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Chapter 261 - Chapter 270

334 Chapters

제261화

성유원이 안연청을 바라보며 다정하게 물었다.“표정이 왜 아직도 안 좋아?”안연청이 고개를 들어 남자를 보았다. 그의 부드러운 눈빛을 마주하자 기분이 한결 나아진 그녀의 입가에 다시 미소가 번졌다.“안 좋긴, 아니야. 고마워, 유원 오빠.”“네 기분이 좋으면 됐다.”안연청은 맞은편의 연지아를 향해 보란 듯이 기세등등한 시선을 던졌다.연지아는 강현수와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의 말을 무시하고 싶었지만 잠시 장내가 정적에 휩싸인 탓에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귀에 박혔다.정말이지 구역질이 날 정도로 역겨웠다.도 상무는 자리에서 일어나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반지를 경매에서 제외하고 따로 빼두라고 지시했다.경매는 계속 이어졌다.드디어 강현수가 점찍어둔 고서화 차례가 왔다.연지아는 내심 성유원이 강현수와 입찰 경쟁을 벌일 거라 예상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사적으로는 치열하게 대립하는 사이인 만큼 상대의 기분을 망쳐놓을 법도 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 보니 자신의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깨달았다.이런 가벼운 자리에서 기 싸움을 벌이는 건 그 같은 부류의 사람들에게 아무런 의미 없는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결국 이변은 없었고 강현수는 300억 원에 고서화를 낙찰받았다.도 상무가 강현수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강 대표님께서 고서화에 관심이 있으신 줄은 몰랐습니다.”강현수가 답했다.“집안 어른의 팔순 잔치가 있어서 드릴 생신 선물입니다.”“그러셨군요! 가장 안성맞춤인 선물이 되겠네요. 어르신께서 분명 기뻐하실 겁니다. 어르신의 만수무강과 행운을 미리 축원하겠습니다.”“고맙습니다.”두 사람은 짧게 덕담을 주고받았다.다음 경매품으로 문방사우 세트가 나왔다. 이 물건은 경쟁이 그리 치열하지 않았고 연지아는 번호판을 들어 입찰에 참여했다.“이건 네 아버지께 선물하면 딱 좋겠어.”강현수의 말에 연지아는 말없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이번에 안연청은 웬일인지 얌전히 굴며 덤벼들지 않았다.연지아는 결국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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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이모가 일이 좀 더 남아서 늦을 것 같아. 시하 졸리면 먼저 자고 있어.”성시하가 칭얼거리며 대답했다.“싫어요, 에블린 이모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잘 거예요.”연지아는 요즘 매일 밤 성시하를 달래 잠재우곤 했다. 만약 오늘 밤 성유원이 집으로 돌아온다면 아이를 재운 뒤에 떠나도 늦지 않을 터였다.“이모가 조금 더 있어야 하니까, 우리 시하 착하게 기다릴 수 있지?”“알겠어요. 에블린 이모 올 때까지 착하게 기다릴게요.”“그래.”연지아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뒤를 돌아보자 강현수가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감정은 끝났어?”강현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네, 서명까지 마쳤어요. 이제 가요.”오늘 연지아는 강현수의 차를 타고 왔다.“집으로 갈 거야?”연지아가 말했다.“아니요, 오션빌리지로 데려다주세요.”강현수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시하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나 보네.”“네, 가서 아이를 좀 봐야 할 것 같아요. 잠드는 것까지는 지켜봐 줘야죠.”강현수는 시선을 거둔 채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는 이윽고 별장 대문 앞에 멈춰 섰다. 연지아가 차에서 내리려 할 때 강현수가 물었다.“기다려 줄까?”연지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부탁 좀 할게요, 강 교수님.”그 말에 남자의 준수한 미간이 미세하게 펴지며 부드러워졌다.“그래, 다녀와. 기다릴게.”연지아는 한 손으로 드레스 자락을 살짝 거머쥐고 별장 안으로 향했다. 거실에 들어서자 유미연과 오미란이 배달된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두 사람은 연지아를 보자마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동안 연지아는 유미연과 오미란을 철저히 투명인간 취급했다. 두 사람이 이곳에 머물고는 있었지만 성유원은 그들에게 아이를 맡기지 않았다. 대신 전문 보조 인력을 따로 배치했고 연지아 역시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들에게만 의사를 전달했다.유미연과 오미란은 예전과 다름없이 연지아를 눈엣가시처럼 여겼다.하지만 예전처럼 대놓고 그녀를 괴롭힐 엄두는 내지 못했다. 