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을 택한 너에게, 나는 네 라이벌을 택했다》全部章節:第 391 章 - 第 400 章

452 章節

제391화

부모가 가장 바라지 않는 일은 딸이 억울한 일을 겪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런 집안 분위기 속에서 채이가 살아가는 것도 원치 않았다.매일 배씨 집안 사람들의 태도를 마주하고, 집안 안팎의 신경전까지 견뎌야 한다면 채이와 준모 모두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그럴 리 없어요, 엄마. 저 생각하신 것보다 괜찮아요. 저는 그냥 제 일 끝나고 시간 날 때 할머니 뵈러 가는 것뿐이에요. 할머니 건강이 걱정돼서요.” “나머지 배씨 집안 사람들과는 굳이 연락하지 않을 거예요.”채이는 이 일에 크게 매달리고 싶지 않았다. 배씨 집안 사람들과 필요 이상으로 부딪치고 싶지도 않았다.“됐어요. 벌써 늦었네요. 오늘 엄마랑 아빠도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고, 여기 집도 정리하시느라 많이 바쁘셨잖아요. 일찍 쉬세요.”채이는 시간을 확인했다. 부모님은 오늘 일부러 지방에서 차를 몰고 왔으니 피곤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곳 집까지 정리했으니 더 지쳤을 터였다.“채이야, 엄마가 하나만 더 물어볼게. 네 오빠 일인데...”김유미는 불쑥 도성의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최근 들어 계속 이상하다고 느끼고 있었다.“네 오빠랑 여자친구가 지금은 저렇게 잘 지내잖니. 그런데 예전에는 왜 헤어졌던 거야? 무슨 일이 있었니? 둘 사이에 문제가 있었던 거야?”김유미는 세미가 예전에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알지 못했다. 도성과 채이도 부모에게 그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채이는 이미 지나간 일을 부모에게 굳이 꺼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도성 역시 세미의 과거를 부모가 알게 되는 걸 바라지 않았다. 채이가 아는 건 세미가 예전에 많이 힘들게 살았고, 세미를 제대로 돌봐 줄 가족도 없었다는 정도였다.“엄마, 저도 자세한 건 잘 몰라요. 이미 지나간 일이잖아요. 왜 아직도 그걸 마음에 두세요? 지금 두 사람 사이는 괜찮아 보이잖아요.” “엄마도 보셨죠. 오빠가 세미 언니를 많이 좋아해요. 아니면 그렇게까지 잘해 줄 리가 없잖아요.”채이는 차분히 말했다. 이미 끝난 일이었다. 부모
閱讀更多

제392화

“엄마, 오빠랑 세미 언니 사이의 일은 이제 그만 물어보시면 안 돼요? 이번에도 오빠가 엄마한테 말하지 않은 건, 엄마가 모르길 바랐기 때문이잖아요.”“저도 오빠한테 비밀을 지켜 주겠다고 약속했거든요.” “사실 두 사람 사이에 그렇게 큰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냥 연인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작은 갈등이었어요. 엄마 아빠는 자식 일로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엄마 아빠도 이제 연세가 있으시잖아요. 그러니 매번 저희 걱정만 하지 마세요.” “저는 두 분이 여행 다니시는 거 정말 좋아요. 그렇게라도 좀 쉬시고, 마음 편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어요.”채이는 김유미가 아무리 물어도 끝내 그 일을 말하지 않았다. 부모님이 절대 세미의 과거를 알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부모님이 미래의 올케언니를 마주할 때 괜한 부담을 느끼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우리한테 말해도 돼. 엄마 아빠는 네가 말했다고 절대 말 안 할 테니까. 우리는 가족인데, 왜 우리한테까지 숨기니? 엄마랑 아빠는 정말 세미를 마음에 들거든.”“무슨 일이 있었든 우리는 두 사람이 만나는 걸 반대하지 않을 거야. 도성이랑 세미가 잘 지내기만 하면 돼. 엄마가 묻는 것도 걱정돼서 그러는 거야.”김유미도 마음이 조급했다. 한편으로는 도성과 세미가 왜 헤어졌던 건지 궁금하기도 했다.“엄마, 이미 미래의 며느리로 세미 언니를 받아들이셨잖아요. 그런데 왜 굳이 세미 언니의 지난 일을 알려고 하세요?” “오빠랑 세미 언니가 행복하면 그걸로 충분해요. 나머지는 엄마 아빠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채이는 끝내 도성과 세미가 왜 헤어졌는지 말하지 않았다. 김유미가 더 이상 이 일에 관심을 두지 않게 하고 싶었다.이미 지나간 일이었다. 그 시절은 완전히 기억에서 삭제된 페이지였다. 채이는 두 사람이 지금처럼 다시 함께하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결말이라고 생각했다.그러니 굳이 김유미에게까지 그 일을 알려 모두를 불편하게 만들 필요는 없었다.“네가 엄마한테 그런 일까지 묻지 말라고
閱讀更多

