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Chapter 921 - Chapter 930

931 Chapters

제921화

응접실 안.연지아가 들어서자 자리에 앉아 있는 조정혁이 보였다.여전히 사람을 홀릴 듯한 분위기였다.입꼬리에는 희미하게 오만한 미소가 걸려 있었고, 눈을 들어 연지아를 바라볼 때는 그 안에 날카로운 기색이 숨겨져 있었다.연지아가 나타난 것에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연지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조정혁을 바라보았다.찾아온 사람은 조정혁 혼자가 아니었다.연지아는 앞으로 걸어가 곧바로 상석에 앉았다.조정혁을 바라보며 물었다.“조정혁 씨, 무슨 일로 오셨죠?”하명진은 연지아의 곁에 서 있었다.조정혁이 웃으며 말했다.“에블린, 이제 성유원 대신 여기 주인 노릇이라도 하려는 거야?”연지아는 물러서지 않고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여기에는 내 몫도 있어요. 내가 그 사람을 대신해서 결정하면 안 될 이유라도 있어요?”조정혁의 입가에 걸린 웃음이 조금 더 짙어졌다.“전에는 이혼 소송까지 하고 있지 않았나?”“그건 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에요. 말해요. 대체 무슨 목적으로 온 거죠?”조정혁의 표정에서 웃음기가 조금 가셨다.그는 옆에 있는 사람에게 손짓했다.상대는 서류 가방에서 문서 한 부를 꺼내 조정혁에게 건넸다.조정혁은 그 서류를 연지아에게 내밀었다.“에블린, 한번 봐.”연지아는 경계하는 눈으로 조정혁을 한번 바라본 뒤 서류를 받아 펼쳤다.첫 장을 끝까지 읽은 순간.연지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갑게 굳었다.그녀는 조정혁을 바라보며 냉소했다.“조정혁 씨, 정말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왔네요. 성유원이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 그렇게 확신하는 거예요?”연지아는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지금은 확신할 수 있었다.성유원의 실종은 분명 조정혁과 관련이 있었다.조정혁의 입가에는 여전히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에블린, 현실을 제대로 보는 게 좋을 거야. 한밤중에 바다에 빠진 사람이야. 성유원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결국 인간이지, 신은 아니잖아.”그 말을 듣는 순간.연지아의 호흡이 무거워졌다.조정혁이 이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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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2화

조정혁 일행이 떠났다.연지아는 자리에 앉은 채 얼굴빛이 서서히 창백해졌다.“사모님, 괜찮으십니까?”하명진이 걱정스럽게 물었다.방금 연지아와 조정혁이 대치하는 모습을 보면 두 사람은 분명 이전부터 알고 지냈고, 사이에도 좋지 않은 일이 있었던 듯했다.하지만 조정혁의 노골적인 협박에도 연지아는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침착하게 맞섰다.여자로서 저런 압박을 견디며 흔들리지 않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하명진도 성유원과 연지아 사이의 사정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적어도 지금 연지아는 성유원의 편에 서 있었다.연지아는 길게 숨을 한번 내쉬었다.“전 괜찮아요. 가서 자료 준비해주세요.”하명진이 대답했다.“네.”연지아는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다시 말했다.“커피 한 잔도 사무실로 가져다주세요.”“알겠습니다.”연지아는 조정혁이 두고 간 서류를 들고 성유원의 사무실로 돌아갔다.비서가 커피 한 잔을 타서 가져왔다.연지아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서류를 다시 자세히 살펴봤다.조금 전 조정혁이 했던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그의 말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었다.성유원이 완전히 실종됐다고 확정되는 순간, 레뉴 상류층의 수많은 엘리트들은 분명 그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나눠 가지려 들 것이다.강자의 몰락을 안타까워할 사람은 없었다.남아 있는 가치까지 모조리 짜내려 할 뿐이었다.데이비드라고 반드시 예외라는 보장도 없었다.연지아는 약육강식의 현실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성유원이 버티고 있었기에 수많은 이해관계가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그 중심이 무너지면 산사태와 해일처럼 모든 것이 한꺼번에 밀려들 것이다.연지아 개인의 힘만으로는 절대 감당할 수 없는 규모였다.연지아는 서류를 끝까지 읽었다.조정혁은 거리낌도 없이 성유원 명의의 핵심 지분을 곧바로 인수하려 하고 있었다.정말 한시도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태도였다.연지아는 서류를 한쪽에 내려놓았다.오후 네 시가 되어서야 하명진이 관련 자료를 모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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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3화

