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Chapter 891 - Chapter 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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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1화

손재인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 사람은 정말 하나도 변하지 않았네요. 어떻게든 나를 피할 수 있으면 피하려고 하잖아요.”연지아는 속으로 감탄했다. 배우진과는 완전히 정반대였다. 강진연은 아무런 노력도 들이지 않고 사랑을 얻은 셈이었지만 아마 자라 온 환경과 관련이 있을 터였다.“그래도 명절 선물을 전하러 집에 오지 않을 수는 없을걸요.”연지아가 말했다.“그래요. 그럼 언제쯤 도착해요?”손재인이 대답했다.“탑승까지 십 분 남았어요. 저녁 식사 시간에는 맞출 수 있겠죠!”“괜찮아요. 우리가 기다릴게요.”“네.”두 사람은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눴다.손재인은 원래 연지아에게 안씨 가문의 일을 이야기하려 했다. 알아본 바로는 안씨 가문은 이번 일로 기반이 크게 흔들려 이제 송나겸이 하는 일을 방해할 능력조차 없었다.송나겸이 전에 해성시로 돌아간 건 주로 안동현이 그와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기 때문이었다. 협상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손재인도 알지 못했다.전에 교통사고를 당한 송정미는 지금도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안연청도 편하게 지내지는 못할 터였다.정말 악한 일을 하면 반드시 벌을 받는 법이었다. 아직 때가 오지 않았을 뿐, 대가를 피할 수는 없었다.하지만 막상 말을 꺼내려던 손재인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씨 가문의 일은 연지아와 상관없었고 송정미는 연지아의 어머니가 될 자격도 없었다. 어차피 지금 연지아에게는 배난화가 있으니 그것으로 충분했다.연지아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거실 밖에서 걸어 들어오는 성민우를 본 그녀가 불렀다.“민우야.”성민우는 연지아를 보고 인사했다.“지아야, 돌아왔구나. 주성시에서 지내는 건 좀 익숙해졌어?”연지아가 짧게 대답했다.“딱히 불편한 건 없어.”성민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다행이네. 너한테 부탁할 게 있어서 왔어.”“무슨 부탁인데?”연지아는 성민우를 따라 맞은편에 있는 그의 별장으로 갔다.성민우가 설명했다. “진심원의 여동생이 여기 있어. 도우미 말로는 온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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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2화

방에는 연지아와 성민우만 남았다.“정말 예쁜 사람이네.”연지아는 감탄하며 말했다.“이렇게 아름다운 외모는 돈을 들여 관리해야 하잖아. 진씨 가문에서도 많이 아껴 줬을 것 같은데.”성민우가 말했다.“진심원이 윤연정 씨를 무척 아낀다는 건 알겠어. 다만 진씨 가문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나도 몰라.”“윤연정 씨가 깨어난 뒤에 지아가 다시 오는 건 어때?”연지아가 대답했다.“괜찮아. 볼일이 있으면 먼저 가 봐. 내가 여기서 지키고 있을게.”성민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회사에 돌아가 봐야 할 일이 있었다.“그럼 그렇게 해. 무슨 일 있으면 언제든 전화하고.”“그래.”성민우가 떠난 뒤 연지아는 방을 지켰다. 소파에 앉아 휴대전화를 보면서도 수시로 수액 상태를 확인했다. 영양제 두 병을 모두 맞자 연지아는 윤연정의 바늘을 빼 주었다.그때 침대에 누운 사람이 움직였다.연지아가 바라보자 윤연정이 천천히 눈을 떴다. 보석처럼 빛나는 호박색 눈동자였지만 천장을 바라보는 두 눈에는 초점이 없었다.윤연정은 손으로 몸을 지탱하며 일어나 앉았다. 연지아가 황급히 다가가 부축하자 인기척을 느낀 윤연정은 놀란 듯 서둘러 피했다.“누... 누구세요?”