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Chapter 881 - Chapter 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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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1화

전화기 너머에서 성유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밥 먹었어?”연지아가 대답했다.“먹었어.”성유원이 짧게 대답한 뒤 다시 물었다.“응. 뭐 먹었는데?”연지아는 잠시 멈칫했다.속으로 한숨을 한번 내쉰 뒤, 먹은 음식 두 가지를 말했다.“맛은 어땠어?”“괜찮았어.”“기회 되면 다음에 가서 먹어봐야겠네.”“네가 알아서 해.”“...”말이 끝난 뒤.전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연지아는 성유원이 전화를 끊은 줄 알고 휴대폰 화면을 확인했다.하지만 아직 통화 중이었다.“또 할 말 있어?”“내가 뭐 하고 있는지는 안 물어봐?”연지아는 휴대폰을 쥔 손에 살짝 힘을 줬다.잠시 침묵하다가 결국 물었다.“너 뭐 하고 있어?”성유원이 대답했다.“방금 회의 끝났어.”연지아는 또 무엇을 물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그때 전화기 너머에서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업무 보고를 하러 온 모양이었다.연지아가 말했다.“그럼 너 먼저 일해.”성유원이 짧게 대답했다.“응.”그 뒤 통화가 끝났다.연지아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옆으로 던졌다.손재인의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렸다.“왜요?”손재인이 물었다.“지아 씨랑 성유원 씨, 지금은...”연지아의 태도는 여전히 담담했고 특별히 다정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조금 전 두 사람이 나눈 사소한 대화만 봐도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점이 있었다.다만 그 변화가 연지아의 진심에서 나온 것 같지는 않았다.오히려 주변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자신을 바꾸려는 것처럼 보였다.연지아는 입꼬리를 올려 씁쓸하게 웃었다.“아마 나는 정말 벗어날 수 없는 것 같아요.”이게 자신의 운명인 듯했다.손재인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다.성시하가 연지아와 떨어지는 상황을 정말 견디기 어려운 모양이었다.성시하는 연지아를 붙잡고 있는 연줄 같은 존재였다.손재인은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성시하처럼 착한 아이를 두고 떠날 수 있는 엄마가 어디 있을까.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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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화

연지아가 가볍게 대답했다.“선배님도 마찬가지예요.”손재인은 웃으며 말했다.“술 좀 마실래요?”“좋아요. 제가 가져올게요.”연지아가 가져온 것은 평범한 와인도 아니었다.도수가 꽤 높은 백주였다.주성시 특산주라 단오 때 경원시에 가져가려고 사둔 것이었다.오늘은 손재인과 함께 맛이나 볼 생각으로 꺼냈다.하지만 두 사람은 결국 완전히 취할 때까지 마시고 말았다.손재인은 한동안 울다가 또 갑자기 감정이 격해졌다.사실 마음속으로는 지금까지도 송나겸을 완전히 놓지 못했다고 했다.송나겸의 마음에는 이미 자신을 향한 감정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래도 억울하고 미련이 남았다.연지아는 손재인의 어깨를 감싸고 잔을 부딪쳤다.“그렇게 미련이 남으면 다시 뺏어오면 되죠. 적어도 다시 사귀고 나서 선배님이 먼저 차버려요. 그 사람도 한번 차이는 기분이 어떤지 느껴봐야죠.”손재인이 맞장구쳤다.“맞아요.”도우미는 거실 한쪽에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이 상황을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시간도 점점 늦어지고 있었다.그때.도우미에게 성유원의 전화가 걸려 왔다.전화를 받자마자 성유원은 전화기 너머의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희미하게 연지아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성유원, 이 천하의 나쁜 놈아! 너 나 못생겼다고 싫어하고 뚱뚱하다고 싫어했잖아! 그런데 이제 와서 왜 다시 나한테 들러붙어? 너 진짜 뻔뻔한 쓰레기야! 다음 생에는 그냥 내시로 태어나!”성유원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깊게 찌푸렸다.목소리가 가라앉았다.“무슨 상황이에요?”보모는 사실대로 대답했다.“사모님과 친구분이 지금 술을 드시고 계십니다. 꽤 많이 드셔서 두 분 다 취하신 것 같아요.”성유원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얼굴빛이 점점 어두워졌다.통화를 마친 뒤.도우미는 앞으로 다가가 두 사람을 달랬다.“사모님, 손재인 씨. 시간이 늦었으니 이제 그만 드시고 쉬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하지만 도우미의 말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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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3화

