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 한 대가 천천히 주차장 안으로 들어왔다.송나겸은 차 문을 열고 내려 식당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입구 쪽에 서 있는 배난화와 연무현을 보게 됐다. 하지만 그는 별로 신경 쓰지 않은 채 그대로 두 사람 곁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연무현은 막 도착한 어른들을 맞느라 분주했고, 드나드는 사람도 많아 송나겸을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연무현, 얼른 가서 외삼촌 손에 든 짐 좀 받아.”배난화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렸다.이미 로비 안까지 들어가 있던 송나겸은 그 말에 걸음을 멈췄다.순간, 마치 누군가가 신경을 세게 움켜쥔 것 같았다. 두 발은 납덩이라도 달린 것처럼 그대로 바닥에 붙어 버렸다.뒤쪽에서 들려오는 웃음 섞인 대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송나겸은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 시선은 연무현에게 멎었다.20년이었다.젊고 단단하던 아버지는 어느새 훨씬 늙어 있었고, 얼굴에는 주름이 내려앉았고, 몸도 제법 불어 예전 모습과는 전혀 달라져 있었다.그런데 연무현이 문득 웃는 순간, 송나겸은 마치 20년 전으로 그대로 끌려 들어간 듯했다. 눈앞에는 한때 자신만을 향해 다정하게 웃어 주던 아버지 얼굴이 겹쳐졌고, 내려뜨린 손끝은 자신도 모르게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연무현은 배씨 가문 식구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무현이, 너도 참 대단하다. 쉰 넘어서 늦둥이까지 봤으니 복이 많아. 하하.”연무현은 호탕하게 웃었다.“그보다 난화가 고생이 많았죠. 저한테 지훈이처럼 예쁜 아들을 안겨 줬으니까요.”“그러니까 앞으로 더 잘해야지.”“그럼요. 이제 난화가 동쪽으로 가라면 동쪽으로 가고, 서쪽으로 가라면 서쪽으로 가야죠. 남은 평생은 저 사람하고 아들만 보면서 살 거예요. 하하.”“...”연무현은 배씨 가문 사람들과 웃고 떠드느라 정신이 없었고, 조금 떨어진 곳에 선 송나겸은 아예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듯했다.송나겸은 그 자리에 굳은 듯 서 있었다.연무현이 새 가족과 어우러져 있는 모습을, 너무도 따뜻하고 평범한 그 풍경을,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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