제393화

채이의 어머니는 두 아이가 안쓰러웠다. 김유미와 진해강이 이곳까지 온 것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였다. 무엇보다도 채이와 도성은 자기 일을 완벽하게 해내려는 성격이었다.“됐어요, 엄마. 저희 둘 다 이제 다 컸잖아요. 저희 스스로 충분히 챙길 수 있어요. 매일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엄마도 아시잖아요. 저희 지금 꽤 잘 지내고 있어요.”“게다가 이제는 저희가 엄마 아빠를 챙길 수 있어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채이는 차분하게 말했다. 엄마가 자신과 도성을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았으면 했다. 부모에게도 부모의 삶이 있었고, 두 사람도 이제 나이가 적지 않았다.예전의 채이는 철이 없어서 늘 부모가 마음을 쓰게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채이는 이제 자신을 스스로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했다.“너도 나중에 아이 낳아 보면 알게 돼. 부모 마음은 늘 자식한테 가 있어. 엄마는 너희 둘도 이제 인생의 큰일을 생각해야 한다고 봐.”“너희도 어쨌든 약혼한 사이고, 결혼식을 크게 올릴 생각도 없잖니. 그러면 아이 문제도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어?”“엄마도 너희한테 보탬이 되고 싶어. 요즘 집에만 있으면 하루가 너무 심심하고, 사는 재미도 덜해.” “너희 둘한테 아기가 생기면 엄마가 봐 줄 수도 있고, 돌봐 줄 수도 있어. 그러면 엄마 생활도 훨씬 활기가 생길 거야.”김유미는 사실 오래전부터 이 일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채이와 준모가 조금이라도 빨리 아이를 갖기를 진심으로 바랐다.어쨌든 두 사람은 이미 약혼한 사이였다. 감정도 안정되어 보였으니,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를 가져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준모 집안에 큰일이 생기기는 했지만, 준모 자체는 여전히 믿을 만했다.그래서 김유미와 진해강은 딸을 준모에게 맡겨도 괜찮다고 여겼다. 두 사람이 빨리 아이를 갖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았다.“엄마, 그건 그냥 자연스럽게 두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엄마도 보셨잖아요. 저희 둘 다 지금 일이 너무 바빠
閱讀更多