송나겸은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연지아가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나쁜 짓을 한 사람이 송나겸이라도 되는 것 같았다.송나겸은 천천히 손재인을 밀어내고 조심스럽게 소파에 기대 눕혔다.손재인은 이미 완전히 취해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송나겸은 자리에서 일어나 연지아 앞으로 다가갔다.목소리를 부드럽게 낮췄다.“지아야, 오빠가 먼저 방에 데려다줄게.”그러면서 연지아가 들고 있던 빈 술잔을 가져가려 했다.하지만 연지아는 잔을 꽉 쥐고 놓지 않았다.술기운이 잔뜩 밴 코맹맹이 목소리로, 얼굴까지 붉힌 채 남자를 노려보며 따졌다.“누가 누구 오빠야?”송나겸의 손이 순간 멈췄다.그러다 억지로 연지아 손에서 잔을 빼냈다.연지아는 빼앗기지 않으려 했지만 지금은 온몸에 힘이 없었다.송나겸은 손을 들어 연지아의 머리 위에 얹으며 부드럽게 말했다.“당연히 네 오빠지. 우리 친남매잖아.”연지아는 그의 손을 쳐냈다.만지지 못하게 하며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친오빠 없어.”송나겸은 그저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우리는 친남매야. 평생 변하지 않아. 앞으로는 오빠가 계속 너 지켜줄게.”큰 손이 다시 연지아의 머리 위로 내려왔다.그 순간.연지아가 갑자기 울음을 삼키듯 훌쩍였다.송나겸의 가슴이 세게 내려앉았다.심장이 목구멍까지 치솟는 듯했다.“나 친오빠 같은 거 필요 없어. 저리 가.”울먹이는 목소리에는 희미한 서러움까지 묻어 있었다.연지아는 손을 뻗어 송나겸을 밀어냈다.하지만 송나겸은 그 자리에 꼼짝도 하지 않았다.그는 허리를 숙여 연지아를 안아 올렸다.연지아는 두어 번 몸부림쳤다.그러다 갑자기 속이 심하게 울렁거리기 시작했다.송나겸은 미간을 찌푸리고 급히 그녀를 내려놓았다.도우미도 빠르게 눈치채고 쓰레기통을 가져와 연지아 앞에 놓았다.연지아는 한바탕 토했다.도우미는 숙취 해소제를 가져왔다.연지아는 기운이 완전히 빠질 때까지 계속 토했다.송나겸은 그녀를 부축해 소파에 눕혔다.도우미들은 엉망이 된 거실을 정리하고 창문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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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도우미가 말했다.“손재인 씨는 아직 안 일어나셨어요.”연지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목욕을 하고 씻은 뒤 나오자 정신이 한결 맑아졌다.도우미가 다시 태블릿을 들고 들어왔다.“사모님, 대표님 영상 통화입니다.”연지아는 화면에 뜬 연결 대기 표시를 바라보았다.잠시 침묵하다 손을 뻗어 태블릿을 받아 결국 통화 버튼을 눌렀다.화면에 성유원의 잘생긴 얼굴이 나타났다.그는 침대에 기대 누워 있었고, 몸에는 실크 잠옷을 입고 있었다.살짝 벌어진 옷깃 사이로 쇄골과 가슴 근육이 희미하게 드러났다.성유원은 연지아를 보자 물었다.“어젯밤 술 얼마나 마셨어?”연지아는 태블릿을 들고 드레스룸으로 걸어가며 말했다.“많이 안 마셨어.”그녀는 태블릿을 화장대 위에 올려놓고 빗을 들어 머리를 빗었다.성유원은 화면 너머로 그녀를 깊이 바라보았다.깨끗하고 하얀 얼굴.나무 빗이 긴 머리카락을 따라 천천히 내려갈 때마다 가느다란 목선이 희미하게 드러났다.그 아래로는 옷깃 안쪽의 굴곡이 어렴풋이 보였다.성유원이 말했다.“많이 안 마셨으면 어젯밤에 네가 무슨 말 했는지도 기억하겠네?”그 말을 듣자.연지아가 머리를 빗던 손을 멈췄다.어젯밤에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는 정말 기억나지 않았다.다만 어렴풋이 성유원 욕을 잔뜩 하며 한바탕 화풀이했던 것 같았다.연지아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화면 속 남자를 노려보았다.지금 갑자기 이런 걸 묻는 건 대체 무슨 뜻일까?성유원은 화면 너머로 연지아의 눈에 담긴 당혹감과 경계심을 바라보았다.입꼬리가 희미하게 올라갔다.“기억 안 나?”연지아가 되물었다.“너 나 감시해?”연지아도 도우미들이 가끔 성유원과 통화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물론 지금까지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성유원의 질문에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성유원은 갑자기 화가 난 듯한 연지아를 바라보며 낮게 웃었다.“감시까지는 아니지. 그런데 네가 그렇게 쉽게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인데, 한번 돌아갔다 오더니 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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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연지아는 어쩔 줄 몰라 하는 손재인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도우미에게 다시 물었다.