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Chapter 101 - Chapter 110

298 Chapters

제101화

“그리고... 그 집은 팔았어. 매각 대금 절반은 이미 네 계좌로 보냈어.”“강중그룹과 심명그룹 사이에 얽힌 거래와 업무도 사람을 시켜서 시간 맞춰 깔끔하게 정리할 거야.”강이주는 차라리 해야 할 말을 전부 끝내 버리기로 했다. 그녀는 이 일로 심원후와 더는 질질 끌려 다니는 게 지긋지긋했다.심원후는 강이주의 말을 끝까지 듣고 나자, 분노가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그는 강이주와 이렇게까지 될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처음부터 그는 강이주라는 여자를 완전히 자신의 손아귀에 넣을 수 있다고 믿었다.하지만 강이주가 정신을 차린 뒤의 태도와 행동은 심원후조차 다시 보게 만들 만큼 단호했다.강이주는 진심으로 심원후와 모든 관계를 끊으려 하고 있었다.그녀는 한 번도 눈을 피하지 않은 채, 미련을 버리지 못한 심원후를 똑바로 바라보았다.“지금부터 넌 네 길 가고, 난 내 길 가는 거야. 우린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야.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편하게 살면 돼. 여기까지 하자.”말을 마친 강이주는 천천히 시선을 거두고 구희라를 향해 말했다.“희라야, 가자.”강이주의 머릿속에는 방금 구기빈이 떠나던 뒷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강이주의 마음은 어쩐지 불안하게 흔들렸다.구희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강이주의 손을 잡았다. 그런 뒤 매니저를 향해 말했다.“번거로우시겠지만, 저 사람들 빨리 내보내 주세요. 분위기 다 망쳤어요.”구희라는 원래 강이주를 데리고 젊고 잘생긴 연하남들과 놀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계획은 심원후라는 빌어먹을 쓰레기 같은 남자 때문에 전부 엉망이 되고 말았다.생각만 해도 구희라는 화가 치밀었다.구희라는 당장이라도 앞으로 나서서 심원후를 한 번 더 두들겨 패고 싶었다.하지만 구희라는 그저 생각만 했을 뿐, 강이주의 손을 잡은 채 룸을 나섰다.심원후는 그 자리에 선 채 강이주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심원후가 앞으로 나서려 하자, 매니저가 심원후의 앞을 막아섰다.“저희는 손님을 환영하지 않습니다. 일행분들과
Read more

제102화

강이주의 마음은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내가 찾아가 봐야 하나?’‘지금이라도 그 사람의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거 아닐까?’구기빈이 떠날 때, 얼굴에도 맞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생각하면 할수록 강이주는 걱정이 커졌다.그래서 구희라가 옆에서 심원후를 수도 없이 욕하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강이주의 마음은 처음부터 끝까지 구기빈의 상처에 가 있었다.한참을 혼자 말하던 구희라는 구기빈과 심원후가 주먹다짐을 벌였던 일까지 꺼냈다.솔직히 말하면, 구희라도 꽤 놀랐다.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구희라의 기억 속에서 구기빈은 늘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는 사람이긴 했지만, 사람을 대하거나 일을 처리할 때 그렇게까지 막 나가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게 사납고 거친 모습은 구희라도 처음 봤다.룸 안에서 구기빈과 심원후가 서로 주먹을 주고받던 장면을 떠올리기만 해도 구희라는 아직도 가슴이 철렁했다.특히 마지막에 온몸으로 냉기를 뿜어내듯 자존심 상한 모습으로 나가던 구기빈의 뒷모습은 꼭 누군가에게 화가 난 사람 같았다.‘아니, 잠깐...’그제야 뒤늦게 깨달은 구희라는, 이제야 왜 계속 이상하다고 느꼈는지 떠올릴 수 있었다.구기빈은 어찌 됐든 강이주 편을 들어준 셈이었다.물론 심원후라는 쓰레기 같은 남자가 먼저 손을 댔지만, 일의 시작이 강이주에게 있었던 건 사실이었다.구희라는 고개를 돌려 강이주를 살폈다. 그러다 다시 의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너랑 우리 오빠, 예전에는 진짜 안 맞았던 거야?”하지만 구희라가 며칠 동안 지켜본 바로는... 강이주와 구기빈은 서로를 못마땅해하는 사이처럼 보이지 않았다.‘대체 바깥의 소문이 잘못된 걸까?’‘아니면 이주하고 오빠가 너무 그럴듯하게 연기하고 있었던 걸까?’구희라는 지금 머릿속에 커다란 물음표가 떠올라 있었다. 구희라에게는 강이주의 답이 절실했다.강이주는 구희라의 말에 겨우 생각을 거두었다.이 질문에 강이주는 대체 뭐라고 대답해야 좋을지 몰랐다.두 사람은 원래 있던 룸으로 돌아왔지만, 구희라의
Read more