연지아는 눈앞의 자료를 빠르게 정리했다.데이비드는 그런 그녀의 움직임을 바라보며 옅게 웃었다.“많이 바빠?”데이비드는 앞으로 다가와 손에 들고 있던 보온 가방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야식 좀 가져왔어. 일부러 멀리까지 가서 사 온 거야.”연지아는 그가 내민 음식 용기를 바라보다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았다.그리고 받아 들며 말했다.“고마워.”데이비드는 옆의 1인용 소파에 기대앉았다.눈앞에 쌓인 서류들을 한번 훑어봤지만, 굳이 손을 뻗어 확인하려 하지는 않았다.연지아가 물었다.“무슨 일 있어?”데이비드는 시선을 거두고 연지아를 바라보았다.“너 좀 보러 왔어. 너무 상심하고 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지금 상태를 보니까 마음이 좀 놓이네.”연지아는 국수를 한입 먹은 뒤 용기를 내려놓았다.고개를 들어 데이비드를 바라보며 말했다.“할 말 있으면 그냥 해.”데이비드의 표정이 조금 가라앉았다.말투도 유난히 진지해졌다.“사실 이야기할 게 있어. 에블린, 지금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게 좋아. 밖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길 노리고 있는지도 몰라. 은행 청구도 계속 밀려들 거고, 여기서 자금을 빼기 시작하는 투자자까지 생기면 그때는 단순히 막대한 손실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야.”“...”“너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어.”연지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에블린도 똑똑하니까 내가 무슨 뜻인지 알잖아. 적어도 네가 받아야 할 몫만큼은 내가 확실하게 보장해 줄 수 있어.”연지아는 유난히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니까 돈 챙겨서 그냥 떠나라는 거네?”데이비드는 대답하지 않았다.사실상 인정한 셈이었다.연지아는 시선을 거두었다.데이비드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지분을 데이비드에게 넘겨 절대적인 결정권을 쥐게 한다면, 데이비드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었다.그리고 자신은 거액의 자금을 챙겨 떠나면 된다.위험한 진흙탕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갈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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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4화

연지아는 메시지를 확인하자마자 화면을 닫고 송나겸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거의 곧바로 연결됐다.걱정스러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직 안 잤어?”연지아가 낮게 대답했다.“응. 나 지금 성유원 사무실에 있어. 내일 아침에 바로 이쪽으로 오면 돼.”송나겸은 연지아의 목소리에 짙은 피로가 묻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가슴이 아팠다.그동안 연지아는 너무 많은 일을 겪었다.겨우 버텨내며 상태가 안정되기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성유원이 갑자기 실종됐다.송나겸은 정말 그녀를 위로하고 싶었다.하지만 지금은 어떤 위로를 해도 연지아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알았어. 너 얼른 쉬어. 내일 아침 일찍 갈게. 무서워하지 마. 내가 있으니까 아무 일 없을 거야.”연지아는 감정을 억누르며 낮게 대답했다.“응.”“맞다. 성유원 쪽은 지금 소식 있어?”“없어.”“지금은 소식이 없는 게 오히려 제일 좋은 소식이야.”“응.”“...”전화를 끊은 뒤.연지아는 소파에 누워 눈을 감았다.온몸은 몹시 피곤했고 눈까지 시큰거리고 뻐근했지만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른 채 겨우 잠깐 눈을 붙였다.다시 깨어났을 때는 아침 여섯 시였다.제대로 자지 못한 연지아는 화장실로 가 간단히 씻고 정리했다.거울 속 자신의 얼굴은 창백했다.연지아는 가방에서 파운데이션을 꺼내 눈 밑의 짙은 다크서클을 가렸다.일곱 시.하명진이 사무실로 와 아침 식사를 가져다주었다.“여덟 시에 회의를 열어서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습니다.”연지아가 대답했다.“좋아요.”하명진이 몸을 돌려 나가려던 순간.마침 사무실로 들어오는 송나겸과 마주쳤다.하명진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어젯밤 이미 송나겸과 연락을 주고받은 상태였다.“송 대표님.”송나겸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는 연지아를 한번 바라보았다.눈에 띄게 초췌해진 모습에 가슴이 무겁게 내려앉았다.송나겸이 하명진에게 물었다.“어제 상황은 어땠습니까?”하명진은 어제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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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5화