“송나겸은 특별히 어떤 반응 보였어요?”그 질문에는 도우미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연지아는 미간을 찌푸리고 걱정스럽게 손재인을 바라보았다.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고민하던 순간.손재인이 갑자기 두 손으로 침대를 세게 내리치며 말했다.“억지로 했으면 어때요. 별것도 아니잖아요. 처음 키스한 것도 아니고.”연지아는 손재인이 생각보다 금방 마음을 정리하는 것을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러면 일단 일어나서 준비하고 아침 먹어요.”연지아는 침실을 나갔다.도우미는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그때.초인종이 울렸다.도우미가 문을 열러 갔다.송나겸은 문을 연 도우미에게 물었다.“둘 다 일어났어요?”“사모님은 거실에 계세요.”연지아는 현관 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곧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송나겸이 보였다.송나겸은 연지아를 보자 앞으로 다가왔다.위아래로 한번 살펴보았다.상태에 별문제가 없어 보이자 앞에 멈춰 서서 물었다.“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 병원 가서 검사라도 받아볼래?”연지아는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해성시로 돌아가는 거 아니었어?”“오후에 가.”연지아는 더 묻지 않고 소파에 앉았다.송나겸도 옆에 앉았다.그러고는 어른이 아이를 타이르듯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별일 없으면 그렇게 백주 많이 마시지 마. 많이 마시면 몸에 안 좋아. 지금은 몸 잘 회복해야 할 때잖아. 정말 마시고 싶으면 조금만 마셔. 맛만 보는 정도로.”연지아는 송나겸의 잔소리를 말없이 들었다.대답은 하지 않았다.“옆에서 봐주는 사람 없으면 바로 제멋대로 하고 자기 관리도 못 하지. 어릴 때랑 똑같아.”그 말투는 마치 송나겸의 눈에는 연지아가 영원히 누군가 챙겨줘야 하는, 다 크지 않은 아이인 것처럼 들렸다.“...”연지아의 미간이 점점 찌푸려졌다.그녀가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송나겸이 물었다.“손재인은?”그제야 연지아가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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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6화

송나겸은 한 손으로 손재인의 손목을 잡아 손을 내려놓게 했다.깊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유난히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손재인 씨는 좋은 선택지가 많잖아요. 사람은 결국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손재인은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두 눈이 점점 붉어졌고, 호흡도 서서히 무거워졌다.“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진작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살았겠죠.”송나겸은 그녀를 바라보다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환경을 한번 바꿔보는 것도 괜찮을 겁니다. 계속 스스로를 붙잡아둘 필요는 없어요.”손재인이 물었다.“송나겸 씨, 설마 평생 결혼 안 할 생각이에요?!”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지만.손재인은 지난 몇 년 동안 줄곧 송나겸의 연애 상황을 몰래 신경 쓰고 있었다.과거 손재인과 송나겸이 헤어진 뒤, 안연청의 친구 중 한 명이 송나겸을 좋아한 적이 있었다.안연청은 실제로 그 여자를 송나겸 곁에 붙여주려고 했다.송나겸 주변에 통제하기 어려운 다른 여자가 나타나는지 감시하려는 목적이었다.하지만 이후 그 여자의 집안에 일이 생겼고, 결국 해외로 보내졌다.그 뒤 오랜 세월 동안, 송나겸은 줄곧 혼자였다.그리고 손재인은 그의 인생에 있었던 유일한 여자였다.손재인은 송나겸을 미워했다.그 미움은 어느새 마음속 깊은 집착이 되어버렸다.아무리 많은 남자를 만나도, 상대가 자신에게 아무리 잘해줘도, 억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할수록 결국 송나겸과 비교하게 됐다.왜 송나겸은 저 사람들처럼 자신에게 해줄 수 없었던 걸까.결국 마지막에는 손재인도 다른 남자를 억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송나겸이 말했다.“당분간은 결혼할 생각 없습니다.”손재인은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당분간뿐이라는 거죠?”송나겸이 말했다.“시간도 늦었으니까 일단 아침부터 먹어요.”“대답해요.”손재인이 물러서지 않고 따졌다.송나겸은 잠시 침묵하다 말했다.“미안합니다. 손재인 씨가 원하는 답은 줄 수 없어요.”“...”연지아가 위층에서 내려왔을 때.