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Chapter 341 - Chapter 350

558 Chapters

제341화

성유원이 웃으며 말했다.“시하, 친구랑 같이 케이크 먹어.”성유원은 소파 테이블 위에 케이크 상자를 내려놓고 조심스레 열더니 포크를 꺼내 아이들의 손에 쥐여주었다.“고마워, 아빠.”“고맙습니다, 아저씨”“별말씀을.”성유원은 소파에 앉아 침묵을 지키고 있는 연지아를 돌아보며 덧붙였다.“무슨 맛을 좋아할지 몰라서 그냥 눈에 띄는 거로 두 개 골라왔어.”강진연이 성유원을 유심히 살폈다.말투는 온화했지만 아이들에게서 시선을 거두어 연지아를 바라보는 그의 눈매는 확연히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성유원이 연지아를 증오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물론 사정을 모르는 타인이 본다면 그저 가정에 충실한 자상한 남편으로 보였겠지만 말이다.강진연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며 짧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성유원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물었다.“아연이가 저녁에 먹고 싶은 게 있다고 하면 도우미 아주머니한테 말씀하면 돼요.”“네.”강진연이 대답하자 성유원은 더 이상 말을 섞지 않고 위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그날 밤 강진연과 아연이는 저녁 식사까지 마치고 돌아갔다.유미연은 성유원의 서재로 저녁 식사를 가져다주었다. 밤이 깊어지자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한밤중 빗소리에 잠이 깬 연지아는 화장실을 다녀오다 창밖을 스치는 날카로운 자동차 전조등 불빛과 스포츠카의 굉음을 들었다. 창가로 다가가 커튼을 살짝 들춰보니, 차 한 대가 별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다.연지아는 무심하게 시선을 거두고 커튼을 친 뒤 다시 침대로 돌아가 성시하 곁에 누웠다.다음 날 아침 성유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던지라 성시하가 유미연에게 물었다.“할머니, 아빠는요?”유미연이 대답했다.“도련님은 일이 바쁘셔서 회사에 가신 모양이야. 우리 아가, 먼저 아침 먹자.”“아...”성시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식사를 마친 뒤 성씨 가문 본가에서 보낸 기사가 성시하를 데리러 왔다. 마침 연지아도 병원에 가봐야 할 참이었다.“시하야, 증조할머니댁에 먼저 가 있어. 에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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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병실 안.강현수는 침대 등받이에 기대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가 들어오는 연지아를 보고는 살짝 놀란 눈치였다. 하지만 이내 누가 말해줬는지 짐작한 듯 미소 지었다.“지아야, 왔어?”연지아는 꽃다발과 과일 바구니를 티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강현수의 창백한 얼굴을 살피며 물었다.“교수님, 몸은 좀 어떠세요?”강현수가 대답했다. “많이 좋아졌어. 걱정 안 해도 돼.”연지아는 그가 보고 있던 컴퓨터와 서류들 앞으로 다가갔다.“하루 정도는 쉬셔도 회사가 망하지는 않을 텐데요.”강현수는 엷게 웃으며 안경을 벗어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연지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머릿속엔 아파도 일하는 게 당연한 거라고 입력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그 말에 연지아도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지난 5년 동안 그녀에게 아픈 와중에 일하고 공부하는 것은 일상이었고 누가 말려도 소용없던 일이었기 때문이다.두 사람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강현수는 손에 쥐고 있던 업무를 잠시 내려놓았다.오늘따라 날씨가 좋았다. 어제 오후부터 지금까지 병실 밖을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강현수는 조금 걷고 싶어 했다.연지아는 기꺼이 그와 동행했다.병원의 조경은 훌륭했다. 두 사람은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가을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플라타너스 잎들이 바스락거리며 노래를 불렀다.“오늘은 시하 곁에 안 있어도 돼?”강현수가 물었다.“시하는 성씨 가문 본가에 갔어요.”강현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동시에 4층 병실 창가 한 훤칠한 실루엣의 남자가 그곳에 서 있었다. 깊고 검은 눈동자는 아래층에서 나란히 걷고 있는 두 사람에게 고정되어 있었다.연지아는 오늘 파란색 상의에 하얀색 롱스커트를 입고 머리를 반묶음으로 정돈한 차림이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스커트 자락이 흩날리고 머리카락이 가볍게 일렁였다.