성유원과 얽혀 있는 이해관계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했다.그에게 무슨 일이 생겨 질서가 무너지면 그 자체로 재앙이나 다름없었다.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재앙이 될 것이고, 성씨 가문에도 전례 없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게 분명했다.“그래도 국내 쪽은 성유원 실종 소식이 퍼져도 성씨 가문에서 당분간 나서서 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어. 문제는 해외 쪽이야. 그쪽을 먼저 막아야 해. 강현수 씨도 지금 여기로 오는 중이고.”송나겸의 말을 듣자 연지아의 마음도 조금씩 진정됐다.“일단 아침부터 먹어. 몸이 버텨야 앞으로 벌어질 일도 감당할 수 있어.”연지아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문득 물었다.“넌 먹었어?”“응. 호텔에서 먹고 왔어.”연지아는 더 말하지 않았다.소파에 앉아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송나겸은 테이블 위에 놓인 서류를 집어 하나씩 넘겨보았다.오전 여덟 시.회의가 시작됐다.송나겸은 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회의에 참석하는 것도 당연했다.회의실에 들어가자.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 고은의 고위 임원들이었다.송나겸은 익숙하게 알고 있었지만, 연지아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하명진이 사람들에게 연지아를 소개했다.회의가 시작됐다.그때 연지아에게 성시하의 전화가 걸려 왔다.연지아는 양해를 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시하야.”성시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시하 아까 아래층에서 큰사촌오빠랑 작은사촌오빠랑 같이 있어서 엄마 전화 못 받았어.”“응. 엄마가 시하한테 하나 물어볼 게 있어. 아빠 컴퓨터 켤 때 쓰는 비밀번호 알아?”성시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숫자를 말했다.“알아. xxxxxx.”그 숫자만 들어서는 특별한 의미가 있어 보이지 않았다.하지만 예상대로 성시하는 알고 있었다.“응. 알았어.”성시하가 의아하게 물었다.“근데 엄마는 왜 아빠한테 직접 안 물어봐?”연지아가 말했다.“아빠가 지금 너무 바빠서 시하한테 물어본 거야.”성시하는 별다른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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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6화

