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자는 말로 다 표현하지 않을 때가 많았지만, 마음속으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누가 자신을 진심으로 챙기는지, 누가 마음을 다해 걱정해 주는지 모를 나이가 아니었다.찬하가 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형수님, 그동안 할머니 잘 챙겨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사실 이런 일은 저랑 형, 그리고 아버지가 해야 했던 건데...”“저희는 할머니께 제대로 마음을 쓰지 못했어요. 형수님이 계속 할머니 곁을 지켜 주신 거잖아요.”찬하의 목소리는 진지했다.“형수님이 정말 좋은 분이라는 거 잘 알아요. 할머니를 가족처럼, 아니 진짜 가까운 어른으로 생각해 주시는 것도 알고요.”“저는 형수님이랑 형이 앞으로도 더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찬하가 그 말을 할 때만큼은 진심처럼 보였다. 마음에서 우러나온 말처럼 들리기도 했다.하지만 채이는 찬하를 볼 때마다 마음이 복잡했다. 이 시동생이 진심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표정만으로는 쉽게 읽을 수 없었다.“고마워.”채이는 웃으며 대답했다. 속으로는 여러 생각이 스쳤지만, 겉으로는 예의를 잃지 않았다.정부자가 흐뭇한 얼굴로 말했다.“너희가 이렇게 하나씩 자리를 잡아 가는 걸 보니 이 할미는 마음이 놓인다. 앞으로도 다들 더 잘됐으면 좋겠구나.”정부자의 시선이 찬하에게로 향했다.“찬하야, 할미가 너한테 바라는 건 그렇게 큰 게 아니다. 네 형수님처럼 착하고 마음 깊은 여자를 만나면 돼.”“그 집안이 잘살든 못살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두 사람이 진심으로 서로를 아끼면 그걸로 충분하다.”정부자는 찬하에게도 잔잔히 당부했다.“너도 이제 마냥 어린 나이는 아니잖니? 여기서 자리 잡고 살 생각이면 괜찮은 사람 만나서 데려와.”“할미도 한번 보고 싶구나. 너희도 서로 의지할 사람이 있어야지. 앞으로는 형제끼리도 더 챙기고, 서로 아끼면서 살아야 한다.”정부자는 어느새 모든 기대를 손주들에게 걸고 있는 듯했다. 진심으로 아이들이 잘되기를 바라고 있었다.찬하가 곤란한 듯 웃었다.“할머니, 저한테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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