연지아가 서둘러 말했다.“무서워하지 말아요. 난 민우의 친구예요. 연정 씨를 돌보러 왔어요. 해치지 않을게요.”연지아의 목소리를 들은 윤연정은 서서히 진정했다.“화장실에 가고 싶은 거죠? 내가 부축해 줄게요.”연지아가 손을 뻗어 부축하자 윤연정은 더는 몸부림치지 않았다.“조심해요.”연지아가 말했다.연지아는 윤연정을 조심스럽게 부축해 화장실로 데려갔다. 윤연정은 바람만 불어도 쓰러질 듯 연약했다.연지아는 그녀를 변기에 앉혀 주었다.“끝나면 불러요. 밖에서 기다릴게요.”윤연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연지아는 화장실 밖으로 나갔다.윤연정이 볼일을 마친 뒤 연지아는 문을 열고 들어가 그녀를 세면대 앞으로 부축했다. 수도꼭지를 틀고 윤연정의 손을 부드럽게 씻어 준 뒤 수건으로 손가락을 꼼꼼히 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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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연지아가 물었다.“하지만 언제까지고 네 집에서 지내게 할 수는 없잖아. 지금은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해.”성민우가 대답했다.“우선은 당분간 여기서 지내게 하려고. 치료 문제도 상태가 안정된 뒤에 이야기해야 해. 진심원 쪽에서 어떻게 결정하는지도 보고.”“그래.”연지아가 별장에서 나오자 마침 손재인이 차 문을 열고 내렸다. 그녀는 연지아를 향해 손을 흔들며 불렀다.“지아 씨.”연지아는 빠르게 다가가자 손재인이 물었다.“민우 씨는요?”연지아가 대답했다.“집에 없어요. 부탁받은 사람을 돌봐 주고 있었어요.”손재인이 의아해했다.“누구를요?”“들어가서 이야기해요.”연지아는 손재인의 팔짱을 끼고 별장 안으로 들어가며 상황을 간단히 설명했다.손재인도 의아했다. 진씨 가문 사람을 진씨 가문에서 치료하지 않고 진심원이 왜 성민우에게 보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연지아가 추측했다.“아마 진씨 가문에서 문제가 생겨서 진심원이 민우에게 도움을 청한 것 같아요.”“그럼 민우 씨와 진심원 씨의 지금 관계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어요?”“나도 잘 몰라요. 알아서 하겠죠.”손재인은 연지아를 깊이 바라보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안타까운 사람은 성민우였다. 그때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다면 지금쯤 아이들이 뛰어다니고 있을지도 몰랐지만 이미 지나간 일에 만약은 없었다.배난화 일행도 성민우가 여자 한 명을 데려와 집에 머물게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두 번이나 음식을 보내 주었지만 윤연정은 먹지 않았다.“그 아이의 상태는 어떠니?”배난화가 연지아에게 물었다.연지아가 대답했다.“오후에 수액을 맞고 음식도 조금 먹었어요. 지금은 정신 상태도 괜찮아 보여요.”배난화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참 안쓰러운 아이네. 대체 무슨 일을 겪은 건지.”그날 밤 손재인은 연씨 가문에서 묵었다. 배난화는 사람을 시켜 새 객실 하나를 정리하게 했다.손재인이 물었다.“이모, 송나겸은 내일 와요?”배난화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올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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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윤연정은 달걀을 쥔 손에 살짝 힘을 주었다.연지아가 바라보고 있자 윤연정은 달걀을 들어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천천히 꼭꼭 씹어 모두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연지아는 따뜻한 물 한 잔을 가져와 마시게 했다.“빵도 먹어 봐요. 맛있어요.”윤연정은 거부하지 않고 빵도 먹었다.“맛있어요.”“입에 맞는다니 다행이네요.”그러나 빵을 먹은 뒤 연지아가 떠먹여 주는 죽을 두 숟갈 받아먹고는 더 먹지 못했다.