정오가 되어 회의가 끝날 때까지.연지아는 컴퓨터 안에 있는 파일을 전부 확인하지 못했다.너무 오랫동안 쉬지 않고 화면을 들여다본 탓에 눈이 뻐근하고 시큰거렸다.그와 동시에 은행 측에서도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회사로 사람이 찾아왔고, 다른 대기업 관계자들도 잇따라 방문했다.오늘 하루 동안.회사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전화가 걸려 왔다.어제까지만 해도 성유원의 실종 사실을 모르던 사람들까지 이제는 거의 모두 알고 있었다.회사 전체에는 무겁고 초조한 분위기가 감돌았다.송나겸과 하명진은 찾아오는 사람들을 상대하고 있었다.그래도 송나겸이 나서자 대부분 어느 정도 체면을 세워주었다.겉으로는 정중하게 말했다.“성 대표님께 별일 없을 거라고 믿습니다. 그러면 며칠 뒤에 다시 연락드리죠.”오후 세 시가 되어서야 잇따라 찾아온 사람들을 모두 돌려보낼 수 있었다.그제야 송나겸은 잠시 시간이 생겼다.준비해 둔 식사를 들고 사무실로 돌아왔다.연지아는 막 전화 한 통을 끊은 뒤 의자 등받이에 기대 미간을 문지르고 있었다.“지아야.”연지아는 송나겸을 바라보았다.“사람들 다 갔어?”연지아도 회사에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는 이야기는 이미 들었다.성유원의 메인 연락처로도 거액의 자산을 맡긴 주요 고객 몇 명에게서 잇따라 전화가 걸려 왔다.이들이 성유원에게 맡긴 자금만 100억 달러가 넘었다.그러니 성유원의 현재 상황을 누구보다 다급하게 알고 싶어 하는 것도 당연했다.그들이 신뢰한 것은 회사가 아니라 성유원이라는 사람이었다.게다가 하나같이 보통 영리한 사람들이 아니었다.연지아는 지금 당장은 어떻게든 넘어가게 만들었을 뿐이었다.살면서 이렇게까지 기진맥진해 본 적이 없었다.이렇게 막대한 자금과 사업을 성유원은 평소 아무렇지 않게 다뤄왔다.이제야 연지아는 그가 사업에서 발휘하는 능력이 얼마나 무서울 정도인지 직접 체감했다.평범한 사람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응.”송나겸은 들고 있던 봉투를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그 사람들한테 전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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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송나겸은 전화를 끊고 연지아를 바라보며 안심시키듯 말했다.“성주헌은 지금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야. 앞으로 무슨 움직임을 보일지는 기다려봐야 하고. 그래도 성씨 가문에는 아직 할머니가 계시잖아. 정말 무슨 일이 생기면 성한민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거야.”연지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송나겸은 다시 컴퓨터 속 자료를 살펴보기 시작했다.연지아는 음식도 절반을 채 먹지 못하고 더 이상 손이 가지 않았다.송나겸은 그녀가 식사 용기를 정리하는 모습을 보고 거의 먹지 못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안쓰러운 마음에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지금 연지아가 가장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것은 아마 성시하가 아빠를 잃는 일이겠지.송나겸은 성유원에게 정말 이대로 무슨 일이 생길 리 없다고 믿었다.그런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죽을 수 있겠는가.지금은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송나겸은 생각을 거두고 다시 컴퓨터 속 파일을 하나씩 확인했다.그렇게 저녁 여섯 시가 되었다.“지아야, 너는 먼저 돌아가서 푹 쉬어. 집에 중요한 자료를 따로 두고 갔을 수도 있으니까 그것도 한번 확인해 보고. 무슨 소식 있으면 바로 연락하자.”지금 연지아에게는 휴식이 필요했다.이대로 계속 버티다가는 정신적으로 무너질까 봐 정말 걱정됐다.연지아도 반박하지 않았다.지금은 송나겸이 이곳에 있으니 조금이나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적어도 송나겸이 진심으로 성유원의 이익을 지키려 한다는 것은 분명했다.연지아는 먼저 회사를 나섰다.송나겸은 사람을 시켜 경호 차량까지 붙여 보냈다.지금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연지아의 안전을 반드시 완벽하게 지켜야 했다.차에 오른 연지아는 좌석에 몸을 기대었다.너무 지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그때 갑자기.차가 급정거했다.연지아의 몸이 관성에 밀려 앞으로 크게 쏠렸다.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무슨 일이에요?”“사모님, 엎드리세요!”기사가 빠르게 반응했다.몸을 뒤로 돌려 연지아를 아래쪽으로 끌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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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8화

가정의가 도착해 연지아의 상태를 확인했다.주된 문제는 심한 신경쇠약과 영양 부족, 그리고 그로 인한 면역력 저하였다.지금 연지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조용히 쉬면서 몸을 회복하는 것이었다.의사는 영양 수액을 놓고 수면 주사도 한 대 놔주었다.연지아는 금세 깊은 잠에 빠졌다.집사는 이후 송나겸에게 연락해 연지아의 상태를 설명했다.“알겠습니다. 잘 돌봐주세요.”전화를 끊은 뒤.송나겸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게 가라앉았다.수면 주사의 영향 때문인지.연지아는 새벽 다섯 시가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났다.멀리 하늘은 서서히 밝아지며 희뿌연 빛이 번지고 있었다.연지아는 눈을 뜬 채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아직 머리가 완전히 맑아지지는 않았다.도우미가 상태를 확인하러 들어왔다가 연지아가 깨어난 것을 보고 빠르게 다가왔다.“사모님, 일어나셨네요. 괜찮으세요?”연지아는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도우미는 그녀를 부축해 일으킨 뒤 화장실로 데려갔다.그리고 집사에게 알렸다.집사는 아침 식사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왔다.연지아를 보며 말했다.“사모님, 의사 선생님께서 지금은 반드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셔야 한다고 하셨습니다.”“네.”연지아는 의자에 앉아 아침 식사를 했다.어젯밤 충분히 잔 덕분에 지금은 확실히 정신도 훨씬 좋아진 상태였다.아침 식사를 마친 뒤.연지아가 그제야 물었다.“어제 기사님이랑 경호원들은요?”어제 경호원 두 명이 총에 맞았다.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송나겸이 미리 경호원들을 붙여두지 않았다면 정말 큰일이 벌어졌을지도 몰랐다.연지아의 표정이 무겁게 굳었다.집사가 휴대폰을 가져다주었다.연지아는 곧바로 송나겸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금방 연결됐다.“지아야, 지금은 좀 괜찮아?”목소리에 다급한 걱정이 묻어 있었다.연지아가 대답했다.“응. 지금은 괜찮아. 그런데 어제 총격은...”연지아의 신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게다가 성유원이 아무런 유언도 남기지 않았다면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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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9화