오히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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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커다란 거실에는 한참의 정적이 흘렀다.“시하는 어디에 있죠?”성유원이 물었다.유미연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성유원을 바라보며 긴장한 기색으로 답했다.“시하는 침실에 혼자 있어요. 연... 연지아 그 여자가 방금 올라갔고요.”성유원은 두 사람을 한 번 훑어보고는 시선을 거둔 채 2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뒷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두 사람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연지아는 성시하의 방에 도착했다. 직접 문을 열고 들어가자 침대에 엎드린 채 작은 다리를 까닥거리며 만화책을 보고 있는 성시하가 보였다.문 열리는 소리에 성시하가 고개를 돌렸고 문으로 들어오는 연지아를 보자마자 그 자리에서 멍하니 굳어버렸다.연지아는 침대맡으로 다가가 앉았다. 입을 벌린 채 넋을 잃고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에, 그녀는 사랑스럽다는 듯 미소 지으며 물었다.“시하야, 왜 그래?”성시하가 커다란 눈을 깜빡이다 정신을 차리더니 냉큼 몸을 돌려 연지아의 품에 안겼다.“에블린 이모 진짜 예뻐요! 이모는 선녀님 같아요. 아니, 선녀님보다 더 예뻐요. 에블린 이모한테서 좋은 향기도 나요.”성시하는 연지아의 품에 파고들어 얼굴을 부비며 응석을 부리자 연지아가 아이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이제 됐어.”“에블린 이모, 안아주세요.”연지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성시하를 품에 안고 한동안 도닥여주었다. 몇 분 동안 안아준 뒤 연지아는 성시하를 침대에 내려놓고 겨드랑이를 간지럽혔다.성시하는 침대 위를 굴러다니며 까르르 기분 좋게 웃어댔다.그렇게 연지아는 한참 동안 아이와 놀아주다 몸을 바로 세우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자, 이제 우리 시하 잘 시간이야.”그때 성시하가 갑자기 반색하며 외쳤다.“아빠!”연지아는 흠칫 놀라며 몸을 돌려 뒤를 보았다. 언제 왔는지 남자가 문가에 서 있었다.성시하는 침대에서 내려와 맨발로 아빠를 향해 달려갔다.“아빠! 아빠!”아이는 무척이나 들떠 보였다.성유원은 다가와 허리를 숙여 딸을 안아 올렸다. 그러고는 아이의 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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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연지아는 깊이 잠든 성시하를 바라보며 잠시 곁을 더 지켰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아이의 드레스룸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이곳에서 지내고 있었기에 그녀가 갈아입을 옷 몇 벌이 성시하의 드레스룸 안에 준비되어 있었다. 옷을 갈아입은 그녀는 장신구들을 풀어 주머니에 챙겨 넣었다.드레스룸을 나온 그녀는 침대에 누워 있는 성시하를 보자 마음이 흔들렸지만 결국 그녀는 가슴을 저미는 미련과 괴로움을 억누른 채 발길을 돌려 방 밖으로 향했다.침실을 나서자마자 마침 방에서 나오던 남자와 정면으로 마주쳤다.연지아는 무심한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나 먼저 갈게. 내일 아침에 시하한테 말 좀 잘 해줘.”성유원은 그녀의 손에 들린 옷 보따리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연지아의 말이 끝나고 그녀가 자리를 뜨려 하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뭐가 그렇게 겁나지?”그 말에 연지아는 걸음을 멈추고 그의 냉소적인 얼굴을 돌아보며 담담하게 대꾸했다.“겁나는 게 아니라 그냥 당신과 한 지붕 아래 있고 싶지 않을 뿐이야.”성유원은 낮게 실소를 터뜨리며 그녀의 앞으로 다가왔다. 연지아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꽉 쥐고 신경을 곤두세우며 그를 경계했다.성유원은 그녀의 앞에 멈춰 서서 오만한 시선으로 내려다보았다.“나랑 같이 있기 싫다면서, 5년 전에는 왜 굳이 내 아이를 낳은 거지?”연지아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그녀는 그의 억지스러운 말을 들으며 황당함에 반박할 말조차 찾지 못했다.잠시 멍하니 있던 그녀는 이내 눈을 내리깔고 시선을 거두었다. 그의 세계관 속에서는 언제나 자신이 옳을 테니 굳이 상대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이 남자는 늘 이런 식으로 제멋대로고 안하무인이었다.그녀는 그대로 몸을 돌려 가려 했다. 하지만 돌아서기가 무섭게 손목이 강한 힘에 붙들렸고 그 반동으로 손에 힘이 풀리며 가방이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성유원, 너 지금...!”연지아가 분노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그 순간 그녀의 몸이 벽으로 거칠게 밀려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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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이어 날카로운 호통 소리가 이어졌다.