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동생을 택한 너에게, 나는 네 라이벌을 택했다: Chapter 451 - Chapter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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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1화

전화를 끊은 뒤, 채이는 도성이 혼자 마음을 가라앉힐 시간을 갖도록 했다. 더 말해 봐야 지금은 소용없었다.“엄마, 저 왔어요.”“좋은 소식 하나 가져왔어요. 오늘 오빠 여자친구를 만나고 왔어요. 꽤 오래 이야기했고, 서로 속에 있던 말도 많이 했어요.”“두 사람은 다시 만나지 않을 거예요. 세미 언니는 곧 이 도시를 떠난대요.” “사실 그 일이 아직 마음이 걸린 데다가, 우리 가족이 세미 언니의 비밀을 알게 된 걸 받아들이기 힘들어해요.”“그래서 두 사람은 함께할 수 없을 거예요. 오빠가 아무리 붙잡아도 세미 언니는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지난번에도 그랬죠.”“그때 돌아온 건... 제가 설득했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소용이 없었어요. 제가 무슨 말을 해도 세미 언니는 오빠와 다시 시작하지 않겠대요.” “그러니까 엄마도 이제 걱정하지 말고 몸부터 회복해요. 몸만 괜찮아지면 퇴원하면 돼요.”채이가 김유미에게 이 이야기를 전한 것은 김유미가 하루라도 빨리 안정되길 바라서였다. 김유미의 안색은 요즘 내내 좋지 않았다.김유미는 그 말을 듣고 조금 안도했다. 마음을 짓누르던 큰 돌이 내려간 듯했다. 하지만 같은 엄마로서 세미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사실 이런 결말을 내가 원한 건 아니야. 걔가 상처받는 걸 바란 것도 아니고. 내가 한 말이 이기적이었다는 것도 알아. 그래도 내 아들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어.”“그 아이가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은 건 맞아. 이번에 내가 그 상처를 다시 들춰 낸 것도 맞고. 기회가 있다면 사과하고 싶어.”“하지만 아마 어렵겠지. 그 아이가 이 도시를 떠난다니, 앞으로 우리와 마주칠 일도 없을 테니까.”김유미는 그 일을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니 되돌릴 수 없었다.그래도 김유미는 자신이 아들을 위해 한 일이라고 믿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이 일은 이제 끝을 내야 했다. 설령 도성이 자신을 원망한다 해도 괜찮았다. 도성이 행복해질 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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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화

“엄마,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앞으로 두 사람은 연락하지 않을 거예요.” “우리도 굳이 세미 언니와 계속 연락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두 사람이 각자 행복하게 살게 둬요.”“세미 언니도 참 안쓰러운 사람이에요.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이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었잖아요.”“우리는 세미 언니의 과거에 함께 있던 사람들이 아니니까 함부로 판단할 수도 없어요.” “하지만 이미 두 사람이 헤어졌으니, 이제는 각자 자기 삶을 잘 살게 두는 게 맞겠죠.”채이는 세미를 진심으로 안쓰럽게 여겼다. 세미가 지금까지 버텨 온 것만으로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의 세미는 매일 무너질 듯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엄마도 그렇게 생각해. 사실 그 아이가 정말 안쓰럽기는 해. 그냥 친구라면 잘해 주고 싶었을 거야. 네 곁의 설희처럼 말이야.” “하지만 그 아이가 네 오빠의 평생 배우자가 되는 건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예전에 다른 사람의 아이를 가졌던 일 자체만으로는 내가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수도 있어. 내가 두려운 건 그 아이 마음에 상처가 너무 깊이 남아 있을까 봐야.”“그 일에 대한 그림자가 남아 있다면, 나는 두 사람이 함께하는 걸 받아들이기 어려워. 나도 그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고.”“그 아이 마음에 정말 문제가 남아 있다면, 네 오빠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니? 매일 그 아이에게 맞춰 줘야 하는 거 아니야?” “그렇게 살면 네 오빠가 너무 지치지 않겠니?”엄마로서 김유미에게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김유미는 이 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고, 그래서 이런 선택을 했다.“엄마 생각은 이해해요. 다만 세미 언니에게는 너무 불공평하죠. 세미 언니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오빠에게 매달리지도 않았고, 일을 크게 만들지도 않았어요.”“그 정도면 이미 충분히 대단한 거예요. 