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윤의 관자놀이에 핏줄이 툭 불거졌다.온몸으로 자신을 거부하는 정루아의 태도에 목소리가 한층 더 낮게 가라앉았다.“나를 다른 사람한테 보내겠다고?”정루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얼른 그 모자한테 가 봐, 어서.”하지만 구태윤은 성큼성큼 다가와 심연같이 깊은 눈동자로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전에도 그러더니, 또 나를 멋대로 내치겠다고? 지금 장난해?”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정루아를 번쩍 안아 들고 침실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이거 놔!”깜짝 놀란 정루아가 비명을 질렀다.하지만 곧바로 침대 위로 내동댕이쳐졌고, 뒤이어 거대한 체구가 압박해 오는 바람에 옴짝달싹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그녀의 눈시울이 벌겋게 달아올랐다.“이제 당신 붙잡지도 않잖아! 도대체 나한테 뭘 바라는 건데?”예전에 그가 정시연 모자를 찾아가는 일로 불만을 토로하면, 생떼나 부리는 여자로 치부했었다.그런데 막상 양보해 주니까, 되레 화를 냈다.도대체 원하는 게 뭔지 알 수가 없었다.구태윤의 눈동자가 어둡게 가라앉았다.맑은 눈에 서린 짜증과 무심함에 이성을 잃은 나머지 그대로 손을 뻗어 그녀의 옷을 찢어 내렸다.정루아는 기겁하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안 돼, 이러지 마. 싫어, 너 강제로 하면 절대 가만 안 둬.”악을 쓰듯 발버둥 치자, 구태윤은 아예 그녀를 뒤집어 침대에 엎드리게 했다.결국 옴짝달싹 못 하는 신세가 되었다.상의가 찢겨 나가며 서늘한 공기 중에 살결이 노출됐다.정루아는 몸을 움츠리며 죽을힘을 다해 이불을 움켜쥐었다.하지만 뒤에서 느껴지던 거친 숨소리는 이내 안정을 찾았고, 마치 시간이 정지한 듯 조용했다.곧이어 등에 난 상처를 조심스레 쓸어내리는 손길이 느껴졌다.상처가 아물며 간질거렸고, 그녀의 몸이 잘게 떨렸다.잠시 후, 구태윤의 잠긴 목소리가 나지막이 울려 퍼졌다.“약만 발라주고 갈게.”정루아는 눈을 감고 얼굴을 이불에 파묻었다.구태윤이 침대에서 내려와 문 쪽으로 향했다.경호원이 연고를 건네주자, 그는 침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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