두 사람이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알 수 없었지만 연지아의 얼굴에는 내내 부드럽고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플라타너스 잎 사이로 부서져 내리는 가을 햇살이 그녀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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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성유원은 병원 로비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그때 정면에서 들어오는 두 사람과 마주쳤다.연지아는 손에 든 과일 솜사탕를 먹고 있었고 강현수는 그녀를 대신해 간식 봉투를 들고 있었다. 과일 솜사탕의 과일이 너무 셨는지 연지아는 첫 알을 먹자마자 더는 먹고 싶지 않은 기색이었다.강현수가 맛을 보겠다며 나섰다. 연지아가 꼬치를 내밀자 그가 손으로 빼낼 줄 알았는데 강현수는 고개를 살짝 숙여 입술로 직접 과일 한 알을 물었다.그가 고개를 숙인 순간 두 사람의 거리가 아주 가까워졌다.연지아는 자신도 모르게 멈칫했다.강현수는 아무런 이상도 느끼지 못한 듯 과일을 씹으며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매에는 다정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나쁘지 않은데? 안 먹을 거면 나 줘. 버리면 아깝잖아.”연지아는 정신을 차리고 생긋 웃으며 말했다.“아니에요. 교수님 위장병도 다 안 나았는데 맛만 보세요.”“그래, 그러자.”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며 앞으로 걸어 나오다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사람을 발견했다.연지아는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멈춰 섰다. 부드럽던 미소는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버렸다. 하지만 그녀는 금세 표정을 갈무리하고 강현수와 함께 엘리베이터 쪽으로 직진했다.두 사람이 성유원의 곁을 두 걸음 정도 남겨두고 스쳐 지나가려 할 때였다.남자의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강 대표님, 유부녀에게 관심이 아주 많으시군요.”연지아가 걸음을 멈추고 미간을 찌푸린 채 남자를 쏘아보았다.“성유원, 모든 사람이 너처럼 저급하고...”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강현수가 그녀를 살짝 가로막으며 성유원을 바라보았다.“성 대표님 눈에는 지아가 여전히 유부녀로 보이시는 모양이군요.”성유원이 몸을 틀어 깊고 어두운 눈동자로 강현수를 마주 보았다.막상막하인 두 남자의 기싸움에 지나가던 사람들은 감히 다가오지 못한 채 주춤거렸다. 뛰어난 외모의 두 남자와 한 여자라는 구도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했다.“강 대표님도 나이가 적지 않으신데 슬슬 혼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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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점심 무렵 손재인이 강현수의 병문안을 왔다. 세 사람은 함께 점심을 먹었다. 연지아와 손재인은 오래 머물지 않고 곧 병원을 떠났다.연지아는 집으로 향했다. 차가 연씨 가문 저택 입구에 다다랐을 때 정면에서 흰색 마세라티 한 대가 다가왔다.마세라티 뒷좌석에 앉아 있던 송정미는 운전석에 앉은 연지아를 발견하고는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집으로 들어온 연지아는 거실 소파에 홀로 앉아 있는 연무현을 보았다. 배난화와 연지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아빠.”연지아의 부름에 연무현은 정신을 차리고 감정을 추스르며 고개를 돌렸다.“지아야, 왔구나.”연지아가 다가가 물었다.“엄마랑 지훈이는요?”“지훈이 낮잠 재우러 위층에 올라갔단다. 오늘 일찍 왔구나, 시하는?”“시하는 성씨 가문 본가에 갔어요.”연무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지아야, 이리 와서 앉아봐라.”연지아는 옆쪽 소파에 앉으며 물었다.“아빠, 무슨 일이에요?”연무현은 연지아를 바라보며 간곡하게 입을 뗐다.“지아야, 혹시 다시 헤리국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니?”연지아는 의아해하며 되물었다.“아빠, 왜 갑자기 그런 말씀을 하세요?”“아빠 생각엔, 네가 헤리국에 있을 때 성유원과 접촉하지 않았던 게 참 좋았던 것 같구나. 지금처럼 고통스럽지도 않았을 테고. 지금 소송까지 하니 오히려 그 아이가 오기로 널 놓아주지 않으려 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아버지의 말은 틀린 데가 없었다.“만약 너희가 마주치지 않았고 네가 시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 아이도 조만간 네게 이혼을 요구했을 게다.”연지아는 아버지를 보며 물었다.“아빠, 제가 헤리국으로 돌아가길 바라시는 거예요?”연무현이 대답했다.“아빠야 당연히 네가 떠나는 걸 원치 않지. 다만 네 결정을 존중해서 상의해보는 거란다. 네가 시하에게 정이 깊어질수록 나중에 너나 아이에게나 고통이 될까 봐 걱정되는구나. 아빠는 네가 나중에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바란단다.”