제103화

강이주는 구희라가 자신 때문에 심원후에게 이렇게까지 큰 반감을 품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가볍게 웃으며 구희라의 흥분한 마음을 달래 주었다.강이주의 말을 들은 구희라는 뭔가 떠올랐다는 듯 다시 말을 이었다.“솔직히 말해서, 나 우리 오빠가 그렇게까지 화내는 거 처음 봤어. 내가 너랑 우리 오빠를 아예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어느 정도 아니까 망정이지.”“그렇지 않았다면 나도 심원후 그 쓰레기처럼 생각했을지도 몰라. 너랑 우리 오빠 사이에 뭐가 있는 게 아닌지 말이야.”구희라는 잠시 입술을 삐죽이다가 곧장 다시 말을 쏟아 냈다.“물론 나도 네가 우리 오빠랑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 근데 우리 오빠가 사람을 때릴 정도로 두 사람이 가까운 사이는 아니잖아.”“봐 봐. 심원후가 얼마나 재수 없는 인간이면, 평소에 쉽게 화내거나 손 올리는 일 없는 우리 오빠까지 못 참고 나섰겠어. 맞아도 싸지, 심원후는...”구희라는 참지 못하고 손뼉까지 치며 통쾌해했다.“우리 오빠가 어쨌든 네 대신 분풀이를 해 준 셈이네. 아주 잘했어. 역시 내 오빠답다니까.”조금 전까지만 해도 강이주와 구기빈이 혹시 자신 몰래 연락을 주고받은 건 아닌지 의심하던 구희라는 신기할 만큼 스스로를 납득시키고 있었다.구희라는 그저 심원후가 너무 심하게 굴어서 구기빈마저 더는 보고 넘길 수 없었다고 여겼다.구기빈이 곧 자신의 아내가 될 강이주를 위해 화를 낸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그렇다고 구희라를 탓할 수도 없었다.지금까지 아무 접점도 없어 보였던 두 사람이, 각자의 이익 때문에 혼인신고를 하겠다는 사실을 말한다 해도 믿을 사람이 많지 않을 테니까.‘설마 희라가 알면 얼마나 놀랄까?’‘아직은 말할 수 없어. 지금은 다른 게 먼저야.’강이주는 눈앞에서 아직도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친구를 바라보다가, 구희라의 말을 받아 조심스레 물었다.“저기, 네 오빠 아직 여기 있는지 알아? 내가 가서 좀 보고 싶어. 오늘 밤 일도 그렇고, 감사 인사도 하고 싶어.”강이주
Read more

