비서한테 미안한 마음은 있어. 내 곁에서 그렇게 오래 돌봐줬으니까. 나는 임 비서가 힘들어하다가 스스로 포기하길 바랐는데, 끝까지 내 곁을 지킬 줄은 몰랐어.][사실 의사는 나한테 일주일은 더 입원해야 한다고 했어. 그런데 네 비서 때문에 일부러 일찍 퇴원한 거야. 그러니까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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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수안은 상대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훨씬 더 단호하게 거절했을 것이다. 이미 오래전에 분명하게 선을 그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번 상대는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수안이 이렇게까지 신경을 쓰는 이유도 결국 채이 때문이었다. 다만 수안에게는 채이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일들이 있었다. 채이가 수안의 마음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어찌 되었든, 수안과 설희는 이 문제를 두고 제대로 마주 앉아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됐어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어요. 앞으로는 제 비서한테 더 이상 어떤 여지도 주지 마세요. 해야 할 얘기는 제가 지금 설희 씨한테 확실히 전할게요.”두 사람이 그렇게 오래 가까이 지냈는데도 수안이 설희에게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면, 그건 두 사람이 맞지 않는다는 뜻이었다.채이는 전화를 끊은 뒤에도 한참이 지나서야 사무실로 돌아갔다. 막상 설희에게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설희는 자신의 감정에 정말 많은 것을 쏟아부었다. 설희 자신도 그 마음이 보답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다면, 적어도 결론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대표님, 오셨어요. 두 분이 꽤 오래 통화하신 것 같던데, 주 대표님이 뭐라고 하셨어요?”설희는 채이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수안이 자신을 거절한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채이가 저렇게 무거운 표정으로 돌아오지는 않았을 것이다.이미 마음속으로는 답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설희는 결국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직접 확인하고 싶었고, 어떤 결론이든 듣고 싶었다.“설희 씨, 내가 주 대표랑 확실히 이야기했어. 그런데 주 대표는 설희 씨랑 지내는 동안에도 설희 씨에게 그런 감정은 생기지 않았다고 했어.”“그러니까 너무 속상해하지 마. 아파하지도 말고. 감정이라는 건 서로 마음이 맞아야 하는 거잖아. 아마 두 사람은 정말 맞지 않았던 것 같아.”채이는 설희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서, 두 사람의 관계를 어떤 말로 정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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