우리도 세미 언니 입장을 이해해 줘야 해요.”채이는 세미가 앞으로 행복해지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다만 도성과 세미가 함께할 기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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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김유미는 본래 다른 사람에게 모질게 구는 사람이 아니었다. 누군가를 일부러 해치고 싶어 한 적도 없었다. 이번만큼은 정말 어쩔 수 없었다.채이와 도성이 사랑을 대하는 방식은 달랐다. 세미는 가족 모두가 좋은 사람이라고 인정한 여자였다. 다만 가족이 세미의 과거를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두 사람을 갈라놓는 선택을 한 것뿐이었다.김유미와 한동안 이야기한 뒤, 채이는 김유미가 어느 정도 안심한 것 같다고 느꼈다. 병실에는 진해강이 남아 있었기에 채이는 오래 머물지 않고 회사로 갈 준비를 했다.설희도 얼마 전까지 아팠고, 최근 회사 일도 많았다. 채이는 가능한 한 빨리 회사로 돌아가 밀린 일을 처리해야 했다. 다른 일들까지 모두 챙기기에는 채이도 힘이 부쳤다.회사에 도착하자 설희는 이미 자리에서 업무를 준비하고 있었다. 꽤 진지하게 일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설희 씨, 며칠은 푹 쉬라고 했잖아. 왜 또 회사에 나와서 무리해? 몸은 다 나았어? 지금 열은 없어?”채이는 설희에게 다가가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설희의 컨디션은 꽤 괜찮아 보였다. 안색도 많이 돌아왔고, 며칠 동안 제대로 쉬었는지 전체적인 기운도 전과 달라져 있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 이제 괜찮아요, 대표님. 완전히 낫지 않았다면 회사에 나오지 않았을 거예요.”“저는 가장 좋은 상태로 회사에 와서 일해야 해요. 예전에 업무에서 실수한 적도 있었잖아요. 앞으로는 그런 일이 절대 없게 할 거예요.”“예전에 제 상태가 많이 안 좋았던 것도 알고, 최근에 아팠던 것도 알아요. 그런데 입원해 있는 동안 조용히 생각을 많이 했어요.”“이제 완전히 정신이 든 것 같아요. 저는 아직 젊고,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일이에요. 제가 더 뛰어난 사람이 되어야 앞으로도 더 잘 살 수 있으니까요.”“연애는 그냥 흐름에 맡기려고요. 언젠가 때가 되면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게 될 거라고 믿어요. 지금부터 그렇게 조급할 필요는 없잖아요.”설희는 모든 일을 분명하게 정리한 듯했다. 태도도 단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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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채이는 마음속 깊이 기뻤다. 설희가 이렇게 다시 중심을 잡은 모습을 보니, 이제 조금은 마음을 놓고 집안일도 챙길 수 있을 것 같았다.“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이 맡겨 주는 일은 제가 최선을 다해서 끝낼게요.”“요즘 대표님 집안에 일도 많다는 거 알아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이제 저도 돌아왔으니까 제가 더 많이 맡을 수 있어요.”“그동안 제 상태가 안 좋았고 몸도 아팠잖아요. 회사 일은 대표님 혼자 버티고 있었고요.” “가끔은 정말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표님이 저를 얼마나 잘 챙겨 주는지도 알고요.”“대표님은 정말 친언니 같아요. 언제나 저를 살펴 주고, 세심하게 챙겨 주세요. 제가 무슨 실수를 해도 가장 크게 품어 줬잖아요.”“말로 다 하지 않았을 뿐이지, 저도 마음속으로는 다 알고 있어요. 대표님만 있으면 충분해요. 저한테는 남자친구가 없어도 돼요.”설희는 좋은 사람을 따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 채이는 정말 좋은 상사였고, 자신에게도 아낌없이 마음을 써 주는 사람이었다.“됐어. 우리 너무 오래 이야기하지 말고 일하자. 이번 며칠 동안 신입 면접을 몇 명 볼 거야. 일정은 내가 다 잡아 뒀어. 시간 되면 설희 씨도 같이 보고 의견 좀 줘.”채이는 자신의 회사를 조금씩 키워 가고 있다는 사실에 성취감을 느꼈다.“당연히 좋죠. 제가 대단한 의견을 드릴 수는 없겠지만, 옆에서 참고할 만한 말은 할 수 있죠. 제 능력이 아직 부족하니까 중요한 판단은 대표님이 해야겠지만요.”“대신 다른 업무가 있으면 얼마든지 저한테 주세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할게요.”설희는 진심이었다. 마음을 정리한 뒤 설희는 예전의 작은 태양 같던 모습으로 돌아왔다. 어떤 일이 생겨도 채이 곁에 서 줄 사람처럼 보였다.두 사람은 언제나 서로를 지지하고 도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서로의 편에 서서 함께 해결해 왔다.채이에게는 특별히 가까운 친구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곁에 설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채이는 충분히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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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언제 왔어요? 