제104화

구희라가 강이주를 데리고 구기빈을 찾아왔다.문을 막 열었을 때, 문틈 사이로 구기빈이 진짜 좋아하는 사람 생겼냐고 묻는 꽤 충격적인 말이 흘러나왔다.‘뭐라고?’구희라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눈만 깜빡거렸다.‘오빠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그런데 왜 내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지?’‘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구희라는 가슴속에서 호기심이 활활 타오르는 것을 느꼈다. 오빠의 연애 이야기를 제일 앞자리에서 듣고 싶은 마음이 벌써부터 들썩거렸다.‘우리 오빠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니. 이건 절대 그냥 지나칠 수 없지.’구희라는 흥분한 채 강이주의 손을 꽉 붙잡았다. 그러더니 제일 앞자리에서 소식을 듣겠다는 듯이 강이주를 끌고 VIP룸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하지만 구희라는 뒤에 있는 강이주의 표정이 미묘하게 달라진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그런데 왜 나에게 혼인신고를 하자고 했을까?’강이주는 당연히 구기빈이 좋아하는 그 사람이 자신일 거라고 착각할 만큼 자의식이 강한 사람은 아니었다. 다만 이해할 수 없었다. ‘따로 마음에 둔 사람이 있는데, 나와 혼인신고를 하겠다니... 대체 뭐지?’‘나는 그 선택 안에서 어떤 의미였을까?’그런 마음을 품은 채, 강이주는 구희라에게 이끌려 VIP룸 안으로 들어갔다.유예준의 말이 스피커를 타고 울려 퍼진 직후, 구기빈의 발은 이미 유예준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거의 강이주와 구희라가 들어오는 타이밍과 동시에, 구기빈에게 걷어차인 유예준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유예준은 그대로 두 사람이 서 있는 방향으로 몸을 숙인 꼴이 되었다.마치 정중하게 큰절이라도 하는 듯한 모습이었다.유예준이 그렇게 바닥에 엎어지자, 강이주와 구희라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다.바닥에 엎드린 유예준이 버럭 소리쳤다.“야, 구기빈! 진짜 미쳤냐? 친구 죽이려고 작정했어?”말이 끝나자마자, 유예준은 고개를 들었다. 유예준의 시야에 구희라와 강이주의 모습이 들어왔다.유예준은 곧바로
Read more

제105화

그때 유예준은 강이주를 두고, 이렇게 예쁜 여자가 대체 왜 눈을 빤히 뜨고도 심원후 같은 미친개를 선택했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찬 적도 있었다.유예준이 심원후를 욕하는 말을 듣자, 구희라는 드물게 유예준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그 말만큼은 구희라의 마음에 쏙 들었다.유예준은 구희라에게 ‘이 정도면 내가 꽤 잘 맞춰 줬지?’ 하는 듯한 거만한 눈빛을 보냈다.강이주와 구기빈은 처음부터 끝까지 침묵을 지킨 채, 두 사람의 대화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조금 어색해진 강이주는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강이주의 곤란함을 알아차린 구희라가 바로 유예준의 팔을 잡아 끌며 말했다.“예준 오빠, 이리 와 봐. 나한테 말해 봐. 우리 오빠가 좋아한다는 사람이 누구야? 나 진짜 궁금해서 죽겠거든.”유예준은 구희라의 호칭을 듣자마자 비명을 지르듯 항의했다.“아이고, 희라 아가씨. 왜 갑자기 이렇게 다정해졌어? 또 나한테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거야?”구희라는 기다렸다는 듯이 다정하게 ‘예준 오빠’를 몇 번 더 불렀고, 유예준의 항의가 뒤따랐다.유예준을 끌고 VIP룸 구석으로 간 구희라는, 구기빈이 좋아한다는 사람이 대체 누구인지 알아내려는 듯 유예준을 집요하게 캐묻기 시작했다.그쪽을 제외하면, 이제 이쪽에는 강이주와 구기빈만 나란히 앉아 있었다. 다만 두 사람 사이는 사람 둘은 더 앉을 수 있을 만큼 거리가 벌어져 있었다.구기빈은 입술을 굳게 다문 채, 먼저 말을 꺼낼 생각이 없어 보였다.그럼에도 구기빈의 시선은 강이주에게 머물러 있었다.구기빈의 시선을 알아차린 강이주는 마른침을 삼켰다. 잠시 망설이던 강이주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방금 일은... 고마워요.”“됐어요.”구기빈은 나지막하게 코웃음을 쳤다.“딱히 이주 씨 때문도 아니었어요. 심원후가 먼저 손댄 거니까요.”강이주는 입 밖으로 꺼내려던 걱정의 말을, 구기빈의 퉁명스러운 대꾸에 그대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강이주는 그렇게 조용히 구기빈을 바라보았다.‘
Read more