“성유원 씨, 그 손 놓으시죠.”성유원이 고개를 돌리자 빠르게 다가오는 강현수가 보였다. 성유원의 눈썹이 꿈틀하더니 검은 눈동자에는 순식간에 차가운 서리가 내려앉았다.연지아는 남자의 힘이 느슨해진 틈을 타 온 힘을 다해 손목을 빼냈고 그대로 손을 휘둘러 그의 뺨을 내리쳤다.짜악!날카로운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강현수가 우뚝 발걸음을 멈췄다.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던 그는 깜짝 놀라 굳어버렸다.연지아는 남자를 거칠게 밀쳐내고 강현수 쪽으로 향하려 했으나 성유원이 다시 그녀의 팔을 낚아챘다. 그 찰나 강현수 역시 연지아의 반대편 손목을 붙잡았다.양쪽에서 강하게 잡아당기는 통에 연지아는 팔이 빠질 듯한 통증을 느꼈다.“강 대표님, 이게 무슨 짓입니까?”성유원이 음산한 목소리로 물었다.강현수가 성유원과 대치했다. 보이지 않는 두 남자의 강력한 기운이 충돌하며 공간 전체가 숨 막히는 압박감으로 가득 찼다.“성 대표님, 성 대표님은 연지아의 자유를 구속할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니 그 손 그만 놓으시죠.”성유원의 칠흑 같은 눈동자가 창밖의 밤보다 더 깊고 어둡게 가라앉았다.“이 여자가 지금 어떤 신분인지, 굳이 내 입으로 말해줘야 알겠어요?”연지아는 남자를 쏘아보며 손을 빼내려 애썼다.“성유원, 시하를 봐서라도 좋게 끝내고 싶으니까 적당히 좀 해.”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성시하의 방에서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는 계속해서 그녀를 찾고 있었다.“에블린 이모!”아이의 목소리를 들은 연지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성유원이 연지아를 놓아주고 성시하의 방으로 급히 들어갔다. 문이 열리는 순간 아이의 울음소리는 더욱 커졌다.아빠를 본 성시하는 서러움이 폭발한 듯 울음을 터뜨렸다.“아빠, 에블린 이모가 없어졌어!”성유원이 다가가 딸을 품에 안았다.문 밖에 서서 딸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는 연지아의 심장은 서서히 조여들었다. 강현수는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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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강현수는 좀처럼 연지아가 나오지 않자 그녀가 성시하를 달래며 재우고 있을까 봐 선뜻 전화를 걸지도 못하고 있었다.결국 그는 초인종을 눌렀다.오미란이 문을 열러 나갔다가 문 앞에 서 있는 이토록 잘생기고 훤칠한 남자를 보고는 우선 깜짝 놀랐고 이내 그가 연지아를 찾아왔음을 직감했다.그녀는 속으로 분명 연지아가 밖에서 꼬신 남자일 것이라고 멋대로 단정 지었다.‘감히 집까지 직접 찾아오다니.’오미란은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성유원에게 연지아라는 여자가 얼마나 행실이 부정한지 보여줄 기회였다. 그래서 오미란은 강현수를 안으로 들여보내며 직접 연지아를 찾으라고 일러주었다.강현수는 오미란의 악의를 눈치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따라 별장 안으로 발을 들였다.성유원이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며 두 사람을 응시했다.두 사람은 무심결에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가 그제야 성유원의 얼굴에 남은 선명한 손바닥 자국을 발견했다.아까 아래층에 있을 때 위층에서 뺨 때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긴 했었다.‘설마 도련님이 맞으신 건가?’‘연지아가 때린 거라고?’‘그 여자가 대체 어떻게 감히?’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그 누구도 성유원에게 이토록 무례하게 군 적이 없었다. 그런데 연지아가 감히 성유원의 뺨을 때리다니...두 사람의 마음속에 경악이 휘몰아쳤다.그때 성유원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무나 함부로 집안에 들이는군요.”오미란은 가슴이 철렁하여 변명하려 했지만 성유원의 안색을 살피고는 이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죄송합니다, 도련님. 제가 잘못했습니다.”유미연이 참지 못하고 거들었다.“도련님, 저 남자는 딱 봐도 연지아와 평범한 사이가 아니에요. 그녀가 전에도 시하를 데리고 나가서 밖에서 딴 남자들과 어울렸을지 누가 알겠어요. 저희는 그저 시하의 교육에 나쁜 영향을 줄까 봐 걱정돼서요."오미란도 맞장구를 쳤다.“맞습니다, 맞아요. 도련님.”“아주머니들은 할 일이나 제대로 해요. 봐주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세 번 말하게 하지 마세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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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성시하의 관심사가 성공적으로 돌려졌다.“안 무서워요. 어제저녁에 이미 다 준비했거든요.”