제394화

다음 날 아침, 채이는 평소처럼 일어나 아침을 먹을 준비를 했다.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김유미와 진해강이 이른 아침부터 채이가 좋아하는 아침상을 모두 차려 두었다는 것이었다.채이가 방에서 나오자 부모님은 주방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엄마 아빠가 차려 준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채이는 오늘 유난히 행복하다고 느꼈다.“딸, 일어났구나. 회사 일이 그렇게 많지 않으면 조금 늦게 가도 되잖아.” “엄마는 네가 매일 그렇게 피곤하게 다니는 거 보고 싶지 않아. 우리랑 조금만 더 있다 가면 좋겠는데.”김유미는 딸을 보자 환하게 반겼다. 이곳에서 아이들을 챙기는 일이 조금 고단하긴 했지만, 매일 자식들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안이 됐다. 자신들이 하는 모든 일이 아깝지 않았다.“엄마, 오늘 프로젝트 쪽에 제가 꼭 처리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어요. 아마 오늘은 같이 있어 드리기 어려울 것 같아요.” “대신 퇴근하자마자 바로 와서 저녁 먹고, 엄마랑 같이 이야기할게요.”채이는 오늘만큼은 회사에 꼭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설희의 상태가 요즘 계속 좋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챙기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는 일들이 있었다.딸이 이렇게까지 말하자 김유미도 더 붙잡을 수 없었다.회사에 도착하자 설희는 이미 출근해서 자기 자리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오늘은 상태가 꽤 괜찮아 보였다. 전체적인 기운도 어제보다 훨씬 나아 보였다. 어제 밤에는 제대로 쉰 모양이었다.“좋은 아침입니다, 대표님.”“좋은 아침. 오늘은 상태가 꽤 괜찮아 보이네. 계속 그렇게 유지해. 대신 오늘 내가 설희 씨한테 바라는 게 하나 있어. 얌전히 일하고, 실수하지 않는 거야.”채이는 이 정도 요구가 무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설희의 컨디션이 최근 내내 좋지 않았던 만큼, 이제는 다시 업무 흐름 안으로 들어와야 했다.“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대표님. 요즘 제 상태가 좋지
閱讀更多

제395화

“대표님, 이건 어제 제가 잘못 만들었던 표입니다. 전에 밀려 있던 업무도 오늘 아침에 와서 일부 처리해 두었습니다.”설희는 컨디션이 돌아오자 다시 적극적으로 일에 매달렸다. 지난 며칠 동안 자신이 업무를 많이 미뤘고, 상태도 좋지 않아 채이에게 부담을 줬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래서 이제라도 만회하려 했다. 그동안 놓친 일들을 하나씩 다시 채워 넣고 있었다.“괜찮네. 계속 이렇게 해. 내가 프로젝트 기획안 하나 보낼 테니까 정리 좀 해 줘. 데이터도 같이 취합해서 오늘 퇴근 전까지 나한테 줘.”채이는 지금 설희에게 일을 더 맡기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바쁘게 움직이면 설희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업무로 옮겨 갈 테고, 떠올리지 않아도 될 생각들에서도 조금은 멀어질 수 있을 터였다.그래서 지금은 괜히 설희를 안쓰럽게 여겨 일을 줄여 줄 필요가 없었다. 혼자 이런저런 생각에 빠지게 두는 건 오히려 더 좋지 않을 테니까.두 사람이 막 업무를 시작하려던 때, 채이의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을 확인해 보니 준모의 전화였다.[할머니 상태가 며칠 사이 많이 안정됐어요. 의사가 이제 퇴원해도 된다고 했고, 집에서 쉬는 게 더 좋겠대요.] [오늘 할머니 퇴원하세요. 별일 없으면 나랑 같이 집에 가서 할머니 보고 와요.]정부자가 이렇게 빨리 퇴원하게 될 줄은 몰랐다. 몸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니, 채이는 당연히 가 보고 싶었다.[그럼 있다가 데리러 와요. 같이 가요.]채이는 일이 아무리 바빠도 정부자를 잊을 수는 없었다. 정부자 소식이라면 하던 일을 모두 내려놓고 찾아갈 생각이었다. 오늘 두 사람이 함께 가면 정부자도 분명 기뻐할 터였다.채이와 준모는 곧 병원에 도착했다. 병실 안에는 찬하가 정부자 곁을 지키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고, 병실에는 찬하 한 사람뿐이었다.“형, 형수님, 오셨어요. 두 분 평소에 일 많으신 거 알아요. 사실 일부러 오지 않으셔도 됐는데요. 할머니는 제가 잘 모시고 있어요.”“요 며칠 제가 곁에서 챙겨 드렸고,
閱讀更多