전에 송정미가 했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성시하는 결국 성씨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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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성유원의 목소리가 낮고 차갑게 가라앉았다.“그 사람, 그럴만한 능력 안 됩니다. 이혼 문제는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신경 쓰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아빠!”그때 성시하가 갑자기 거실로 뛰어 들어왔다. 김미현과 성한민은 하던 말을 멈췄다. 성시하는 아빠의 품으로 달려들며 말했다.“아빠, 엄마한테 전화해서 오늘 밤에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댁에 오셔서 저녁 드시라고 하면 안 돼?”성유원은 딸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대답했다.“다음에 그러자. 아빠가 오늘 저녁에 일이 있어.”성시하가 입술을 내밀며 중얼거렸다.“하지만 에블린 이모는 딱 일주일만 내 엄마 해주기로 했단 말이야.”성유원의 목소리가 다정해졌다.“그럼 엄마 해주는 시간을 더 늘려달라고 하면 되잖아.”성시하는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에블린 이모가 승낙해 줄까? 내가 너무 철없다고 생각하면 어떡해?”“그럴 리 없어.”아빠의 말에 성시하는 그제야 안심한 듯했다.“그럼 오늘 밤에 에블린 이모한테 물어볼게.”“그래.”연지아는 하루 내내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결국 출국하기로 마음먹었다. 마침 구율의 업무도 처리해야 하기도 했다.월요일 출근길, 그녀는 강현수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강현수도 동의했다.“가서 바람 좀 쐬고 오는 것도 좋겠어. 이혼 소송이라는 게 서두른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니까.”연지아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강현수에게 물었다.“교수님, 이혼 소송을 취하할까 생각 중이에요.”강현수가 그녀를 바라보았다.“성유원은 그저 저를 옭아매고 싶어 하는 거예요. 계속 소송을 진행해 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몇 년씩이나 이 소송에 매달리다가는 제가 먼저 미쳐버릴 것 같아요. 지금처럼 제가 맞서 싸울수록 그 사람의 소유욕만 자극해서 더 놓아주지 않으려 하겠죠. 차라리 소송을 취하하는 게 나아요. 그 사람도 저 때문에 재혼을 포기할 사람은 아니니까요.”강현수는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생각이 그렇다면 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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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박아린의 열 살 생일 파티가 박씨 가문의 커다란 저택에서 열렸다.가문의 금쪽같은 외동딸을 위해 박형주와 추민정은 최고의 모든 것을 준비했다. 몇억 원을 호가하는 성 모양의 제작 케이크부터 해외에서 직송된 값비싼 생화 장식까지...맞춤 제작한 공주 드레스를 입은 박아린이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커다란 문 너머에서 천천히 걸어 들어오자 부부의 눈에는 숨길 수 없는 애정과 다정함이 가득 고였다.박아린은 무대 위로 춤을 추며 나아갔고 그 모습은 무척이나 예쁘고 자신감이 넘쳤다. 손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휴대폰을 들어 그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성시하는 성유원에게 기대어 흥분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아린 언니 정말 예쁘다.”성유원은 그런 딸을 품에 안아주었다.공연이 끝나자 박아린은 하객들을 향해 깊이 허리 숙여 인사했다. 박형주와 추민정이 다가가 딸의 손을 잡고 축하 노래를 함께 불렀고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웃을 때 그 눈동자에는 오직 서로만이 담겨 있었다.그 행복하고 화목한 분위기가 현장에 있는 모두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그때 무대 아래에서 아빠의 품에 안겨 있던 성시하가 갑자기 시무룩해졌다.성유원이 아이를 살피며 물었다.“시하야, 왜 그래?”성시하는 아빠를 바라보며 속상한 듯 대답했다.“에블린 이모는 왜 아직 안 와?”성유원이 달래듯 말했다.“곧 도착할 거야.”성시하는 갑자기 고개를 떨구고 입을 닫았다. 무언가 고민이 많은 표정이었다.“우리 시하, 뭐가 속상하니?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아빠한테 말해봐.”성유원은 딸의 작은 손을 잡고 부드럽게 달랬다.성시하가 중얼거렸다.“나도 아빠랑 엄마랑 같이 생일 파티하고 싶어.”성유원이 다독이며 말했다.“다음 시하 생일 때는 그렇게 할 수 있을 거야.”그러자 성시하의 커다란 눈망울이 금세 반짝였다.“정말? 그럼 에블린 이모랑 아빠랑 같이 내 생일 축하해주고 노래도 불러줬으면 좋겠어.”성유원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직이 대답했다.“그래.”