연지아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우리 시하, 정말 대단하네.”성시하는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히죽 웃었다.“시하가 제일 착한 어린이가 되어야 에블린 이모가 저를 더 좋아해 줄 거니까요.”그 말을 듣는 순간 연지아의 마음 한구석이 왠지 모르게 찡해졌다. 눈앞에 있는 아이의 대견하고 영특한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시하는 아무것도 안 해도 이모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해.”성시하는 그 대답에 무척 기뻐하며 대꾸했다.“저도 에블린 이모가 제일 좋아요.”“시하야, 오늘 어떤 주제로 발표하니?”성유원이 묻자 성시하가 아빠를 돌아보았다.그사이 도우미가 아침 식사를 내왔다. 성시하는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만두를 먹으며 아빠에게 말했다.“아빠, 저번에 시하가 말했잖아. 안연청 이모가 에블린 이모 괴롭혔다고. 아빠가 에블린 이모 편 들어줘야 해.”그 말에 연지아는 잠시 멍해졌다. 당시 연씨 가문 본가에서 그들이 나누던 대화를 성시하가 들었던 모양이었다.아이가 성유원에게 이 일을 말했을 줄은 몰랐다.성유원이 연지아를 슬쩍 쳐다보았지만 그녀는 아무런 감정의 동요 없이 조용히 식사만 할 뿐이었다. 성유원이 아이에게 대답했다.“그 일은 아빠가 알아서 처리할게.”성시하가 다시 못을 박았다.“시하는 이제 안연청 이모 싫어. 에블린 이모를 괴롭혔으니까. 앞으로 아빠도 그 이모랑 만나지 마, 응?”성유원이 다정한 목소리로 아이를 달랬다.“아빠가 잘 해결할 테니, 일단 밥부터 먹자.”아이가 자신을 감싸주며 안연청이 싫다고 단호하게 말해주자 연지아는 내심 안도감이 들었다. 적어도 앞으로 안연청이 성시하에게 접근하기는 쉽지 않을 터였다.성유원이 아이를 적당히 구슬리는 말에 대해서는 딱히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무시했다.아침 식사를 마친 후 성유원은 회사로 출근할 준비를 했다.연지아는 오늘 차가 없었다. 비록 그의 차에 타고 싶지는 않았지만 성시하가 아빠 차를 타고 등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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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결국 연지아는 학교에 남기로 했다. 오늘은 학급 내 발표였고 이후에 전교생 앞에서 다시 발표할 예정이었다.오전 첫 수업 시간. 성시하는 준비를 마치고 단상에 올랐다. 아이의 온몸에서 자신감이 뿜어져 나왔다. 연지아와 성유원은 교실 맨 뒷자리에 나란히 앉았다.연지아는 동영상을 찍기 위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성시하의 발표는 20분 동안 이어졌다. 아이의 발음은 매우 정확했고 발표하는 기세가 대단했다. 굳건한 눈빛은 도저히 다섯 살 아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반 아이들도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경청하는 것을 보니 학급 내 성시하의 위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성시하는 정말 모든 면에서 특출났다. 분명 찬란하고 아름다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어쩌면 성유원의 가업을 훌륭히 이어받을지도 몰랐다.발표가 끝나자마자 아이들의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연지아도 휴대폰을 내려놓고 정성껏 박수를 보냈다.성유원이 발표 내내 딸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숨길 수 없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수조 원대의 큰 프로젝트를 성사시켰을 때보다 더 기뻐 보였다.단상에서 내려온 성시하가 에블린 이모와 아빠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수업 중이라 달려오지는 않고 얌전히 자기 자리에 가서 앉았다.연지아와 성유원도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을 나섰다. 담임 선생님과 짧은 대화를 나눈 뒤 선생님의 배웅을 받으며 학교 정문을 나섰다.학교 밖으로 나오자마자 두 사람 사이의 기류는 다시 남남처럼 싸늘하게 변했다. 성유원이 물었다.“어디로 갈 거야?”연지아가 무미건조하게 답했다.“번거롭게 해드리고 싶지 않아. 택시 타고 갈게.”성유원도 굳이 강요하지 않았다.“방금 찍은 영상, 나한테도 하나 보내줘.”연지아는 대답 대신 그를 한번 슥 쳐다보고는 길가로 걸어가 택시를 잡아타고 떠났다.오늘 그녀는 영은으로 가야 했다.연지아는 강진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 아연이가 학교에 오지 않은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알고 보니 아연이가 어젯밤부터 열이 나고 아파서 결석했다는 소식이었다. 연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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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연지아가 고개를 들어 강현수를 보며 물었다.“무슨 일인데요?”강현수가 답했다.