제396화

겉으로 보기에는 병실 안의 사람들이 꽤 잘 지내는 듯했다. 정부자는 이 손자를 제법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았고, 찬하는 정부자의 기분을 맞추는 법을 잘 아는 것처럼 보였다.준모는 정부자와 찬하가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며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였다. 다만 찬하가 대체 어떤 마음으로 정부자 곁에 있는지, 정말 진심으로 정부자를 위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찬하가 진심으로 정부자를 대하는 거라면, 준모도 할머니를 이 손자에게 맡겨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문제는 찬하의 속뜻을 아직 믿기 어렵다는 데 있었다.“할머니, 아무리 바빠도 저희가 와서 봐야죠. 할머니 상태가 어떤지도 직접 보고 싶었고요. 요 며칠 제가 일이 많아서 못 왔어요.”“그래도 할머니 상태가 이렇게 좋아 보이고, 몸도 안정적으로 회복되고 계신 것 같아서 저도 마음이 놓여요.”채이는 진심으로 정부자의 회복이 기뻤다. 정부자의 상태가 좋아진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였다.처음에 정부자를 병원으로 모셔야 한다고 끝까지 밀어붙인 사람도 채이와 준모였다. 이제 정부자의 몸이 이렇게 좋아졌으니, 두 사람은 보람마저 느껴졌다.정부자가 그동안 치료를 거부했던 건, 이 집안에서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사람이 채이와 준모밖에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정부자는 어느 정도 마음을 놓은 듯했다.그런데 이제 정부자의 귀한 손자가 돌아왔다. 찬하는 정부자에게 명목상으로도 손자였고, 배씨 집안의 핏줄이었다. 그래서 정부자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은 것인지도 몰랐다.그 생각이 들자, 채이는 준모가 조금 안쓰러웠다. 준모는 이 집안에서 많은 것을 해 왔다. 그런데 결국 아무것도 아닌 사람처럼 남겨지는 것 같았다. 누구도 준모를 진심으로 아껴 주지 않는 듯했다.준모가 지금까지 해 온 모든 일은 정부자를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제 정부자에게는 친손자인 찬하가 돌아왔다. 준모는 더 이상 예전만큼 중요한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형, 형수님. 우리 같이 할머니 모시고 집에
閱讀更多

제397화

사실 앞으로 서로 마주칠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터였다. 다들 정부자를 보러 집에 들르는 정도일 뿐이었다. 그러니 굳이 사소한 일까지 따지며 날을 세울 필요는 없었다.“너희 형제는 예전에 만난 적도 없고, 서로 잘 알지도 못하지. 그래도 찬하가 당분간 국내에 있을 것 같으니 둘이 잘 지내도록 해라.”“준모가 요즘 회사 일로 많이 바쁘거든. 찬하 네가 시간이 되면 가서 좀 도와주고, 형한테 많이 배워. 네 형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우리 집안의 회사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전부 준모가 애쓴 덕분이다.”정부자는 몇 마디 당부하면서 자신의 뜻도 분명하게 밝혔다. 찬하를 회사에 보내려는 이유는 준모에게 일을 배우게 하려는 것이었다.정부자는 원래 상황을 분명하게 가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어떤 일을 하든 정부자만의 생각과 기준이 있었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도 함께 살피려 했다.병원에 있는 동안 정부자는 찬하를 계속 지켜보았다. 찬하는 정부자에게 꽤 잘했고 하는 일도 세심했다.찬하가 이렇게 정성껏 정부자를 대하는 것만으로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지금처럼 두 손자가 함께 있는 모습은 정부자가 보고 싶어 하던 장면이기도 했다.“할머니께서 말씀하지 않으셔도 형이 얼마나 뛰어난 분인지 알고 있어요. 저도 예전에 형이 맡았던 프로젝트들을 찾아본 적이 있거든요.”“인정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형은 정말 대단해요. 아마 제가 평생 노력해도 형을 넘어서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형한테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이렇게 좋은 본보기가 바로 앞에 있는데, 제가 당연히 더 노력해야죠.”찬하는 무척 겸손하게 말했다. 정부자 앞에서도 꽤 반듯하고 예의 있는 태도를 보였다.정부자의 기분은 한결 좋아졌다. 두 손자를 바라보는 눈에도 기쁨이 어려 있었다.준모와 채이가 막 병실을 나서려던 때, 배호철과 서지효가 함께 병원에 들어왔다. 준모와 채이가 와 있는 것을 보자, 서지효의 표정이 바로 굳어졌다.“너희도 오늘 왔구나. 사실 너희
閱讀更多