제106화

강이주의 눈동자에서 구기빈은 마침내 다른 감정을 읽어 냈다.그제야 구기빈은 자신도 모르게 감정을 강이주에게 드러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강이주의 표정에는 서운한 기색이 어려 있었다.‘내가 너무 티를 냈나?’구기빈은 나지막하게 헛기침을 했다.“제가 화난 건 맞아요. 심원후가 먼저 저한테 손을 댔고, 저는 정당방위였어요. 그런데 제가 심원후를 좀 때리면 안 되는 거예요?”구기빈은 억눌렀던 말을 꺼내듯 이어 말했다.“제가 심원후를 때린 게 뭐가 그렇게 문제예요? 이주 씨가 말해 봐요. 뭐가 문제였어요? 이주 씨는 저를 말렸잖아요. 그러면 저는 화도 못 내요?”결국 구기빈은 자신이 화가 난 이유를 강이주에게 바로 털어놓았다.구기빈이 보기엔, 강이주가 자신을 막은 행동은 심원후의 편에 선 것과 다르지 않았다.그래서 바로 그 점에 화가 나 있었다.그렇게 말하자, 강이주는 곧바로 구기빈의 속뜻을 알아차렸다.‘그러니까 지금 내가 심원후를 때리지 못하게 막아서 화가 난 거야?’ ‘내가 심원후를 안쓰럽게 생각한다고 오해한 모양인 것 같은데...’강이주는 억울했다.‘내가 심원후를 걱정했다고? 말도 안 돼.’그녀는 진지한 표정으로 구기빈에게 설명했다.“우선 분명히 말할게요. 제가 말린 건 심원후가 안쓰러워서 그런 게 아니에요.” “기빈 씨가 아까 너무 화가 나 있었고, 안 말렸으면 정말 사람을 크게 다치게 할 것 같았어요. 그런 쓰레기 때문에 기빈 씨까지 손해 보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강이주는 그때 분명히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은 심원후의 입장에서 생각한 적이 없었고, 다만 구기빈이 괜한 일에 휘말리지 않기를 바랐을 뿐이었다.조금 전까지 화가 나 있던 구기빈은 강이주의 말을 듣고 나자 바로 화가 싹 풀렸다.구기빈의 입가에 가벼운 미소가 스쳤지만, 너무 순간적이라서 알아차리기도 어려울 정도였다.다만 한결 가벼워진 말투만큼은 감출 수 없었다.“그러니까 심원후를 걱정한 게 아니라 저를 걱정한 거네요.”구기빈은 목을 가다듬고, 강이주를
Read more

제107화

구기빈은 꽤 진지한 태도로 약속했다.“제 행동은 깊이 반성할게요. 앞으로 제가 부족한 점이 있으면, 이주 씨도 오늘처럼 바로 말해 줘요. 이주 씨 감독 아래에서 열심히 고쳐 볼게요.”그 말을 들은 강이주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강이주는 구기빈이 이렇게 은근히 유머가 있고, 말이 통하는 사람일 줄은 몰랐다.역시 다른 사람 입에서 나온 말만 믿으면 전부 고정관념이 되는 법이었다. 결국 사람은 직접 겪어 봐야 알 수 있었다.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구희라와 유예준은 서로를 마주 보았다. 그리고 두 사람의 시선은 동시에 구기빈과 강이주에게 향했다.구희라가 유예준의 귀에 가까이 대고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우리 오빠가 왜 이주랑 저렇게 얘기하고 있어?”게다가 두 사람의 분위기는 제법 괜찮아 보였다. 그냥 대화를 나누는 정도가 아니라 꽤 자연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유예준은 강이주의 웃는 모습을 보고 목소리를 낮췄다.“네가 나한테 물어보면 나도 모르지. 예전에는 말도 안 섞는 사이 아니었어? 설마, 우리 기빈이 좋아한다는 사람이 네 절친인 거 아니야?”‘세상에!!!’유예준은 대단한 비밀이라도 알아낸 사람처럼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 유예준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옆에 있는 구희라를 바라보았다.정말 그렇다면, 구기빈의 친동생이자 강이주의 오랜 절친인 구희라가 그 사실을 몰랐다는 뜻이었다.세상에 그런 동생이 어디 있고, 그런 친구가 어디 있단 말인가?유예준의 눈빛에는 깊은 질책이 담겨 있었다.구희라는 유예준의 눈빛을 마주하며,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했다.‘설마 둘이 진짜 나 몰래 뭐가 있었던 거야?’구희라의 얼굴에는 커다란 물음표가 떠오른 듯했다.하지만 곧 구희라는 고개를 저었다.말이 안 됐다.구기빈이 정말 강이주를 좋아했다면, 아무 기척도 없었을 리가 없었다.심지어 두 사람은 몇 년 동안 사이가 좋지 않다는 소문까지 달고 다녔다.‘자기가 좋아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Read more