손재인은 고개를 숙인 채 소파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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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그런데 선배님이랑 송나겸은 애초에 어떻게 사귀게 된 거예요?”이 질문은 연지아도 그동안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다.첫째로는 이전까지 두 사람 사이에 다시 가능성이 없어 보였고, 둘째로는 굳이 과거 이야기를 꺼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손재인은 과거를 떠올리며 말했다.“말하자면 꽤 극적이었어요. 고등학교 1학년으로 입학했을 때 제가 송나겸 씨한테 첫눈에 반했거든요. 저보다 두 학년 위였는데, 그때 학교에서 정말 유명했어요. 전 과목에서 늘 1등을 놓치지 않는 공부 천재였고, 얼굴까지 잘생겼죠.”“그런데 너무 차가웠어요. 자기를 좋아하는 여자들은 키가 작든, 통통하든, 예쁘든 아니든 전부 거절했어요. 오는 사람마다 다 거절하니까 나중에는 남자를 좋아한다는 소문까지 돌았죠.”“물론 저도 거절당한 사람 중 하나였어요. 그런데 그때는 너무 자존심이 상했어요. 몸매도 있고 얼굴도 괜찮은데 왜 나를 거절하나 싶었죠. 어떻게든 그 사람을 잡겠다고 마음먹어서 대학까지 계속 따라다녔어요.”“나중에 송나겸이 미국으로 유학을 갔는데, 저도 틈만 나면 찾아갔어요. 그동안 몇 번이나 거절당하고 상처받았는지 저도 기억이 안 날 정도예요.”“저도 슬슬 포기하려고 할 무렵, 그 사람이 귀국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전화해서 제가 자기 여자친구가 되는 걸 받아들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 순간 정말 세상이 환해진 것 같았어요. 그날 밤에는 너무 좋아서 잠도 못 잤어요.”“나중에야 알았죠. 안씨 가문에서 송나겸한테 맞선 상대를 소개하려고 했다는걸요.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그 사람은 안씨 가문에 뭐 하나 거절할 권한도 없었던 것 같아요. 결국 저는 방패막이였던 거죠. 물론 저도 기꺼이 그 역할을 했지만요.”“...”연지아는 조용히 손재인의 이야기를 들었다.이렇게 놓고 보면 두 사람의 경험은 꽤 닮아 있었다.다만 당시 손재인은 아름답고 자신감도 있었으며, 먼저 다가갈 수 있는 조건과 용기가 있었다.반면 연지아에게는 그런 자신감이 전혀 없었다.그저 마음속에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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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8화

“아무튼 제가 지금 송나겸을 다시 잡으려고 한다고 해서 지아 씨까지 그 사람을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마요. 이건 제 일이니까 지아 씨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손재인은 연지아의 성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연지아는 웃으며 가볍게 대답했다.“네.”준비를 마친 뒤.연지아는 회사에 한번 들렀다.손재인은 따라가지 않았다.강현수를 통해 송나겸이 오후 세 시 비행기를 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연지아가 회사에 도착하자 마침 강현수와 마주쳤다.강현수가 물었다.“손재인이 갑자기 왜 송나겸 일정을 물어본 거야?”연지아는 사실대로 이야기했다.강현수에게 굳이 숨기지 않았다.강현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내가 보기에는 손재인은 송나겸이 아니면 평생 결혼할 생각도 없을 것 같아. 뭐, 잘된 일일 수도 있지. 이제 송나겸도 자기 인생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됐으니 손재인을 다시 받아들일지는 본인 선택이고. 둘이 알아서 하게 두자.”연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두 사람은 함께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강현수는 오늘이 주성시에 머무는 마지막 날이었다.본사 대표가 직접 내려온 탓에 지사 전체가 위아래 할 것 없이 잔뜩 긴장해 있었다.모두 평소보다 몇 배는 더 신경을 곤두세우며 일했다.대표가 드디어 돌아간다는 소식에 회사 사람들은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손재인은 오늘 해성시로 돌아갔다.물론 겉으로는 부모님도 오랜만에 보러 가고 싶다고 말했다.주말.연지아는 강현수를 배웅하러 공항에 갔다.강현수가 말했다.“단오에 다시 보자. 이제 돌아가.”“네. 교수님도 조심히 가세요.”“응.”연지아는 혼자 집으로 돌아왔다.갑자기 집 안이 조용해지고 혼자 남으니 조금 어색했다.휴대폰을 들었다가 강진연이 보낸 메시지를 발견해 한동안 이야기를 나눴다.대화를 마치고 화면을 나가려던 순간.성유원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프로필 사진은 성시하의 뒷모습이었다.선명하고 밝은 색감의 사진이라 성유원 본인의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최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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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9화