제398화

그 점만큼은 배씨 집안 사람들과 전혀 달랐다. 그래서 정부자는 찬하라는 손자를 꽤 인정하고 있었다.인정하지 않았다면 찬하를 이렇게 오래 곁에 두지도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병실에 있게 해도 괜히 정부자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도 않았다.이미 이 집안은 산산이 흩어진 지 오래였다. 사람마다 제 계산과 속셈을 품고 있었고, 정부자는 오래전에 이 집안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그런데 이제 정말 끝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한 때에 작은손자가 나타났다. 찬하는 정부자에게 잘했고 마음씨도 고왔다. 일을 처리할 때도 꽤 세심했다.그래서 정부자는 다시 살아갈 이유를 얻은 것 같았다. 지금처럼 곁에 사람들이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느꼈다.정부자는 이만하면 충분했다. 아이들이 무사히, 즐겁게 곁에 있어 주기만 한다면 그걸로 됐다. 나이도 이만큼 들었는데, 이제 와 아무 의미 없는 것들을 더 바라지는 않았다.“어머님, 저 너무 나무라지 마세요. 저도 별뜻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그냥 몇 마디 한 것뿐인데, 그렇게까지 예민하게 받아들이실 일은 아니잖아요.”“게다가 제가 한 말이 틀린 것도 아니고요. 다들 차마 입 밖으로 못 꺼내는 말을 제가 했을 뿐인데, 그것도 못 하게 하시는 거예요?”“사실 서로 속으로 무슨 생각 하는지 다 알잖아요. 굳이 아닌 척할 필요 없다고 봐요.”서지효의 말투는 날카롭고 매서웠다. 준모와 채이를 대하는 태도에도 조금의 배려가 없었다.“됐어. 쓸데없는 말 그만해. 어머니 몸도 이제 겨우 좋아지고 있는데, 괜히 또 자극하지 말라고.”옆에 있던 배호철도 더는 듣고 있을 수 없었다. 지금도 정부자는 두 사람을 곱게 보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서지효는 오히려 선을 넘고 있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하고 이런 말을 꺼내는 것도 문제였다.배호철은 이런 소란을 보고 싶지 않았다. 더 이상 이런 복잡하고 지저분한 말들이 오가는 자리도 원하지 않았다.가족들은 함께 정부자를 모시고 병실을 나섰다.집으로 돌아가는 길, 채이와 준모는
閱讀更多