오기 전에 말하지 그랬어요. 그랬으면 나 조금 더 빨리 내려왔을 텐데요.”“채이 씨가 급하게 서두를까 봐 말하지 않았어요. 밤에 혼자 돌아가는 것도 안전하지 않으니까 데리러 왔고요.” “오늘 많이 힘들었죠? 나랑 뭐라도 먹고 들어가요. 먹고 나서 집에 가요.”준모는 사랑하는 여자가 매일 이렇게 지쳐 있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말릴 수도 없었다. 채이가 사랑하는 일이었고, 채이 역시 일을 좋아했으니까.준모가 관여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다. 설령 말린다 해도 채이는 결국 자신의 방식대로 할 사람이었다. 그래서 준모는 차라리 채이를 지지하는 쪽을 택했다.“좋아요. 사실 오늘 좀 피곤하긴 했어요. 당분간은 내가 계속 바쁠 것 같아요. 집안에 일도 이렇게 많고요.”채이는 그 일들을 떠올리자 머리가 지끈거렸다. 어떻게 해야 할지, 복잡한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지금으로서는 한 걸음씩 나아가는 수밖에 없었다.채이는 가능한 한 빨리 집안일을 정리하고 싶었다. 모두가 조금은 편안해졌으면 했다. 가족들은 서로를 깊이 사랑하는데, 왜 이런 일로 계속 상처를 주고받아야 하는지 채이는 안타까웠다.두 사람은 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막 자리에 앉았을 때, 채이의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을 보니 도성에게서 온 전화였다.“오빠, 이렇게 늦은 시간에 왜 전화했어? 아직 안 잤어? 아니면 무슨 일 있어?”채이는 요즘 가족에게서 전화가 올 때마다 겁이 났다. 왠지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여보세요, 진채이 씨 맞으시죠? 여기는 바입니다. 오빠분이 저희 가게에서 술을 많이 드셔서 지금 거의 정신을 못 차리고 계세요.] [저희가 곧 영업을 마쳐야 해서요. 번거로우시겠지만 오셔서 오빠분을 모셔 가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그 말을 듣자마자 채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곧바로 그곳으로 가서 상황을 확인해야 했다.“정말 죄송합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바로 갈게요. 30 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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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너희 둘이 왜 왔어? 내 걱정은 하지 마. 나 혼자 술 마시면서 좀 잊어 보려는 것뿐이야.” “이렇게 취해야 세미랑 있었던 일을 잠깐이라도 잊을 수 있을 것 같아. 아무도 내 일에 끼어들지 말고, 너희는 먼저 가.”도성은 누구의 생활도 어지럽히고 싶지 않았다. 그저 혼자 술에 기대어 이 답답함을 눌러 버리고 싶었다. 사랑하던 여자가 떠난 뒤의 시간을 감당하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힘겨웠다.가슴 한가운데가 뻐근하게 아팠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었다. 도성과 세미는 어느새 서로가 곁에 있는 걸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다. 익숙해진 존재가 갑자기 사라지자, 그 빈자리가 너무 크게 다가왔다.“오빠, 지금 꼴이 이게 뭐야. 이렇게 계속 무너지면 어떡해? 우리 천천히라도 놓아 보자고 했잖아.”채이는 도성을 술집에 혼자 두고 갈 수는 없었다. 사랑 때문에 상처를 받아 본 사람이라서 그 심정을 더 잘 알았다. 지금의 도성이 얼마나 막막한지, 어디서부터 마음을 붙잡아야 할지 모르는 그 기분이 어떤지.도성을 바라보는 채이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다. 채이는 이렇게까지 무너진 도성을 본 적이 없었다. 도성은 실연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잃어버린 사람 같았다.“오빠, 집에 가자. 지금 힘든 거 알아. 그런데 우리도 더는 어쩔 수 없잖아.” “여기서 멈춘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 이제는 앞으로 가야 해. 우리 생활도 다시 잡아야 하고, 놓아야 할 사람은 놓아야 해.”“어쩌면 오빠랑 세미 언니는 여기까지였는지도 몰라. 인연이 아니었고, 맞지 않았던 거라면 아무리 붙잡아도 달라질 건 없잖아.”채이는 지금 아무리 말해도 도성이 제대로 듣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술기운 때문에 눈도 많이 풀려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망가진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지금 채이와 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도성을 데리고 나가는 것뿐이었다. 이 깊은 절망에서 빠져나오는 건 결국 도성 스스로 해내야 했다.준모가 조용히 말했다.“채이 씨, 일단 길게 말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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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채이는 마음이 무거웠다. 