연지아는 도시락을 정리한 뒤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계속 방 안에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 오늘 날씨도 좋으니 나랑 마당에 나가서 좀 걸어요.”윤연정이 말했다.“앞이 보이지 않으니까 그냥 여기에 앉아 있을게요.”연지아는 윤연정 역시 다른 사람에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연지아가 말했다.“눈이 보이지 않는 건 잠시뿐이에요. 밖에서 자주 걷고 자연을 가까이하다 보면 갑자기 다시 보일지도 모르잖아요. 나도 지금은 별일 없으니까 같이 좀 걸어요.”아직 여덟 시도 되지 않았고 성시하는 아마 열 시쯤 와야 할 터였다.연지아는 손을 뻗어 윤연정의 손을 잡았다.연지아는 윤연정을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마당으로 나갔다. 아침 바람이 불어와 무척 상쾌했다.“지아 씨!”손재인의 목소리가 들려 연지아가 뒤를 돌아보니 손재인이 대문 밖에서 들어오고 있었다.연지아는 윤연정에게 설명했다.“저 분도 민우의 친구예요.”윤연정은 고개를 끄덕였다.다가온 손재인은 윤연정의 얼굴을 제대로 본 순간 놀라 그 자리에 굳었다.연지아가 그녀를 바라보며 불렀다.“재인 선배.”손재인은 정신을 차리고 윤연정에게 미안한 듯 말했다.“미안해요. 이렇게 예쁘고 온화한 아가씨는 정말 보기 드물어서요.”여리고 연약한 모습이 보호 본능을 자극했다. 다만 윤연정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재인 선배, 무슨 일이에요?”손재인은 휴대전화를 건네며 말했다.“성유원이 지아 씨한테 전화를 두 번이나 했어요.”연지아가 휴대전화를 받으려던 순간 윤연정의 얼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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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5화

연지아는 부인하지 않았다.성유원은 조금 엄한 어조로 말했다.“그렇게 호기심을 부리지 마. 어떤 일들은 알아보지 않는 게 좋아.”성유원마저 입을 다물고 진심원도 윤연정을 진씨 가문으로 돌려보내지 못하는 것을 보면 그 안에 얽힌 사정이 단순하지 않은 게 분명했다.연지아는 멀리 시선을 돌려 흔들의자에 조용히 앉아 있는 윤연정을 바라보았다. 마음이 저도 모르게 무거워졌다.곧이어 성유원의 목소리가 들렸다.“함부로 남을 도우려고 하지 마. 네가 모든 일에 관여할 수 있는 건 아니야.”연지아는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관여하겠다고 한 적 없어.”성유원이 말했다.“내가 보기에는 관여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연지아가 말했다.“성유원, 너 정말 귀찮은 거 알아?”성유원이 대답했다.“응, 알아. 침대에서만 귀찮지 않으면 되지.”연지아는 할 말을 잃었다.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전화를 끊었고 화가 나서 가슴이 크게 오르내렸다. 성유원과 통화하고 나면 매번 마음이 평온했던 적이 없었다.연지아는 한동안 마음을 진정시킨 뒤 몸을 돌려 손재인에게 다가가 먼저 돌아가라고 했다.“그래요.”연지아는 윤연정과 함께 흔들의자에 앉았다. 이렇게 아름답고 연약한 아이가 진씨 가문에서 무슨 일을 겪었기에 성유원마저 입을 다물고 있는지 정말 궁금했다.아홉 시 반쯤 되었을 때 연지아가 윤연정을 부축해 방으로 돌아가려던 순간 성민우가 별장으로 돌아왔다.“지아야.”연지아가 뒤를 돌아보니 성민우의 곁에 진심원이 서 있었다. 흰색 롱 원피스를 입은 그녀에게서는 단정하고 우아한 분위기가 풍겼다.“연정아.”진심원의 목소리를 들은 윤연정은 황급히 손을 뻗었다. 갑자기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언니, 언니는 괜찮아?”진심원은 빠르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난 괜찮아.”그러고는 연지아를 바라보며 감사 인사를 했다.“제 동생을 돌봐 주셔서 고마워요, 연지아 씨.”연지아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별일도 아닌걸요.”진심원은 더 말하지 않았다.연지아는 성민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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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6화