그제야 성시하의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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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에블린이라는 이름은 이제 금융권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녀의 미모와 분위기에 대해서는 본인들이 직접 보고서야 ‘천향국색'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님을 실감했다.해성의 안씨 가문 딸조차 그녀와 비교하면 빛이 바랠 정도라는 소문이 돌았으니 다들 에블린이 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할 수밖에 없었다.연지아는 예의 바르고 정중한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과찬이세요.”그때 한 남자가 다가와 먼저 자기소개를 건넸다.“석진운이라고 합니다. 오늘 에블린 씨를 뵙게 되어 정말 영광이네요.”석씨 가문 역시 경원시의 최상위 명문가 중 하나였다.연지아는 가볍게 인사했다.“석진운 씨, 만나서 반가워요.”석진운이 농담 반 진담 반의 어조로 물었다.“에블린 씨, 혹시 남자친구 있으신가요?”옆에 있던 박형주가 거들었다.“진운아, 너무 직설적이잖아. 사람 놀라게 하지 마.”석진운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냥 여쭤보는 거예요, 뭐. 에블린 씨가 불쾌하시다면 사과하겠습니다.”연지아가 덤덤하게 말했다.“아니에요. 남자친구 없습니다.”그 말에 석진운의 얼굴에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그럼 에블린 씨, 연락처 좀 받아갈 수 있을까요?”“물론이죠.”박형주는 두 사람이 연락처를 교환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성유원을 슬쩍 쳐다보았다. 성유원은 처음부터 옆에 서서 깊고 어두운 눈빛으로 그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저히 짐작할 수 없어 박형주는 속으로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연지아와 석진운이 연락처 교환을 마쳤을 때였다.“에블린 이모!”성시하가 이쪽으로 달려왔다. 손에는 방금 꺾은 꽃 한 송이가 들려 있었고 노느라 땀이 송골송골 맺힌 얼굴이었다.“이모, 이것 봐!”성시하가 꽃을 내밀자 연지아는 허리를 숙여 가까이 다가갔다.살랑이는 바람에 귀밑머리가 흩날렸고 뼛속까지 다정한 그 미소는 손에 든 꽃보다도 화사했다.“정말 예쁘다.”가까이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석진운은 자신도 모르게 넋을 잃었다.“아빠!”석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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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성유원이 결혼을 했는지, 성시하가 혼인 중 태어난 아이인지 아니면 혼외자인지는 오직 성씨 가문과 박씨 가문 사람들만이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들이 입을 열지 않으니 외부 사람들도 감히 깊이 파고들지 못할 뿐이었다.성유원은 석진운을 곁눈질하며 얇은 입술에 옅은 미소를 띄웠다.“부러워요?”석진운이 웃으며 대답했다.“당연히 부럽죠! 그런데 유원 씨 같은 사람한테서 어떻게 시하 같은 천사 같은 아이가 나왔는지 모르겠네요.”석진운은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성유원은 누구에게도 진심을 주지 않는 무정하고 냉혈하기 짝이 없는 인간이었으니까.박형주가 어느새 성시하의 손을 잡고 멀어지는 연지아를 곁눈질하며 거들었다.“말해 뭐해, 시하가 제 엄마를 닮아 온순하고 착한 거겠지. 유원 씨를 닮았으면 큰일 날 뻔했어.”석진운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물었다.“형주 형, 그럼 형이 말해봐요. 시하 엄마가 대체 누구예요?”성유원이 아이를 낳은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난 몇 년간 성시하 엄마에 대한 소문이 단 한 줄도 안 날 리가 없었고 그녀가 성씨가문이나 박씨 가문의 공식 석상에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을 리 없었다.하지만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딸 성시하에게만큼은 지극정성이었다. 성유원이 누군가에게 진심을 쏟는다면 그 대상은 오직 제 딸뿐이었다.박형주가 성유원을 쳐다보며 말했다.“궁금하면 본인한테 직접 물어봐.”석진운은 헛웃음을 터뜨리며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솔직히 말해봐요, 유원 씨. 유원 씨도 예전에 형주 형네 딸 부러워서 딸 갖고 싶었던 거죠?”성유원의 시선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성시하에게 머물렀다.해맑고 예쁜 꼬마 공주님 같은 아이가 연지아가 꽃 한 송이를 꺾어 아이의 머리에 꽂아주자 햇살보다 더 찬란하게 웃음을 터뜨렸다.그 모습에 성유원의 눈매도 부드럽게 풀렸다. 그는 석진운을 보며 대꾸했다.“부러우면 진운 씨도 얼른 낳든가요.”“싱글 대디 주제에 기세등등하네요. 형주 형은 아내도 있고 아이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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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그 말을 끝으로 박형주는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갔다. 