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선배님이랑 송나겸은 애초에 어떻게 사귀게 된 거예요?”이 질문은 연지아도 그동안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다.첫째로는 이전까지 두 사람 사이에 다시 가능성이 없어 보였고, 둘째로는 굳이 과거 이야기를 꺼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손재인은 과거를 떠올리며 말했다.“말하자면 꽤 극적이었어요. 고등학교 1학년으로 입학했을 때 제가 송나겸 씨한테 첫눈에 반했거든요. 저보다 두 학년 위였는데, 그때 학교에서 정말 유명했어요. 전 과목에서 늘 1등을 놓치지 않는 공부 천재였고, 얼굴까지 잘생겼죠.”“그런데 너무 차가웠어요. 자기를 좋아하는 여자들은 키가 작든, 통통하든, 예쁘든 아니든 전부 거절했어요. 오는 사람마다 다 거절하니까 나중에는 남자를 좋아한다는 소문까지 돌았죠.”“물론 저도 거절당한 사람 중 하나였어요. 그런데 그때는 너무 자존심이 상했어요. 몸매도 있고 얼굴도 괜찮은데 왜 나를 거절하나 싶었죠. 어떻게든 그 사람을 잡겠다고 마음먹어서 대학까지 계속 따라다녔어요.”“나중에 송나겸이 미국으로 유학을 갔는데, 저도 틈만 나면 찾아갔어요. 그동안 몇 번이나 거절당하고 상처받았는지 저도 기억이 안 날 정도예요.”“저도 슬슬 포기하려고 할 무렵, 그 사람이 귀국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전화해서 제가 자기 여자친구가 되는 걸 받아들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 순간 정말 세상이 환해진 것 같았어요. 그날 밤에는 너무 좋아서 잠도 못 잤어요.”“나중에야 알았죠. 안씨 가문에서 송나겸한테 맞선 상대를 소개하려고 했다는걸요.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그 사람은 안씨 가문에 뭐 하나 거절할 권한도 없었던 것 같아요. 결국 저는 방패막이였던 거죠. 물론 저도 기꺼이 그 역할을 했지만요.”“...”연지아는 조용히 손재인의 이야기를 들었다.이렇게 놓고 보면 두 사람의 경험은 꽤 닮아 있었다.다만 당시 손재인은 아름답고 자신감도 있었으며, 먼저 다가갈 수 있는 조건과 용기가 있었다.반면 연지아에게는 그런 자신감이 전혀 없었다.그저 마음속에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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