제399화

사실 채이와 준모는 단 한 번도 이익을 위해 정부자에게 잘 보인 적이 없었다. 진심으로 정부자를 걱정했고, 정부자가 계속 아픈 채로 지내거나 치료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하지만 그런 식이라면, 나중에 할머니가 알게 됐을 때 더 힘들어하실 거예요. 나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해요.” “할머니가 평생 일군 것들이 한 사람 손에서 전부 무너지는 것도 보고 싶지 않고요.”집안이 이미 이렇게까지 엉망이 되었어도, 준모는 끝내 정부자를 포기하지 않았다. 회사 역시 놓지 않았다.“그러니까 어떻게 되든 준모 씨는 결국 회사에 남겠다는 거네요. 할머니를 위해서라면 준모 씨가 많은 걸 감당할 수 있다는 거... 나도 알아요.” “어떤 결정을 하든 저는 끝까지 준모 씨를 지지할 거예요.”채이는 준모의 말을 듣고, 준모가 이미 마음을 정했다는 걸 알았다. 태도도 단단했다. 이 일만큼은 누구도 준모를 쉽게 설득하지 못할 듯했다.“이해해 줘서 고마워요. 내 편이 되어 줘서도 고맙고요. 당신이 내 곁에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무슨 일이 생기든, 내가 어떻게든 해결해 볼게요.”준모는 이제 어떤 일을 하든 다시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랑하는 여자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더 바랄 것은 없었다.“됐어요. 이제 곧 할머니 댁에 도착해요. 이따가 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든, 우리 둘 다 말을 아껴요.”“할머니 몸도 아직 완전히 안정된 게 아니고, 오늘 겨우 퇴원하신 거잖아요. 괜히 할머니를 다시 병원으로 모시게 할 수는 없어요.”배씨 집안의 다른 식구들이 철없이 굴더라도 채이와 준모까지 거기에 같이 휘말릴 수는 없었다. 두 사람이 그 집에 가는 이유는 결국 정부자를 보기 위해서였다. 정부자만 기뻐할 수 있다면, 채이와 준모는 웬만한 일쯤은 참을 수 있었다.“네, 알아요.”준모는 고개를 끄덕였다. 준모는 이미 그 사람들에게 충분히 많이 참아 왔다. 정말로 하나하나 따지고 든 적도 없었다.문제는 그 사람들이 갈수록
閱讀更多

제400화

“됐어. 다들 그런 얘기는 그만해. 오늘은 어머니가 퇴원하시는 날이잖아. 우리 모두 기쁜 날이고, 정말 어머니 곁에서 잘 챙겨 드려야 하는 날이야.”배호철은 바로 아내의 말을 끓었다.“어머님, 실은 그동안 다들 고생 많았습니다. 특히 찬하가 어머님을 계속 잘 모셨다는 건 칭찬받을 만해요.” “예전엔 서로 익숙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지내는 걸 보니 인연이 있긴 한가 봅니다.”정부자도 결국 말했다.“나도 우리 집이 앞으로 더 좋아지고, 더 조용하고 편안해졌으면 좋겠어. 사실 우리 돌은 요즘 많이 쉽지 않았지.”“어머니, 저도 알아요. 어머니 몸이 요즘 많이 안 좋으셨는데, 저희가 시간을 내서 제대로 곁에 있어 드리지 못했습니다.”“어머니께서 저희를 밀어내고 계신 것도 알고, 저희를 불편하게 여기신다는 것도 압니다.” “그래도 어찌 됐든 가족이잖아요. 저도 우리 모두가 조금씩 나아졌으면 합니다.”배호철은 마치 새사람이라도 된 듯 굴었다. 어떻게든 정부자의 마음을 풀어주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다.그리고 이미 속으로 계산을 마친 상태였다. 언젠가 찬하가 회사를 맡게 된다 해도, 자신이 잘 보인다면 어머니의 용서를 받을 수 있을지 몰랐다.회사의 일부가 자기 몫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배호철은 정부자와 찬하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야 앞으로도 회사 안에 남을 수 있을 테니까.배호철은 평생 자신에게 큰 야망이 없다고 여겨 왔다. 하지만 이 집안에 대한 미련만큼은 단 한 번도 내려놓은 적이 없었다.이 집안의 돈은 결국 자기 주머니로 들어와야 했다. 모두가 자신이 이 집안에서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알게 만들어야 했다.배호철은 이 모든 것이 원래부터 자기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회사를 다른 사람들에게 맡겨 둔 것도, 어디까지나 자신이 베푸는 것에 가깝다고 믿고 있었다.“네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기를 바란다. 나도 이 집안이 점점 나아졌으면 좋겠어. 더는 불편한 소리도 나오지 않았으면 하고.”정부자는 싸늘한 눈으로 배호철 부부를 바라보았
閱讀更多
上一章
1
...
3839404142
...
46
掃碼在 APP 閱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