성유원은 잠시 정원을 내려다보았다.연지아는 무언가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들었고 3층 테라스에 서 있는 한 남자의 실루엣을 발견했다. 거리가 멀어 그의 표정까지는 읽을 수 없었지만 그녀는 단 한 번의 눈길만 준 채 냉담하게 시선을 거두었다.어느덧 저녁 만찬 시간이 다가왔다. 어둠이 짙게 내리 앉은 밤의 풍경은 낮보다 훨씬 화려하고 북적였다.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서로 손을 맞잡고 잔디밭 위에서 춤을 추기도 했다.연지아는 오늘 알게 된 한 여자와 나란히 앉아 있었다. 그녀는 다름 아닌 석진운의 큰누나였다. 잠시 후 석진운이 다가와 연지아의 옆자리에 앉으며 가볍게 잔을 부딪쳤다.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술을 들이켜던 성유원의 시선은 성시하에게 머물러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서안성이 연지아 쪽을 힐끗거리며 입을 뗐다.“진운은 에블린 씨한테 진심인 거예요?”목소리에는 은근한 질투가 섞여 있었다. 에블린과 강현수가 이미 연인 사이인 줄 알았는데 오늘 그녀가 직접 남자친구가 없다고 말하는 것을 듣자 다시금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한 것이다.하지만 연지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서안성은 성시하가 왜 저토록 에블린을 따르는지, 그리고 성유원은 왜 그 친밀함을 내버려 두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저 에블린과 성유원 사이에 무언가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것 같다는 예감만 들 뿐이었다.성유원의 검은 눈동자가 연지아를 훑었다. 그녀는 석진운과 대화하며 입가에 옅은 비즈니스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는 무심하게 시선을 거두며 말했다.“궁금하면 직접 가서 물어보든가.”그때 박형주가 추민정의 손을 잡고 중앙으로 나아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박아린은 즐거운 듯 손뼉을 쳤다. 음악의 리듬에 맞춰 사람들이 하나둘 무대로 모여들었다.성시하는 얼른 아빠와 에블린 이모를 찾았지만 두 사람이 따로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서둘러 아빠에게 달려갔다. 성유원은 다가오는 딸을 보며 술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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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연지아는 성시하의 작은 손을 맞잡으며 부드럽게 타일렀다.“시하야, 이모는 춤을 출 줄 몰라.”성시하의 얼굴에 금세 아쉬움이 서렸다.그때 성유원이 다가와 연지아를 빤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출 줄 모르면 내가 리드해 주지.”연지아는 멈칫하며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성시하는 기다렸다는 듯 다시 활기를 띠며 좋아했다.“와, 좋다! 에블린 이모, 아빠가 가르쳐준대요. 빨리 가요!"아이는 양손으로 연지아의 손을 끌어당기며 무대 쪽으로 향했다.“시하야!”연지아가 불러보았지만 아이는 막무가내였다.“이모, 가요, 네?”결국 무대 근처에 다다르자 성유원이 자연스럽게 연지아의 손을 낚아챘다.깜짝 놀란 연지아가 본능적으로 손을 빼내려 했지만 남자는 힘을 주어 그녀의 손을 꽉 움켜쥐었다. 연지아는 얼굴을 굳힌 채 그를 쏘아보았다.“가지.”성유원은 그녀를 이끌고 무대 안으로 들어섰다. 옆에서 성시하가 즐겁게 손뼉을 쳤다. 그는 한 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성유원, 당신 지금...”“계속 버둥거려 봐. 모든 사람의 구경거리가 되고 싶다면.”남자의 낮고 위압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지아는 눈을 내리깔며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억눌렀다.“정말 가르쳐줘야 하나?”연지아의 발걸음은 성유원의 리듬을 따라가지 못한 채 뻣뻣하게 굳어있었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이 많았기에 그녀 역시 여기서 소란을 피우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의 움직임이 조금씩 부드러워지자 남자는 손의 힘을 살짝 늦추더니 불쑥 물었다.“석진운이랑 무슨 얘기 했지?”연지아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섞여 있었다.“당신이랑 상관없는 일이야.”성유원이 다시 말을 이었다.“남자친구라도 사귈 생각인가?”연지아는 고개를 들어 남자를 보았다. 눈매는 평소처럼 무미건조했다.“하고 싶은 말이 뭐야?”“사귀는 건 좋은데, 선은 넘지 마.”남자의 어조는 평온했으나 그 속에는 강압적인 기운이 서려 있었다.연지아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러니까 내가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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