송나겸은 고개를 끄덕이고 소파로 걸어가 손재인과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앉았다. 손재인과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시선을 피했다.손재인은 그의 행동을 알아차리고 눈썹만 치켜올리고는 연무현에게 물었다.“아저씨, 아드님은 여자 친구 없어요?”그 말을 들은 송나겸의 얼굴이 굳었다.연무현은 송나겸을 바라보았다. 최근 여러 일이 있었던 탓에 아들의 연애 문제를 물어볼 생각도 하지 못했다.손재인이 이렇게 말을 꺼내고 보니 송나겸도 이제 나이가 적지 않았다. 연지아의 딸은 올해 벌써 여섯 살인데 오빠인 송나겸은 아직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일이 바빠서 여자 친구를 사귈 시간도 없었을 거야.”손재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송나겸의 가까이에 앉고는 연무현에게 물었다.“그럼 아저씨가 보기에 저는 어때요?”송나겸은 손재인을 빤히 바라보았으나 손재인은 완전히 무시했다.연무현은 멍해졌다. 하지만 이렇게 보니 두 사람은 정말 잘 어울렸다. 힘들이지 않고 좋은 인연을 만난 셈이었으니 그는 자애롭게 웃으며 말했다.“재인이는 이렇게 예쁘니 당연히 잘 어울리지...”“아버지.”송나겸이 불렀다.연무현은 아들에게 진지하게 타일렀다.“재인이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야. 네 동생도 재인이 같은 좋은 친구들이 돌봐 준 덕분에 잘 지냈잖아. 오늘 이렇게 만난 것도 모두 인연이니 서로 천천히 알아 가는 것도 나쁠 건 없어. 여자가 이렇게 먼저 다가왔는데 나겸이 네가 체면을 깎아서는 안 되지.”송나겸은 아버지의 말을 들으면서도 반박하기가 어려웠다.손재인의 얼굴에 미소가 더욱 짙어졌고 이내 휴대전화를 꺼내며 말했다.“우선 연락처부터 교환할까요?”송나겸은 그녀를 바라보았다.연무현이 말했다.“그래. 우선 연락처부터 교환해.”결국 송나겸은 연무현의 재촉에 손재인과 연락처를 교환했다.연지아는 연지훈과 함께 곁에서 이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손재인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처음이었다.전에 손재인이 맞선 상대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는 늘 은근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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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7화

연무현은 고개를 돌려 의아한 눈으로 딸을 바라보았다.배난화는 연지아의 일에 자신들이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으니 차라리 아무것도 관여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어차피 송나겸도 연지아의 일을 신경 쓰고 있었기에 연지아와 성유원의 관계가 지금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 두 사람은 알지 못했고 묻지도 않았다.그런데 성유원이 이렇게 많은 선물을 보낸 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직원들은 물건을 모두 내려놓은 뒤 인수증을 들고 연지아 앞으로 다가와 정중하게 물었다.“연지아 님 맞으시죠?”연지아는 짧게 대답했다.“서명 부탁드립니다.”연지아는 직원이 건넨 인수증을 받아 서명한 뒤 돌려주자 직원들은 차례로 떠났다.배난화가 주방에서 나와 거실에 놓인 선물 상자들을 보고 물었다.“누가 보낸 거야?”연무현이 대답했다.“성유원.”배난화는 연지아를 바라보았다.연지아는 당장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우선 받아 두세요.”“엄마!”거실 밖에서 성시하의 밝은 목소리가 들렸다.연지아는 기쁜 마음으로 문을 향해 걸어갔다. 예쁜 원피스를 입은 성시하는 엄마를 보자 곧장 품으로 뛰어들었다.연지아는 몸을 낮추고 두 팔로 성시하를 꼭 끌어안았다.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엄마, 시하 엄청 보고 싶었어요.”“엄마도 시하 보고 싶었어.”