오빠를 붙잡고 뭐라도 해 주고 싶었다. 도성이 실연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옆에 있어 보니, 채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감정 문제는 옆에서 거든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잖아요. 채이 씨의 마음은 알아요. 그런데 이런 일은 우리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어요.”준모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조금은 내려놓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어요. 나는 오히려 도성이 저러는 게 꼭 나쁘지만은 않다고 봐요.” “적어도 마음속에 쌓아 둔 억울함이나 괴로움을 밖으로 꺼내고 있는 거니까요.”준모는 도성이 이렇게 무너진 것을 나쁘게만 보지 않았다. 속에만 묻어 두는 것보다 이렇게라도 털어놓는 편이, 시간이 지나면 도성에게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도성과 세미가 헤어진 데에는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의 사정도 크게 얽혀 있었다. 그러니 도성이 힘들어하는 건 당연했다. 지금은 도성을 몰아붙이기보다, 스스로 감정을 정리할 시간을 주는 편이 맞았다.“당신 말이 맞아요.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건 많지 않네요. 결국 이 문제는 오빠가 스스로 견뎌 내야 하는 거니까요.” “이런 일을 진짜로 털고 일어나는 게 얼마나 힘든지도 알거든요.”채이는 복잡한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준모는 그런 채이를 바라보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 어떤 말로 위로해야 할지도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게다가 채이는 요즘 회사 일만으로도 벅찼다. 하루하루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았고, 감당해야 할 책임도 컸다. 준모는 채이가 이 모든 일을 제대로 버텨 낼 수 있을지 걱정됐다.“일단은 지켜봐요. 도성은 적응력이 강한 사람이잖아요. 언젠가는 실연의 상처에서도 벗어날 거예요. 생각보다 빨리 괜찮아질 수도 있고요.”채이는 오빠를 믿고 있었다. 도성이 지금까지 얼마나 어렵게 여기까지 왔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도성이 이룬 모든 것은 스스로 애써 쌓아 올린 것이었다.‘정말 사랑 하나 때문에 오빠가 전부를 잃게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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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오빠는 어떤 일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었잖아. 그래서 나도 늘 오빠한테 의지했던 거고.”“그런데 지금은 오빠가 이런 일을 겪고, 그 상처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잖아. 그러니까 이번엔 내가 오빠 곁에 있어 줄게.”“오빠가 다시 괜찮아질 때까지 내가 같이 버텨 줄 거야. 나는 우리 오빠가 반드시 다시 좋아질 거라고 믿어.”채이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도성이 이렇게까지 무너진 모습은 처음이었다. 이별 하나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자기 자신마저 놓아 버린 사람처럼 보였다. 눈앞의 도성은 온통 넋이 빠진 사람 같았다.어쩌면 남매라서 닮은 걸지도 몰랐다. 채이도, 도성도 감정 앞에서는 늘 진심이었다. 한번 마음을 주면 쉽게 물러서지 못했고, 무슨 일이 생겨도 끝까지 함께 버티려고 했다.도성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너는 잘 모를 수도 있어. 나는 한 여자를 이렇게까지 마음에 둔 적이 없어. 내가 감정 때문에 이렇게 무너질 거라고도 생각해 본 적 없고.”“나도 알아. 이제는 정신 차려야 한다는 거. 계속 이렇게 무너져 있으면 안 된다는 것도 알아. 엄마 몸도 요즘 좋지 않잖아.”“우리 둘이 언제까지 이렇게 버티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정했어. 더는 내 일 때문에 엄마가 밤낮으로 마음 졸이게 만들지 않을 거야.”도성은 이제야 마음을 정리한 듯했다. 그는 원래 효심이 깊은 아들이었다. 자기 일 때문에 어머니가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았다.돌이켜 보면, 도성은 자라면서 어머니에게 큰 걱정을 끼친 적이 거의 없었다. 오직 이번 연애 문제만 어머니를 불안하게 만들었다.물론 도성이 어머니의 선택을 모두 이해하는 건 아니었다. 어머니가 한 일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었다. 이제 와서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겠는가? 도성은 그저 어머니가 조금이라도 마음 편히 지내기를 바랐다.“오빠, 이렇게까지 많은 일이 있었는데도 엄마 입장을 생각해 주는 거야? 엄마가 힘들었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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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화