제108화

유예준은 방금 구희라에게 강이주와 구기빈을 한번 이어주자는 이야기를 꺼냈다.솔직히 말해, 구희라는 유예준의 말을 들었을 때 꽤 괜찮은 생각이라고 여겼다.그녀가 웃으며 두 사람을 살피고 있을 때, 구기빈이 동생을 슬쩍 바라보았다.딱 한 번이었다.하지만 그 시선 하나만으로도 구희라는 바로 생각을 접었다.그녀는 고개를 저었다.“둘을 엮어 주고 싶으면 오빠가 해. 나는 가끔 우리 사랑하는 오빠한테 용돈 지원도 받아야 하는 몸이야. 내가 감히 우리 오빠 연애에 함부로 끼어들 사람처럼 보여?”방금 자기 오빠의 눈빛을 본 구희라는 곧바로 물러나기로 했다.물론 구희라도 자기 절친이 새언니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생각만 하는 건 죄가 아니다.하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거라면... 구희라는 일단 자신의 목숨부터 지키기로 했다.유예준은 구희라를 흘겨보았다.“야, 너 진짜 그 정도 배짱밖에 안 되냐?”구희라는 웃는 얼굴로 유예준을 바라보았다.“오빠가 자신 있으면 해. 용감하게 나서 봐. 나는 오빠를 믿어.”“내가 하면 되지, 뭐...”허리를 꼿꼿이 세운 유예준은 가슴까지 툭 치며 큰소리를 치려고 했다. 하겠다면 못 할 것도 없었다. 유예준이 그런 걸 무서워할 사람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말을 끝내기도 전에, 구기빈 쪽을 한 번 바라보더니 결국 순순히 꼬리를 내렸다.“아니다. 우리 그냥 끼어들지 말자.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는 게 맞겠다.”구기빈과 강이주를 대놓고 엮으려면, 유예준이 간이 배 밖에 나와도 쉽지 않았다.괜히 나섰다가 일이 반대로 흘러가면, 유예준은 구기빈 손에 붙잡혀서 어디 한적한 지방 지사로 보내질지도 몰랐다. 그러면 유예준이 아끼는 이 화려한 밤문화와 한동안 멀어져야 할 수도 있게 된다.구희라는 유예준의 태도에 어이가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이해도 됐다.구희라는 유예준과 말싸움을 멈추고, 다시 강이주와 구기빈 사이에 앉았다.눈앞의 모습만 보면 꽤 평화롭고 다정해 보이긴 했다. 하지만 구희라는 자신이 모
Read more