“시하 때문에 성유원과 너무 자주 엮이지 않았으면 해서.”그 말을 들은 연지아는 강현수가 무엇을 염려하는지 단번에 알아차렸다.“알고 있어요.”그녀와 성유원 사이에는 사적인 교류가 전혀 없었지만 주의해야 할 필요는 분명히 있었다.“진연이가 퇴근하고 아연이 보러 간다며?”연지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오늘 내가 외근이 좀 있어서 이따 회사로 다시 데리러 올게.”연지아가 대답했다.“알았어요, 교수님.”점심 식사를 마친 후 사무실로 돌아온 강현수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닌스가 인수된 구체적인 정보를 좀 조사해 봐요.”수화기 너머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알겠습니다.”오후 무렵 연지아가 손재인과 업무 논의를 하던 중 성유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화번호를 차단하지 않은 것은 성시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연락해야 할 일이 생기기 때문이었다.그녀가 전화를 받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성유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오늘 당신이 시하 하교 좀 시켜줘.”연지아는 잠시 생각하더니 오늘 밤에는 성시하를 연씨 가문 본가로 데려가야겠다고 결심했다.“알았어.”말을 마친 그녀는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비록 한 마디뿐이었지만 연지아의 표정만 보고도 손재인은 전화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눈치챘다.“성유원 그 개자식, 아직도 안 놔주고 버티는 거예요?”손재인이 분을 참지 못하고 투덜거리자 연지아가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지금은 그냥 절 붙들고 늘어지는 중이에요.”손재인은 성유원을 향해 몇 마디 더 욕설을 퍼부었다.“그 대자식이 밖에서 딴집살림 차렸으면서... 지아 씨도 연애해요. 이혼이랑 연애 둘 다 잡으라고. 그 개자식이 하는 짓, 지아 씨라고 못 할 거 없잖아요.”연지아는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제 문제가 다 해결되기 전까지는 다음 연애를 시작하고 싶지 않아요. 상대방에게 예의가 아니거든요. 전 그저 깨끗하고 아무런 부담 없이 새 삶을 시작하고 싶어요. 그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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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당시 술에 잔뜩 취한 손재인은 연지아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졌었다. “지아 씨, 정말 성유원 그 개자식을 완전히 잊은 거예요?”정말 완전히 잊었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물론 그를 아직 사랑해서가 아니었다. 남은 것은 증오뿐이었기에...손재인은 업무 이야기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갔고 연지아는 다시 서류와 데이터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때 성시하가 제 숙제 책을 들고 다가왔다.“에블린 이모, 저 다 했어요. 한번 봐주세요."연지아는 아이의 숙제 책을 받아 들고 검토했다.주로 산수 문제와 시 해석이었고 산수 문제는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 연지아는 성시하에게 시 내용을 다시 차근차근 설명해주었다.성시하는 아주 진지하게 듣더니 곧바로 오답을 수정했다. 수정을 마친 후 에블린 이모가 일해야 한다는 걸 아는 아이는 혼자 얌전히 태블릿 PC를 들고 소파에 앉아 게임을 즐겼다.여섯 시 무렵 연지아는 업무를 마무리하고 퇴근 준비를 했다.“시하야, 이제 가자. 아연이 보러 가야지.”“네!”연지아는 아이의 작은 책가방을 챙겨 들고 고사리 같은 손을 잡은 채 사무실을 나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 주차장으로 내려갔고 그때 가벼운 경적 소리가 들렸다.그녀는 성시하를 데리고 강현수의 차를 향해 걸어가자 강현수가 차에서 내려 뒷좌석 문을 열어주었다.“안녕하세요, 아저씨.”성시하가 예의 바르게 인사하자 강현수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안녕, 시하야.”연지아는 성시하와 함께 차에 올라탔고 강현수는 차를 몰아 회사를 빠져나갔다.그들은 오션캐슬에 도착했다. 강현수는 주로 이곳의 대형 평수 아파트에서 지냈다. 강진연과 아연이도 그와 함께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었다.강진연의 집은 8층이었고 강현수는 7층에 살았다.차가 지하 주차장에 멈춰 서자 연지아가 성시하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렸다.세 사람은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다.그들이 주차장을 가로질러 갈 때 마침 차를 몰고 나가려던 서안성이 세 사람을 목격했다. 그는 성시하가 강현수, 그리고 에블린과 함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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