강현수는 숟가락을 들어 죽을 한입 뜨려다가 막 입을 열려고 했다.연지아가 서둘러 말했다.“교수님, 일단 다 드시고 이야기하세요.”강현수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다 가볍게 끄덕였다.“그래.”조용한 식당 안에는 식기가 가볍게 부딪히는 소리만 들렸다.얼마 지나지 않아.강현수는 아침 식사를 마쳤다.집사가 식기를 정리하고 휴지를 건넸다.강현수는 고맙다고 말하며 받아 입가를 닦았다.그러고는 정신이 조금 멍해 보이는 연지아를 바라보았다.연지아는 강현수와 시선이 마주치자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두 사람은 몇 초 동안 서로를 바라보았다.강현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지아야, 지금 네가 할 수 있는 건 정신을 잘 붙잡는 거야. 내가 아는 성유원이라면 절대 가만히 당하고 있을 사람이 아니야. 지금은 아직 실종으로만 확인된 상태니까, 네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기다리는 거고. 성유원이 다른 사람들과 어떤 관계였든, 송나겸 씨만큼은 분명 성유원을 도울 거야.”연지아는 손가락을 꽉 움켜쥐고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어젯밤 일도 들었어. 지아야, 지금은 여기 있는 게 가장 안전해. 다 괜찮아질 거야. 너 혼자 아니니까 무서워하지 마.”연지아는 강현수의 말을 들으며 그와 눈을 마주쳤다.단단하고 힘이 느껴지는 눈빛을 보고 있자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던 신경도 조금씩 풀렸다.“네.”연지아가 조금 진정한 것을 확인한 강현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너는 우선 몸부터 잘 챙겨. 나는 송나겸 만나러 갈게. 무슨 일 있으면 계속 연락하고. 마침 나도 여기서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연지아도 따라 일어나 그를 문 앞까지 배웅했다.“교수님, 조심해서 가세요.”“응.”연지아는 그 자리에 서서 강현수가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강현수는 엘리베이터에 타려다 문 앞에 서 있는 연지아를 돌아보았다.“들어가.”연지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몸을 돌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강현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연지아는 위층에 있는 성유원의 서재로 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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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0화

하명진이 떠난 뒤.연지아는 손재인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선배님.”손재인은 강현수와 먼저 연락한 뒤에야 연지아에게 전화를 걸었다.목소리를 들어보니 지금은 감정이 비교적 안정된 상태인 듯했다.손재인은 그제야 조금 마음을 놓았다.“지아 씨가 괜찮다니 다행이에요.”손재인은 연지아를 생각하면 그저 마음이 아팠다.하늘은 대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게 해야 이 사람을 놓아줄 생각일까.성유원은 연지아에게 상처와 고통을 더 많이 안겨준 사람이었다.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성시하의 아빠였다.아이도 아직 너무 어렸다.성유원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앞으로 연지아가 성시하를 다시 만나기 어려워질 수도 있었다.“선배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 지금 괜찮아요.”“네.”손재인은 오래 이야기하지 않았다.아무리 위로해도 지금은 별 도움이 되지 않을 테니까.그저 연지아가 무사한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었다.그 뒤 사흘 동안.연지아는 아파트에서 한 번도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하루 대부분을 성유원의 서재에서 보냈다.요 며칠 동안은 주로 강현수가 연지아에게 연락했다.강현수도 이곳에서 처리해야 할 업무가 있었다.그에게는 고은의 업무에 직접 개입할 명분이 없었다.그래서 송나겸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면서 외부의 복잡한 움직임을 일단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서로의 인맥을 이용해 다른 회사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미리 대응책을 세웠다.하지만 성유원에게서는 여전히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해난 사고에서 실종자를 한 달 넘게 찾지 못하면 사망으로 처리될 수 있었다.그러니 이 한 달 안에 모든 경우를 대비해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했다.성유원도 아무런 준비 없이 움직였던 것은 아니었다.송나겸은 그의 컴퓨터에서 핵심 정보를 찾아냈다.그 자료는 송나겸 정도가 아니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성유원은 송나겸이 무슨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올 것이라고 확신했던 듯했다.그렇다면 한 가지는 분명했다.성유원은 이번 일이 자신에게 매우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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