성유원은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마음속에 불편한 게 있으면 그냥 나한테 말해. 문제는 말해야 해결할 수 있어.]연지아는 이성적이고 냉정한 남자의 말을 바라보았다.성유원은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언제나 감정보다 이성이 앞섰다.그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부정할 수는 없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분이 남았다.연지아는 답장을 보냈다.[딱히 신경 쓰이는 건 없어. 그래도 우리 사이에는 원래 감정적인 기반이 거의 없었잖아. 갑자기 금방 가까워질 수는 없지.]그러자 성유원이 곧바로 전화를 걸어왔다.연지아는 순간 놀라 휴대폰 화면을 바라봤다.잠시 망설이다 결국 통화 버튼을 눌러 귀에 가져갔다.성유원의 낮고 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나한테 감정 없어?”그 말을 듣자.연지아는 순간 굳었다.휴대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잠시 침묵한 뒤 되물었다.“넌 어떻게 생각하는데?”성유원이 낮게 웃었다.“너 진짜 천천히 마음 여는 편이네. 그래도 상관없어. 내가 돌아가면 그때 천천히 제대로 가까워지면 되지. 네가 어디가 편한지, 거기부터 천천히 맞춰가면 되고.”마지막 말은 유난히 가볍고 노골적인 장난기가 섞여 있었다.연지아의 뺨이 순식간에 붉어졌다.손끝에도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성유원이 다시 물었다.이번에는 걱정하는 듯한 말투였다.“밤에 잘 때 몸이 원할 때는 없어? 응?”연지아는 휴대폰을 꽉 쥐었다.“성유원, 너 지금 무슨 말 하는 거야?”성유원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우리 앞으로 잘 지내려면 중요한 문제잖아. 감정을 가까워지게 만드는 데도 필요한 이야기고. 둘 다 성인이고 이미 몇 번이나 했는데 굳이 피하거나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지. 나는 지금도 네가 꽤 생각나는데, 정작 너는 어땠는지 아직 못 물어봤잖아.”남자가 너무도 태연하게 이런 이야기를 꺼내자.연지아는 속으로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애써 진정했다.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말하는 거 보니까 경험 많나 보네.”성유원이 대답했다.“네가 좋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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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0화

그러니까 배우진 같은 사람은 누가 끈질기게 들이대기 시작하면 절대 버티지 못하는 타입이었다.물론 강진연은 아직 제대로 들이대기도 전에 배우진이 먼저 마음을 받아줬지만.배우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나도 체면이라는 게 있는데. 다음에 만나면 진연이한테 좀 말해야겠네. 뭐든 다 너한테 이야기하지 말라고.”연지아가 말했다.“뭐가 부끄러워요. 내가 오빠 놀릴 것도 아닌데요.”“...”두 사람은 그렇게 장난을 주고받았다.집에 도착했다.배난화는 연지아가 돌아온 것을 보자 마치 아주 오랫동안 못 본 사람이라도 만난 듯 반가워했다.연지아를 위아래로 몇 번이나 살펴보고,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며 푸짐한 점심도 준비해 두었다.온 가족은 따뜻하고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점심을 먹었다.점심 식사가 끝난 뒤.연지아는 방으로 돌아가 쉬었다.그리고 성유원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시하는 언제 데리러 가면 돼?]지금 레뉴는 새벽이었다.아마 이미 자고 있을 시간이었다.하지만 성유원은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내일 사람 시켜서 시하를 연씨 가문으로 데려다줄게.]연지아는 메시지를 보고 다시 물었다.[아직 안 자?]성유원이 곧바로 전화를 걸어왔다.목소리에는 피로가 뚜렷하게 묻어 있었다.“방금 일 끝냈어. 집에 도착했어?”“응. 거기는 시간도 늦었잖아. 얼른 씻고 일찍 자.”“꼭 지금 당장 잘 필요는 없어. 요즘 잠이 좀 안 와서 어차피 잘 못 자.”그쪽에서 업무 스트레스가 꽤 심한 모양이었다.연지아가 말했다.“그러면 의사한테 수면제라도 처방받아.”성유원이 갑자기 물었다.“요즘 거기 일은 바빠?”“그냥 그래. 많이 바쁘지는 않아.”성유원이 말했다.“그럼 단오 지나고 레뉴로 나 보러 와.”연지아는 순간 멈칫했다.곧바로 거절했다.“내가 거길 왜 가? 안 가.”성유원은 58층 통유리창 앞에 서 있었다.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눈앞에 펼쳐진 화려한 도시의 야경을 내려다보았다.낮고 깊은 목소리가 밤처럼 가라앉아 있었다.“나 보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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