연지아는 잠시 성시하를 안고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두 사람의 뒤에 서 있던 연무현이 말했다.“시하 왔구나. 외할아버지도 한번 안아 보자.”성시하는 외할아버지를 향해 손을 뻗었다.연무현은 성시하를 안아 들고 거실로 들어갔다. 연지아는 성시하를 따라온 도우미를 바라보고 손에 들린 가방을 받아 들었다.“저 주세요.”거실에 도착하자 성시하는 배난화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연지훈을 위해 장난감과 먹을거리도 특별히 챙겨 왔다. 오랫동안 성시하를 보지 못했던 연지훈은 아이를 보자 계속 웃었다. 침을 흘리는 입을 벌리고 옹알거리며 불렀다.“시하, 시하.”그 모습에 모두 웃음을 멈추지 못했고 성시하는 휴지로 연지훈의 침을 닦아 주었다.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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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8화

지난 몇 년 동안 그의 곁에는 여자가 없었던 게 분명했다.그 점만큼은 송나겸이 지금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어도 손재인은 무척 만족스러웠다.손재인은 송나겸 앞으로 가서 그를 마주 보며 뒷걸음질로 걸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남자를 올려다보니 정말 희롱이라도 당한 사람처럼 화가 난 것 같았다.“정말 화났어요? 그럼 내가 사과하면 되잖아요.”송나겸은 그녀를 바라보지 않고 정면만 응시했다. 그 순간 갑자기 손재인의 발이 접질리면서 몸이 옆으로 쓰러졌다.“아!”송나겸은 재빨리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다른 한 손으로는 여자의 허리를 감싸 몸을 바로 세워 주었다.손재인은 남자를 바라보았다.송나겸은 여자의 눈에 어린 웃음을 보고 곧바로 무언가를 알아차렸다. 그는 재빨리 손을 거두며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난 지금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잖아요. 나한테 시간 낭비할 필요 없어요.”손재인은 턱을 살짝 들었다.“누가 당신이랑 결혼한대요? 결혼할지 말지는 당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죠.”송나겸은 그녀를 지나쳐 앞으로 걸어갔다.“재인 씨!”성민우의 목소리가 들렸다.손재인은 걸음을 멈추고 멀지 않은 대문 앞에 서 있는 성민우를 바라보았다. 그의 곁에는 아름답고 분위기 있는 여자가 서 있었다.여자는 성민우에게 인사한 뒤 차를 타고 떠났다.손재인은 송나겸이 멈추지 않는 것을 보고 성민우에게 다가갔다.“민우 씨, 오랜만이네요. 방금 그 사람은 여자 친구예요?”성민우가 대답했다.“그런 건 아니에요.”그와 진심원은 지금 서로 협력하는 관계일 뿐이었다.손재인은 의아해하자 성민우가 물었다.“재인 씨랑 송나겸 씨는...”손재인은 숨기지 않았다.“당연히 내가 쫓아다니는 중이죠.”성민우는 놀랐다가 곧 무언가를 알아차렸다.“그럼 재인 씨가 빨리 성공하기를 바랄게요.”“고마워요.”“그런데 점심은 지아 씨네 집에서 먹을 거예요?”“아니요, 오늘은 집에 한번 다녀와야 해요.”“그럼 민우 씨 별장에 있는 미녀는요?”“당분간은 여기서 지낼 거예요.”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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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9화

연지아는 성시하를 의자에 앉혔다.“자, 얌전히 앉아.”성시하는 휴대전화를 연지아에게 돌려주며 말했다.“엄마가 아빠한테 보내 주세요.”연지아는 휴대전화를 받아 어쩔 수 없이 사진을 성유원에게 보낸 뒤 뒤쪽 장식장 위에 올려놓았다.작은 소동은 사람들의 기분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았다.연무현은 상석에 앉아 계속 웃고 있었다.“이렇게 북적이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구나. 진연아, 넌 아직 모르겠지? 소개해 줄게. 이쪽은 내 아들이자 지아의 친오빠야.”성시하는 작은 머릿속이 의문으로 가득했다.“나겸 삼촌이 엄마 오빠라면 왜 예전에는 서로 몰랐어요?”