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가 일이 좀 더 남아서 늦을 것 같아. 시하 졸리면 먼저 자고 있어.”성시하가 칭얼거리며 대답했다.“싫어요, 에블린 이모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잘 거예요.”연지아는 요즘 매일 밤 성시하를 달래 잠재우곤 했다. 만약 오늘 밤 성유원이 집으로 돌아온다면 아이를 재운 뒤에 떠나도 늦지 않을 터였다.“이모가 조금 더 있어야 하니까, 우리 시하 착하게 기다릴 수 있지?”“알겠어요. 에블린 이모 올 때까지 착하게 기다릴게요.”“그래.”연지아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뒤를 돌아보자 강현수가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감정은 끝났어?”강현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네, 서명까지 마쳤어요. 이제 가요.”오늘 연지아는 강현수의 차를 타고 왔다.“집으로 갈 거야?”연지아가 말했다.“아니요, 오션빌리지로 데려다주세요.”강현수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시하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나 보네.”“네, 가서 아이를 좀 봐야 할 것 같아요. 잠드는 것까지는 지켜봐 줘야죠.”강현수는 시선을 거둔 채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는 이윽고 별장 대문 앞에 멈춰 섰다. 연지아가 차에서 내리려 할 때 강현수가 물었다.“기다려 줄까?”연지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부탁 좀 할게요, 강 교수님.”그 말에 남자의 준수한 미간이 미세하게 펴지며 부드러워졌다.“그래, 다녀와. 기다릴게.”연지아는 한 손으로 드레스 자락을 살짝 거머쥐고 별장 안으로 향했다. 거실에 들어서자 유미연과 오미란이 배달된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두 사람은 연지아를 보자마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동안 연지아는 유미연과 오미란을 철저히 투명인간 취급했다. 두 사람이 이곳에 머물고는 있었지만 성유원은 그들에게 아이를 맡기지 않았다. 대신 전문 보조 인력을 따로 배치했고 연지아 역시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들에게만 의사를 전달했다.유미연과 오미란은 예전과 다름없이 연지아를 눈엣가시처럼 여겼다.하지만 예전처럼 대놓고 그녀를 괴롭힐 엄두는 내지 못했다. 오히려 그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