제109화

구기빈은 그 모습을 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 잠시 말문을 잃었다.강이주는 그런 구희라가 사랑스럽다는 듯 머리를 가볍게 토닥거렸다. 그런 뒤 구기빈을 향해 말했다.“저 좀 도와서 희라 안으로 데려다 줄래요?”지금 구희라는 완전히 취한 상태라서 강이주 혼자 부축하기가 쉽지 않았다.구기빈은 거절하지 않았다. 그는 구희라를 반쯤 떠받치듯 데리고, 강이주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구기빈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간 강이주는 곧장 안방으로 향했다.구희라는 침대에 엎드리자마자 그대로 잠들었다. 품에는 베개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구기빈은 힘이 빠진다는 듯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강이주는 구희라의 잠버릇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희라답다. 이렇게 취해도 끝까지 귀엽네.’강이주는 구희라에게 이불을 덮어준 뒤에야 구기빈과 함께 안방을 나왔다.“물 마실래요?”강이주가 먼저 물었다.구기빈은 그때 강이주의 집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구희라가 예전에 보내 줬던 영상 속 집과 완전히 똑같았다.강이주의 말을 들은 구기빈은 시선을 거두었다.“그래요.”강이주는 주방으로 가서 따뜻한 물 두 잔을 따라왔다. 그중 한 잔을 구기빈에게 건넸다.물을 한 모금 마시던 강이주의 시선이 아직도 상처가 남은 구기빈의 입가에 머물렀다. 그녀는 컵을 내려놓고 수납장에서 구급상자를 꺼냈다.“그리고 입가... 제가 약 좀 발라 줄게요.”어쨌든 구기빈은 강이주 때문에 심원후와 싸우다 다친 것이었다.강이주는 모른 척할 수 없었다.구기빈은 곧장 소파에 앉았다.“부탁할게요.”소독약과 면봉을 꺼내 든 강이주는, 허리를 숙여 구기빈의 입가 상처를 조심스럽게 닦아 냈다.약을 바르는 자세 때문에 두 사람의 거리는 무척 가까워졌다.구기빈이 눈을 들기만 해도 강이주의 가늘게 떨리는 속눈썹을 볼 수 있었다. 강이주에게서는 옅은 술기운도 배어 나왔다.빠르게 시선을 돌린 구기빈은 눈을 내리깐 채 목젖만 겨우 움직였다.처음으로 평소 다른 사람들 앞에서 보이던 성숙하고 침착한 모습이 흐려졌
Read more

제110화

넘어지는 순간, 강이주는 바로 짧게 비명을 질렀다. 다급해진 두 손은 허둥지둥 구기빈의 가슴팍을 짚었다.그러자 손바닥 아래로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이 전해졌다. 탄탄한 근육의 감각도 또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강이주가 쓰러지는 모습을 보자, 구기빈은 아직 제대로 입지 못한 셔츠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바로 손을 뻗어서 강이주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괜찮...”구기빈은 고개를 들어 강이주가 다친 곳은 없는지 확인하려 했다.마침 강이주는 두 손으로 구기빈의 가슴팍을 짚고 있었다. 남자의 목소리를 듣고 강이주도 따라서 고개를 들었다.강이주의 이마에 축축하고 따뜻한 감촉이 닿았다.구기빈의 입술이 공교롭게도 강이주의 이마에 닿은 것이었다.닿자마자 바로 떨어졌지만, 그 감각만큼은 너무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강이주는 놀라 두 눈을 크게 떴다. 몸은 굳어 버린 듯 꼼짝도 할 수 없었다.강이주는 느낄 수 있었다. 지금 구기빈도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잔뜩 긴장한 근육만 봐도, 구기빈 역시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게 분명했다.강이주는 그저 눈만 깜빡였다. 어찌할 바를 모르는 눈으로 아래에 깔린 남자를 바라보았다.‘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두 사람의 자세는 아무리 봐도 너무 묘했다.강이주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뺨이 뜨겁게 타오르는 것만 같았다.구기빈의 손은 아직 강이주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다. 손바닥에 닿은 부드러운 감촉은 구기빈에게 이제 손을 놓아야 한다고 일깨워주고 있었다.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는 강이주의 허리에서 손을 풀었다.강이주가 부끄러움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것과 달리, 구기빈은 훨씬 침착해 보였다.“저기... 먼저 일어나는 게 좋지 않겠어요?”구기빈의 말을 듣고 나서야 강이주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아... 네, 죄송해요.”강이주는 자신이 왜 갑자기 사과를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그녀는 구기빈의 가슴팍을 짚은 채, 허둥지둥 구기빈의 몸 위에서 일어났다.한바탕 정신없이 움직인
Read more
PREV
1
...
910111213
...
30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