연무현이 대답했다.“시하가 크면 이해하게 될 거야.”성시하는 무슨 뜻인지 모른 채 대답했다.“그럼 시하는 나겸 삼촌을 큰외삼촌이라고 불러야 해요, 작은외삼촌이라고 불러야 해요?”연무현이 대답했다.“작은외삼촌이라고 불러도 되고 지금처럼 나겸 삼촌이라고 불러도 된단다.”송나겸과 배우진은 같은 해에 태어났고 송나겸이 두 달 어렸다.성시하는 무척 신기했다. 송나겸이 엄마의 오빠라면 아빠와 송나겸이 또 무슨 사이인지 말이다.“자, 다들 어서 먹자! 주먹밥부터 먹어.”연무현은 주먹밥 하나를 집어 송나겸의 그릇에 놓아 주자 송나겸이 서둘러 말했다.“아버지, 제가 먹을게요.”연무현은 웃으며 말했다.“그래, 어서 먹어.”커다란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은 한가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아이의 목소리까지 더해져 유난히 따뜻하고 활기찼다.“아저씨야말로 진정한 인생의 승자예요. 아름다운 아내와 훌륭한 자녀들이 있는 데다 지훈이처럼 귀여운 막내아들과 시하처럼 똑똑하고 예쁜 외손녀까지 있잖아요.”손재인이 웃으며 말했다.그 말을 들은 배난화는 뒤늦게 생각해 보니 연무현의 인생은 정말 운이 좋은 편이었다.그 시절 그는 집안의 외아들이었다. 젊었을 때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회사를 차렸다. 비록 결혼에 실패해 아내와 아들이 떠났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도 하늘이 그를 도운 셈이었다. 당시 회사가 파산 직전까지 몰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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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0화

손재인이 자리를 마련해 다 함께 화투를 쳤다. 송나겸은 연지아에게 부드럽게 말했다.“지아야, 너도 해. 잃는 돈은 내가 낼게.”손재인은 그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고 연지아는 송나겸을 한 번 바라보고 말했다.“난 안 할래. 시하와 함께 있을게.”송나겸도 강요하지 않았다.강진연은 마작을 할 줄 몰라 배난화가 그들과 함께 쳤고 연지아와 강진연은 두 아이와 함께 있었다.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자 성시하가 낮잠을 잘 시간이 되었다.연지아는 성시하와 함께 위층 침실로 올라갔다. 아이의 옷을 잠옷으로 갈아입히고 침대에 누워 등을 토닥이며 재웠다.성시하는 연지아의 품에 기대어 불렀다.“엄마.”“응?”“아빠가 엄마한테 헤리국으로 와서 같이 있어 달라고 했어요.”연지아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성유원이 정말 성시하를 이용해 자신을 압박하고 있었다.“엄마는 일이 있어서 아빠한테 갈 수 없어. 아빠도 일을 다 마치면 돌아올 거야.”성시하는 금세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그런데 아빠 혼자 거기 있어서 너무 불쌍해요. 명절인데 같이 있어 주는 사람도 없잖아요.”연지아가 말했다.“시하가 일어나면 아빠한테 전화하자.”성시하가 물었다.“엄마는 정말 아빠랑 같이 있어 줄 수 없어요? 아빠가 엄마 일에는 방해 없게 하겠다고 했어요.”연지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시하야, 착하지. 우선 자자.”성시하는 눈을 깜빡이며 엄마를 바라보다가 얌전히 품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잠들었다.연지아도 성시하와 함께 잠시 잤다.오후 네 시쯤 연지아는 윤연정의 상태를 확인하려고 성민우의 별장에 들렀다. 별장 밖에는 성민우의 차가 세워져 있었다.거실로 들어가자 위층에서 바이올린 소리가 들려왔다.연지아는 위층으로 올라갔다.이층 거실.윤연정은 발코니에 서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었다. 맑고 부드러운 선율이 바람 소리와 섞여 천천히 거실로 흘러들었다. 바람에 흰 원피스와 머리카락이 가볍게 날리는 모습은 햇빛 아래 활짝 핀 백합처럼 눈부시고 생기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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