도성은 자기보다 세미를 먼저 걱정했다. 세미가 이번 일로 더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될까 봐 두려웠다. 혹시 나중에도 누군가를 사랑하거나 결혼하고, 아이가 있는 평범한 삶을 꿈꾸지 못하게 될까 봐 마음이 무거웠다.“나도 세미 언니가 걱정돼. 너무 안쓰럽기도 하고. 이번 일까지 겪고 나면 세미 언니가 다시 누군가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어.” “언젠가 세미 언니도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살 수 있을지, 그런 생각도 들어.”채이는 한동안 망설이다가 말을 이었다.“사실 친구로 지내는 건 괜찮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세미 언니가 오빠를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 봐 그 말은 못 꺼냈어.” “세미 언니가 분명히 말했거든. 이제 오빠랑은 다시 만나지 않겠다고.”그 말은 채이에게도 아쉬웠다. 도성과 세미는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같은 마음을 돌려주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그런데 가족의 반대와 과거의 상처 때문에 두 사람은 헤어져야 했다. 헤어지는 두 사람의 마음에도 미련과 아쉬움이 가득 남아 있었다. 다만 상황이 두 사람을 더 멀리 밀어냈을 뿐이었다.“오빠, 언젠가 오빠한테 더 맞는 사람이 올 거야. 끝까지 함께 걸어갈 사람이 따로 있을지도 몰라. 감정에는 누구나 아쉬움이 남잖아.” “그래도 앞으로 계속 걸어가다 보면, 오빠도 언젠가는 내려놓을 수 있을 거야.”채이는 위로가 되지 않을 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도성을 보는 마음이 아팠지만, 더 좋은 말을 찾지 못했다.도성은 지친 듯 눈을 감았다.“늦었어. 너희 둘도 쉬어. 난 괜찮으니까 더 걱정하지 마.” 도성이 가장 바라지 않는 건 자기 일로 채이에게 부담을 주는 것이었다. 도성도 이미 하루하루가 버거웠다. 그런데 자기 문제 때문에 채이까지 힘들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도성은 채이를 바라보며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채이는 언제나 도성을 걱정하고 있었다. 진심으로 도성이 다시 괜찮아지기를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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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0화

준모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나는 도성을 꽤 잘 알아요. 도성이 세미 씨를 한 번만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두 사람이 결국 다시 이어지지 못해도 도성이 훨씬 빨리 마음을 정리할 수 있을 거예요.”“지금 도성이 가장 걱정하는 건 세미 씨예요. 세미 씨가 이번 일에 계속 얽매여 있을까 봐, 그게 마음에 걸리는 거죠.”준모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어 갔다.“또 이번 일 때문에 세미 씨 마음이 더 다쳤을까 봐 걱정하는 거고요. 그래서 도성이 이 감정을 놓지 못하는 거예요.”“두 사람이 한 번만 마주 앉아서 제대로 이야기할 수 있다면, 결국 함께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도성은 이 마음에서 훨씬 빨리 빠져나올 수 있을 거예요.”준모는 같은 남자로서 도성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인 만큼, 준모는 친구인 도성이 어떤 사람인지도 잘 알았다.때로는 꼭 함께하는 결말만이 답은 아니었다. 다만 남자로서, 사랑했던 여자가 조금이라도 더 편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남을 때가 있었다. 도성 역시 그래서 더 쉽게 놓지 못하는 것일지도 몰랐다.채이는 준모의 말을 듣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준모 씨가 한 말이 맞아요. 그런데 세미 언니가 오빠를 만나 줄지는 모르겠어요. 전에 나랑 만났을 때 이미 분명히 말했거든요.”“두 사람은 앞으로 다시 만날 일 없을 거라고요. 세미 언니도 우리 오빠를 보고 싶어 하지 않았고요.”채이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세미 언니가 오빠를 미워하는 건 아니었어요. 그래도 마음이 많이 다친 건 알겠더라고요.”“우리 집 식구들이 세미 씨를 그렇게까지 몰아붙였잖아요. 덮어 두고 싶었던 상처도 몇 번이나 다시 건드렸고요.”준모의 분석은 틀리지 않았다. 그는 이 일을 꽤 정확하게 짚고 있었다. 도성이 놓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세미가 상처받았을까 봐 두려워하는 마음 때문이었다.도성과 세미가 다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만 있다면, 어쩌면 상황이 조금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설령 결국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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